법원에 도착했을 때, 재판 개정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증인석에 앉은 유하는 주변을 한번 여유롭게 훑어보고는 속으로 혀를 찼다.하씨 집안의 이 일, 생각보다 훨씬 판이 컸다.‘별걸 다 보네.’사건의 특수성 때문에 당사자, 피해자, 증인 등 관계자 외에는 방청객도, 기자도 없었지만, 관련자들만으로도 좌석은 거의 다 찬 상태였다.이 정도면 하지철 쪽이 저지른 일이 적지 않다는 뜻이었다.유하는 속으로 그렇게 정리했다.막 자리에 앉자마자 눈에 익은 얼굴들이 여럿 보였다. 사업적으로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었고, 피해자석 쪽에는 예전에 하씨 집안과 가까웠던 인물들도 섞여 있었다.‘대체 무슨 일을 당한 거지.’다만, 유하의 시선이 다소 소란스러운 법정을 지나, 오른쪽으로 두 자리 떨어진 빈 좌석에 멈췄다.좌석 앞 명패에는 익숙한 이름이 적혀 있었다.태준혁이었다.유하와 마찬가지였다.준혁 역시 하지철이 계획적으로 해치려 했던 대상이었다. 형사 사건이긴 했지만, 범주로 보면 기업 범죄와도 연결된 사안이었다. 준혁은 오늘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피해자이자 핵심 증인 가운데 한 명이었다.당연히 와야 하는 인물이다.그런데 개정이 임박했지만 준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이러면 곤란한데.’유하가 아는 한, 하지철 사건 가운데 자신을 제외하고 가장 무게가 큰 건은 태씨 가문 장남 태준혁을 노린 청부 범죄였다.반역 혐의는 성립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이 사건은 달랐다.그 외의 세부적인 부분은 유하도 잘 알지 못했다. 자료를 제출한 뒤의 수사는 전부 상부에서 진행됐고, 유하는 간간이 확인 조사에 응한 것이 전부였다.유하의 판단으로는, 하씨 집안이 코시오와 얽힌 문제에서 반역죄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유하 사건과 태씨 가문 사건만으로도 하씨 집안을 벗어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었다.하지만 준혁이 나오지 않거나 이전 조사의 진술을 뒤집기라도 하면, 유하 혼자만의 증언으로는 부족할 수도 있다.‘태준혁은 꼭 나와야 해.’그러다 출발 전에 이솔이 따로 전화해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