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Chapter 421 - Chapter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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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이미 간 것 같은데, 왜 아직도 안 일어나?" 이경의 청력은 비록 윤세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다. 문 밖에 있던 시위들도 전부 떠나서, 이제 연지와 무연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윤세현은 여전히 아무런 미동도 없이 눈을 내리깐 채로 이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이경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는데, 얼굴이 순식간에 뜨거워졌다. 이내 재빨리 자신의 가슴을 감싸고는 윤세현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일어나!" 하지만 윤세현은 여전히 움직이지도 않고, 조용히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 와중에 그의 숨결은 여전히 거칠었다. "세자 나리, 자중하십시오!" 아무 미동 없는 그의 모습에 이경은 노발대발하며 그의 어깨를 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세현은 흔들림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곧이어 그는 고개를 숙이고는 이경을 향해 입술을 돌진하였다. 정말 파렴치한 나쁜 놈이 따로 없네! 이경은 급한 대로 그의 가슴을 향해 주먹을 뻗었지만, 그는 계속해서 돌진할 뿐이었다. 심지어 이경의 두 팔을 조이고는, 냅다 자신의 입술을 그녀의 입술에 갖다 댔다. 깜짝 놀란 이경은 눈을 부릅뜨고는 최대한 고개를 돌리며 그의 입술을 피하려 했다. 너무하잖아! 미친 거 아니야? "놔!" 이경은 이내 손을 들며 저항했다. "너!" 그녀는 자신의 입술을 힘껏 깨물었다. 재빨리 입술을 깨물지 않았더라면, 더 이상 피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단단히 화가 난 이경은 어느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연지랑 무연 모두 지금 밖에 있는데, 뭐 하려는 거야? 당신..." 비록 이 상황이 매우 부끄럽긴 했지만, 적어도 이성을 잃은 윤세현을 일깨워 주고 싶었다. 윤세현의 눈빛은 여전히 무거웠고, 호흡도 여전히 거칠었다. 이경의 말대로 밖에는 연지와 무연이 방 문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공주는 저항을 했음에도 구조 요청은 하지 않았기에, 지금 상황에 방 안으로 쳐들어가는 건 합리적이지 않았다. 무연은 방금 방 안에서 두 사람의 소리를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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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순간 머릿속에 음란한 생각이 떠올랐다. 윤세현은 방금 자신의 진기를 동원하여 장풍을 이용해 방준을 물리치게 되면서, 사실상 그의 경맥은 더 큰 손상을 입게 됐다. 그렇게 가까스로 안정을 되찾고 있던 상황에, 이경의 자태을 마주한 그는 다시금 진기가 흔들리게 됐다. 이내 이경이 병풍 뒤로 향했고, 그의 입가에서는 결국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얼마 뒤 이경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는데, 방 안에는 두 명이 더 있었다. 무연과 연지가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윤세현을 주시하고 있었다. 특히나 연지는, 초아가 죽은 이후로 줄곧 윤세현한테 적의를 품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이 침대에서 내려오자마자, 혹여 공주가 또 세자한테 괴롭힘을 당하게 될까 봐 연지가 바로 들이닥친 것이었다. 윤세현은 어느새 입가에 묻은 피를 닦고는, 야행복을 벗었다. 이때 밖에 있던 문정수가 그를 떠보았다. "나으리?" "들어와." 윤세현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방 안으로 들어온 문정수는 두 손으로 두루마기를 건넸다. 윤세현의 미모는 워낙 훌륭하여, 아무 옷이나 멋대로 몸에 걸쳐도 웬만한 여자들은 다 홀리게 할 수 있었다. 한편 이경은 다소 화가 나 있었다. 방금 윤세현이 통제력을 잃은 건, 사실 어느 정도 그녀 자신한테도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금 그녀는... 윤세현에게 홀려버려 스킨십을 바로 거절하지도 않았다. 그 상황에 윤세현이 통제력을 잃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바로 밀쳐내지 못한 자신의 태도에 화가 난 그녀는, 더욱 냉정한 태도를 보일 뿐이었다. "세자께서 떠나기 싫으시면, 제가 쫓아내길 바라나요?" 그러자 윤세현은 그녀를 노려보았다. 미친 여자… 내가 구해준 상황에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다니. "한 밤 중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대체 뭐 하려 한 거야?" 그것도 무진전 뒤뜰에 들어가다니! 윤세현은 만약 자신이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제때에 도착하지 못했다면, 이경이 살아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사실 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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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무연은 순간 멍해졌다. 이경의 몸과 가까이 붙게 된 순간, 그의 머리는 텅 비게 되었다. 옆에서 이경이 무슨 말을 하든, 귀에 전혀 들어오지도 않았다. 뇌가 아예 작동을 멈추게 된 듯했다. 그 와중에 이경의 몸은 매우 말랑말랑하며 탄력도 있어, 평생 그런 느낌을 얻지 못한 그는 저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그녀를 껴안고 말았다. 그러자 이경의 동공이 흔들리게 됐다. 이 녀석, 연기를 꽤 잘하네. 이렇게 호흡이 잘 맞아도 되는 거야? 그들의 모습에 단단히 화가 난 윤세현은 하마터면 또 피를 쏟아낼 뻔했다. "이리 와!" 그는 더 이상 무력을 행사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밤은 이미 너무나도 많은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여, 계속 소란을 피우다가는 궁중의 시위들을 놀라게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와 반면에 이경은, 쉽게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저 순순히 지나치기는커녕, 오히려 무연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그로 인해 무연은 하마터면 다시 통제력을 잃을 뻔했다. 만약 방 안에 다른 사람이 없었다면, 그는 진작에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바로 이경을 안고는 침대로 굴렀을 것이다. 그러나 이내 자신의 추잡한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는, 온몸을 흔들며 정신을 차리고는, 결국 이경을 밀어내려 했다. 그러나 그의 의도를 알아챈 이경이 표정을 굳히고는, 오히려 그를 더욱 세게 껴안았다. 방금까지만 해도 잘도 협조하더니, 지금 이 결정적인 순간에 갑자기 손을 놓는다고? 그녀는 이내 자신의 머리를 무연의 목덜미에 파묻고는, 그의 목을 한 입 물었다. 여태 무연은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자신의 품이 갑자기 텅 빈 것을 느끼게 됐고, 이경이 순식간에 윤세현에 의해 끌려가는 모습을 발견했다. "너!" 단단히 화가 난 윤세현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는 한 평생 이렇게까지 분노해 본 적이 없었다. "세자, 잊으셨습니까? 저희는 이미 헤어진 사이입니다." 이경은 조금도 화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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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공주 마마..." 연지는 결국 망설이다가, 천천히 입을 뗐다. "세자 나리께서 지금 몸 상태가..." "나랑 무슨 상관인데?" 이경은 여전히 무덤덤한 표정을 보일 뿐이었다. "돌아가서 쉬어." 연지는 하고 싶은 말이 아직 남아있었지만 이경은 전혀 듣고 싶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그녀는 이미 다짐을 끝낸 상태였다. 자신이 하도 마음이 여렸던 결과, 초아가 결국 죽게 되었으니. 다시금 마음이 약해지면 또 누군가 죽게 될 수도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도 잃고 싶지 않았다. 결국 연지는 옅은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숙이며 응했다. "네." 그러고는 이내 몸을 돌려 떠났다. 한편 무연은 마음이 다소 괴로웠다. 방금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이경한테 화가 난 것이 아닌, 오히려 자신한테 화가 나서, 마음이 혼란스러워졌다. 괴로운 마음에 뒤따라 자리를 떠나려는 순간, 이경이 뒤 쪽에서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넌 남아서 나랑 같이 있어." "구공주!" 그러자 무연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노려보았다. "언제까지 연기할 생각인 건데?!" "저 남자가 기가 차 죽을 때까지. 왜, 안 돼?" "싫으면 너도 꺼지던가." 무연은 정말 이경의 말 대로 떠나버리고 싶었다. 이경은 안하무인인 데다가 야만적이고, 교만하고 제멋대로 구는 게 예의도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그도 자신이 왜 이곳에 남아 그녀의 화를 받아내야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경이 그를 쫓아내려 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20여 년을 살아온 동안, 그는 한 번도 이렇게 무례한 사람을 본 적 없었다. 그래서 이 상황이 매우 화가 났지만, 어쩔 수없이 한숨만 내쉬고는, 쓰러진 병풍을 조용히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왜 굳이 화나게 하려는 건데? 그 사람은 너를 다치게 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은데." 심지어 무연과 연지는 오늘 밤 윤세현이 이경을 구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세자가 아니었다면, 이경은 오늘 밤 무진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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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무연은 그제서야 윤세현이 방금 이경 때문에 화가 난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게다가 방금 윤세현은, 정말 피를 토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경의 시선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방금 세자는 무연의 곁을 스쳐 지나가며 자리를 떠났었다. 그로 인해 무연은 피비린내 나는 냄새를 분명하게 맡게 되었고, 윤세현의 입가에 묻은 검붉은 색의 피 또한 똑똑히 보았다. 그렇게 이제서야 윤세현의 심정을 알게 되 것이었다. 그 또한 이경의 태도에 기가 찰 지경이었기에, 지금 당장이라도 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반면 이경은 오히려 담담하게 말할 뿐이었다. "앉아서 차 한잔 마시거라." 그러자 무연은 가슴이 더욱 답답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때로는 절망에 빠지거나, 때로는 아무 일도 없어 보이는, 그 변덕스러운 이경의 태도에 그는 미칠 지경이었다. "왜 그러는 거야? 그냥 농담을 한 것뿐이잖아? 이미 한번 시집간 여자를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 이경은 자포자기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녀는 지금, 정말 사적인 감정은 원하지 않았다. 자신이 더 이상 그 어떤 남자와도 사랑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방금까지만 해도 분노가 치밀어 오르던 무연은, 그녀의 몇 마디에 순식간에 화가 누그러지게 되었다.오히려 마음이 아파진 것이었다. 이내 그는 이경의 맞은편에 앉아, 덤덤하기만 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시집 한번 가본 사람인게 뭐가 어때? 언젠가는... 언젠가는 당신을 정말 아낄 사람이 나타날 거야." 이경의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도통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손에 든 잔을 바라보며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을 뿐이었다. 왔다 갔다 하는 이경의 이러한 모습을 수없이도 본 목연은 이 상황이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그는 내심 그녀가 정말 이대로 포기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할 사람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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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이경은 탁하는 소리와 함께, 의자를 두드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구름은 하나가 아니라고...? 아, 나 드디어 알았어!" 연지는 얼떨떨한 반면, 무연은 이 유언의 유래를 알고 있는 듯했다. "뭐가 떠오른 게 있는 게야?" 이내 무연이 물었다. 이경은 감격에 겨운 나머지 손가락마저 떨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쩌면 유아가 써 내린 글자는, 그 문장 그대로가 전부가 아니라, 죽기 직전 더 이상 힘이 없었던 유아가 문장을 미처 다 쓰지 못한 거라고 확신했다. 분명 그 뒤에 다른 글자가 있을 것이었다. 어쩐지 이서영이 갑자기 유아를 죽이더라니! 유아가 큰 비밀을 알게 된 이상, 이서영은 그를 죽지 않으면 안 됐다. 한편으론, 이 상황에 억울하게 얽히게 된 초아가 너무나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주 마마, 무엇이 떠오르시기라도 한 겁니까?" 흥분하다가 이내 슬픔에 잠긴 이경의 모습에, 청지는 저도 모르게 초조 해났다. 그러나 이경은 지금 그에게 모든 것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일단은 반드시 확인을 거쳐야 했다. 사실 이 시대 사람들이라면, 결코 확인이라는 것을 거치지 않을 것이다. 흠안전에 다녀온 이서영은, 문제가 들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돌아온 후 3만 병권까지 얻게 됐다. 이는 누가 봐도 누군가가 치밀하게 계획한 일로서, 하나의 음모라고 볼 수도 있다. “내가 직접 해결해야 할 일이 좀 있으니 너희들은 먼저 돌아가서 쉬거라.” 이내 그녀는 즉시 자신의 필과 종이를 꺼내 들었다. "마마, 또 설계도를 그리시려는 겁니까? 하지만..." 연지는 이경이 오늘 밤 또 밤새 일을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은 반면, 무연은 계속 눈치채지 못했다. "나더러 돌아가서 쉬라고?" 아까는 분명, 나더러 오늘 밤 여기에 남아서 함께 있어달라고 하지 않았나? 여자의 마음이 갈대와도 같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방금은 생각이 너무 빨리 바뀐 거 아닌가? 무연은 내심 다소 서운했다. “돌아가기 싫다는 건, 정말 나랑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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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안 가." 윤세현은 아무런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남박민은 대황자로서, 남진 황궁에서는 나름 지위가 있는 사람이지만, 이번에는 어떻게든 윤세현을 초대하기 위해서 그저 비굴하게 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서둘러 윤세현에게 다가가서 부드러운 어투로 설득하기 시작했다. "세자 나리, 장공주께서는 나리의 재능을 매우 흠모하십니다. 부디..." "나한텐 아무런 재능도 없어. 그냥 기세만 있을 뿐이야." "..." 세자는 그에게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 사실 남보민은 어제부터 지금까지 무수히 초청 요청을 보내왔지만, 윤세현은 한사코 입을 다물고는 확고한 태도를 보였다. 절대 가지 않으려는 것이다. 남진에는 결코 감히 장공주를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나리..." "대황자님, 세자 나리께서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일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러니 이만 비켜주시지요." 얼음장같이 차갑기만 한 윤세현과는 달리, 문정수는 최대한 웃음을 보이며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필경 이곳은 엄연히 남의 땅이기도 했으니. "나리께 대체 무슨 급한 일이 있으시길래 이렇게까지 서두르시는 겁니까?" 바로 그때, 영안전 문 밖에서 누군가의 낮은 소리가 들려왔다. 이경은 이내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는데, 남양이 걸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녀의 뒤에는 자녀 중 한 명인 6 공주 남명월도 있었다. 비록 남명월의 미모는 매우 아름답긴 하지만, 이경의 시선과 관심은 오로지 남양에게로만 향해 있었다. 남양 역시 남명월처럼 우아한 자태를 뽐내긴 했지만, 지난 기나긴 세월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묻어버린 것 같았다. 게다가 그동안 줄곧 모래판 전쟁에 참여하게 되면서, 그녀에게 있어서 미모는 더 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게 되었다. 긴 세월과 모래 바람, 그리고 피비린내로 인해 아름답기 그지없던 그녀의 얼굴이 희미해지고 말았다. 이젠 누구도 남양의 외모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남양만이 갖고 있는 강자의 기운이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굳센 여장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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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남양은 자신이 원하는 남자라면, 어떻게든 반드시 쟁취해야만 했다. 그녀에게 있어서 사랑을 쟁취하는 건, 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았다. 자신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어떻게든 뜻대로 될 때까지 밀어붙이고는 한다. 문정수는 장공주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남양이 내뻗은 장풍은 매우 강력했다. 그나저나 세자의 중상은 아직 채 낫지도 않은 상황에, 어젯밤에는 구공주와의 다툼으로 인해 피까지 토하여 진기가 충분히 어지럽혀진 상황이었다. 갑작스러운 남양의 공격에 놀란 문정수가 막아 나서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윤세현은 가라앉은 눈빛을 한 채, 장풍을 날려 막아섰다. 이내 펑하는 소리와 함께 두 갈래의 장풍이 부딪히게 됐고, 그 충격에 남양은 저도 모르게 뒤로 반 걸음 후퇴하였다. 윤세현 역시 마찬가지로 뒤로 반 걸음 물러섰지만, 그의 가슴은 이미 진기의 영향을 받은 탓에, 곧바로 피를 토해내게 됐다. 안 그래도 창백했던 그의 얼굴은 더더욱 안 좋아졌다. 마치 백지장처럼 말이다! 그 모습에 남양은 눈살을 찌푸렸다. "세자 나리, 생각보다 많이 다친 것 같네요!" 문정수는 재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윤세현을 일으켜 세운 후에,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로 남양을 노려보았다. "장공주 마마, 세자 나리께서는 아직 상처가 낫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난처한 상황은 만들지 마십시오!" 사실 그는 신분이 낮아 장공주한테 이렇게 요구할 자격은 없었지만, 세자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그저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남양은 무례한 그의 언행을 지적하지는 않았다. 그저 윤세현의 얼굴에만 시선을 꽂고 있을 뿐이었다. 훤칠하기만 하던 남자가 얼굴이 종이장처럼 하얗게 변하고, 보기 드문 병약한 기운까지 띠고 있을 줄이야. 남양은 괜히 마음이 아파졌고, 애초에 윤세현을 세심하게 돌보지 못한 것이 한스러웠다. "세자 나리께서 이렇게 큰 부상을 입으시게 된 이상 저희 집에 가서 제대로 휴양하는 것이 나을 것 같군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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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나리!" 남양의 꿍꿍이를 진작에 알아차린 문정수는 마음이 점점 초조해졌다. 곧이어 세자를 바라보니, 어느새 그의 눈가에는 살기의 기운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 눈빛에 놀란 문정수는 혼비백산해졌다. 세자의 성격 상, 그는 절대로 남양이 자신을 건드리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남양이 정말 밀어붙인다면, 세자는 자신의 몸이 산산조각 나게 되더라도 그녀와 끝장을 볼 계획이었다. 이내 남양이 장풍을 던지려는 순간, 그녀는 윤세현의 눈에 담긴 그 광기를 똑똑히 보아냈다. 갑자기 마음이 흔들린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윤세현은 그녀가 전에 본 그 어떤 남자들보다도 단호한 사람이었다. 만약 윤세현이 장풍으로 남양을 죽일 수 없다면, 곧 자신의 목숨만을 바친 셈이 된다. 즉 차라리 죽을지 언정, 절대 남양과는 함께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이게 무슨 고생인가? 윤세현은 어느새 천천히 손을 들었고, 들끓고 있는 분노는 그로 하여금 이성을 잃게 만들었다. "나리! 안됩니다!" 문정수는 재빨리 남명월을 밀쳐내고는 바로 달려왔다. 순간 표정이 굳어진 남양은 발걸음을 거두고는 뒤로 물러섰다. 이대로 윤세현이 불바다에 빠지게 되는 건가! 윤세현이 시뻘게진 눈으로 더 이상 자신의 힘을 통제할 수 없게 됐을 무렵, 갑자기 누군가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랑 같이 외출하기로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갑자기 장공주랑 같이 식사를 하려는 거죠? 나리, 이렇게 약속을 어기는 건 아니되옵니다!" 구공주? 멍하니 있던 문정수는 이내 고개를 돌렸고, 긴 복도 계단 끝에서 내려오는 이경을 바라보았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그녀의 목소리는, 새벽바람처럼 매우 상쾌하여 귓가에 서서히 파고들었다. 그제야 윤세현의 새빨간 눈도 점점 가라앉게 됐다. 그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 가녀린 그림자를 보고는 다소 놀랐다. 이경이랑 같이 외출하려 했다고? 그런 일은... 언급한 적이 없는데. 이경은 윤세현의 입가에서 흐르는 피를 바로 발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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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그러나 지금 이경은, 뒤에 선 나약하기만 한 남자를 상대하기에도 귀찮았다. 그래서 남양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장공주 마마께서... 설마 아직도 사랑을 쟁취하시려는 건 아니죠?" "초나라 여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 남진 여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라면 강도짓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람을 죽여서라도 사랑을 쟁취해야지!" 남양은 뜻밖에도 매우 솔직한 태도를 보이며, 자신의 욕망에 대해서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그녀의 패기를 마주한 이경은, 지금 이렇게 서로 대립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남양과 앉아서 긴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이경은 위선자보다는 이런 여장부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장공주께서는, 이젠 연세도 있으신데 마냥 어리기만 한 저를 괴롭히려 하는 것도 좀 너무한 것 같은데요." "난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도 않았는데, 벌써 나랑 겨룰 생각을 하는 거야?" 남양은 다소 의외였다. 그래서 이 상황에 이경이 그다지 밉지는 않았다. "어떻게 겨루고 싶으신가요?" 이경이 묻자, 윤세현은 매우 화가 났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입가에서 다시금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멋대로 다른 사람이랑 겨루려고 하다니! 만약 지기라도 한다면, 정말 날 바로 남양한테 넘길 생각인 건가? 저 여자에게 있어서 난 그저 하나의 물건뿐인 건가? 이내 문정수가 그에게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리, 지금 나리의 몸 상태로... 더 이상 움직이셔서는 안 됩니다. 일단은... 공주 마마를 믿으시지요." 그는 구공주에 대해 깊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그녀는 무공이든 체력이든 남양보다는 훨씬 못했다.비록 문정수 역시 남양에 비해서는 실력이 약했지만, 그는 여전히 이경을 믿었다. 그 믿음이 어디에서부터 온 건지는 그 자신 역시 영문을 모르지만 말이다. 윤세현은 아무 말 않았고, 그저 조용히 꽉 쥔 주먹을 천천히 풀기 시작했다. 이경이 만약 정말 그를 떠넘긴다면, 그는 이경이 평생 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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