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 안에 석유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당장 나오지 않으면 내가 불을 질러버릴 거야. 너희들 영원히 살아나지 못하게."영은의 음산한 목소리가 동굴 전체에 울려 퍼졌다.무연은 저도 모르게 이경의 손을 꼭 쥐었다.영은의 말대로 동굴 안 사방에는 석유가 가득했다.불씨 하나만 떨어져도 순식간에 불길이 번질 것이다.안에 갇히게 된 이상, 불에 타 죽지 않더라도 연기에 질식할 수 있으니 살아남을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무연은 갑자기 이경을 잡아당겨 뒤로 물리고는 그녀의 손을 놓았다.이내 그가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이경의 작은 손이 그의 손을 다시 붙잡았다."나가 봐야 소용없어. 저 여자가 원하는 건 내 목숨이야."이경은 무연을 살짝 잡아당겼다."넌 여기 있어.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게다가 무연의 공력은 평소의 십 분의 일도 남지 않아, 이대로 나가면 죽으러 가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안 돼."무연은 이경을 꼭 붙잡으며 말했다."내가 나갈게!""무연, 벌써 나를 잊은 거야?"영은의 음산한 목소리가 다시 바깥쪽에서 들려왔다.어느새 그녀는 아주 가까이 다가온 듯했다.이내 그녀는 무언가를 꺼내고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벌써 잊었다면, 다시 네가 떠올릴 수 있게 해 줄게. 누가 네 진정한 주인인지 알게."말이 끝나자마자 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순간 무연의 온몸이 경직되었다.피리 소리는 마치 마성의 소리처럼, 분명 먼 거리에서 들려오는데도 귓가에 바로 울려 퍼지는 듯했다.무연의 의식은 점차 흐릿해지기 시작했고,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게 됐다.겨우 빛을 되찾았던 그의 눈동자는 점점 모든 빛을 잃어 갔다.피리 소리는 계속해서 울려 퍼졌고, 그의 정신은 점점 더 흐릿해졌다.결국 그의 온몸은 굳어졌고,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배어났으며 이마와 얼굴에도 땀방울이 맺혔다.그는 당장이라도 통제당할 것 같은 불길한 감각에 맞서 홀로 버티고 있었다.하지만 그의 의식은 점점 더 무너져 갔다….절망에 빠진 순간, 그는 갑자기 손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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