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정도희는 너무 기뻐 강아연을 끌어안고 한참 울었다. 강아연은 내내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달래 줬다.강아연은 정도희의 가난한 형편을 한 번도 깔보지 않고, 진심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로 대해 줬다. 악의적인 아이들이 정도희가 많이 먹고 검고 길쭉한 장작개비처럼 생겼다며 놀릴 때도, 작고 마른 강아연이 늘 제일 먼저 뛰쳐나와 대신 맞서 줬다.그 모든 일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정도희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았다.그래서 강아연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내놓을 수 있었다.박경준은 그녀의 단호한 말을 듣고 턱을 잡고 있던 손을 옮겨 뺨을 쓸었다.정도희는 한 번 보면 잊기 힘든 얼굴이었다. 길고 매혹적인 눈매는 시선이 움직일 때마다 사람의 혼을 빼놓을 듯했고, 살짝 올라간 눈꼬리에서는 짙은 유혹과 분위기가 흘렀다.높은 콧대와 또렷한 얼굴선에는 동양적인 부드러움과 서구적인 입체감이 함께 있어, 화려하고 요염하면서도 당당한 인상을 줬다.말 그대로 큰 스크린을 위해 태어난 얼굴이었다.정도희가 얼굴 하나만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이고, 흠잡으려던 사람들조차 변함없는 미모 앞에서 팬으로 돌아선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박경준의 시선이 그녀의 붉은 입술에 머물렀다.탐스럽고 매혹적인 입술은 활짝 핀 꽃잎 같았다. 한 번 맛보면 쉽게 끊을 수 없는 중독성이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는 그 화려한 얼굴을 오래 감상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그런데 너, 나한테 더 줄 게 남아 있긴 해?”그 한마디가 찬물을 한 양동이 뒤집어쓴 것처럼 정도희는 그만 얼어붙었다.맞았다. 첫 경험도, 몸도, 자신이 내줄 수 있는 건 이미 전부 그에게 줬다.박경준이 가진 건 자신에게 없었고, 자신이 줄 수 있는 건 박경준이 원하지 않았다.정도희의 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그녀도 바보는 아니었다. 박경준이 이 정도까지 말한 건 도와줄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아무리 빌어도 소용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 든든한 후원자마저 잃고 싶지 않다면 여기서 멈춰야 했다.“알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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