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저는 몰라요.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의사는 몸을 움직여 옆으로 기어갔다.서영란은 눈빛을 날카롭게 바꾸더니 하이힐을 신은 발로 의사의 발등을 세게 짓밟았다.복도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아악!”사람들이 소리를 듣고 몰려들었지만 서영란의 경호원들이 막아섰다.서영란은 바닥에서 발을 감싸 쥐고 고통스러워하는 의사를 깔보며 차갑게 경고했다.“계속 모르는 척하면 다음에는 손을 밟아 버릴 거야.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게 손이지? 손이 없어지면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것 아니겠어?”악마의 속삭임 같은 말에 의사는 몸서리쳤다. 구조를 청하려고 무심코 휴대전화를 찾았다.“성규연이 널 구하러 올 거라 기대해?”서영란이 가볍게 웃었다.“그럼 시험해 봐. 멀리서 규연이가 달려오는 게 빠를까, 내 발이 네 손을 짓밟는 게 빠를까?”의사는 움직임을 멈추고 손을 감쌌다.온몸이 떨렸다. 서영란의 독한 눈빛을 보니 정말로 그러고도 남을 여자였다.“말할 거야, 말 거야?”서영란이 경호원에게 손짓하려 했다.“말하겠습니다! 말씀드릴게요!”결국 의사가 굴복하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사, 사모님이 임신하셨습니다.”심소연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규연이는 강아연을 그렇게 싫어하는데, 둘이 어떻게 부부 관계까지...”‘성규연은 심한 결벽증이 있지 않았던가? 예전에 강아연이 함정에 빠뜨린 데다 강명우 사건까지 있었으니 강아연을 뼛속 깊이 증오할 텐데 어떻게 그런 여자와...’“규연이가 어떻게 강아연이랑 잔다고?”심소연은 중얼거리다 의사의 멱살을 붙잡고 소리쳤다.“거짓말하는 거죠?”“아, 아닙니다...”의사는 연신 고개를 저었다.“전, 전에도 성 대표님이 한밤중에 제 여자 동료를 불러 진료를 부탁하셨어요. 너무, 너무 심하게 관계를 해서 가볍게 찢어진 상처까지 났다고...”심소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그러니까 규연이와 강아연은 단지 부부 관계를 맺는 게 아니라 그것도 자주, 격렬하게 맺었다는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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