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그 한마디는 진영이 전하지 않았지만, 나머지는 모두 전달했다.“걔가 그 산을 차지하려는 게 정말 강시아 때문이야?”승준이 낮게 중얼거리자, 진영은 남자의 책상 위에 놓인 모래시계를 바라봤다.촘촘히 흐르는 모래가 느리게 떨어지는 듯해도, 결국은 서서히 바닥나듯, 승준은 그렇게 조금씩 시아를 잃어가고 있었다.진영은 제삼자인 자신조차도 이해한 일을, 승준은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시아가 마음을 접은 이유를, 그 결혼식 때문이라고만 생각하면서, 그게 시아가 자신을 사랑하던 마음을 무너뜨린 마지막 지푸라기였다는 건 알지 못했다.“모르겠어. 하지만 말투로 보아 그런 것 같더라.”진영은 고개를 들어 온몸에서 의욕이 빠져나간 듯한 승준을 바라봤다.“시아를 위해서 빼앗으려는 거라면, 너는 그 사람을 위해 놓아줄 수는 없는 거야?”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진영을 바라보던 승준이, 잠시 후 고개를 끄덕였다.“그게 시아를 위한 거라면, 나도...”“승준아, 시아가 널 떠난 건 사실이지만, 그 사람도 지금처럼 무너진 널 바라진 않을 거야.”이 7년 동안, 진영은 시아와 나름 친하게 지냈다.겉으로는 차가워 보였지만, 속은 한없이 부드럽고 착한 사람이었다.그래서 7년이나 승준의 곁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승준은 7년 동안 자신의 사업을 다시 일으켜 세웠지만, 그 과정에서 잃은 것도 많았다.그중 가장 큰 희생은 시아였다.시아를 칼처럼 쓰고, 가장 믿을 만한 부하처럼 대했지만, 정작 한 여자로서 사랑하고 아끼는 걸 잊고 있었다.명절이나 기념일에 선물을 빠뜨린 적은 없었고, 물질적인 면에서도 아낌이 없었지만, 정작 시아에게 가장 줘야 할 사랑만은 놓치고 있었다.예전에 진영이 한번 경고했을 때, 승준은 이렇게 답했다.“난 걔와 24시간을 함께해. 내 모든 걸 시아가 다 아는데, 그걸로 충분하지 않아?”결국 문제는, 승준이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었다.오늘 승준이 진영과 지호의 대화를 들은 이후에는, 아마도 자신이 지호를 이길 수 없다는 걸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