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บทที่ 711 - บทที่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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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1화

이내 마음이 초조해진 향란은 계속해서 무연의 땀을 닦아 주었다.무연의 이마는 점점 뜨거워지며 정신도 완전히 흐릿해졌다.몽롱한 상태에 빠진 그는 밤이 깊어 갈수록 끊임없이 헛소리를 했다."미안해, 경아. 미안해…"어찌할 방도가 없었던 향란은 거의 절망에 빠질 지경이었다."소주, 정신 차리세요. 제발 깨어나 주세요. 저를 놀라게 하지 마세요.""경아…"그러나 무연의 무거운 눈꺼풀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하루 종일, 그의 의식은 점점 흐려졌고 반나절 넘게 깨어나지 못했다."소주…"향란은 침대 앞에 무릎을 꿇은 채 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소주, 제발 깨어나 주세요. 저를 놀라게 하지 말라고요. 제발 부탁드려요."하지만 그는 여전히 눈을 뜨지 않았다. 눈꺼풀이 천근만근처럼 무거워 도저히 들리지 않는 듯했다.지칠 대로 지친 그는 더 이상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았고, 마음에 걸리는 건 오직 단 한 가지뿐이었다."미안해…"미안해, 난 어쩔 수 없었어.미안해, 난 더 이상 네 곁에 있을 수 없게 됐어.미안해, 내가 널 배신했어.미안해, 미안해…"소주… 흑흑, 어쩌다 이렇게 된 거죠? 저희는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거죠?"향란은 바닥에 주저앉아 무연의 새하얀 손을 붙잡았다.그의 손은 뜨거웠지만, 손바닥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마치 온기가 조금도 없는 것처럼.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멀쩡했다. 다 같이 무씨 가문에서 평온하고 편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이곳으로 오기 전, 구공주가 보내 준 물자 덕에 그들의 생활도 훨씬 나아졌다.산골짜기에 심은 감자는 새 잎을 틔웠고, 곧 싱싱한 감자가 자라날 예정이었다.덩굴에는 과일과 채소가 가득 열려 있었고, 신선한 콩도 달려 있었다.향란은 소주가 돌아가기만 하면, 후산 땅에 심어진 과일과 채소를 보고 반드시 기뻐하고 감동할 것이라 믿었다.그런데 바로 그때, 뜻밖의 소식이 그들의 모든 운명을 바꿔 놓았다.바로 전하가 출정하여 창랑족을 토벌한다는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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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이경은 약상자를 내려놓고 곧바로 주사기를 꺼내, 먼저 해열제 주사 한 대를 놓았다.지금 무연의 몸은 열이 너무 높았다. 적어도 40도는 넘는 듯했다.게다가 고열이 오래 지속된 상태라, 즉시 열을 내리지 않으면 설령 낫는다 해도 후유증이 남을까 걱정되었다.사실 이경이 오늘 그에게 남겨 준 약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이라, 이렇게까지 열이 높게 오를 리는 없었다.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슴속에 맺힌 울결이 치밀어 오르면서 염증이 생기지 않았는데도 고열이 떨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이경은 일단 무연에게 주사를 놓은 뒤, 그의 옷을 살짝 벗겼다. 그의 등에는 그녀가 준 약가루가 뿌려져 있었다.그러나 그 약가루는 멋대로 흩뿌려져 있었다. 누군가 조심스럽게 약을 발라 준 흔적은 전혀 없었다.향란이 계속 돌보고 있던 것 아니었어?이것이 바로 고대 남자들의 강한 고정관념인 건지, 무연은 심지어 자신의 등조차 여자에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반면 그런 관념이 없었던 이경은 무연의 옷을 손쉽게 벗겨 냈다.옷을 벗기지 않고 어떻게 약을 바를 수 있겠는가? 목숨이 중요한가, 아니면 그 따위 고정관념이 중요한가?그저 등을 보는 것뿐이지, 말할 수 없는 중요한 부위를 보는 것도 아닌데.그의 등 상처는 사실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 정말 심각한 것은 내상이었다.이경은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그의 등 상처에 약을 발라 주었다.이번에는 그가 스스로 멋대로 뿌린 것보다 훨씬 깔끔하게 발렸다.약을 바르고 다시 얼굴을 살펴보니, 무연은 땀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주사약은 역시 효과가 좋았다.특히 체격이 좋은 사람에게는 더 그랬다.곧 이경은 그의 몸을 뒤집어 편히 누울 수 있게 했다.그러자 무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방금 조금 편안해진 것 같았는데, 등이 다시 아파오기 시작한 것이다.흐릿한 의식 속에서 그는 눈을 떴다. 눈앞에 들어온 것은 그토록 그리워하던 이경의 얼굴이었다."경아…"그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얼굴을 만지고 싶었다.그러나 이경은 겨우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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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3화

"그놈의 몸이 그렇게도 좋아?"윤세현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다소 죄책감이 어린 듯한 이경의 눈빛을 바라보았다.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쳐다본 데다가, 직접 그 몸을 만지기까지 하다니.비록 윤세현 역시 이경이 무연의 몸을 닦아 주기 위해 그런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경의 손가락은 분명 무연의 가슴에 닿았다.다시 그 장면을 떠올리자, 윤세현은 몸속 고독이 발작하지는 않았는데도 심혈이 미친 듯이 치밀어 올랐다.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달려가 침대에 누운 무연을 찢어 버리고 싶었다.반면 이경의 표정은 다소 굳어 있었다. 그녀가 죄책감을 느낀 이유는 무연을 만져서가 아니라, 무연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무연은 이서영의 곁에 남기로 스스로 선택했다.그 속에 아무리 많은 사정이 있다 해도, 그가 직접 선택한 것이다.그렇기에 그가 죽든 말든, 사실 이경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그런데 왜 또 만나러 간 걸까."낮에는 사람들 앞에서 무관심한 척하더니, 혹시 네가 걱정하는 걸 이서영이 알고 더 괴롭힐까 봐 그런 거야?"윤세현은 자신이 이경을 점점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있음을 깨달았다.하지만 이해하면 할수록 더욱 화가 났다.대체 왜 이경은 마음속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담을 수 있는 걸까?언제쯤이면 오직 자신만을 온전히 담아 줄까?"참 영리하고 신통하네. 이제는 나도 뭘 숨길 수가 없겠어."이경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어색한 미소를 띤 채 그에게 다가갔다."그나저나 당신은 왜 지금 여기에 나타난 건데? 꽤 오래 훔쳐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성문은 지금 지키기도 어려운 판인데, 모두를 버리고 도망친 건가?"그러자 윤세현은 그녀를 흘겨보았다.그의 예상대로, 이경의 입에서는 좋은 말이 나올 리가 없었다.혹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독한 말을 하는 걸까?"문백훈 보러는 안 가? 숨 한 번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병으로 죽을 수도 있는데 걱정되지 않아?"윤세현의 입 역시 만만치 않게 못됐다."문백훈의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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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화

이경은 자신과 윤세현의 관계를 생각하면, 세자가 자신을 상대로 어느 정도는 봐줄 거라 생각했다.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녀가 되받아치자 윤세현은 순식간에 장력을 더했다.그 강력한 내력은 마치 태산이 내리누르는 듯한 힘과 같아, 이경으로서는 도저히 막아 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이 세상에 이 정도 힘을 막아 낼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일 것 같았다.나쁜 놈. 왜 나를 괴롭히는 거야?윤세현은 제대로 이경을 향해 공격을 날린 것이다.순간 이경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상대의 장력이 너무나도 맹렬하고 강해, 그 장풍 아래에서 몸을 가누기가 매우 어려웠다.몸을 가누기는커녕, 크게 다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일 지경이었다.그렇게 그녀는 당장이라도 땅에 처박힐 것 같았다.그녀의 몸이 땅에 닿으려는 바로 그 순간, 또 다른 길고 강한 장력이 순식간에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이경은 자신을 잡아당기는 힘을 느끼고, 그 힘을 빌려 몸을 돌려 일어서려 했다.그러나 윤세현은 그녀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힘껏 잡아당겼다.이경이 제대로 땅에 서기도 전에, 그녀의 몸은 가볍게 허공으로 떠올라 그의 품속으로 들어갔다.곧 윤세현은 몸을 돌렸고, 가산 앞에서 이경을 석벽으로 밀어붙였다.동시에 한 줌의 은침이 그의 목을 겨누었다. 은침은 그의 목 대동맥에 매우 가까이 닿아 있었다.거의 맞닿은 상태였다."아무도 너한테 ‘색’ 자 위에는 칼이 있다는 말을 해 주지 않았어?"만약 윤세현이 다급히 이경을 안아 들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은침이 그의 목에 닿지도 못했을 것이다.애초에 그런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그럼 넌 ‘모란꽃 아래서 죽어도 귀신이 되어 이승을 떠돈다’는 말은 들어 본 적 없는 거야?"윤세현은 심장이 다시금 아려 왔지만, 일단은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이경의 얇은 입술을 바라보았다.이경은 정말 그를 죽여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언제 어디서든 사람을 괴롭히기만 하니, 정말 지긋지긋했다.이경의 손에는 여전히 은침이 들려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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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거만하기 그지없는 구공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날이 있을 줄이야?"윤세현은 가쁘게 숨을 내쉬었다. 그는 결코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이 아니었다.한 번 충동적으로 굴면 그의 심장은 칼로 베이는 듯 아파 왔으니까.이경은 여전히 두 손으로 그의 어깨를 짚고 있었다.힘으로 따지면, 그녀 같은 사람이 열 명 모여도 세자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즉, 그녀는 지금 그를 해칠 수 없었다.결국 그녀는 그가 자신을 붙잡아 놓고 마음대로 구는 것을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다.그나저나 윤세현은 정말로 이경이 손을 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걸까?"제발 그만해. 그러다 고독이 발작할 거야."사실 고독은 이미 발작하기 시작했다. 다만 윤세현이 애써 억누르며, 그 어떤 고통스러운 표정도 보이지 않았을 뿐이었다.그는 사내로서 이 정도 고통은 견딜 수 있었다.그가 가장 견딜 수 없는 것은, 이경이 하루 종일 수많은 남자들의 방을 드나드는 일이었다.그런데 윤세현은 벌써 며칠째 버림받은 상황이었다.이경에게 더 이상 양심이 있기는 한 건지 의문이 들었다."내 생사를 걱정해 주긴 하네?""내가 당신을 신경 쓰지 않아야, 당신이 살아갈 수 있잖아."이경은 작게 중얼거리며 다소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당신도 지금 본인이 어떤 상태인지 잘 알고 있잖아. 요 며칠 동안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고, 정신도 얼마나 맑았는데?"윤세현은 예전에 하루 종일 이경과 함께 있을 때 보이던 그 귀신 같은 얼굴보다, 지금이 훨씬 보기 좋았다.그때는 그가 고독에 걸렸다는 걸 몰랐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으니 함부로 다가갈 수 없었다."차라리 네 품 안에서 죽을 거야!"그러나 윤세현은 전혀 이경에게 고마워하지 않았다.품 안에서 죽겠다니…그 말에 이경은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그날 밤, 자신이 윤세현을 아래에 깔고 고개를 숙인 채 그에게 했던 일들이 떠올랐다.순간 그녀의 얼굴은 익은 토마토처럼 빨개졌다.이미 다 지나간 일인데, 앞으로 다시는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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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안 가… 오늘 밤은 안 간다고."볼 건 다 봤으니 이제 안 볼게, 됐지?"그럼 나랑 좀 자!"윤세현은 한 걸음 다가섰다.이경은 마음 같아서는 그를 한 방 걷어차 버리고 싶었다.하지만 감히 그럴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는 지금 몹시 아파하고 있었다.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마음이 아파서."같이 잘 수는 없어."이경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신도 지금 자기 상태를 잘 알잖아.""그냥 같이 자기만 하자고!"정말 순수하게 이불만 덮고 이야기하다가 잠들자는 뜻이었다.헛된 생각만 하지 않고, 이경이 유혹하지만 않으면 윤세현도 아프지 않을 터였다.이경은 기가 찼다. 문제는 그녀가 원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윤세현이 충동을 전혀 참지 못하는 게 문제였다.스물세 살. 한창 피가 끓고 혈기가 왕성한 나이였다.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여자를 품에 안고 있는데, 과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까?절대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도리에 맞게 행동해.""난 도리 같은 건 생각해 본 적 없어."왜 자꾸 도리를 따지는 거지?무슨 일이 생기면 주먹으로 해결하면 그만인데.물론 이경에게는 주먹을 쓸 필요도 없었다.손만 움직이면 됐다.지금처럼.하지만...젠장, 심장이 너무 아팠다.이 빌어먹을 고독!"당신 얼굴빛이 너무 안 좋아. 일단… 손 놔!"아플 걸 알면서도 끝까지 손을 놓으려 하지 않다니.상대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경은 진작 무시했을 것이다.하지만 윤세현만은...무시할 수 없었다.그를 외면하면 그녀 역시 마음이 편치 않았으니까."일단 손 놔..."이번에는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였다.이경이 이렇게 다정한 목소리로 윤세현에게 말한 건 처음이었다.순간 윤세현의 마음이 흔들렸다. 동시에 고독의 고통이 몰려와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그러자 이경은 당황했다."손 놔! 이러다 또 피 토하겠어!"그녀는 있는 힘껏 그의 손을 밀어냈다.윤세현이 심장을 움켜쥔 틈을 타 그녀는 곧바로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재빨리 멀찍이 물러난 뒤에야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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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저 밖에 널린 기생 같은 남자들을 어떻게 세자랑 비교할 수 있겠어. 안 그래?"이경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이제는 만족하겠지?윤세현은 심호흡을 한 뒤 돌담에 기댄 채 천천히 숨을 골랐다.방금에는 정말 너무나도 아팠다.전장에서 적의 장검에 살갗이 베이는 것보다도 더 아플 정도였다.더 이상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천천히 호흡을 가라앉히자, 그제야 격통이 조금씩 누그러졌다.그는 눈을 감았다 뜨며 여전히 내공을 조절하고 있었다."그럼 네 말은, 이 세상에서 네가 날 가장 좋아한다는 거네?""..."이렇게 해석한다고?그래, 본인이 좋으면 됐지.이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응."어차피 아이 하나 달래는 것뿐이니까."진지하게 굴어."하지만 윤세현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 순간, 이경은 바로 인상을 찌푸렸다. 화가 나 당장 떠나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그렇게 등을 돌리는 것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가능한 일이었다.윤세현은 바로 그 점을 노리고 있었다. 이경이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대체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윤세현은 여전히 돌담에 기댄 채 그녀를 흘끗 바라보았다.이경은 정말로 당장이라도 떠나 버리고 싶었다.하지만 결국 순순히 한마디를 내뱉었다."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세자야."거기에 달콤한 미소까지 더하니, 꿀이 뚝뚝 떨어질 듯했다.그제야 윤세현의 가슴속에 맺혀 있던 울화가 마침내 가라앉았다."네가 말하지 않아도 난 잘 알고 있어."그는 다시 평소처럼 차가운 태도를 되찾았다."..."이경은 할 말을 잃었다.개 같은 녀석! 정말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네.이내 윤세현이 돌아서 떠나려 하자, 이경은 곧바로 한 걸음 따라붙었다."어디 가려고?""이제 성벽을 지키러 가야지."윤세현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저벅저벅 멀어져 갔다.성벽을 지키러...이경은 최근 들어 이마에 주름이 몇 개 더 생긴 것 같았다. 전부 윤세현 때문이었다.성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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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화

윤세현에게는 하루에 고작 한 시간뿐인 휴식 시간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귀한 시간을 전부 자신 때문에 허비했다는 생각이 들자, 이경은 괜히 마음이 쓰렸다.방금 그가 함께 좀 자자고 했던 이유도 바로 그것이었다.정말로 잠깐이라도 함께 있고 싶던 것이었다. 세자는 지붕 위에 앉아 무연을 치료하는 이경을 훔쳐보는 데 이미 대부분의 시간을 써 버렸을 테니까.설령 함께 잔다고 해도, 정말 아주 잠깐뿐이었을 것이다.게다가 밤낮없이 북란관을 지키고 있으니, 아무리 무쇠 같은 사람이라도 버텨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그 생각에 이경은 가슴이 저려 왔다.언제쯤이면 더는 그 때문에 마음 아파하지 않게 될까?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이경은 청지를 바라보며 물었다."너도 곧 성벽으로 가야 하지?"청지는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입니다. 하지만 먼저 세자 나리를 찾아뵙고 가려고 합니다."그는 막 성문으로 향하려던 참이었지만,세자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찾고 있던 것이었다."찾지 마. 아까 왔다 갔어. 이미 성벽으로 돌아갔을 거야.""뭐라고요?"청지는 깜짝 놀랐다."하지만 나리께서는 쉬지도 않으셨고, 공주 마마께서도... 침실에 안 계시지 않았잖습니까."이경은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가산 뒤에서 두 사람이 벌인 일을 말할 수도 없지 않은가?비록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윤세현은 분명 제멋대로 굴었다.이경은 얼굴을 붉힌 채 마음을 가라앉히고 침실로 걸어갔다."나 따라와. 내가 만든 베개 하나 줄게."그녀는 베개를 꺼내 청지의 손에 건네며 말했다."세자한테 가져다줘. 가끔 기대서 잠깐이라도 쉬게 해 줘. 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까."사람은 오랫동안 잠을 못 자면 몸이 정말 망가지게 된다.청지는 품에 안긴 푹신한 베개를 내려다보며 순간 부러움을 느꼈다."마마께서 이렇게 신경 써 주시니, 나리께서도 반드시 잘 쉬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사라져 버렸다.사실 윤세현뿐 아니라 청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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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화

향란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서영은 오히려 방에 혼자 있었다.이서영 정도 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수많은 시중드는 사람이 곁을 지키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방에 남에게 알려져서는 안 될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게 아닌 이상...하지만 지금의 향란에게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든 상관없었다.그녀의 목표는 오직 하나, 바로 이서영을 죽이는 것이었다. 전하를 죽인 뒤에는 스스로 지옥으로 내려가 남성 전하와 노장군께 죄를 청할 생각이었다.향란은 자신의 목숨쯤은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하지만 전하를 죽여야만 소주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그래야만 소주는 구공주 곁에 남아 자신이 원하는 삶을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소주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것쯤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이서영의 방은 무척 넓었다. 소문에 따르면 그녀가 이곳에 도착한 뒤 수십 명이 밤낮없이 공사를 서둘러 완성한 곳이라고 했다.원래 따로 떨어져 있던 다섯 개의 방을 하나로 합쳤고, 그 안에는 목욕탕까지 새로 만들었다.이토록 사치스러운 생활은 전쟁이 끊이지 않는 북란성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사욕만 채우고 백성은 안중에도 없는 전하가, 더 이상 남진에 무슨 도움이 될 수 있겠는가?향란은 창문으로 몰래 들어와 단도를 움켜쥔 채 조심스럽게 안쪽으로 걸어갔다.한편 이서영은 목욕탕 곁에 서 있었다. 여러 겹의 휘장이 드리워져 있어 그녀의 모습은 희미하게만 보였다.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옷을 벗은 것 같았지만, 목욕탕에 들어가지도 않은 채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방 안은 불빛마저 어두워 향란이 몸을 숨기기에는 더없이 좋았다.그녀는 벽에 바짝 붙어 조금씩 안으로 다가가며, 조금의 소리도 내지 않으려 애썼다.그런데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이서영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렇게 들여다봐도 소용없어. 네 허리 옆에는 나비 모양 점이 없잖아."그 순간 향란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발걸음도 멈췄다.방 안에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이서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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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이언이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은 이미 사람을 시켜 태후께 전해 두었어. 하지만 남성의 친딸이 아직 이 세상에 살아 있는지는 지금으로선 나도 확실히 알 수 없어."영은은 의자에 앉은 채 상반신을 드러낸 이서영을 흘끗 바라보며, 그녀의 허리 옆으로 시선을 고정했다.그 허리는 매끈하고 아름다웠지만, 아쉽게도 가장 결정적인 점은 없었다."앞으로도 넌 남진의 전하로 살아갈 수는 있어. 하지만 태후께서는 네 비밀을 전부 알고 계셔. 설령 네가 나를 속여 없앤다고 해도, 태후의 입까지 막을 수는 없다는 뜻이야!"이서영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태후의 입을 막는 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것은 즉, 그녀는 평생 태후 일당에게 약점을 잡힌 채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태후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왜? 전하로 사는 삶이 그렇게 마음에 들어서, 이제는 초나라 황실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고 싶은 거야?"영은은 그녀의 속내를 단번에 꿰뚫어 보았다. 어리석은 이서영이 우스워 보일 뿐이었다."넌 경비의 딸이자, 영원히 초나라 황실 사람이야. 언젠가 태후를 배신하는 날에는 반드시 모든 걸 잃게 될 거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태후께서는 제 할마마마이신데, 제가 어떻게 배신할 수 있겠어?"이제는 눈치가 빨라진 이서영은 감히 영은 앞에서 함부로 굴지 못했다.그녀는 일부러 애교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태후께서 없으셨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야. 태후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는 평생 잊지 못할 텐데, 내가 어떻게 배신하겠어?""걱정하지 마. 앞으로 남진이 내 손에 들어오기만 하면 남진 전체를 태후께 바칠 거야.""난 믿어. 태후께서도 날 박대하지 않으실 거고, 내가 훗날 남진의 여황제가 되면 영원한 평안도 내려주실 거라고.""그 정도는 알고 있다니 다행이네."영은은 차갑게 웃었다.이서영은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이를 갈고 있었다.정말 남진의 여황제가 되는 날이 온다면 가장 먼저 눈앞의 영은부터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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