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연은 평소 남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성준서가 심소연에게 쪼르르 달려가 손을 잡고 피난처라도 찾은 것처럼 의지하는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강아연에게 이렇게 의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지금 이 순간 강아연은 마음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만 같았다.그녀의 낯빛이 점점 창백해지는 걸 본 성규연이 얼굴을 찌푸리고 물었다.“갑자기 어디가 아픈 거야?”그를 쳐다보는 강아연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도우미한테 준서가 병원에 왔다는 소리를 듣고 걱정돼서 왔는데 아픈 사람이 아연 씨일 줄은 몰랐어요.”심소연은 아무렇지 않게 말을 꺼내면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강아연을 쳐다보았다.“아연 씨, 괜찮은 거죠? 내가 남아서 간호해줄까요?”“아프긴 뭐가 아파. 네가 직접 간호해줄 필요까진 없어.”성규연이 무심하게 말했다.강아연이 다시 고개를 숙였고 눈빛도 어두워졌다.‘정말 구제 불능이야, 난. 규연 씨가 날 걱정해서 왔을 리가 없잖아.’“규연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아연 씨는 네 와이프야.”심소연이 강아연을 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아연 씨, 오해하지 말아요. 규연이가 남을 걱정하는 게 서툴러서 그런 거니까. 전에 내가 아팠을 땐 옆에서 간호도 해주고 그랬어요...”“괜찮아요, 난.”강아연은 그녀와 성규연 사이의 달콤했던 과거를 듣고 싶지 않았다. 아무렇게 않은 척하려고 심호흡한 후 성규연에게 말했다.“준서 잘 시간이니까 데리고 먼저 들어가요.”성준서는 내일 성씨 가문의 본가로 가서 개인 수업을 받아야 했다. 성규연의 어머니는 성준서가 늦는 걸 가장 싫어했다.정확히 말하자면 성규연의 어머니가 강아연을 싫어했기에 성준서에게도 더욱 혹독하게 대하는 것이었다.성규연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강아연을 빤히 쳐다보았다. 성준서가 그의 바짓가랑이를 잡아당기면서 하품했다.“아빠, 졸려요.”“우리 준서 졸리구나? 그럼 아빠랑 이모랑 집에 가서 잘까?”심소연이 아이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다정하게 말했다.“네.”성준서가 성규연의 손가락을 잡았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