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준은 순간 굳으며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정도희가 자신의 결혼 소식을 어떻게 알았는지 의아했다.그러나 정도희의 눈에는, 자신의 비열한 속셈을 어떻게 알아챘느냐고 놀라는 것으로만 보였다.‘역시 그럴 생각이었구나. 나에게 아이를 낳게 한 뒤 박씨 집안으로 데려가 미래의 아내와 함께 키울 작정이었던 거야! 정말 비열하기 짝이 없어!’박씨 집안과 협업하는 브랜드 행사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그 소식을 듣지 못했다면, 계속 아무것도 모른 채 바보처럼 놀아났을 것이다. 그때 알게 된 게 천만다행이었다.다행히 정도희는 다른 여자들처럼 박경준이 자신을 잊지 못해 아이를 갖고 싶어 한다고 어리석게 믿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얼마나 멍청한 짓이었을까.정도희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다만 이해되지 않는 게 있었다.‘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결혼하실 분이 아이는 예비 아내랑 안 낳으시고.”정도희의 붉은 입술에 비웃음이 걸렸다.“혹시 잠자리에서 자신 없다는 걸 예비 사모님한테 들킬까 봐 그래?”“정도희!”박경준이 호통치며 턱을 움켜쥐고 바짝 다가왔다. 뜨거운 숨결이 얼굴에 닿았다.“내가 자신 있는지 아닌지는 네가 잘 알잖아!”‘감히 이토록 겁도 없이 나를 도발하다니!’“그렇게 자신 있으면 예비 사모님이랑 낳아!”정도희는 기다렸다는 듯 맞받아쳤다. 속은 부글부글 끓었지만 목소리만큼은 침착하게 눌렀다. 박경준이 어디까지 참아 줄 사람인지 잘 알기 때문이었다.정도희가 함부로 굴어도 박경준이 참아 준 건 어디까지나 쓸모가 있을 때뿐이었다.이제 그의 목적을 들춰내고 자기 뜻까지 확실하게 밝힌 이상, 정도희에게는 더는 이용할 가치가 없을 터였다.그래서 정도희는 공손하게 박경준을 바라보았다.“박 대표, 내가 주제넘게 무리한 걸 요구했던 건 용서해 줘. 이제 정신 차렸어. 연성 시내에 있는 집도 필요 없으니, 부디 이쯤에서 좋게 끝내주었으면 해.”필요 없다고 하자마자 미련 없이 손을 떼는 모습이, 이용할 대로 이용하고 상대를 버리는 나쁜 여자 같았다.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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