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리가 어찌나 큰지 화장실 안에서 메아리가 들릴 정도였다.자신의 말투가 조금 성급한 것을 깨달은 서지원은 어색한 듯 멈칫했다.“어... 그러니까 제 말은...”“그럼 제가 빨아서 돌려드릴게요.”강아연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서지원은 그녀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와 더 이야기할 생각이 없었던 강아연은 손수건을 가방에 넣고 인사했다.“그럼 먼저 가볼게요.”말을 마친 뒤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서지원은 그녀의 뒷모습이 멀어질 때까지 한참이나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강아연의 손에 들린, 서지원이 눌러 변형시킨 가방을 바라보자 눈빛에 의미심장한 빛이 스쳤다....강아연이 집에 돌아왔을 때 성준서가 거실에서 레고를 맞추고 있었다. 녀석은 강아연을 보자 깡충깡충 뛰며 달려왔다.“엄마!”강아연이 신발을 갈아 신으며 녀석에게 대답했다.“참, 엄마. 오늘 학교에서 내가 아주 잘했더니 선생님이 상으로 칭찬 스티커를 줬어요!”성준서가 종이로 만든 꽃 모양의 스티커를 강아연 앞에 내밀었다.“대단하네.”강아연이 칭찬했다.“엄마한테 줄게요!”성준서가 칭찬 스티커를 강아연 손에 건네며 물었다.“엄마, 마음에 들어요?”이 모습을 본 강아연은 성준서가 심소연에게 아흔아홉 마리의 종이학을 선물한 것이 떠올라 큰 표정 변화 없이 입꼬리만 살짝 끌어올렸다.“응, 마음에 들어.”“그럼 엄마, 간식 좀 만들어 줄 수 있어요?”성준서가 눈을 깜빡거리며 물었다.“엄마가 나한테 간식 만들어 준 지 오래됐잖아요, 먹고 싶어요.”아빠는 이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그 누구도 이유 없이 남을 위해 봉사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오늘은 자기가 엄마한테 선물을 줬으니 엄마도 자기 요구를 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다.강아연은 사실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성준서가 길가의 불쌍한 강아지 같은 표정으로 애원하자 결국 녀석의 부탁을 받아들였다.“그래.”어차피 이것도 그녀가 성준서에게 마지막으로 간식을 만들어 주는 일이 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