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Chapter 741 - Chapter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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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1화

이것이 바로 경노궁의 위력이었다. 한 번에 다섯 발의 화살이 발사되었고, 각각의 화살은 강력하게 나무에 박히게 됐다. 작디작은 화살은 아예 나무줄기에 깊숙이 박혀버렸다. 만약 적의 몸에 박혔다면, 분명 치명적인 일격이 됐을 것이다. "역시나 훌륭한 무기야!" 이경은 말 위에서 뛰어내려 경노궁을 남백훈에게 건넸다. "당장 사람들을 더 불러 대량으로 제작하게 해. 난 지금 청지를 찾아가 정예 부대를 편성하라고 할 거야. 내일 아침 일찍부터, 만들어진 경노궁을 가지고 고강도 훈련을 실시할 거야!" "이렇게까지 다급할 일이야?" 남백훈은 눈썹을 찌푸렸다. 내일 아침 일찍 훈련을 한다는 건, 즉 오늘 밤 반드시 적어도 수천 자루의 경노궁을 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노동 강도는 너무나도 컸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어." 이경은 제작장의 한 가마 앞으로 다가가더니, 돌아서서는 남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남은 닷새의 기한 중, 벌써 사흘이 지났어. 하지만 그 놈들이 반드시 닷새까지 기다려 주리라고는 장담할 수도 없어." "그 말은..." 남백훈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는 순간 움찔하였다. "정말로 탁서의가 협상을 거부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반드시 거부할 거야. 하지만 이미 창랑 쪽 소식도 알아봤어. 탁서의가 쥐고 있는 병권은 겨우 4할 정도밖에 안된다 하더라고. 거부한다 하더라도 당장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못할 거야." 나머지 약 6할의 병권은 탁서수와 탁서우의 손에 있었다. 사실 탁서수는 창랑의 대왕으로서 창랑 병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었다. 나머지 절반은 원래는 두 아들에게 넘겨주기로 했었다. 그러나 그는 사실 작은 아들을 더 좋아했다. 큰 아들은 너무 흉악하고 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권력자로서 후계자를 지명하기 전까진 누군가를 편애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처음에 두 아들에게 주어진 권력은 거의 같았다. 하지만 탁서수는 장자라는 이유로 신하들을 선동하여 궁중 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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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구공주의 재주는 정말 대단했다. 마찬가지로, 일을 계획하고 운용하는 그녀의 능력도 정말 누구도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적어도 지금까지, 남백훈은 오직 한 사람만이 그녀와 견줄 만한 지혜를 가졌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사람은 지금... 그는 소리 없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윤세현이, 이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줄 아는 이경의 능력을 알게 된다면 더욱 그녀에게 미쳐버리지 않을까? 아름답고 지혜로운 데다가 냉혹하고 단호하기까지 하다니...정말 모든 사람을 애타게 만드는 여자였다. 이러다가 나조차도 갖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구공주는 탁서의에게 이상 징후가 있다고 말했고, 그날 오후 창랑 대군 쪽에서는 역시나 움직임이 있었다. "공주 마마, 세자 나리, 창랑 대군이 진영을 옮겨 다가오고 있는데 지금은 북란관에서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거리에 다가와있습니다." 정찰병이 보고할 무렵, 이경은 마침 짬을 내어 반찬을 들고 성벽으로 '출장' 나온 참이었다. 창랑 대군은 안 그래도 북란관에서 매우 가깝게 있었는데, 이젠 한 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진을 치고 멈추고 있다니, 대군으로 하여금 압박을 주게 됐다. 윤세현은 이경이 준 망원경을 들어 성벽 가장 높은 곳에 서서 한 번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움직이고 있었던 창랑 대군은, 지금은 멈춰 있었다. 하지만 그 거리는 기병대가 한 시간도 채 안 되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였다. 너무나도 가까이 다가왔기에, 일단 소식이 전해지면 북란성 백성들은 또 밥을 먹지 못하고 잠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뒤를 돌아보니, 이경은 여전히 반찬을 늘어놓고 있었고 얼굴에는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이미 예상했던 거야?" 그는 망원경을 내려놓고는 손을 흔들어 정찰병더러 먼저 물러나게 했다. 이경은 그에게 물수건을 건네며 말했다. "먼저 손 닦고 와. 배부터 채워야지." 윤세현은 그녀의 앞에서는 매우 순종적인 태도를 보였다.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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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커헉!" 음식을 삼키던 윤세현은 갑자기 음식이 목에 걸리게 되어 체하게 됐다. 멀지 않은 곳에서 듣고 있던 세 병사들은 다리에 힘이 풀려 쿵하는 소리와 함께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세 사람은 이내 벌벌 떨며 간신히 일어서더니, 기어가듯이 황급히 사라졌다. 구공주가 이렇게 적극적일 줄이야, 너무 무섭네! 전장에서 용맹하게 싸우던 아가씨가 침대에서도... 너무 무서워! 세자 같은 사람도, 기운이 뺏길 정도라니. 만약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침대 위에서 바로 죽을 것 같은데. 아니야! 어떻게 감히 구공주와 한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상상할 수가 있어! 이건 사형에 해당되는 죄야! 생각조차 해서는 안 되고,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들은 일단 얼른 도망가기로 했다. 윤세현은 간신히 숨을 돌리고는, 따뜻한 물 몇 모금을 들이켠 후에야 이경을 노려보았다. 이 미친년! "밖에서 그런 이상한 말 하지 마!" 침대 위에서만 할 수 있는 말이잖아! 방금 그들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병사 몇 명이 잠깐 듣긴 했지만, 부끄러워 난 윤세현은 마음 같아서는 그들을 성벽에서 밀어 떨어뜨리고 싶을 지경이었다. 이경의 자극적인 그 한마디는,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망상에 빠뜨릴 수도 있으니. 만약 다른 녀석들이 이경이 침대에서 자는 모습을 상상하기라도 한다면... 윤세현은 생각할수록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 "그 말은 당신이 먼저 꺼낸 거 아니야?" 이경은 그를 흘겨보았다. 정말 내로남불이 따로 없었다. 자기가 하는 건 다 옳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건 다 사형에 해당하는 죄인 건가? "난 단지..." 윤세현은 그녀를 노려보았지만 결국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경이 이렇게 막무가내로 굴 줄은 몰랐다. 그의 말을 전혀 듣지도 않았다. "단지 뭐?" 이경은 입술을 올리고는 더욱 방자하게 웃었다. "세자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안 할 거야!" 윤세현은 고개를 돌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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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전쟁이 끝나고 나서 초나라로 돌아가 혼인하자." 윤세현은 이번만큼은 진심이었고, 또한 박력이 넘쳤다. 이건 어쩌면 청혼이지 않을까? 이경은 지금 자신의 심정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생각보다 세자의 청혼 방식이 너무나도 간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벽 위에서? 이 청혼 장소도 정말로 특이했다. "왜 말이 없어?" 윤세현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불쾌한 표정을 보였다. "네가 거절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그는 소매 속에서 조용히 주먹을 꽉 쥐었다. 너무 세게 쥔 나머지, 이마에서는 땀이 맺힐 지경이었다. 그것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겨울날에. 물론 그는 자신이 지금 긴장하고 있다는 것은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이경은 반드시 자신과 혼인해야 할 거라고 믿고 있기에. 만약 원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가마에 태우고 기절시킨 다음에 합방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한편 이경의 입술이 살짝 떨렸다. 세자는 무덤덤한 척했지만, 사실은 긴장하여 하마터면 젓가락을 먹을 뻔했다. 이내 이경의 담담한 한 마디가 들렸다. "좋아." ...좋...아? 내가 생각한 그 뜻이 맞는 건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나면, 초나라로 돌아가 혼인하자고." 이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얼른 먹어. 지금 당장 눈앞의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어. 남백훈의 지원군이 있긴 하지만, 우리 병사들 인원수는 창랑 대군에 비하면 여전히 훨씬 부족해." 지금으로선 탁서수가 정말로 한 나라의 대왕으로서, 협상을 순조롭게 진행해 주길 바랄 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 힘든 전투는 매우 어렵게 진행될 것이다. 때가 되면, 온 도시는 또 피바다가 될 것이다. ... "이경이 회동을 주선하게 해서는 안 돼. 그 년이 내 공로를 다 빼앗아갈 거야!" 내일 아침 이경이 탁서수와 그의 두 아들의 만남을 주선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이서영은 내내 안절부절못했다. "하지만 너한텐 무슨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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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하, 내가 뭘 먹였는지 알기나 해?" 영은은 손에 쥔 작은 병을 흔들며 병을 열었그 안에서 검은색 환약 한 알을 꺼냈다. "이 약은 단시간에 사람의 체력과 공력을 크게 증강시킬 수 있어. 하지만..." 그녀는 침대 옆으로 다가가 무연의 입술을 벌리고는 환약을 집어넣었다. 환약은 입에 닿자마자 녹았고, 이내 무연은 약을 삼켰다. 이서영은 무연의 얼굴이 점차 붉어지는 것을 확연히 보아낼 수 있었다. 질끈 감고 있던 눈꺼풀도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고, 매우 고통스러워 보이는 게 이마의 핏줄마저 드러나 있었다. 이제 곧 깨어나려는 건가? 그러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서영은 갑자기 무연이 무섭게 느껴졌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문가로 물러섰고, 언제든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서워하는 거야?" 영은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비웃으며 말했다. "이젠 내 말을 들을 거야. 내가 어떻게 널 해치게 놔둘 수가 있겠어?" 하지만 이서영은 믿기지 않았다. 그녀가 영은은 목숨을 빼앗을지는 모르지만, 언제든 해칠 수는 있었다. 전혀 보통 사람의 사고로 헤아릴 수 없는 사람이 아니니. 영은은 미친 사람이 따로 없었다. 이내 무연이 깨어났다. 한때 맑고 아름다웠던 그의 검은 눈동자는 지금은 죽은 사람처럼 칙칙하고 흐릿했으며, 두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아..." 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극심한 고통을 견디고 있는 듯, 깨어나자마자 머리를 벽에 들이받으려고 했다. 겨우 반나절 만에, 이렇게 변해 버린 것이다. 이서영은 입을 벌리고 멍하니 서있었고,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갑자기 고개를 돌린 무연의 날카롭고 차가운 시선을 마주하게 됐다. 순간 심장이 움츠러든 이서영은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무연의 속도는 너무나도 무서웠다. 그녀가 몸을 돌리는 찰나, 이미 그녀의 앞에 다가와 길을 막고 있었다. "뭐 하려는 거야?" 이서영은 놀라며 급히 뒤로 물러섰다. 무연은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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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이서영은 끊임없이 떨고 경련을 일으키는 무연을 바라보며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땅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팔다리가 축 늘어져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방금, 미쳐 날뛰는 무연의 손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자신의 신분이 전하라고 밝혔음에도, 무연은 전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완전히 제정신을 잃은 듯했다. 이서영은 간신히 힘을 되찾아 비틀거리며 일어난 후, 재빨리 문가로 걸어갔다. 문을 붙잡고서야 겨우 간신히 몸을 가눌 수 있었다. 그녀는 영은을 노려보았지만, 차마 무연을 다시 바라보기는 어려웠다. 정말로… 불쌍했다. 멀쩡하던 사람이, 하루도 안 되어 이렇게까지 고문을 당하게 되다니. "앞으로 무슨 계획이야? 네… 네가 나한테 직접 분부하면 되겠네. 난… 난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게." 이서영의 목소리는 쉬어있었다. 그녀는 눈앞의 영은에게 정말로 극도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영은은 사람이 아니다. 그녀는 그야말로 악마이다. "나는 단지 내 약의 효능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야. 그런데 네가 이렇게까지 놀랄 줄이야! 더 놀라게 하면, 아예 바지에 오줌까지 지릴 것 같은데?" 이서영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영은이 그녀의 가장 어두웠던 과거를 꺼내었지만, 이서영은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오직 두려움만 남았고, 다른 어떤 감정도 없었다. "앞으로… 앞으로는 다 네 말만 들을게. 절대 이의 없어, 정말이야." 그녀는 문틀을 붙잡고는 천천히 밀실 밖으로 기어 나갔다. "나… 몸이 좋지 않아서 이만… 이만 돌아가서 쉬어야겠어!" 그 말만을 남기고는, 무연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다리를 뻗어 도망갔다. 과연 언제쯤 영은이라는 악마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서영은 정말 무서웠다. 영은은 미친 사람이 따로 없었다. 이서영이 떠난 후, 영은은 무연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의 눈동자를 살폈다. 아직 순순한 태도를 보이지는 않아 약을 한 번 더 먹여야 할 것 같았다. 이제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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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공주!" 이내 한 그림자가 나무 뒤에서 뛰쳐나왔다. 재빨리 발걸음을 내디뎌 이경 앞으로 달려간 칠조는, 눈시울이 뜨거워질 듯했다. 어느새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칠조는 처음으로 자신이 이 나쁜 공주한테 이렇게까지 의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그녀가 기어코 구공주를 찾아온 이유는, 단지 그녀에게 말할 비밀이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정말로 그녀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윽…" 이경의 마음속에는 시큼한 감정이 스쳤다. 오늘 밤에 느낀 불안감이, 나쁜 일을 의미하는 건 아니란 걸 깨닫게 됐다. 놀랍게도 칠조가 돌아올 줄이야. 이서영의 눈시울도 조금 뜨거워졌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는 무심한 미소가 떠올랐다. "돌아왔으면 됐지, 뭘 울어?" 칠조 역시 자신이 왜 우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 울고 나니, 다소 창피했다. 하지만 그녀는 방금 정말 울고 싶었다. "보고 싶었어!" 그녀는 이 말을 꺼내기도 좀 쑥스러웠다. 하지만 어떻게든 얘기하고 싶었다. 이경은 웃다가는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나를 보고 싶었다고? 항상 나를 나쁜 공주라고 부르지 않았었어?" 칠조는 이 감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어쨌든, 이경이 보고 싶은 건 사실이었다. 죽을 고비를 겪었어도, 오직 그녀의 곁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을 뿐이었다. "당신 눈에도 눈물이 있구먼. 마찬가지로 나를 보고 싶었던 거지?" 칠조는 적어도 자신 혼자 울고 싶지는 않았다. 너무 창피했다. "웃기고 있네. 네가 웃기는 바람에 눈물이 난 거야. 네가 우는 모습이 얼마나 못생겼는지 알기나 해?" 이경은 비웃었다. 그러나 칠조는 그녀와 말다툼하지 않았다. 어쨌든 드디어 공주를 다시 만나게 됐으니 기분이 정말 좋았고, 그리하여 놀림 받든 말든 상관없었다. 살아서 그녀의 곁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이미 만족스러웠다. "전해줄 이야기가 많아. 엄청난 비밀도 하나 있어!" 칠조는 이경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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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8화

칠조는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다시 돌이켜보아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마찬가지였다. 만약 문정수가 스스로 깨어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정말로 그를 죽인 범인이 되었을 것이다. 훗날 황천길을 걷다가 혹여 그가 원수를 갚으러 자신을 찾아온다면,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도 걱정했었다. "공주 마마, 이젠 이해하시죠? 제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게 얼마나 버거운 일인지… 흑…" 문정수는 몸을 돌려 기침을 하였다. 이경은 즉시 침을 놓아 그의 혈도를 막았다. 이내, 약병 하나를 열어 그에게 환약 두 알을 먹였다. "너도 칠조한테 감사해야 해. 비록 일을 좀 무모하게 했지만, 그 알약이 확실히 네 목숨을 구하긴 했어." 이경의 이 말에 문정수는 반대하지 않았다. 그저 불평을 털어놓은 것뿐, 사실 그는 칠조가 착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사람이 좀 둔할 뿐이었다. 예를 들어 방금 자신을 떨어뜨린 것처럼. 만약 이서영의 사람들에게 발견되었다면, 그는 오늘 밤 정말로 죽었을 것이다. 이경은 문정수에게 침술을 마친 후에야 칠조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말한 비밀이라는 게, 설마 이서영의 신분과 관련된 건 아니겠지?" "어떻게 안 거야?" 칠조는 두 눈을 부릅 떴다. 잠시 멈칫하다가는 기쁨에 찬 얼굴로 말했다. "설마, 그 정체가 이미 탄로 난 거야?" "나한텐 확실히 탄로 났어. 하지만 남경 여제는 아직 몰라. 물론 백성과 병사들도 당연히 모르고." 그 말을 들은 칠조는 순간 실망했다. "내가 이 진실을 알려주려고 여태 얼마나 목숨 걸고 애썼는데." 그녀는 이경의 곁에 있었던 날이 길지는 않았지만, 공주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만약 이서영이 가짜임을 증명할 방법이 있었다면, 공주는 진작에 실행에 옮겼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방법이 없는 듯했다. "남성 전하의 진짜 딸을 찾아내지 않는 한…" 칠조는 중얼거리다가는 결국 참지 못하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허리 옆에 나비 모양의 점이 있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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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이경은 그제야 칠조를 놓아주고는 서둘러 병풍 뒤로 걸어갔다. 문정수는 호기심에 고개를 돌렸고, 곧바로 무언가가 던져졌다. 짝하는 소리와 함께 그 물건은 정확히 그의 얼굴을 맞혔다. 문정수는 서러운 마음에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 오랫동안 중상을 입어 고생했는데, 이제라도 좋은 날이 있을 줄 알았는데. 돌아와서도 계속하여 고문을 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보지 마!" 칠조는 그제야 알아챘다. 사실 공주는 병풍 뒤로 향하여 옷을 풀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문정수는 함부로 볼 수 없었다. 문정수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코피가 나는 것도 신경 쓸 겨를 없이 바로 눈을 감고 다시는 거들떠보지 않았다. 구공주가 허락할리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허락한다 하더라도 그는 감히 봐서는 안 됐다. 만약 세자가 알게 되면, 가만있지 않을 테니. "공주…" 병풍 앞에 서있던 칠조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천천히 안으로 걸어갔다. 이경은 마침 자신의 옷을 걷어 올리고는, 고개를 숙여 허리 옆을 살펴보고 있었다. 칠조는 희미하게 무언가를 보아냈다. 더 가까이 가서 자세히 확인한 순간 그녀는 멍해졌다. "당신… 당신… 허리 옆에…" "조용히 해." 이경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확실한 듯했다. 칠조가 얘기한 그 나비 모양의 반점에 관한 소문은 분명 진실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모든 일이 그렇게 우연히 맞아떨어질 수 있겠는가? 이경은 순간 이언이 했던 말들을 머릿속으로 돌이켰다. 그가 말하길, 이경의 어머니인 현비는 그에게 베푼 은혜가 있기에 언젠가는 한번 그녀를 만나고 싶다고 했었다. 뿐만 아니라, 윤 씨 가문 모두 남성에게 충성하는 건 아니라고 하며 앞으로는 이 씨 황실과 윤 씨 가문과는 멀리 떨어져 지내라고 충고까지 했었다. 그는, 이경이 멀리 떠나 다른 곳에서 잘 살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언… 어쩌면 그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당시 아기가 바뀐 사건은 분명 그와 큰 연관이 있었을 것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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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내일 회동을 앞당겨야 했기에, 이경은 만전을 기하기 위해 계속하여 준비를 이어가기로 했다. 우선 탁서수를 만나 대화를 나눈 후, 내일 사용할 약재와 약재 목록을 준비하였다. 한편 무연은 지금 이서영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비록 그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는 무연이 절대 부귀영화를 위해 이서영을 따르는 사람은 아님을 알고 있었다. 자신만의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다만 이제 무연의 도움이 없으니, 약재 준비에 관한 일들을 아랫사람들에게 맡겨도 줄곧 잘 해내지는 못했다. 무연이 약재에 능통한 편이었는데, 아쉽게 되었다. 이경이 이내 약재 목록을 하인에게 건네주고 향란을 보러 가려던 참에, 복도를 걸어가던 이경의 발걸음이 순간 멈췄다. 그녀는 의구심 가득한 시선으로 후원의 높은 담장 위를 바라보았다. 담장 위 정체 모를 이는 이경을 쓱 보더니, 자신이 발각된 것을 알아채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 대체 어디로 데려가려는 걸까? 이경은 다소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고 곧바로 발끝에 힘을 주어 가볍게 뛰어올랐다. 그의 뒷모습을 따라 서둘러 쫓아갔다. 어둡고 캄캄한 밤하늘 아래, 앞서 달려가는 그림자는 숲 사이로 스쳐 지나갔고 그 걸음걸이는 놀랍도록 빨랐다. 만약 이경이 요즘 걸어 다니며 경공을 단련하지 않았다면, 그의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그는 너무나도 빨랐다. 곧이어 산 정상에 도착했을 무렵, 이경은 결국 그를 놓치고 말았다. "무연, 나와!" 대체 누가 치료해 준 거지? 이렇게나 짧은 시간 안에 몸이 저 정도까지 회복되다니. 금기약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이경도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금기약이라는 건 절대 환자에게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후유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연, 나오라고!" 이경이 다시금 불렀다. 마침내 그녀는 뒤돌아 멀리 있는 큰 나무를 바라보았다. 큰 나무줄기 사이에, 가냘픈 그림자가 달빛을 등지고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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