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全部章節:第 671 章 - 第 680 章

744 章節

제671화

이경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이럴 줄 알았다면 애초에 장난을 치지도 않았을 텐데.남백훈은 화가 난 나머지 아예 기절해 버렸다.이경의 실책이었다.간신히 열이 좀 내렸는데, 다시 불을 붙인 셈이었으니.하지만 방금 이경은 그저 농담을 던졌을 뿐이었다.“고대 남자들은 다 이래? 정말 여자한테 몸이 다 드러나면, 그렇게 죽고 싶을 정도로 치욕스러워하는 거야?”그 말을 들은 연지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공주 마마, 누구... 누구의 몸을 보신 겁니까? 혹시 남, 남백훈인가요?”이...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비록 남백훈이 한때 공주를 해치려 든 적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잖아?게다가 이번 전투에서 끝까지 성을 지키며 큰 공을 세운 공신이기도 한데.의식이 없는 사람을 상대로 그런 짓을 저지르다니.“너무하십니다! 저, 저 세자 나리께 바로 알릴 겁니다!”아무리 생각해도 구공주는 갈수록 제멋대로 구는 것 같았다.세자가 나서서 말리지 않으면, 다음엔 세자마저 당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바로 그때, 이경이 가까이 다가섰다.연지는 순간 얼굴이 붉어지더니 바로 한 걸음 물러섰다.“마마! 함부로 다가오지 마십시오! 저… 저 차라리 죽어 버릴 겁니다!”“……”이경은 내심 매우 답답했다.다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차라리 죽겠다는 건 또 뭐고!“칠조랑 문정수는 아직도 소식이 없어?”그녀는 더 이상 잡담하고 싶지 않았다.뜻밖의 말에 연지는 어리둥절해 있다가,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아직은 없습니다. 초나라로 돌아간 것 같지는 않고, 아마 이쪽으로 오는 것 같습니다. 칠 일 전부터 소식이 끊긴 상황입니다.”칠 일이라니, 벌써 그렇게나 오래됐었나!그나저나 두 사람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설마 몰래 숨어서 연애라도 하는 건 아니겠지?“계속 사람 보내서 알아봐.”칠 일이나 시간이 지난 상황이었다.정말 자신들을 찾으러 오려 했다면 진작 도착했어야 했다.“알겠습니다.”연지는 더 이상 이경과 단둘이 있고 싶
閱讀更多

제672화

“아직도 화난 거야?”이경이 그의 뒤를 쫓아가며 체념한 듯 물었다.“너무 쪼잔한 거 아니야? 좀 남자답게 굴어 줄래?”그러자 무연은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선 채 그녀를 노려보았다.화가 난 그의 얼굴은 어느새 새빨개져 있었다.“알아, 너도 남자라는 거. 그것도 자존심 강한 남자라는 거. 됐지?”지난밤 창랑 군영에서 창랑 대왕 탁서수를 협박해 인질로 삼고, 윤세현에게 넘긴 사람이 바로 그였다.그러니 당시 그 모습을 보고 매우 낯이 익다고 느꼈던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그런데 이경은 화가 난 그가 영영 떠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밖에 남아 연지를 도와 일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사실상, 그녀를 위해 계속 일하고 있던 셈이었다.“연지가 여태 나한테 계속 감추고 있었던 것도 네가 시킨 거야?”무연은 말없이 그녀를 흘겨보더니, 손에 들고 있던 약초를 그녀의 품에 쑥 밀어 넣고는 몸을 돌려 떠나 버렸다.이경은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품에 든 약초들을 바라보았다.채취한 지 얼마 안 된 약초들도 몇 개 있었다.이런 약초들은 관문 밖으로 나가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관 밖 깊은 산속 들판에서만 찾을 수 있었다.지금 북란관의 정세가 매우 긴박한 상황에, 멋대로 밖에 나갔다가 누구든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그런데 이 녀석!“미안해.”그 순간 무연의 발걸음이 멈추며, 그의 주먹이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미안해. 나한테도 사정이 있었다는 거, 너도 잘 알잖아?”그는 침묵했다.이경이 그 앞에서 이렇게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그날 넌 위험을 무릅쓰고 나를 위해 무진전 뒤뜰의 지형도를 가져와 주었지. 그건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두려웠어.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무연은 주먹을 더욱 꽉 쥐었다.그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차마 입을 열 용기를 내지 못했다.입을 열었다가는, 너무 쉽게 용서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그도 자존심만큼은 지키고 싶었다.자신은 누
閱讀更多

제673화

이경은 얼떨떨했다.고대 남자들의 사고방식은 참 이상할 때가 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하지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해가 안 돼도, 일단은 그냥 흐름에 몸을 맡기는 수밖에.그녀는 눈을 깜빡이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연의 안색을 살폈다.“정말 아닌 거지?”겨우 가라앉았던 무연의 분노는 순식간에 다시 치밀어 올랐다.“만약 내가 정말 당신 몸을 탐내서 이러는 거라면, 차라리 날…”“잠깐, 잠깐만!”이경은 서둘러 그의 말을 끊었다.“농담이야! 무슨 맹세까지 하려고 해? 난 미신을 믿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지만 가끔은 정말 흉흉한 일이 생기기도 하더라고!”그녀는 벌떡 일어나, 맹세라도 하려는 듯 치켜든 그의 커다란 손을 힘껏 끌어내렸다.그리고 부릅뜬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농담인 걸 못 알아들었어? 함부로 맹세하고 저주하고, 꼭 그렇게 진지하게 굴어야겠어?”무연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그는 농담이 무엇인지는 전혀 몰랐다. 그저 억울하기만 할 뿐이었다.“알겠어. 정말 그냥 농담이었어. 다들 농담 하나도 못 받아들이네.”하나는 화가 나서 맹세를 하려 들고, 하나는 화내다가 기절해 버리고.“안 떠날 거라면 계속 남아서 내 일을 도와줘. 보수는 예전만큼 줄게, 괜찮지?”“내가 보수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그래도 사람이 이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밥도 먹고 자고 옷도 사 입어야지. 돈이 없으면 어떻게 해?”보통 사람들은 돈 이야기를 꺼내면 다소 쑥스러워했지만, 그녀는 달랐다.“내가 너한테 보수를 준다고 해서, 너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야. 다만…”“정말 나를 친구로 생각해?”무연의 마음속에는 순간 ‘친구’라는 두 글자가 환히 밝혀졌다.사실 그는 내심 기뻤다. 다만 표정은 일부러 굳게 유지하고 있었다. 절대 자신이 쉽게 용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당연히 친구로 생각하지.”그 순간 무연의 마음속에는 온기가 퍼졌다.그러나 이어지는 이경의 한마디는 그의
閱讀更多

제674화

이경은 무연이 구해 온 약재들을 안고 몸을 돌렸다.무연을 다시 만난 건 정말 기쁜 일이었지만, 이경은 여태 밥 먹을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바빴다.지금으로서는 여유롭게 옛날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었다.그렇게 이경이 멀리 사라진 후에야, 무연은 시선을 거두고 손에 든 작은 병을 내려다보았다.이제 와 보니, 이경은 계속 자신을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진성에서부터 이곳까지 오는 내내, 수많은 모래바람과 안개가 가득했을 텐데, 이경은 오직 그의 얼굴 흉터를 치료해 주기 위해 오는 길에 약재를 하나하나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사실 무연은 얼굴에 난 흉터가 꽤 오래되어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그러나 그녀가 준 약은 정말 조금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다시 복도 끝을 바라보니, 어느새 이경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이경은 그가 아직 화가 난 줄 알았겠지만, 사실 그는 진작에 화가 풀린 상태였다.그는 쫓겨나던 날부터, 그녀가 자신을 쫓아낸 이유를 이미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는 바로 떠나지 않고, 계속 연지를 도와 바깥일을 처리하며, 이경의 근심을 덜어 주고 싶었다.이경이 건넨 약병을 손에 꽉 쥐자, 마음속에 오래간만에 찾아온 따스한 햇살이 환하게 비추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사실 무연은 정말로 순수한 사람이다.어린아이 만큼이나 순수한 사람이다.이경도 이 점은 이미 알아챘다.그에게 햇살 한 줌만 주어도, 그는 오랫동안 환하게 빛날 수 있는 소년 같은 사람이었다.스무 살을 갓 넘긴 젊은이는 이경에게 사실 그저 큰아이처럼 보일 뿐이었다.필경 21세기에서 이 정도 나이의 아이들은 아직 대학교 캠퍼스 대문조차 나서지 않았을 테니까.그녀는 문득 예전 전부의 형제들이 생각났다.비슷한 또래의 그 아이들은 전투에 참여할 때면 하나같이 독했지만, 사적으로 만날 때는 하나같이 순수했다.이내 그녀는 남백훈의 방으로 들어가 새 약탕을 만들기 시작했다.그녀는 실로 매우 바빴다.겉보기에는 그저 남백훈의 곁을 지키는 것 같았지만, 사실 전장에서
閱讀更多

제675화

남백훈은 깊은 굴욕감을 느끼며, 약즙을 섞은 물 두 그릇을 겨우 다 마셨다.이내 이경은 그를 다시 침대에 눕혀 두었고, 가끔 열이 나는지 확인하는 것 외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절벽에서 떨어져 거의 죽을 뻔했던 그때 이후로, 그는 이렇게까지 허약해져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허약한 몸으로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도, 이경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은 볼 수 있었다.그는 여태 이렇게까지 당당하고 강인한 아가씨를 본 적이 없었다.동작은 능숙하고 빠른 데다, 약을 고르고 배합할 때에는 어떠한 계량 도구도 필요 없었다. 손이 닿는 대로 마구 집는 것처럼 보였지만, 분량은 거의 정확했다.게다가 한 손으로 약을 갈면서 동시에 다른 한 손으로는 약을 배합하기도 했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면서도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었다.그 사이 연지는 여러 번 찾아와 가득 찬 약을 가지고 나갔다.뿐만 아니라 무연 역시 방을 드나들었다.그는 올 때마다 그녀에게 약재를 가져다주었다.그렇게 모인 약재들은 바닥에 가득 쌓여 있었다. 밖에 얼마나 많은 형제들이 다쳐 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이 약은 취선방에서 달여. 한 번에 한 솥 가득 달여서 반 솥 정도로 줄어들면, 칼이나 검에 다친 형제들한테 한 그릇씩 먹여. 그렇지 않으면 한밤중에 염증이 생겨 열이 날 수도 있어.”“예!”연지는 염증이나 열이라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 것 같았다.공주의 어휘는 유난히 어려웠다.이내 연지는 사람들을 데리고 약을 가지고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급히 다시 돌아왔다.“공주 마마, 두 명의 형제가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갑자기 피를 토해냈습니다.”“내가 가 보마!”이경은 약상자를 들고 즉시 문을 나섰다.그녀는 나가기 전, 막 약재를 들고 온 무연에게 한마디 했다.“저 불 좀 지켜봐. 물이 반 솥 정도로 줄어들면 바로 약을 떠내고 찌꺼기를 걸러내. 그렇지 않으면 약찌꺼기가 약즙을 다시 빨아들이게 될 거야.”“다 달이고 나면 열이
閱讀更多

제676화

“공주 마마, 이서영이 돌아왔습니다.”깊은 밤, 연지가 급히 달려와 보고했다.“드디어 돌아왔군!”이경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쌀쌀맞게 콧방귀를 뀌었다.“얼른 정리하라고 해. 내가 데리고 창랑대왕을 만나러 갈 거야.”“마마, 이서영은 죽는 걸 매우 두려워하는 사람입니다. 탁서수 앞에서 멋대로 지껄이지는 않을까요?”연지는 몹시 걱정됐다. 혹여 이서영이 사고를 쳐 일을 망쳐 놓을까 봐.하지만 창랑대왕과의 협상에는 남진의 전하가 반드시 필요했다.필경 구공주는 초나라의 공주이고, 세자 역시 초나라의 세자였으니.게다가 남진의 삼황자는 지금 중상을 입어 협상은 더욱 불가능했다.장암은 그저 사관일 뿐 황족이 아니기에 당연히 협상 자격이 없었다.결국 못난 전하가 돌아와야만 협상이 가능한 상황이었다.“함부로 못 떠들게, 내가 방법을 찾아볼 거야.”이경은 약 보따리를 정리해 그에게 건넨 뒤, 하루 종일 생각해 온 문제를 꺼냈다.“그 사람은 어떻게 지내?”“누구 말입니까?”연지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 곧 알아채고 서둘러 대답했다.“하루 종일 성벽 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 번도 쉬지 않으셨습니다.”그 말에 이경의 마음은 가라앉았다.그가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은 진작에 들었고, 계속 만나 보고 싶었지만, 그의 부상은 병사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지금은 큰일을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비록 보고 싶어 죽을 지경이라 해도.“일정 잡아. 내가 이서영을 데리고 탁서수를 만나러 갈 거야.”“알겠습니다!”그렇게 연지가 떠난 후, 이경은 다음 약을 준비하며 약을 갈고 있었다.책상 위에는 베어 문 만두가 하나 놓여 있었다.약가루를 다 갈아 봉지에 넣고 다음 약재를 고르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만두를 집어 들고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먹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계속 약재를 골랐다.남백훈은 이렇게까지 호탕한 공주를 본 적이 없었다.한 나라의 공주라면 당연히 호의호식하며 편안한 생활을 누려야 마땅한 법인데, 그녀는 다른 병사들과 똑같이 소박한 음식을 먹거나
閱讀更多

제677화

“너...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남백훈의 쉰 목소리가 간신히 목구멍에서 흘러나왔다.“내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깨어나려 하지 않을 거잖아?”그제야 이경은 손을 놓았다.물론 그녀는 정말로 그의 바지를 벗기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남백훈이 목숨보다 자존심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를 다시 기절시키고 싶지 않았다.“됐어, 이젠 완전히 열이 내렸네. 더 이상 흥분하지 마. 또 기절할 수도 있으니.”그녀는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남백훈은 여전히 자신의 바지를 붙잡고 있었다. 혹여 정말 벗기기라도 할까 봐 두려웠다.그 모습은 어리석으면서도 귀여워, 이경의 눈에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보였다.남백훈은 그런 그녀를 그저 노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난 이따가 창랑대왕을 만나러 가야 해. 알아서 스스로 몸 잘 챙기고, 오늘 밤은...”“함께 있어 줘.”남백훈 자신조차도 왜 이런 말을 입 밖에 냈는지 알 수 없었다.병을 앓고 있는 탓에 요즘 정신이 혼미해져 그런 게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평소의 그였다면 절대 이렇게 방탕하게 굴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순간 다시금 가슴이 아리기 시작했다.이경은 찌푸려진 그의 인상을 바라보았다.“고독이 발작한 거야?”남백훈은 아무 말 없이 미간을 더욱 깊게 찌푸렸다.너무나도 아팠다.“절정 고는 모든 욕정을 끊어 버리는 독이야. 네게 이 독을 내린 사람은 너를 해치려는 게 아니라, 너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려고 그런 것 같아.”“그 사람이 혹시 군주인 건가?”이경은 살며시 웃음을 보였다.그녀는 남백훈의 얼굴을 쓱 한 번 닦아 주고는, 원래 자리로 돌아가 계속 약을 갈았다.“전에 강호에서 나를 대상으로 한 체포령이 내려졌었어. 북진 황족에서 발령한 것이라고 하더라고.”“내 생각엔, 내가 북진과 유일하게 충돌했던 일은 바로 북진에서 온 검은 옷 사내들 때문이란 말이지.”그 말에 남백훈은 주먹을 꽉 쥐었다. 순간 머릿속에는 당시 그 사건이 스쳐 지나갔고, 마치
閱讀更多

제678화

“콜럭!”이경은 가볍게 기침을 했다.비록 남백훈과 ‘한가로운 담소’를 나누고 있긴 했지만, 그녀의 두 손은 단 한순간도 멈춘 적이 없었다.그녀는 한편으로는 약재를 갈고 고르면서 말을 이어 갔다.“장암이 너한테 얘기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네. 내가 그 여자한테 무슨 말을 했는지.”“무슨... 말?”순간 남백훈은 가슴이 살짝 떨려 왔다.그는 직감적으로, 이경이 했던 말이 분명 자극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자신이 듣고 나면 어쩌면 화가 나 미쳐 버릴 수도 있는 그런 발언일지도 몰랐다.이경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난 그저 너를 시험해 본 것뿐이야. 너한테 아직 다 사라지지 않은 양심이 남아 있는지 궁금했거든.”“무슨 뜻이야?”남백훈이 쉰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장암한테 건넨 말은 바로 이거야. 만약 네 생각이 나와 같다면 네 말을 따르고, 만약 다르다면 너를 묶어 두었다가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라고.”“……”남백훈은 순간 굳어 버렸다.충격을 받은 그는 하마터면 피를 토해낼 뻔했다.정말이지. 차라리 기절하고 싶은 기분이었다.“흥분하지 마. 네 몸에 든 절정고는 네 감정의 기복이 클수록 더 아프게 발작할 거야.”이 아이도 참, 어릴 때부터 이런 고독에 중독되어 모든 욕정을 끊고 살다니.대체 장차 무엇을 시키려는 건지, 혹시 황제라도 시키려는 건가?하지만 인간이 아무런 욕정도 없이 용상에 앉아 세상을 다스리는 황제가 된다면, 그게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자고로 높은 곳은 평생 외롭고 고단한 법이라, 고통만 가득할 뿐이다.남백훈은 다시금 자신의 심장을 움켜쥐었다.정말… 너무나도 아팠다.마침내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하고 나서, 그는 완전히 손을 내려놓았다.그는 무기력하게 침대에 누운 채 이경을 바라보았다.그에게 있어서 이경은 악마 같은 존재였다.“난 그저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 너도 내가 너를 속이길 바라진 않을 거잖아?”“또 얼마나 더 알고 있는데?”남백훈이 그녀에게 물었다. 그의 말투는 다소 평온했다.역시 절
閱讀更多

제679화

남백훈은 꽉 쥔 주먹을 천천히 내려놓았다.더 이상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힘껏 부여잡고 있던 심장도 완전히 놓아 버렸다.그래도 비밀이 들통 나니, 오히려 마음이 무척 편안해졌다.비밀을 숨기는 일이란 정말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괜히 사람의 마음만 지치게 만드는 일이었다.지금 이 순간, 남백훈은 마치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거대한 돌을 누군가가 순식간에 치워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만큼 편안하고 자유로워졌다.비록 앞날에는 깊은 심연이 펼쳐져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의 몸과 마음이 매우 편안했다.“그래서.”이경은 여전히 약을 갈고 있었다.남백훈은 약공이를 쥔 그녀의 손이 살짝 떨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그녀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담담하고 경쾌했다. 그래서 남백훈은 당연히 그녀가 지금 이 순간 매우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알아챌 수 없었다.“그래서, 남경 황제 앞에서 이서영의 친자 감정을 할 때, 네가 이서영과 남경 황제의 피를 바꿔치기해서 그런 감정 결과가 나오게 된 거야?”그녀의 한마디에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녀의 심장은 크게 떨리고 있었다.보름 넘게 그녀를 괴롭혀 오며, 마치 커다란 산처럼 그녀의 마음속을 짓누르고 있던 그 친자 감정.그녀는 남백훈이 이제 더 이상 자신을 속이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그리고 자신에게 증거가 있다고 그가 믿어 주기를 바랐다.하지만 사실 이경에게는 증거란 전혀 없었다.당시 이경은 그를 매우 믿었었다.그리하여 지금은 그에게 사실을 말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이서영은 자신의 엄마의 딸이 아니라고.그에게 말하고 싶었다.이서영은 절대 아니라고.한편 남백훈은 정말로 그녀의 감정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정말로 이경이, 자신이 그녀를 속인 증거를 찾았다고 생각했다.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이미 잘 알고 있으면서, 왜 나한테 묻는 거야?”“네 입으로 직접 듣고 싶었을 뿐이야.”이경의 목소리가 떨렸다.남백
閱讀更多

제680화

한편 이서영은 청지에게 끌려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청지는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그녀를 끌고 이리저리 움직였다.“이 손 안 놓으면 내가... 윽! 이거 뭐야? 윽! 큵... 나한테 대체 뭘 먹인 거야?”그녀는 언제 나타났는지도 모를 이경을 노려보며 소리 질렀다.“미친 사람, 네가...”“독이야.”이경은 팔짱을 끼고 아주 여유롭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너! 너! 너...”깜짝 놀란 이서영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하마터면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마침 그때 복도 끝에서 걸어오는 윤세현을 발견한 이서영은 청지를 확 뿌리치고 달려갔다.“오라버니, 저 여자가...”“왜?”윤세현은 눈을 가늘게 뜬 채 그녀를 노려보았다.그 모습에 이서영은 순간 움찔했고, 목소리도 저절로 낮아졌다.“그... 이경이... 저한테 독을 먹였어요! 오라버니, 저 좀 살려 주세요, 제발!”이제야 윤세현에게 이경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공공연하게 독까지 먹이는 여자라고.“네가 독을 먹였어?”윤세현은 어두운 표정으로 이경에게 다가갔다.하지만 그가 불쾌한 것은 이경이 이서영에게 독을 먹인 일이 아니었다.그는 이경이 일을 처리할 때 나름의 분수를 지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가 불쾌한 것은, 이경이 어젯밤 돌아온 이후로 하루 종일 남백훈만 지키고 있었다는 점이었다.자신 역시 부상을 입었는데, 왜 자신에게는 조금의 관심도 보이지 않는 건지.왜 이토록 편애하는 건지!“날 그렇게 바라봐서 난 또 침대 위에서 있었던 그 일들을 떠올리는 줄 알았어.”“푸읍! 큵... 큭큭...”청지는 재빨리 뒤로 물러섰고, 하마터면 침을 잘못 삼켜 질식할 뻔했다.그는 여태 이렇게 당돌한 여자도 처음 보았고, 이렇게 당돌한 말도 처음 들어 봤다.그녀의 한마디에 이서영도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이게 여자가 할 수 있는 말이야?남진의 처녀라 하더라도 절대로 이렇게 당돌한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이 여자, 진짜 파렴치하기 짝이 없네!“오라버니.
閱讀更多
上一章
1
...
6667686970
...
75
掃碼在 APP 閱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