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온 요리사 이연미가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섰다.“제가 만들었습니다. 혹시 입맛에 안 맞으셨나요?”그럴 리가 없었다. 분명 성규연이 화이트와인 홍합찜을 좋아한다고 일부러 알아보고 만든 메뉴였다. 게다가 자신의 실력이라면 맛이 잘못됐을 가능성도 없었다.그녀가 도무지 이유를 알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누가 이걸 만들라고 했어?”성규연이 낮게 물었다.이연미는 순간 굳었다가 솔직하게 대답했다.“대, 대표님께서 사모님이 만든 화이트와인 홍합찜을 좋아하신다고 들어서요. 그래서...”그저 대표 취향에 맞춰 요리해 이 자리에서 오래 일하고 싶었을 뿐이었다.상황을 본 장미진이 재빨리 나섰다.“제, 제가 말해 줬어요.”성규연이 강아연이 만든 화이트와인 홍합찜을 좋아한다는 건 집안에서 비밀도 아니었다. 심지어 밖에서 친구들과 식사할 때도 주변 사람들이 그의 취향에 맞춰 그 메뉴를 주문해 주곤 했다.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봤다면 알 수 있었다. 성규연은 밖에서 나온 그 요리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성규연은 겁먹은 두 사람을 차갑게 보며 말했다.“다음부터는 이거 만들지 말아요.”“네, 네.”이연미는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이고 급히 그 요리를 치웠다.성규연은 이미 입맛을 잃었다. 다른 음식도 한두 입 대충 먹고는 더 먹지 않았다.마침 그때 서영란에게 메시지가 왔다. 그는 휴대전화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집을 나섰다.성규연이 멀어지고 나서야 이연미와 장미진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저, 저 대표님 너무 무서운데요...”이연미는 조금 전 성규연이 풍기던 강한 압박감을 떠올리기만 해도 숨이 막혔고, 두 다리까지 후들거렸다.대체 뭘 잘못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장미진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제가 만든 음식이 그렇게 맛없었어요?”“음식 문제가 아니에요.”장미진은 고개를 저었다. 홍합 요리를 흘깃 보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다 문득 깨달았다.“사람이 문제죠.”성규연은 화이트와인 홍합찜을 좋아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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