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구공주의 재주는 정말 대단했다. 마찬가지로, 일을 계획하고 운용하는 그녀의 능력도 정말 누구도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적어도 지금까지, 남백훈은 오직 한 사람만이 그녀와 견줄 만한 지혜를 가졌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사람은 지금... 그는 소리 없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윤세현이, 이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줄 아는 이경의 능력을 알게 된다면 더욱 그녀에게 미쳐버리지 않을까? 아름답고 지혜로운 데다가 냉혹하고 단호하기까지 하다니...정말 모든 사람을 애타게 만드는 여자였다. 이러다가 나조차도 갖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구공주는 탁서의에게 이상 징후가 있다고 말했고, 그날 오후 창랑 대군 쪽에서는 역시나 움직임이 있었다. "공주 마마, 세자 나리, 창랑 대군이 진영을 옮겨 다가오고 있는데 지금은 북란관에서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거리에 다가와있습니다." 정찰병이 보고할 무렵, 이경은 마침 짬을 내어 반찬을 들고 성벽으로 '출장' 나온 참이었다. 창랑 대군은 안 그래도 북란관에서 매우 가깝게 있었는데, 이젠 한 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진을 치고 멈추고 있다니, 대군으로 하여금 압박을 주게 됐다. 윤세현은 이경이 준 망원경을 들어 성벽 가장 높은 곳에 서서 한 번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움직이고 있었던 창랑 대군은, 지금은 멈춰 있었다. 하지만 그 거리는 기병대가 한 시간도 채 안 되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였다. 너무나도 가까이 다가왔기에, 일단 소식이 전해지면 북란성 백성들은 또 밥을 먹지 못하고 잠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뒤를 돌아보니, 이경은 여전히 반찬을 늘어놓고 있었고 얼굴에는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이미 예상했던 거야?" 그는 망원경을 내려놓고는 손을 흔들어 정찰병더러 먼저 물러나게 했다. 이경은 그에게 물수건을 건네며 말했다. "먼저 손 닦고 와. 배부터 채워야지." 윤세현은 그녀의 앞에서는 매우 순종적인 태도를 보였다. 말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