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은 7시에 일어나셨고, 7시 반이 되기 전에 외출하셨습니다.”‘7시라니... 강명우를 만나고 싶어서 그렇게 서둘러 나갔단 말인가?’성규연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어젯밤 품에서 깊이 잠들었던 강아연의 모습이 떠올랐다.얌전한 고양이처럼 편안하게 숨을 쉬고 있었다. 비단 같은 검은 긴 머리카락이 베개에 흩어져 있었고, 한 줌은 성규연의 손가락에 감겨 있었다.그런데 지금은 침대 시트의 주름마저 말끔히 펴져 흔적 하나 남지 않았다. 모래 위에 쓴 글씨가 아침 바람에 사라진 것만 같았다.성규연은 입술을 다물고 협탁 위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이제 겨우 8시였다. 그때 곁에 놓인 메모지가 눈에 들어왔다.단정하고 예쁜 강아연의 글씨였다.[정장은 집사님께 다려 달라고 했어요. 먼저 갈게요.]‘간다...’강아연은 그렇게 적었다.마치 하룻밤을 보내고 미련 없이 떠나는 사람이 늘 하는 말처럼.성규연은 사람의 속마음을 잘 읽었다. 강아연 정도야 속이려 해도 소용없었다.그 한마디만으로 알 수 있었다. 돌아왔어도 강아연은 이 집을, 자신을, 아무것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성규연이 눈꺼풀을 들자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잠이 덜 깬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은 평소보다 더 심했다.말없이 손끝에 힘을 주자 강아연이 남긴 메모지가 순식간에 갈기갈기 찢어졌다.말 없는 분노였다.집사가 긴장한 채 침을 삼켰다.“대표님, 아침 식사가 준비됐는데 드시겠습니까?”“안 먹어.”성규연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하지만 집사가 조심스럽게 덧붙였다.“사모님께서 직접 준비하셨습니다.”성규연이 잠깐 멈칫했다.한참이 지나도 아무 말이 없어 집사가 물러나려던 순간, 성규연이 담담하게 말했다.“먹을게.”목소리는 조금 전보다 덜 차가웠고 어딘가 기분이 좋아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다 스스로 흠칫했다.‘강아연이 아침을 차려 놨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쉽게 마음이 풀리다니?’마치 강아연에게 휘둘리는 것 같았다.그 사실을 깨닫자 미간이 찌푸려졌다.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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