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Chapter 781 - Chapter 790

834 Chapters

제781화

"이서영이 나의 의부를 감금했기에, 당시 나는 그 여자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어."무연은 이를 악문 채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순간 흥분한 그는 다시 피를 토해 냈다."그런데도 잔혹하기 그지없는 이서영은 이 비밀을 지키기 위해 나를 암살하려 했어. 내가 입은 이 상처들도 모두 그 여자 때문이야!"병사들은 여전히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한편 반대편에 있던 영은은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감지했다."이경, 또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거야?"깊은 내공이 실린 그녀의 목소리는 동굴 전체에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순간 이경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그녀는 부장군을 바라보았다."당장 우리를 올려보내. 우리와 함께 돌아가 북란관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직접 확인해 보자고!""공주 마마…"부장군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바로 그때, 뒤에서 한 병사가 재빠르게 걸어와 마침내 용기를 내어 말했다."장군님, 당시 창랑 군영에 갔을 때 제가 구공주와 함께 출발했었습니다!"그들은 모두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창랑 군영에서 탈출한 사람들이었다."당시 창랑대왕을 찾기 위해 세자께서는 직접 위험을 무릅쓰고 포로가 된 척하며 수많은 굴욕과 상처를 견디셨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뒤쪽에서 십여 명의 병사들이 잇달아 뛰쳐나왔다.모두 얼굴이 붉어진 채 흥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맞습니다! 세자와 구공주께서 저희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희가 이 두 분을 추적하다니요, 이게 무슨 짓입니까?""저희는 은혜를 원수로 갚을 수 없습니다!""맞습니다! 은혜를 원수로 갚을 수 없습니다! 세자와 구공주께서는 저희의 은인이십니다!""은혜를 원수로 갚을 수 없습니다!"병사들은 잔뜩 흥분한 채 한목소리로 외쳤다.괜히 불안감이 스친 이경은 급히 말했다."나 몰래 여기로 도망쳐 온 거야. 그러니까 큰 소리로 외치지 마. 저 여자가 들을 수도 있어!"아니나 다를까, 영은은 분명 방금 병사들의 외침을 들은 듯했다."이경, 네가 감히!"그녀는 즉시 손을 휘두르며
Read more

제782화

그렇게 목숨을 건 도주가 시작되었다.이경과 청지는 일행을 이끌고 계곡의 오솔길을 따라 급히 위쪽으로 올라갔다.한편 윤세현은 그들의 뒤를 지키고 있었다.곧이어 영은이 이끄는 천여 명의 병사들이 서쪽 출구에 도착했다.그들은 곧바로 싸움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그들 역시 자신들의 형제들과 굳이 싸우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그런데도 이서영은 전쟁이 끊이지 않는 위급한 상황 속에서 병력을 낭비하며 내분을 일으켰다.정작 뛰어난 공적은 하나도 없으면서 모두의 발목만 붙잡고 있었다."세자 나리! 공주 마마!"이경 일행이 동굴 밖으로 약 1리 정도 도망쳤을 무렵, 뜻밖에도 마주 달려오는 장암과 그녀의 호위병들을 만나게 되었다.순간 윤세현은 손바닥에 강력한 진기를 모았고, 곧바로 몸을 날려 대오의 맨 앞에 섰다.이내 그가 장풍을 내리치자 땅바닥에 커다란 균열이 생기며 장암의 앞을 가로막았다.놀란 장암은 뒤로 밀려났다.세자의 진기는 너무나도 강력했다.그가 날린 장풍은 전력을 다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장암의 가슴속에서는 이미 피가 끓어오르고 있었다.그녀의 뒤에 서 있던 열여 명의 호위병들 역시 장풍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몹시 괴로워했다.윤세현과 가까이 서 있던 병사들은 끝내 입을 벌려 피까지 토해 냈다."나리, 노여움을 푸소서!"장암은 끓어오르는 피를 애써 억누른 채 갑자기 두 무릎을 꿇었다."나리, 마마, 북란성 백성들과 북란관 병사들을 구해 주시옵소서!"곧이어 그녀의 뒤에 서 있던 열여 명의 병사들도 차례로 무릎을 꿇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나리, 마마, 북란성 백성들과 북란관 병사들을 구해 주시옵소서!""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불안한 마음에 휩싸인 이경은 윤세현의 뒤에서 빠르게 걸어 나와 물었다."회동이 실패한 거야?"장암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참혹한 결말을 맞이했습니다.""그게 대체 무슨 뜻이야? 자세히 말해 봐!"이경이 다급히 물었다.이에 장암은 이서영과 탁 씨 형제들의 만남,
Read more

제783화

"동굴 안에 영은이 있어."이경은 아직 도와줄지 말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그녀의 입장에서 남진을 돕는 것은 인정이었고, 돕지 않은 채 즉시 초나라로 돌아가 자신의 세력을 보존하는 것 또한 당연한 선택이었다.장암과 병사들은 마치 생사 판결을 기다리듯 여전히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공주 마마, 지시를 내려 주십시오."장암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영은은 줄곧 전하 곁에 머물며 전하를 현혹하고, 초나라와 남진의 동맹을 이간질하려 하고 있어.""죽어 마땅한 년입니다!"장암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니 지금 당장 가서 죽이도록 해."이경은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뒤편 동굴에서는 분명 격렬한 전투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이경은 이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영은이 말하길, 전하의 뜻을 받들어 지금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양 부장군은 지금 우리가 도망칠 수 있도록 계속 출구를 막고 있어.""즉 지금 전투는 남진 병사들끼리 서로 치고받고 있는 중이라는 거야!""안 됩니다! 저희는 이미 병력이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장암은 벌떡 일어나 당장이라도 달려가 싸움을 말리려 했다.하지만 혹시라도 구공주가 갑자기 떠나 자신들을 버릴까 두려웠다.지금의 장암은 마치 뜨거운 솥 위의 개미처럼 다급했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네가 지금 가지 않으면 형제들이 계속 서로를 죽이게 될 거야.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겠어?"이경은 그들 내부의 다툼이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무심하게 말했다."하지만 한마디 경고하자면, 영은이라는 여자는 한시라도 빨리 죽지 않으면 또다시 전하를 현혹하려 할 거야.""이번 회동 사건도 아마 그 여자가 뒤에서 조종한 것일 수도 있어…""이 악랄한 년은 제가 직접 목을 베겠습니다!"장암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눈앞에서 자신의 형제들이 한 악인에게 죽임을 당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볼 수는 없었다.조금이라도 지체할수록 더 많은 형제들이 희생될 터였다
Read more

제784화

그렇게 윤세현은 홀로… 떠나갔다.그 우람한 뒷모습은 곧 모든 사람의 시야에서 사라졌다.하지만 그의 기운은 여전히 모두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듯했다.이경은 재빨리 정신을 가다듬고 곧바로 몸을 돌렸다."시간 없어. 일단 성으로 돌아가자고."…그런데 뜻밖에도, 그들이 북란성으로 돌아왔을 때 현장은 이미 절망에 잠겨 있었다.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성들은 대피할 틈조차 없었고, 병사들은 셀 수 없이 죽거나 다쳤다.어쩔 수 없이 부대별로 교대로 성문을 지키러 나가야 했고, 싸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성문 수비에 투입되었다.백성들 가운데서도 건장한 남정네들은 전부 전선으로 나갔다.단 하루 만에 수많은 부상자들이 실려 돌아왔고, 대부분이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지금의 북란성은 거리에 부상자들이 가득했다.그리고 부상자보다 더 많은 것은 시체들이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활기로 가득했던 북란성은 이제 처참한 폐허로 변해 있었다."세자께서 돌아오셨다! 세자께서 우리를 구하러 돌아오셨어!""세자께서 드디어 돌아오셨어!""세자께서 돌아와 우리와 함께 싸워 주시려 한다! 형제들이여, 함께 적을 모조리 섬멸하자고!"윤세현은 큰 칼을 휘두르며 성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눈앞에는 적군이 끝없이 몰려왔지만, 곁에 세자 한 사람만 있어도 모두의 가슴에는 희망이 피어올랐다.전하는 이미 그들을 버리고 떠났지만, 이웃 나라에서 온 세자가 오히려 그들과 함께 싸워 주고 있었다.비록 마지막에 모두 전장에서 죽게 되더라도, 초나라의 전신인 세자가 자신들을 이끌고 있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다.사실 누구도 이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자신들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창랑 대군을 상대로, 남진 병사들은 이미 죽음을 각오한 상태였다.하지만 세자가 함께하고 있었기에, 그들은 자신들이 버림받은 존재라고 느끼지 않았다.죽게 되더라도 장렬하게 전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남백훈은 아마 실망해서 떠났을 거야."병기 제조장 쪽은 텅 비어
Read more

제785화

문정수는 물론이고 호위병들 역시 걱정과 불안에 휩싸인 상태였다.그들은 그저 초나라 사람들일 뿐인데, 대체 왜 남진의 병사와 백성들을 위해 이렇게까지 희생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게다가 본래 남진을 지켜야 할 전하는 이미 떠나버렸다.호위병들은 이제 죽는 것 따위는 두렵지 않았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단지 세자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이었다."난 남진 백성들과 병사들을 버리고 떠날 수 없어!"마찬가지로 마음이 조급해진 칠조는 입가에 맴도는 말을 여러 번 삼켜야 했다.사실 구공주가 남진의 진짜 전하였으니,그녀는 차마 남진의 백성과 병사들을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이경은 문정수를 마주 보며 차갑게 말했다."내가 설득하긴 했는데…""저도 압니다!"문정수는 몸을 꼿꼿이 세운 채 체념한 듯 말했다."하지만 마마께서 떠나지 않으시는 한, 세자께서는 마마를 버리고 혼자 초나라로 돌아가려 하지 않으실 겁니다. 마마… 대체 왜 남진 사람들을 꼭 도우시려 하는 겁니까?"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진 병사들은 그들을 동굴 아래에 포위하고 불태워 죽이려 했다.은혜를 갚는다 해도, 이미 그 이전의 전투로 충분히 갚지 않았는가?무연과 청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이경을 바라보았다.사실 누구도 구공주가 왜 굳이 북란관을 지키려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그녀는 남진과 아무런 관계도 없고, 초나라의 공주이니,굳이 남진을 지켜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칠조는 모두가 공주에게 의문을 품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조급했지만, 한마디도 꺼낼 수 없었다."세자께서 말씀하시길, 이혼 합의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명된 것이고 본인은 이혼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어. 그렇다면 세자는 여전히 내 부군이라 볼 수 있지.""마마…"모두는 세자와 구공주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세자는 이미 의사를 밝혔고, 그의 사람들 또한 구공주를 여전히 세자빈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이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하지만 그게 남진에 남아 북란관을 지키는 것과
Read more

제786화

"사실이야. 영은이 검은 옷 사내에게 직접 말했었어. 남성 전하의 진짜 딸은 이서영이 아니라고. 진짜 전하의 허리 옆에는 나비 모양의 점이 있다고."칠조는 문정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공주의 허리 옆에는 분명 나비 모양의 점이 있어."감격에 겨운 청지와 문정수는 말을 잇지 못했다.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런 증거가 없어도 그들은 저도 모르게 구공주의 말을 믿게 되었다.지금 이 순간,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철석같이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이경이 바로 남성의 딸이었다니."그래서… 아, 그래서…"청지는 문득 무언가를 깨달은 듯 속이 뻥 뚫리는 통쾌함을 느꼈다.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니.그래서… 그래서 그랬던 거였구나."그래서… 뭐?"문정수는 여전히 멍하니 선 채 상황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그래서 우리가 남진 황궁에 도착했을 때, 여제 폐하께서 구공주 마마를 처음 보자마자 전하로 착각하셨던 거야. 여제 폐하께서는 분명 알아보셨겠지. 마마가 남성 전하와 가장 닮았다는 걸.""그리고 이언 장군도 구출되자마자 구공주의 상황을 바로 물으셨잖아. 이언 장군님은 사실 마마의 신분을 알고 계셨던 거야!"당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이언을 찾아야만 자세히 물어볼 수 있다.하지만 이제 진실은 너무도 분명해졌다.세상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우연이 있을 수 있겠는가?모두 우연이라 할 수 없는 이유는, 이경이 진짜 남성의 딸이기 때문이다.이경은 바로 남진의 전하이자, 나아가 여제 폐하가 될 사람이었다.그녀가 여제 폐하가 된다면, 세자는 최고의 제군이 될 테니 그 또한 남진의 백성들을 보호할 책임이 있게 된다.이경은 모두가 이 충격을 받아들일 시간을 아주 잠깐만 주었다.그리고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청지, 넌 지금 바로 가서 남백훈을 찾아. 무연, 넌 모두를 이끌고 쉴 곳을 찾아봐.""그리고 남은 사람들 가운데 아직 뛰고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은 나와 함께 성 안의 여자들과 부녀자들을 동원해서
Read more

제787화

무연의 눈동자에는 씁쓸함이 스쳐 지나갔다.이경이 진실을 말하지 않은 이유는, 혹시 자신이 그 사실을 알게 되면 그녀에게 매달릴까 봐 두려웠기 때문일까?무연은 남성 전하가 선택한 소군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그렇기에 그는 평생 이경의 사람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방금 전, 미래의 제군은 윤세현이라고 분명히 말했다.무연은 자신을 세자와 비교하고 싶지 않았고, 자신이 세자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이 조금 쓰라렸다."무연?"아무 반응도 없는 그의 모습에 이경은 눈살을 찌푸렸다.그제야 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 내가 일단 데리고 가서 쉬게 할게."향란의 상태는 여전히 매우 좋지 않았다.그녀는 정말 심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간신히 흐릿한 의식에서 깨어나도 잠시 정신이 드는 정도였고, 아직 말조차 할 수 없었다.대부분의 시간은 몽롱한 상태로 누워 있었다.그래서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아직 제대로 알지 못했다.한편 문정수는 이미 중독이 너무 깊은 데다 오랫동안 부상까지 입어 원기가 크게 손상된 상태였고, 당장은 일어나기도 어려웠다.비록 무연 역시 이전에 중상을 입긴 했지만, 그들에 비하면 훨씬 나은 상태였다."공주, 몸조심해."무연은 문정수를 부축했고, 그를 따르던 한 호위병이 향란을 안아 들었다.떠나기 전, 무연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뒤를 돌아보았다.하지만 이경은 이미 바쁜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그녀는 칠조와 함께 성 안의 부녀자들을 서둘러 불러 모아야 했다.다만 그녀가 얇은 천으로 무엇을 만들려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걱정 마.너에게 매달리지는 않을게.난 그저 조용히 네 곁을 지킬 거야.평생 변함없이.…그렇게 모두는 질서정연하게 각자 맡은 일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모두의 앞날은 점점 더 흐릿하고 어두워져 가고 있었다.곧이어 장암이 돌아왔다."영은은 여러 발의 화살을 맞고 지하강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
Read more

제788화

성 안은 처절한 울부짖음으로 가득찼다.하지만 아직 그들은 몰랐다.성 밖이야말로 진정한 지옥이라는 것을…장암은 이렇게 참혹한 전장을 처음 보았다.이전에 겪었던 전장들은 그래도 막상막하의 형세였다.하지만 지금 눈앞의 전장은 달랐다.선두에 선 세자가 수백 명의 창랑 정예병들에게 포위된 채 싸우고 있었고, 주변에는 창랑 병사들의 시체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윤세현은 온몸이 피로 뒤덮인 채 큰 칼을 굳게 쥐고 있었다.칼날에서는 피가 끊임없이 떨어지고 있었다.적들은 끊임없이 무리를 지어 밀려들었지만, 또다시 무더기로 쓰러져 나갔다.세자는 단 한 걸음도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이것이 바로 세자의 실력이자, 가장 눈부신 그의 모습이었다.장암은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며 가슴이 아파왔다."세자를 보호하거라! 북란성 백성들을 보호하거라!"장암 역시 장검을 뽑아 들고 선두에서 돌진했다.뒤에 서 있던 천 명의 정예병들 또한 그녀를 따라 함성을 지르며 전장으로 뛰어들었다.구공주가 말했다.세자는 용맹하지만 오래 버티지는 못할 거라고.성 안의 백성들 가운데 철수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모두 철수했다.남은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저마다 힘을 보태고 있었다.하지만 전선에 나선 형제들은 하나둘씩 실려 돌아왔고, 앞날은 여전히 암담하기만 했다.그렇게 넷째 날 아침,마침내 남백훈이 도착했다.그는 오천 명의 친위병을 이끌고 급히 달려왔다."성 밖의 전투는 단 한순간도 멈춘 적이 없고, 세자 나리께서는 이미 이틀 밤낮을 성 밖에서 싸우고 계십니다!"소식을 들은 청지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그는 초나라에서 데려온 열여 명의 호위병들과 함께 남백훈의 병사들을 따라 성 밖으로 나갔다."일단 이곳에는 천 명의 병사를 남겨 둘 거야. 만약 북란관이 함락되면 병사들에게 움직일 수 있는 백성들을 데리고 즉시 철수하라고 해."노약자나 부녀자들은 구하고 싶어도 쉽게 구할 수 없었다.그만큼 전쟁은 잔혹했다.그래도 젊은이들만이라도 도망쳐 다른 성으로 갈 수 있다
Read more

제789화

"당신 미친 거야?"남백훈 역시 예상하지 못했다.윤세현이 내려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전장으로 뛰어들 줄은."내려가서 좀 쉬라고!"남백훈이 화를 내며 소리쳤지만, 윤세현은 그저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그를 흘겨볼 뿐이었다.그리고는 손목을 비틀어 큰 칼을 휘둘렀다.순간 그를 향해 돌진하던 적군 몇 명의 머리가 땅으로 떨어졌다."네까짓 게 나한테 명령할 자격이 있어?"그는 냉철하고 오만한 기운을 풍기며 여전히 병사들의 선두에 서 있었다.그의 손에 들린 큰 칼은 햇빛 아래 붉은빛을 번뜩였고, 보는 이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미친놈."남백훈은 낮게 욕설을 내뱉고는 장검을 휘둘러 적군 세 명을 베어 넘겼다.어깨에는 이미 화살 두 대가 박혀 있었다.윤세현은 화살대를 잘라냈지만, 화살촉은 여전히 몸속에 남아 있었다.게다가 복부에도 화살 한 대를 맞았는데, 그 상처는 더욱 처참했다.직접 화살을 뽑아낸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사실 그의 몸에 묻은 피의 상당수는 적의 것이 아니라 자신의 피였다.만약 이 모습을 이경이 본다면 얼마나 가슴 아파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세자의 용맹하고 사나운 모습은 창랑 병사들에게 깊은 공포를 안겨주었다.하지만 동시에 그들을 더욱 자극하기도 했다.공을 세우고 싶어 안달 난 고수들은 미친 듯이 윤세현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몸에는 또다시 상처가 늘어났다.갑옷은 적의 장검에 뚫렸고, 상처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하지만 그는 멈춰 서서 붕대를 감을 시간조차 없었다.남백훈은 최선을 다해 그를 도우려 했지만, 눈앞의 적군은 오히려 점점 더 많아지는 듯했다.병사들은 끊임없이 밀려들었고, 아무리 베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그렇게 남백훈은 여러 차례 뒤로 밀려났고, 그의 몸에도 크고 작은 상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전장의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졌다.남진 병사들은 점점 기진맥진해졌다.이 전투를 정말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어느새 장암마저 칼에 찔려 쓰러졌고, 형제들
Read more

제790화

"맞아. 창랑 대군이 성을 함락시키는 순간, 우리 모두 죽임을 당할 거라고!"이내 몇몇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천 주머니를 땅바닥에 힘껏 내던졌다."저 여자는 엄연히 초나라의 구공주일 뿐이야. 우리 남진의 공주도 아니잖아. 그러니 당연히 우리의 생사는 신경 쓰지 않을 거야!""맞아! 본인은 어차피 떠날 거면서, 우리더러 여기 남으라고 하다니. 분명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여러분, 흥분하지 마세요. 구공주 마마께서는 아직 떠나지 않으셨어요. 지금도 계속 바쁘게 움직이고 계십니다. 정말이에요."칠조는 급히 일어나 떠나려는 두 명의 부녀자 앞을 가로막고 애타는 표정으로 말했다."마마께서 어떻게 여러분을 버리고 떠나시겠어요? 남편인 세자 나리께서 지금 성 밖에서 저렇게 피를 흘리며 싸우고 계신데!"그 말에 사람들은 잠시 망설였다.하지만 이내 하나둘 분노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럼 제대로 말해 봐. 이 천 주머니는 대체 어디에 쓰는 거야? 왜 우리더러 이런 걸 꿰매게 하는 건데?""맞아! 이게 전장에서 쓸 수 있는 물건이긴 해? 무기로 쓸 거야, 아니면 방패나 갑옷으로 쓸 거야?"천 주머니를 방패로 쓸 수 있기는 한가?농담도 아니었다.적이 칼을 한 번 휘두르면, 천 주머니 열 개라도 막아낼 수 없을 것이다."맞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이게 대체 어떤 용도로 쓰이는 건데? 말해!"점점 더 많은 부녀자들이 칠조 앞으로 몰려들었고, 하나같이 목소리를 높였다.죽음이 눈앞에 닥친 상황에서 누구도 침착할 수 없었다.그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도망치고 싶었고, 그저 살아남고 싶었을 뿐이다.그것은 잘못된 마음이 아니었다.칠조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사실 그녀 역시 공주가 왜 부녀자들에게 천 주머니를 꿰매게 하는지 알지 못했다.하지만 공주의 뜻이라면 결코 거스를 수 없었다.공주가 하라고 하면, 그저 믿고 따를 뿐이었다.신뢰 앞에서는 모든 것이 단순했다."제발 마마를 믿어 주세요. 마마께서는 반드시 모두를 구할 방법을 찾아내실 겁니다.
Read more
PREV
1
...
7778798081
...
84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