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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를 버린 그들에게: Chapter 31 - Chapter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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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카페에서 나온 후 강아연은 하유리를 따라 작업실로 향했다. 미화수 작업실은 카페에서 10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었다.“다들 잠깐 나 좀 볼까?”하유리는 들어가자마자 큰 소리로 직원들의 이목을 끌더니 곧바로 강아연을 가리키며 소개했다.“소개할게. 이쪽은 앞으로 우리와 함께 일을 하게 될 신입이야.”강아연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강아연이에요.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그녀의 말에 직원들은 환영의 의미로 박수를 보내왔다.“대표님, 어디서 이렇게 예쁜 신입을 발견해왔어요?”“대학교 때 내일 제일 예뻐했던 후배야. 예쁜 만큼 실력도 좋으니까 기대해도 좋아. 신입이라고 텃세 부리지 말고. 알겠지?”“에이, 대표님은 아직도 우리를 몰라요? 그리고 딱 봐도 일 잘하게 생겼는데요, 뭘.”“예쁜 분이랑 같이 일하면 저희야 좋죠.”강아연은 직원들의 말에 괜히 쑥스러워 얼굴을 핑크색으로 물들였다.“자, 그럼 이제 소개도 마쳤으니까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일해.”하유리는 말을 마친 후 강아연을 데리고 비어있는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큰 사무실은 아니었지만 갖춰져 있을 건 다 있었다.강아연은 신입인 자신이 방을 하나 통째로 쓴다는 게 영 아닌 것 같아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선배님,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저도 그냥 직원들이랑 같이...”“됐으니까 그냥 써.”하유리가 말을 잘라버리며 강아연을 의자에 앉혔다.“창작을 해야 하는 직원한테 내가 이 정도도 못 해주겠어?”“하지만...”“걱정하지 마. 실적이 별로면 알아서 월급에서 깔 테니까. 그리고 회사에서는 대표님이라고 불러. 나도 널 아연 씨라고 부를 거야. 일할 때 사적인 감정은 배제하자는 내 원칙이거든.”강아연도 하유리가 자신을 신경 써주고 있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네, 열심히 할게요.”그래서 정말 고마웠다.일을 하게 되면 앞으로 혼자 산다고 해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불안해지는 일은 없게 된다. 물론 아직 신입이라 연봉이 많지는 않지만 프로젝트를 한번 성공시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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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성준서는 요즘 따라 계속 아침 일찍 나갔다가 늦게서야 집으로 들어오는 강아연 때문에 괜히 자신이라는 존재가 잊혀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강아연에게 찰싹 달라붙어 애교를 부렸다.하지만 강아연은 그런 그를 살짝 밀어내며 미묘한 거부 의사를 표했다.“엄마는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저녁은 준서 혼자서 먹어.”클라이언트가 퇴근 직전에 요구사항을 보내온 터라 한시라도 빨리 그 요구에 맞는 디자인을 보내줘야 했다.성준서는 그녀의 말에 조금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게 성규연에게서나 듣던 말을 강아연에게서 들을 줄은 생각도 못 했으니까. 물론 냉랭한 거로 치면 성규연 쪽이 훨씬 더 냉랭했다.“엄마...”성준서는 버려진 강아진 같은 얼굴로 입을 삐죽였다.“준서랑 같이 있어 주면 안 돼요? 벌써 며칠이나 준서랑 같이 안 놀아줬잖아요. 저녁에는 이야기책도 안 읽어주고.”눈물이 그렁그렁한 것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았다. 여기서 안 된다고 했다가는 울며불며 떼를 쓸 게 분명했기에 강아연은 피곤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했다.“알았어. 그럼 손만 씻고 밥 같이 먹어줄게. 됐지?”“네!”성준서는 언제 울었냐는 듯 금방 다시 활짝 웃었다. 태세전환이 참 빠른 아이였다.강아연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젓더니 휴대폰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화장실로 향했다.그녀가 발걸음을 옮긴 지 얼마 안 돼 하유리가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내왔다.이에 성준서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메시지 내용을 읽었다.“작업 일정 안배는...”“준서야, 밥 먹자.”손을 씻고 나온 강아연이 성준서를 불렀다.“네.”성준서는 고개를 끄덕인 후 얼른 식탁으로 뛰어갔다. 아이는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진 음식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우와! 아저씨, 오늘 왜 이렇게 많이 했어요?”강아연과 성준서 둘만 있을 때는 보통 두 가지 정도의 음식만 식탁에 올라왔다. 하지만 오늘은 여섯 가지로 늘어난 것뿐만이 아니라 찌개까지 있었다.이유가 뭔지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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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분위기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매우 싸늘했다.성규연은 강아연을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아무 말 없이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성준서는 자신이 해서는 안 될 말이라도 한 건가 싶어 눈을 깜빡였다.“취직했을 줄을 몰랐어요.”침묵을 깬 건 다름 아닌 심소연이었다.“갑자기 왜 그런 생각을 한 거예요? 혹시 규연이가 벌어오는 돈으로는 만족을 못 해서 그래요?”참으로 거슬리는 말이 아닐 수 없었지만 강아연은 미소로 대꾸했다.“네.”그녀의 한 달 용돈은 2천만 원으로 주정애의 치료비를 마련하려면 2년 반을 아무런 지출도 없이 모으기만 해야 했다.심소연은 강아연의 빠른 인정에 잠시 벙쪘다가 금방 다시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성규연을 바라보았다.“그런데 규연이는 몰랐던 것 같은데, 미리 얘기를 안 했나 봐요?”일을 찾는데 성규연의 허락 같은 건 필요 없었다. 성규연이 그랬던 것처럼 강아연 역시 일에 관해서는 그와 아무런 얘기도 하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미리 얘기했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을 것이다. 애초에 성규연은 그녀가 뭘 하든 관심이 없으니까.아니나 다를까, 성규연은 시선 한번 주지 않은 채 식사를 마치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먼저 위로 올라갔다.심소연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한 심드렁한 성규연의 태도를 보고는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렸다.“뭐가 됐든 축하해요. 드디어 전업주부에서 벗어나셨네요.”말만 축하지 조롱이 가득 담겨있었다. 하지만 강아연은 끝까지 아무런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고마워요.”그래서일까, 반대로 심소연이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꼭 스스로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바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천천히 드세요. 먼저 일어나 볼게요.”강아연은 식사를 마친 후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리고 심소연은 그녀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다가 위층으로 사라져버린 뒤에야 천천히 시선을 거두어들였다.‘태연한 척하기는.’그녀는 강아연을 단순히 싫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닌 경멸하고 있었다.“이모!”그때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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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강아연은 성규연의 말에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아까 식탁에서는 관심 없다는 듯 굴어놓고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이중인격자야, 뭐야.’“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가?”성규연의 눈빛이 강아연을 무섭게 훑어내렸다. 그녀의 속내를 꿰뚫어 보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말이다.강아연은 그의 이런 행동이 익숙한 듯 별다른 설명 없이 그의 가슴팍을 뒤로 밀었다.“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할 말 다 했으면 이만 나가요.”“여긴 내 방이야. 그런데 내가 왜 나가?”성규연은 점점 더 강하게 의심하며 강아연을 추궁했다.“내가 빨리 이 방에서 나갔으면 좋겠나 보지? 왜? 들키면 안 되는 비밀이 있으니까?”강아연은 진심으로 그의 머릿속을 해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근거로 그녀에게 비밀 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으니까.그래서 다시금 가슴팍을 밀어내며 비키라고 하려는데 갑자기 메시지 알림음이 울렸다.성규연은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휴대폰을 빼앗았다.메시지를 보낸 건 미화수 작업실의 남자직원이었다. 나이가 어린 만큼 매우 외향적이고 밝은 사람이었다.[누나, 금요일에 우리 워크숍 가는 거 기억하죠? 꼭 참가해야 해요! 회사 밖에서는 누나라고 불러도 되죠?]남자직원은 말을 끝낸 후 귀여운 하트가 통통거리는 이모티콘도 보냈다.그다지 특별할 건 없는 내용인데 성규연의 얼굴은 싸늘하다 못해 냉기가 뚝뚝 흘러내렸다.그는 누구 한 명 죽일 듯한 얼굴로 메시지를 노려보다 문득 강아연이 요즘 따라 늦게 들어온다는 성준서의 말을 떠올리고는 더는 못 참겠는지 분노를 쏟아냈다.“남자 꼬시려고 취직했어? 유부녀라는 자각이 없나 보지?!”강아연은 그 말에 묘한 표정을 지었다. 유부녀라는 것을 강조하며 그녀를 질타할 생각인 듯한데 그녀는 그저 우습기만 할 뿐이었다.“할 말은 그게 끝이에요? 그러면 빨리 이 손 좀 풀고 나가요.”냉랭한 그녀의 말에 성규연은 이를 꽉 깨물며 손목을 놔주기는커녕 더 세게 조여왔다.“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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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읍!”강아연은 왜 갑자기 이러한 상황이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성규연은 한 손으로는 그녀의 뒤통수를 꽉 쥔 채 반항하지 못하게 하고 다른 한 손은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강아연은 그의 손길에 소름이 끼치는 느낌이 들어 얼른 가슴팍을 밀어냈다.“싫어!”곧 이혼할 상대와 잠자리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았다.“싫어?”성규연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지지난 주까지만 해도 내 목에 매달려서 자지러지더니 오늘은 싫어? 갑자기 순진한 척하려는 거야 뭐야?”강아연은 그의 조롱 섞인 눈빛에 심장이 욱신거리며 아파 왔다. 그의 입에서 이딴 저질스러운 말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똑똑히 들어. 우리가 아직 법적으로 부부인 이상 너는 내 허락 없이 다른 남자랑 썸도 못 타. 알았어?!”성규연의 눈동자에 어린 감정은 놀랍게도 강아연을 향한 소유욕이었다. 평소 그녀가 뭘 하든 관심이 없어 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강아연이 조금 놀란 듯 가만히 있자 성규연의 손길이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다.“!”강아연의 몸은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점점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뒤에 문이 없었으면 아마 진작에 주저앉아버렸을 것이다.강아연은 성규연의 반쯤 미친듯한 눈동자에 겁을 먹고 있으면서도 애써 호흡을 고르며 그를 말로 설득하려고 했다.“성규연 씨, 나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에요. 내가 뭘 하던 어디를 가던 내 의지로 결정할 수 있다고요. 알아듣겠어요?”성규연은 이성적이려고 노력하는 그녀의 얼굴이 화가 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 말투가 더 세게 나갔다.“너한테 자유의지가 있다고? 잊고 있는 것 같은데 너는 강명우가 속죄의 뜻으로 나한테 보낸 인질이야. 너는 내가 허락하는 것만 해야 하고 내가 허락하는 것만 봐야 하는 인형이나 다름없어. ”그의 목소리에는 소유욕은 물론이고 분노도 가득 깔려있었다. 그 분노의 원인이 강명우 때문인지, 아니면 강아연 때문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 분노가 오롯이 강아연을 향하고 있었다.강아연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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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그때 휴대폰 화면이 켜지고 하유리가 보낸 메시지가 눈에 들었다. 내용은 남자직원이 보낸 것처럼 워크숍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추가로 그녀의 환영회도 거기서 열어줄 생각이라고 한다.강아연은 휴대폰 화면을 빤히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화면 불빛이 꺼진 뒤에야 휴대폰을 집어 들어 하유리에게 답장을 보냈다.[미안해요. 그날 일이 있어서 못 갈 것 같아요.]그리고 남자직원에게도 똑같이 보냈다.강아연은 시끄럽고 북적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또한 지금은 짜투리 시간이라도 돈을 버는 데만 쓰고 싶었다.내일이면 약속했던 대로 작은아버지가 그녀에게 돈을 송금하게 된다.강아연도 6억 원을 마련해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작은아버지에게는 늘 감사해하고 있다.하지만 다음날.아무리 기다려봐도 돈을 보냈다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어떻게 된 거지?”강아연이 의아해하며 전화를 하려던 그때 마침 작은아버지인 강정우로부터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아연아, 큰일 났다! 투자하기로 했던 회사가 갑자기 계약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방금 연락이 왔어. 그래서 자금을 빼내는 데 문제가 생겨버렸어.”강정우가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강아연은 순간 저도 모르게 어젯밤 성규연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곧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더니 정말 회사에 손을 쓰고 말았다.강아연은 주먹을 꽉 말아쥐며 걱정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회사는 괜찮은 거예요?”“제때 막기는 했지만 손실이 커. 아연아, 아무래도 돈은 마련해주지 못할 것 같다.”강정우가 난감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못난 소리 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지금 너한테 돈을 줘버리면 회사가 힘들어져...”강정우가 이런 말을 한다는 건 정말 힘들다는 뜻이었다.그녀의 아버지 일이 터졌을 때 회사가 망하지 않게 잡아준 것도, 가문이 기울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해준 것도 전부 강정우였다. 잘나가던 때와 비교하면 이것저것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적어도 그들의 든든한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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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무슨 일 있어요?”강아연이 물었다.그러자 직원들이 씩씩거리며 손에 든 자료를 책상 위에 내던졌다.“마지막 사인만 남겨두고 클라이언트들이 갑자기 생각을 다시 해봐야겠다면서 우리랑 만나는 걸 거부해요.”“심지어 아까는 계약을 무르겠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위약금을 물어주기는 했지만 이미 꽃들이 주문에 배송까지 완료한 뒤라서 다시 보낼 수도 없게 됐어요!”“얘기를 들어보니 자기도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윗분들 뜻이라고. 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건지.”윗분이라는 말에 강아연은 다시금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렸다.특정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사람은 경성에 딱 한 명, 성규연밖에 없었다.하지만 한 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왜 회사뿐만이 아니라 단순히 직원으로 있는 작업실에까지 손을 뻗느냐는 것이다.그렇게까지 해서라도 그녀의 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싶은 걸까? 이혼에 순순히 동의도 해줬는데 이 정도는 봐줘도 되는 것 아닌가?강아연은 가방을 쥔 손에 힘을 꽉 주며 바닥을 바라보았다.그때 통화를 마치고 돌아온 직원 한 명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저기... 방금 통화하다가 알게 된 건데 저희 작업실에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을 건드려버린 직원이 있대요. 그래서 계약도 다 어그러진 거라고. 그 직원을 찾아서 내보내지 않는 한 저희 작업실은 앞으로 협력 같은 건 못하게 될 거래요...”직원의 말에 분위기가 삽시간에 변해버렸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누가 누굴 건드려요. 이제껏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잖아요.”“맞아요. 혹시 뭘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에요? 작업실을 헷갈렸다던가.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대체 어떻게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릴 수 있겠어요. 우리는 다...”그때 다들 무언가를 떠올린 듯 일제히 강아연을 쳐다보았다.직원들 중에서 신입은 오직 강아연 한 명뿐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입사하자마자 이러한 일이 생겨버렸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강아연을 보는 직원들의 눈빛이 점점 미묘하게 변해갔다.“자, 다들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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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강아연은 지체 할 거 없이 바로 미래 그룹으로 찾아왔다.심호흡을 한번 한 후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경비원이 앞을 막아서며 못 들어가게 막았다. 지난번에 도시락을 가져다줄 때는 쉽게 들어갔었는데 오늘은 단호하게 막혀버렸다.“대표님한테 볼일이 있어서 그래요.”강아연이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했다.“아가씨, 상식적으로 생각해봐요. 회사 대표님이라는 게 만나고 싶다고 막 만날 수 있는 분입니까? 아가씨 말 대로라면 볼일 있다고 찾아오는 분은 다 올려보내야겠네요?”경비원은 그녀를 멀리 쫓아내며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약속을 잡고 오지 않는 한 들여보낼 수 없으니 이만 가요.”강아연은 결국 휴대폰을 꺼내 성규연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걸어보니 열통째가 됐을 때야 비로소 전화가 연결되었다.“왜?”성규연의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지금 시간 돼요? 만나서 할 말이 있어요.”성규연은 그녀가 전화를 건 목적을 다 아는 듯 일부러 놀리듯 물었다.“안 된다고 하면 어떡할 건데?”강아연은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최대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답했다.“그럼 로비에서 시간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요.”성규연은 그 말에 잠시 침묵했다.그러다 강아연이 이대로 끊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할 때쯤 다시 입을 열었다.“올라와.”여전히 감정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목소리였다.전화를 끊은 후 강아연은 눈을 질끈 감은 채 감정을 추슬렀다.‘만나주겠다고 한 것만 해도 어디야. 좋게 생각해.’2분 정도 흘렀을까, 진 비서가 그녀를 데리러 로비로 내려왔다.“아연 씨, 이쪽으로 오세요.”사람들 있는 앞에서 진 비서는 늘 그녀를 ‘사모님’이 아닌 ‘아연 씨’로 불렀다. 그의 상사인 성규연이 그렇게 하도록 시켰으니까.성규연에게 있어 강아연은 언제나 숨기고 싶은 존재, 절대 드러나서는 안 되는 존재, 딱 그 정도였다.강아연도 그걸 다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뭐든 상관이 없었다.진 비서와 그녀를 실은 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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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강아연은 사진에 관해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결국에는 꾹 참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성규연은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리며 소파에 앉았다.“왜 찾아왔는데?”그는 꼭 아무런 상관도 없는 타인을 대하듯 강아연을 바라보았다.어젯밤에 그녀를 잔뜩 몰아세운 채 모욕적인 말을 내뱉었던 사람과는 아예 다른 사람 같았다.강아연은 그의 이중적인 태도를 멍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이내 지금은 이딴 생각을 할 때가 아니라며 그의 말에 답했다.“할 말이 있어서 왔어요.”성규연은 그녀가 입을 열자마자 차갑게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어제는 날 죽일 것처럼 노려보더니 왜 오늘은 얌전한 고양이가 됐을까?”강아연은 애써 화를 가라앉히며 조금 더 저자세로 얘기했다.“그때는 잠깐 미쳤었나 봐요. 사과할게요.”“할 말은 그게 끝이야?”성규연은 여유롭게 차를 홀짝이며 그녀에게 되물었다.이에 강아연은 두 손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더니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회사도 작업실도 이만 봐주면 안 될까요? 부탁이에요.”경성에서의 성규연의 지위는 말 그대로 왕이나 마찬가지였다. 즉, 지금은 자존심을 내세우기보다 고개를 한껏 숙인 채 불쌍한 척하는 게 어쩌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성규연은 쉽게 넘어가 주지 않았다.“네가 어젯밤에 나한테 한 짓이 있는데 고작 말 몇 마디로 넘어가 달라고?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성규연은 차갑게 웃으며 손으로 자신의 아랫입술을 매만졌다. 그녀가 물었던 곳은 어느새 딱지가 져 있었다.강아연은 자신이 했던 행동을 후회하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어떻게 해야 화를 풀어줄 거예요?”“그걸 꼭 내가 가르쳐 줘야 하나?”성규연은 강아연을 빤히 바라보며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순순히 넘어가 줄 생각이 없구나...’강아연은 시선을 내린 채 두 손을 꽉 맞잡았다.성규연이 원하는 게 뭔지는 대충 짐작이 갔다. 하지만 이혼하기로 한 마당에 그딴 짓을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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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갑작스러운 그의 움직임에 강아연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성규연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깜짝 놀란 그녀가 서둘러 몸을 일으키려는데 성규연이 움직이지 못하게 허리를 꽉 움켜쥐었다. 그러고는 그녀를 소파에 눕혀버리며 씩 웃었다.“지금 이게 무슨...!”“영 진도가 나가지 않길래 도와주려고.”강아연은 그의 말뜻을 알아차리고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입술을 덜덜 떨었다.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범해지는 건 사절이었다.“하지 마! 하지 말라고!”그녀는 더 이상 그의 의사에 반하는 짓은 하지 않을 테니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성규연은 그녀의 절규 따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강아연은 심장이 쿵쿵 뛰며 머리가 반쯤 돌아버릴 것 같았다.그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똑똑.“대표님, 들어가겠습니다.”진 비서의 목소리였다.사무실 문이 미세하게 열리 그 순간, 성규연이 큰 소리로 화를 냈다.“문 닫아!”진 비서는 갑작스러운 그의 호통에 움찔하며 발걸음을 멈칫했다.이런 식으로 크게 화를 내는 건 처음이었다.회사에서 그는 늘 냉정하고 차분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따금 프로젝트가 갑자기 막히며 진전이 없을 때도 그는 단 한 번도 아랫사람들에게 화풀이성 말을 내뱉은 적이 없었다.그런 사람이기에 직원들도 그를 존경했고 늘 그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다.그런데 조금 전의 성규연은 꼭 감정에 지배된 사람 같았다.진 비서는 압도적인 위압감에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가 소파 쪽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끔 보고는 이내 알겠다는 듯 문을 닫았다.“진 비서님 잠깐...”강아연의 목소리는 닫힌 문과 함께 사라져버리고 말았다.방해가 사라진 후, 사무실 안은 온통 뜨거운 숨소리와 살결이 부딪치는 소리로 가득 차버렸다.강아연도 처음에는 발버둥도 쳐보고 주먹으로 그의 가슴팍을 퍽퍽 두드려도 봤었다. 하지만 성규연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그녀를 자기 입맛대로 이리저리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마지막에는 밖이 훤히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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