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Chapter 441 - Chapter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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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화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없었던 칠조는 이경의 방에서 나온 후, 뜰에서 이리저리 걸어 다니며 둘러보려고 했다. 그런데 뜰에 막 들어선 순간, 입구 쪽에서 한 여자의 비명 소리를 듣게 됐다. “귀신! 귀신이야! 귀신이 있어! 아악!" 칠조가 고개를 들어 보니, 곱게 단장한 여자가 호위 몇 명과 궁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입구 쪽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 여자는 누군가를 마주하고는 매우 놀란 모습이었다… 설마? 여자는 몹시 놀란 듯 두 호위의 품에 쓰러지게 됐다. "귀신이야! 귀신! 아아악! 귀신이라고 오 오오!" 칠조는 멀리서 잠깐 지켜보고는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그녀는 자신과 연관되는 일이 아니라면 절대 나서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비명을 지르던 그 여자가 갑자기 칠조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 여자 잡아! 얼른 잡아! 당장 때려죽여!" 때려죽여? 순간 칠조의 발걸음이 멈추게 됐다. 설마 나한테 하는 말인 건가? 아무 이유 없이 왜 갑자기 날 때려죽인다는 거지?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그러자 이내 두 호위가 달려와 그녀의 앞뒤를 막아섰다. 이서영은 마침내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칠조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눈앞의 이 아닌 초아가 아니라는 것을. 초아는 이미 죽었다. "너 누구냐? 감히 궁중에서 귀신 행세를 하다니!" 이서영은 여러 호위와 궁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덜덜 떨면서 다가왔다. 그녀는 자신을 겁준 이가 대체 누구인지 똑똑히 보고 싶었다. 게다가 지금 곁에 수많은 사람들도 있어서 무섭지도 않았다. "당장 잡아끌고 와!" 이서영의 명령과 함께, 두 호위는 즉시 달려들어 양쪽에서 칠조를 붙잡으려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칠조는 발걸음을 틀며 장풍을 내리쳤다. 가장 먼저 다가온 호위는 비명을 지르며 탈골된 팔을 부여잡고는 뒤로 밀려나게 됐고, 완전히 전투 능력까지 상실하게 됐다. 두 번째로 달려든 호위 역시 피할 틈도 없이, 칠조가 뻗은 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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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어느 순간부터 복도 끝에 서 있던 이경은 조심스레 허리춤을 더듬었다. 허리춤에는 바로 단도가 있었다. 그녀의 단도는 얼마든지 검기가 깃든 장검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지금 그녀의 실력이라면, 단 한 검으로 칠조를 구하는 것쯤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상상도 못 했다. 칠조의 무공이 그녀의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이제와서 보니, 낮에 칠조가 싸우지 않은 이유는 자신이 이경의 무리를 당해낼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긴 했지만, 방금 호위들을 상대로는 얼마든지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단 한 방으로 상대의 손목뼈를 부러뜨리고 장검을 빼앗다니. 호위들은 하나같이 가슴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칠조가 다가서기도 전에 그녀의 검기를 느끼게 됐다. 어느새 피가 흐르기 시작했고 매우 고통스러웠다. 단 한 수만에! 이내 칠조가 손을 휘저으며 다시금 장검을 날리자,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칼이 그대로 이서영의 눈앞에 꽂히게 됐다. "아악!" 놀란 이서영은 뒤로 물러났다. 오늘 밤 그녀가 데려온 호위들은 사실 많지 않았다. 호위들은 상금을 받으려 칠조와 싸우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고, 정작 이서영의 뒤를 지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다리에 힘이 풀린 그녀는 쿵하고는 주저앉아,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칠조를 바라보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너… 너 다가오지 마! 어디 감히! 내가 누군지 알아?!" "누군데?" 칠조는 이경이 묻는 대로 되물었다. 왜냐하면, 정말 몰랐기 때문이다!"난 남진의 전하야. 미래의 전하고! 게다가 나는 삼만 금군을 거느리고 있어!" 그녀의 목소리만 심하게 떨리지 않았다면, 방금 이 한마디는 충분히 위압감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이 상황이 정말 두려웠다. 미리 알았더라면, 오늘 밤 수백 명의 호위들을 데려왔을 것이다. 이 죽일 년이 혼자서 자신의 삼만 금군을 당해낼 수 있을 리는 없을 거라 믿었다. "사람 살려! 이 년이 나를..." "아직 정식으로 남진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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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이서영은 이내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리한 후, 영안 전을 떠났다. 사실 오늘 밤 그녀는 윤세현을 만나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져온 것들이 엎질러진 건 물론 화장도 망가져 버렸으니, 이 꼴로 오라버니를 마주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당장 돌아가서 화장을 고친 후, 간식과 차도 다시금 준비한 후에야 윤세현을 만나기로 했다. 칠조는 떠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정말 그 궁녀를 많이 닮은 건가?" "많이 닮았어." 그렇지 않고서야 방금 이서영이 그렇게까지 놀랄 일은 없었을 것이다. 칠조는 자신이 누군가의 트라우마가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유독 긍정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었던 칠조는, 일단은 돈이나 열심히 벌어 아이들 생활에 보태려는 생각뿐이었다. 누굴 닮았든 안 닮았든,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구공주." 곧이어 그녀는 고개를 돌려 진지한 표정으로 이경을 바라보았다. "내가 공주의 궁녀가 되는 건 아주 위험할 일일 텐데." "월급 올려줄까?" "월급?" 그게 뭐지? "그래. 내가 이런 잡것들한테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끔 네가 지켜줄 수만 있다면 매달 너한테 은 열 냥을 더 주마." "진심이야?" 약속한 기본 은 열 냥에, 추가적으로 열 냥을 더 준다면 한 달에 무려 스무 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스무 냥이면 애들한테 싸구려 옷을 수십 벌은 사줄 수 있었다. 그야말로 돈벼락을 맞게 되는 셈이었다. "좋아! 놈들이 공주를 괴롭히지 못하게, 내가 반드시 지켜낼 거야!" 잡것들! "하지만 이 궁궐엔 실력 있는 고수들이 많아. 네 생각처럼 만만치는 않을 거야." 이경을 칠조를 일깨워주었다. 그러나 칠조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싸워서 이길 수 없으면 달아나면 되지. 왜 가만히 맞고만 있겠는가? 나도 나름 잘 도망 다닌다고!" "나도 알아!" 바로 오늘 낮, 이경은 약 두 시간 동안 찾아 나섰다. 게다가 오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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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이서영은 궁녀의 도움을 받으며 이쁘게 단장을 마치고는, 직접 음식 바구니를 들고 윤세현의 방문을 두드렸다. 그 시각, 아직 잠자리에 들지 않은 윤세현은 병서를 읽고 있었다. "오라버니, 이번에는 꼭 좀 저를 도와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 이 황궁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됩니다." 궁녀들을 물러나게 한 후, 이서영은 곧바로 문을 잠그고는 음식 바구니를 들고 윤세현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윤세현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는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할 말 있으면 여기 앉아서 하거라." "오라버니, 저 정말 죽고 싶을 만큼 괴롭힘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서영은 의자에 앉고 싶지 않았다. 앉으면 윤세현과 가까워질 수 없으니. 하지만 너무 무례하게 굴지도 않았다. 일단 탁자 옆으로 향하여 바구니 안의 것을 꺼내 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내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폐하께 얻어 온 향차입니다. 오라버니께서 차를 좋아하시는 걸 알고 준비한 겁니다. 이건 초나라에서는 찾을 수 없는 차입니다. 한번 드셔보시죠." 이서영은 막 차를 우려내자마자 이곳으로 달려온 덕분에, 어느새 차의 온기는 딱 알맞게 식어 있었다. 천천히 찻잔에 차를 따르자 향기가 가득 퍼지기 시작했다. 윤세현은 이서영을 싫어했지만, 그녀가 갖고 온 차는 거부하지는 않았다. 이서영이 찻잔을 들고는 그의 앞에 내밀자, 윤세현은 눈빛을 가라앉히고는 말했다. "내려놓거라.” 이서영도 억지로 권하지 않았고, 즉시 잔을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곧이어 윤세현은 스스로 잔을 들어 한 모금 음미했다. 그러자 입 안에는 바로 약간의 떫은 쓴맛이 퍼지게 됐다. 마치 지금 그의 심정처럼.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나서도, 입술과 이 사이로는 차의 향기가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 향기는 깊이 스며들며, 끝없는 감미로움을 남겼다. 아주 훌륭한 차 맛이었다. 뒤이어 윤세현이 또 두 모금을 마시자, 이서영은 바로 다시 한 잔 따라주었다. 좋은 차를 마신 윤세현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린 틈을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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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오라버니, 제가 잘못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이서영은 손에 든 잔을 다시금 윤세현의 앞에 내밀었다. 그리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라버니께서도 잘 아시잖습니까. 이곳에 처음 와서 완전히 낯선 곳에서 강한 적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게, 저로서는 얼마나 마음이 불안한 일인지?" 윤세현은 여전히 아무 말 없었다. 그는 항상 단호한 편이긴 했지만, 이서영은 윤세현이 자신에게만큼은 어느 정도는 마음이 약해졌다. 필경 남성의 딸이니까! "오라버니,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의 나약함이 제 어머니 얼굴에 먹칠을 하게 됐습니다." 이서영의 어머니…남성이라는 이름이 나올 때마다, 윤세현의 차갑고 단호한 마음은 조금씩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어찌 됐든 남성도 그들 집안의 은인이니. 남성이 없었다면, 지금이 윤 씨 가문도 없었을 것이다. 결국 윤세현은 그 찻잔을 받자마자 단숨에 마셨다. 그 모습에 이서영의 눈빛에는 순간 흥분이 스쳤다. 하지만 그녀는 최대한 티 내지 않았다. 다행히도 윤세현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지 않았다. "여황 폐하께서 널 남양의 욱양전에 살게 한 이유는, 첫 번째는 백성들에게 황실 가족 모두가 화목하게 지내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그러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 이내 표정에 점차 미세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서영은 그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지 못한 듯, 다시 차 한 잔을 따라 그의 앞에 내밀었다. "오라버니, 더 마시렵니까?"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오라버니, 목마르시죠? 좀 더 마시렵니까?" 곧이어 그녀의 목소리는 점차 흐릿해지더니, 아예 말투가 180도로 변하였다. "세자… 윤세현, 좀 더 마시지 않을래?" "미친 여자!" 고개를 돌린 윤세현의 눈앞에는 이경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려 있었고, 초롱초롱한 큰 눈을 그를 깜빡이고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윤세현과 날카롭게 대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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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그날 밤 이경은 분명히 윤세현의 술에 무언가를 탔고, 그 후 두 사람은 결국 좋은 관계과 발전하게 되었다. 윤세현은 오랜 세월 전장에서 싸워오면서, 많은 아가씨들과 접촉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심지어 그들은 자신에게 접근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자신이, 이경한테 홀려버리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만약 그 후 다른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게 됐다면, 그가 아직도 이경한테 미련이 남아있을 리가 있겠는가? "오라버니, 저도 잘할 수 있사옵니다. 전 그 계집애보다도, 오라버니를 더욱 기쁘고 편안하게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이내 이서영은 자신의 외투를 벗고는 천천히 윤세현에게 다가갔다. "오라버니, 저한테 기회를 주십시오. 전 어떻게든 오라버니를 즐겁게 해 드릴 수 있습니다." "너… 염치도 없구나!" 화가 난 윤세현은 주먹으로 탁자를 힘껏 내리쳤다. 하지만 그의 힘이 매우 약한 탓에 탁자를 단번에 부수지는 못했다. "오라버니! 왜 그렇게 고집이 센 겁니까!" 이서영은 이제는 그가 다소 걱정이 되었다. 게다가 이경을 찾으러 간 문정수는, 대체 언제 돌아오게 되는 건지 알 수조차 없었다. 이서영은 문정수가 돌아오기 전에, 윤세현과 반드시 관계를 맺을 작정이었다. 지체했다가는 문정수가 반드시 막을 테니. "오라버니, 저한테 기회 한번 주세요. 전 단지 오라버니를 잘 모시고 싶을 뿐입니다!" 그 순간 그녀는 달려들어 윤세현에게 와락 안겼다. "오라버니, 전 남성의 딸입니다. 윤 씨 가문 은인의 딸이라고요! 그러니 오라버니랑 제가 함께하면 모든 사람들이 기뻐할 겁니다. 저희 두 사람이 부부 관계를 맺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오라버니는 여태 이경과만 잠자리를 보냈기에 당연히 그 계집애가 최고라고 생각하시겠죠. 만약 저랑 잠자리를 보내게 되신다면 분명… 아악!" 윤세현은 그녀의 말을 끊은 채 젖 먹던 힘으로 힘껏 밀쳐버렸다. 방심한 이서영은 밀려나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게 됐다. 너무나도 아팠다. 이내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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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나리!” 문정수는 재빨리 달려가 비틀거리는 윤세현의 몸을 부축했다. 이런, 내가 세자를 다치게 만들다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세자는 조용히 진기를 모으고 있었는데, 문정수의 장풍이 그의 진기를 흩어지게 만들어버린 것이었다. “구공주! 구공주 마마!” 피를 끝없이 토해내는 윤세현의 모습에 문정수는 매우 초조해졌다. “사람 살려! 얼른 구공주 마마를 불러오너라. 어서! 어떻게든 나리를 구해야 돼. 어떻게든 살려야 돼!” … 한편 이경이 잠자리에 들려고 옷을 막 갈아입던 참에, 뜻밖의 소동을 알아차리게 됐다. 이내 그녀는 급히 달려갔고, 그로 인해 겉옷은커녕 옷차림도 엉망인 상태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소란을 듣고 달려온 무연도 단정치 못한 옷차림으로 서둘러 달려오는 이경을 마주하게 되었다. 깜짝 놀란 무연은 그녀를 보자마자 황급히 자신의 두루마기를 벗어 던져주었다. 이경은 덥석 옷을 받아 들고는 아무렇게나 몸에 둘렀고, 발걸음은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이경은 분노로 가득 차 있는 상태였다. 이 남자 정말, 정말 자신의 목숨을 버리려는 건지. 대체 내가 몇 번이나 경고했는데, 한동안은 절대 진기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낮에 금방 이야기를 했었는데, 저녁이 되자마자 또 제멋대로 굴다니! 일부러 날 괴롭히려는 건가? 그러나 이경은 의사일 뿐, 신선은 아니기에, 매번 그를 살릴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만약 심맥이 심하게 손상되기라도 한다면… 그 생각에 이경은 저도 모르게 심장이 조여 오는 듯해,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하지만 이내 문 안으로 들어선 이경은, 눈앞의 상황을 마주하고는 화가 다소 가라앉게 됐다. 방 안에서는 청지가 윤세현에게 진기를 전달하고 있었고 문정수는 곁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방 안에는 또 다른 한 사람인, 이서영이 있었다. 그녀는 엉망진창인 상태로, 다리를 크게 벌린 채 바닥에 기절해 있었다. 다들 윤세현의 부상에 정신이 팔린 탓에, 미처 이서영을 신경 쓸 겨를이 없던 것 같았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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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사실 그들은 이경이 최선을 다하여 윤세현을 구해낼 거라고 믿지는 않았다. 필경 이경은 윤세현의 어머니를 모함하여 해쳤을뿐더러, 어머니의 다리를 불구까지 만들어 온갖 모욕을 당하게 했었다.심지어는 세자를 속이고 이용하기까지 했지만, 이경은 설명하고 싶지 않았고, 설명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이내 약상자를 침대 위에 올려놓고는, 가벼운 장풍을 날려 청지를 밀쳐냈다. "나를 방해하지 말거라." 청지는 감히 맞서지 못하였고, 장풍에 의해 방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그렇게 방 안에는 이경과 의식 없는 윤세현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오라버니…" 바로 그때, 구석에서 웬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은 이내 시선을 돌린 반면, 무연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연지 역시 가볍게 무시했다. 마찬가지로 이서영을 때려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던 문정수 역시 그녀를 무시할 뿐이었다. 청지는 그래도, 남성이 윤 씨 가문에 베푼 은혜를 생각하여 이서영이 힘겹게 일어나는 모습에 재빨리 바닥에 놓인 옷을 던져주었다. 방금 이서영이 직접 벗어놓은 옷이었다. 옷을 건네받은 이서영은 그제야 정신이 조금 돌아왔다. "오라버니…" 오라버니는 어디 간 거지? 그나저나 방 안에 왜 이렇게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거지? 곧이어 고개를 숙인 이서영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아악!" "저 년을 내던져 버려!" 이경이 화를 내며 말했다. 이내 문정수가 재빨리 다가가 이서영의 옷깃을 잡고는 밖으로 내던지려 했다. 하지만 이서영은 겨우 한 겹의 옷만 걸치고 있어, 옷을 힘껏 잡아당겼다가는 끊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됐다. 문정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비록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차마 발로 차서 내쫓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아악!" 다가오는 문정수의 모습에 놀란 이서영은 더욱 세차게 소리 질렀다. "너희들… 아악! 너희들이 어떻게 감히 나한테 이럴 수… 있…”이서영의 몸은 거의 다 드러난 상황이었고, 사람들의 시선은 하나같이 그녀의 몸에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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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윤세현은 서서히 손을 내밀어 이경의 팔을 만졌다. 이경은 그런 그를 그저 힐끗 볼뿐, 그가 아직 완전히 의식을 되찾지 못했음을 알고 있었기에 크게 신경 쓰지도 않고, 마치 몽유병을 앓고 있는 사람처럼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 순간, 윤세현의 눈빛이 흐려지더니 그는 갑자기 온 힘을 다해 이경을 밀쳐 버렸다. "감히 그 여자 행세를 하다니, 죽여버릴 거야!" 그는 이를 악물고는, 겨우 몸을 움직여 침상에서 일어났다. 그의 힘에 밀려난 이경은 쿵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부딪히게 됐다. 너무 아팠던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렸다. "공주!" 그러자 내심 마음이 아파진 무연이 재빨리 다가가려 했지만, 연지가 그를 붙잡았다. "안 돼… 방해하면 안 돼." 그녀는 줄곧 자신이 치료할 때는 누구도 절대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명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경은 지금, 누구라도 다가와 방해해 주길 바랐다. 정말 너무나도 아팠다. 그녀는 결국 간신히 일어났지만, 여전히 자신을 노려보며 또다시 덤벼들려는 윤세현의 모습이 눈 앞에 보였다. 그러자 이경은 다급히 말했다. "미친놈아! 다시 한번 나를 밀치면, 평생 이젠 안 볼 줄 알아!" 여자를 상대로 힘껏 밀치다니… 방금 이경의 몸놀림이 민첩하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얼굴은 진작에 바닥에 처박히게 됐을 것이다. 게다가 얼굴이 아예 망가질 수도 있었다. 세자를 치료하는 일은 그야말로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었다. 윤세현은 잠시 멈칫하고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모호했다. 그나저나 보면 볼수록 눈앞의 여자는... 진짜 이경 같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오직 그녀만이 자신한테 이렇게 무례하게 굴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방금 전 다정했던 그 모습은 분명 가짜라고 생각되어, 윤세현은 이서영이 이경의 모습으로 위장한 거라 믿기로 했다. 잠시 후, 이경은 겨우 일어나 윤세현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 "더 이상 밀어내지 마!" 침상을 짚고 있는 윤세현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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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이경은 내심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일부러 이러는 건가? 비몽사몽 한 상태에서 이런 말을 하면, 지난 모든 원한을 내려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어떻게 단번에 그 모든 걸 다 내려놓을 수가 있겠어?이제 곁에 초아도 없는데… 이경은 결국 그를 힘껏 밀쳐냈다. 방 안, 그리고 방 밖에 서있던 사람들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세자는 한때까지만 해도 고귀한 존재로서, 그 누구 앞에서도 이렇게까지 비굴했던 적이 없었다. 그런 그가 의식이 흐릿해지고 나서야, 자신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공주에게 이렇게나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될 줄이야. 하지만 아쉽게도, 구공주의 마음은 단단한 강철과도 같았다. "경아…" 윤세현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져만 갔고, 이내 조용해졌다. 그래도 방금 이경이 그에게 약을 내렸으니, 오늘 밤만큼은 편안히 잠들 수 있을 것이다. 이경은 떠나기 전, 청지에게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앞으로 3일 동안은 절대 움직이면 안 돼. 다시 한번 문제 일으켰다가는 정말 살릴 수 없을지도 몰라. 그땐 다시 나를 찾아올 생각도 하지 말고." "그래도 공주 마마를 찾아가야죠." 청지가 단호하게 말하자, 기가 찬 이경은 당장 그를 걷어차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찾아오지 말거라! 찾아와도 신경 쓸 일 없어!" 이 녀석, 정말 융통성이라고는 전혀 없네. 세자가 다시 한번 움직이려 하면 옆에서 막을 생각을 해야지, 세자한테 사고라도 나길 바라는 거야? 당연히 그런 일을 바랄 리 없었던 청지는 이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제가 최대한 막아 보겠습니다만, 어쩌면…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마께서 세자의 곁에 머물러 주신다면, 세자께서 마마의 말씀은 당연히 들으실 겁니다." "나도 바쁜 사람이라고. 내가 언제 그 사람 곁에 머무를 시간이 있어?" 이경은 코웃음 쳤다. "마마, 사람 하나 살릴 수 있는 일입니다. 부디 내일 다시 오셔서 저희 세자를 돌봐 주십시오." "싫다고…" "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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