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Chapter 771 - Chapter 780

834 Chapters

제771화

삼황자가 떠났다니…부하에게 보고를 들은 장암은 마치 마지막 희망마저 잃은 듯 얼굴이 흑빛으로 질려 버렸다. 삼황자는 단순히 자리를 떠난 것이 아니라, 경노궁까지 모두 이끌고 떠나 버렸다.부장군의 말에 따르면, 삼황자는 떠나기 전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이 성은 구공주와 세자가 목숨을 걸고 되찾아 온 평화로운 성이야.너희 모두의 목숨도 구공주와 세자가 구해낸 거고.이제 겨우 평화를 되찾고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너희는 오히려 총구를 그들에게 겨누려 하는구나.어쩜 다들 이렇게 인정이 메마른 건지. 너희처럼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들은, 구공주가 지켜줄 가치도 없어!"그 말을 들은 장암은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그녀는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은혜를 저버리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세자와 구공주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도 분명 그녀 자신이었다.비록 전하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긴 했지만, 사람을 파견한 것도 결국 그녀였다.장암은 울고 싶어도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고,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부장군의 말을 들은 병사들 역시 하나같이 눈빛이 어두워지며 마음속에서 죄책감이 밀려들었다.목숨을 걸고 성을 지켜 준 사람들을 이제 와서 자신들이 죽이려 하다니.이게 과연 사람이 할 짓이 맞단 말인가?"나리, 저희…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부장군의 얼굴에도 불안이 가득했다.은혜를 저버리는 일에는 그 또한 한몫했으니.하지만 전하의 명령을 감히 거역할 수는 없었다.그것은 엄연한 황실의 명령이었다.장암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그때, 화려한 의복을 차려입은 이서영이 궁녀와 호위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도도하게 모습을 드러냈다."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울 것 같은 장암의 얼굴을 본 이서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어마무시한 적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장암. 네가 그런 모습을 보이면 병사들까지 낙담하게 되잖아?""전하, 오셨습니까."장암은 이서영의 지나치게 화려한 차림새
Read more

제772화

회동 장소는 북란관 성문 밖 1리 지점으로 정해졌다.이서영이 행차할 때, 그녀의 뒤에는 정예병 2천 명이 따랐고 곁에는 무림 고수인 냉전이 호위하고 있었다.탁서수는 온몸이 묶인 채 끌려 나왔다.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본 평소 온화하기로 소문난 탁서우는 끝내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섰다."무례하군요! 감히 저희 아버지를 이렇게 대하다니! 당장 줄을 푸십시오!"이서영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천천히 걸어가 주인석 에 앉았다.이내 그녀가 손을 한 번 흔들자 호위병이 탁서수를 밀쳐 그의 두 아들 앞으로 데려갔다.그러자 탁서의는 손가락을 움켜쥐더니, 빡 하는 소리와 함께 술잔을 힘껏 깨뜨렸다.깜짝 놀란 이서영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순간 굳어졌다."냉전!"그녀의 부름에 냉전은 즉시 뒤에서 걸어 나와 그녀의 곁에 섰다.그는 절대적인 고수였다.그의 등장에 탁서의와 탁서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이내 탁서의가 차갑게 말했다."남진 전하께서는 지금 뭘 하자는 겁니까? 회동을 하러 오신 겁니까, 아니면 저희를 모욕하러 오신 겁니까?""당연히 회동을 하러 온 거지. 협의서까지 가져왔잖아."냉전이 곁을 지키고 있으니 이서영은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게다가 그녀의 뒤에는 정예병 2천 명도 있었다.반면 탁 씨 집안 두 형제의 뒤에는 겨우 수백 명의 병사들뿐이었다.그렇기에 이서영은 조금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곧이어 그녀가 손을 흔들자 뒤에 서 있던 호위병이 협의서를 들고 와 탁서의와 탁서우 앞에 가져다주었다."먼저 저희 아버지를 풀어주시죠!"탁서우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하, 창랑 대왕은 우리 남진의 인질이야. 그를 풀어주면 우리가 굳이 회동을 할 필요가 있어?"이서영은 그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다.인질이라.사실 이번 회동의 본질은 회동이 아닌 협박이었다.탁서의와 탁서우는 서로 눈을 마주친 뒤 다시 아버지인 탁서수를 바라보았다.탁서수의 안색은 몹시 좋지 않았지만, 포로가 된 상황에서도 대왕다운 위엄과 기품을 잃지 않고 있었다."아버지…."
Read more

제773화

"냉전!"이서영이 한마디 명령을 내리자, 냉전은 무거운 표정으로 어쩔 수 없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탁서수에게 다가갔다.탁서의가 주먹을 휘두르며 덤벼들자, 냉전도 맞받아 주먹을 내질렀다.탁서의는 용맹하고 싸움에도 능한 무사였지만, 어디까지나 평범한 고수에 불과했다.내공으로는 냉전을 따라갈 수 없었다.냉전의 일격에 탁서의는 크게 밀려나 뒤로 물러섰다.이내 탁서우가 그를 부축하려 하자, 탁서수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물러서!"그러자 두 형제는 주먹을 꽉 쥔 채 이서영을 노려보았다.심장이 멎을 듯 놀란 장암은 재빨리 달려가 자신의 소매로 탁서수의 얼굴에 묻은 차를 닦아 주었다."대왕님, 죄송합니다. 저희 전하께서 일부러 그러신 건 아닙니다. 그저….""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누가 그래?"어차피 인질로 붙잡혀 있는 사람인데, 내가 뺨을 때리든 차를 좀 끼얹든 뭐가 어때서?설마 나더러 사과하라는 거야?이서영은 탁서의와 탁서우를 노려보며 말했다."너희들 잘 들어라. 지금 너희 아버지는 내 손아귀에 있어. 상황 파악 잘해서 당장 이 협의서에 서명해!""그렇지 않으면 내가 무슨 짓을 하든, 날 원망하지 마!""전하!"장암은 정말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회동은 결코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나라를 망치려 드는 이 전하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이대로라면 북란성의 모든 백성과 병사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게 된다."장암, 너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야?""제가 감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다만 전하께서….""아니라면 얼른 물러나 있어. 난 아직 네 죄를 다스리지도 않았어. 네가 또 함부로 입을 놀리면, 그땐 내가 네게 무슨 짓을 할지 몰라!"이서영에게 이번 회동은 이미 성공을 눈앞에 둔 일이었다.탁서수의 두 아들이 협의서에 서명하기만 하면, 그녀는 그것을 가지고 남진으로 돌아가 공을 세울 수 있었다.훗날 탁서수 일가가 약속을 어기고 북란관에서 다시 전쟁을 일으키더라도, 그것은 그녀와는 아무 상관없
Read more

제774화

한편 장암은 직접 탁서수를 묶은 줄을 풀려고 했다가, 곧 냉전에 의해 끌려 내려갔다. "냉전, 너도 잘 알고 있잖아. 계속 이렇게 했다가는 우리…."장암은 끌려가면서도 끝까지 그를 설득하려 했다."병부도 내 손에 있다고…!""죄송하지만 병부는 어젯밤 구공주의 방을 수색하던 중 발견했고, 지금은 전하께 있습니다."냉전은 차가운 표정으로 장암을 끌어내 병사들에게 맡겼다."냉전!"장암은 끝내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그러자 냉전은 체념한 듯 말했다."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으니, 나리도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장암은 냉전의 뜻을 바로 알아들었다.이서영이 창랑 대왕을 모욕한 이상, 양측의 협의는 이미 불가능해진 상황이었다.설령 지금 당장 탁서수의 포박을 풀어 주고 사과한다 해도, 탁서수와 그의 두 아들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더욱이 이서영의 성격상 절대로 사과할 리 없었다."그래도 구공주 마마께서는 지혜가 많으시니, 일단 그분부터 빨리 찾아보시지요."냉전은 지금 이 국면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구공주뿐이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세자 역시 뛰어난 무공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는 구공주의 말만 따랐다.구공주가 아니면 누구도 그를 움직일 수 없었다.그렇기에 이번 일 역시 구공주를 찾아 직접 이야기해야만 했다."어젯밤 구공주가 행방불명됐고, 우린 이미 구공주와 세자를 추적하라는 명령까지 내렸어. 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찾아낸다 한들, 과연 우리를 도와주겠냐고.""시도도 해보지 않고 어떻게 압니까?"냉전은 무공에는 뛰어났지만 계략을 세우는 데에는 서툴렀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는 이경을 믿고 싶었다.오직 이경을 찾아야만 북란관에 희망이 생길 것 같았다."나리, 전하께서 구공주를 완전히 적으로 돌린 이상, 이번 일은 나리께서 직접 나서셔야 합니다!"사실 장암도 알고 있었다.오늘 이 회동은 완전히 결렬됐고, 더는 되돌릴 여지도 없다는 것을."좋아!"그녀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내가 직접
Read more

제775화

이내 탁서수는 숨을 거두었다.자고로 창랑 사람들의 몸에는 늑대의 피가 흐른다고 했다.이서영이 내민 협의서에는 창랑 사람들이 남진 황족의 노예가 되어 대대로 남진에 귀순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또한 모든 창랑 백성과 병사들은 반드시 남진 황족의 명을 따라야 했다.이건 협의서가 아니라 모욕 그 자체였다.탁서수는 알고 있었다.탐욕스러운 전하의 손에 자신이 넘어간 이상, 자신의 두 아들이 결국 이 협의서에 서명할지도 모른다는 것을.그렇기에 그는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자신이 죽어야만 두 아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남진의 이 파렴치한 자들과 끝까지 싸울 수 있으니까. "냉전! 냉전!"이서영은 탁서수의 시신을 안은 채 대군을 향해 걸어가는 두 형제의 모습을 바라보았다.순간 그녀의 마음속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안과 공포가 밀려들었다."당장! 당장 가서 저놈들을 죽여! 지금 당장!"그녀는 냉전을 힘껏 밀쳤다.그러자 냉전은 주먹을 꽉 쥐었다."냉전, 얼른 저놈들을 죽이라고! 저대로 돌아갔다가는 분명 병력을 이끌고 우리를 공격하러 올 거야!"아무리 밀어도 미동조차 없는 냉전의 모습에 이서영은 조바심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냉전, 네가 저놈들을 죽이지 않으면 난 당장 돌아가서 네 의부를 죽일 거야!"그러자 냉전은 주먹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고, 손가락 마디에서는 딱딱 소리가 울렸다.놀란 이서영은 급히 뒤로 물러나 그와 거리를 벌렸다."냉전, 너 뭐 하려는 거야?""저 사람들 뒤에는 수백 명의 창랑 용사들이 있습니다. 전하께서는 제가 정말 그들을 모두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그는 전투를 피하려는 것이 아니었다.다만 이 싸움은 혼자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방금 탁 씨 집안의 두 형제가 이곳으로 왔을 때도, 남진 사람들은 혹여 그들이 자신들을 해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두 형제가 이끌고 온 수백 명의 용사들은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였지만, 무인인 냉전의 눈에는 전혀 달랐다.그들은 이미 죽음을 각오한 사람들이었고, 싸움이 시작
Read more

제776화

이경과 윤세현은 지금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사실 그들은 여전히 산골짜기에 갇혀 있었다.이서영은 병부를 이용해 모두가 전례 없는 절망에 빠진 이 상황에서, 도리어 영은에게 2천 명의 정예병을 넘겼다.극소수의 관련자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들은 그녀가 2천 명의 정예병을 데리고 대체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영은은 2천 명의 정예병을 이끌고 산골짜기 전체를 완전히 포위했다.2천여 명의 정예병 중에는 수백 명의 궁수도 있었다.이 정도 병력이라면 세자라 할지라도 무사히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나리, 절벽 위로 통하는 세 갈래 길이 모두 궁수들에게 봉쇄당했습니다!”정탐을 마치고 돌아온 청지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배은망덕한 파렴치한 놈들!”화가 난 칠조는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비록 그녀는 이전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돌아와서 들은 바로는 지금까지의 모든 전투는 세자와 공주가 도와주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그런데 형세가 겨우 안정된 지금, 놈들은 도리어 공주와 세자를 죽이려 하고 있었다.양심이란 게 있기는 한 건지!한편 향란은 이미 깨어났지만, 여전히 땅에 누운 채 일어날 힘조차 없었다.무연은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바위에 기댄 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문정수의 상태는 향란보다는 훨씬 나았지만, 전에 너무 깊이 독에 중독된 데다가 가장 적절한 치료 시기까지 놓쳐 여전히 매우 허약했다.그렇기에 아무리 윤세현과 이경, 그리고 청지가 죽을힘을 다한다 해도, 설령 탈출에 성공하더라도 부상자들은 전혀 빠져나갈 수 없었다.영은은 바로 그 점을 노린 것이다.“이경, 너는 네가 그 누구보다도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산골짜기 안에 숨어서 뭐 해. 얼른 나와 보지 그래?”영은의 웃음소리는 음산하고 섬뜩했다.칠조는 화가 났지만, 정말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지금 돌격한다 해도 세자와 구공주, 그리고 청지는 도망칠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 외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칠조는 이
Read more

제777화

좋지 않은 생각을 반복해서 하게 되면, 그 일은 결국 현실이 되는 법이다.이경은 뒤돌아 입구를 바라보았다.그들이 지금 있는 곳은 수많은 동굴 중 하나였고, 동굴 안에는 석유가 가득했다.산골짜기 주변에는 크고 작은 동굴이 셀 수 없이 많았다. 과연 얼마나 많은 석유가 그 동굴들 속에 숨어 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한 번 불이 붙는다면, 그 불길은 절대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게다가 더욱 무서운 것은 화재와 함께 거대한 폭발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그렇게 되면 이곳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살아남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한편 바깥에서는 여전히 영은의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이경, 너랑 거래 하나 할래?”이경은 주먹을 꽉 쥔 채 마침내 입을 열었다.“네가 원하는 게 뭔데?”영은은 잠시 멈칫했다.윤세현은 눈썹을 찌푸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대체 내공이 언제 이 정도까지 오른 거지?설마 천리전음까지 터득했을 줄이야.이경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먼 입구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말해 봐. 내가 생각해 볼게.”“난 너랑 윤세현의 목숨을 원해!”영은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당당하게 말했다.“이경과 윤세현, 너희 두 사람의 목숨만 내놓으면 다른 사람들은 하나도 해치지 않을 거야!”그 말에 윤세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의 눈동자에는 살기가 번뜩였다.꽤 먼 거리에 서 있던 영은은 그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대강 짐작은 할 수 있었다.“세자, 여기에는 궁수들이 수없이 많고 병사들도 2천 명이 넘게 있어. 과연 당신이 먼저 나를 죽일 수 있을까, 아니면 내가 먼저 산에 불을 지를 수 있을까? 어디 한번 맞혀보시지.”그러자 윤세현은 주먹을 꽉 쥐더니 갑자기 긴 소매를 휘둘렀다.이내 쾅 하는 굉음과 함께 그의 장풍이 암벽을 강타했고, 모래와 돌이 순식간에 하늘로 치솟았다.입구를 지키던 병사들은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세자의 내공은 실로 경이로웠다.만약 그가 정
Read more

제778화

“나리, 제가 나리와 함께 남겠습니다.”청지는 이 말만 남기고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윤세현이 화를 내기 전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나리께서 설령 저를 죽이신다 해도, 저는 나리와 함께 남겠습니다!”어떤 벌을 내리든 눈앞의 일을 해결한 뒤에 이야기해도 늦지 않았다.청지는 세자 홀로 2천여 명의 적을 상대하게 둘 수 없었다.그것은 죽으러 가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세현은 역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청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의 명령을 거역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때 이경이 앞으로 나와 윤세현의 소매를 가볍게 잡아당겼다.“걱정 마. 내가 다 처리할 수 있어. 넌 얼른 사람들을 데리고 빠져나가.”옆에 있던 청지는 괜히 질투가 났다.방금 전 자신에게는 당장 잡아먹을 듯 굴더니.구공주를 대하는 세자의 태도는 너무나도 부드러웠다.거의 ‘상냥하다’고 해도 될 정도였다.지금까지 세자가 누구에게 이렇게까지 다정하게 군 적이 있었던가?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나 혼자서 이렇게 많은 환자들을 돌볼 수 없어. 갈 거면 같이 가자.”비록 그들에게는 아직 십여 명의 호위병이 남아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세자가 직접 키운 형제들이었다.예전의 문한구와 문주영처럼, 그들은 세자에게 위험이 닥치면 절대 떠나지 않았다.죽든 살든 반드시 세자와 함께했다.윤세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넌 반드시 이곳에서 나가야 해.”“우리 모두 다 같이 나가야지.”이경은 그의 뒤를 지나 바깥의 평평한 잔디밭으로 걸어 나갔다.한편 구석을 지키고 있던 십여 명의 형제들은 구공주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이어 세자까지 그녀의 뒤를 따르자 일제히 다가왔다.“세자 나리! 공주 마마!”이경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가서 저 사람들을 부축해. 그리고 나를 따라와.”“나리?”공주를 따라가라는 건 무슨 뜻이지?그렇다면 세자께서는 어쩌시려는 건가?“나리는 여기에 남으셔야…”“목숨 바쳐 나리를 따르겠습니다!”역시 호위병들은 세자를 홀로 남겨두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
Read more

제779화

그러나 육칠백 명에 달하는 군인들이 일제히 장검을 뽑아 들었다.그들의 검끝은 이경의 심장을 겨누고 있었다.선두에 선 이는 이서영이 궁중에서 데려온 호위대장이었다.호위대장은 이경 일행 사이에서 윤세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내심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바로 그때, 동굴 안에서 갑자기 윤세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지금이라도 옳은 길을 선택할 기회를 줄게. 네가 마음을 바꾸면, 나중에 내가 초나라로 돌아가더라도 네 목숨은 살려줄 거야."꽤 먼 거리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였다.호위대장은 오히려 더욱 안심한 듯, 쉭 하는 소리와 함께 이경의 심장을 향해 검끝을 겨누었다.하지만 돌격하기도 전에, 그는 갑자기 목이 조이는 듯한 느낌과 함께 온몸이 시큰하고 저려 오는 것을 느꼈다.호위대장은 쿵 소리와 함께 땅에 쓰러졌고, 피가 흐르는 자신의 목을 움켜쥔 채 몸부림쳤다.그 모습은 실로 참혹했다.그 광경을 지켜본 병사들은 하나같이 크게 놀라 멍하니 선 채, 이경을 향해 겨누고 있던 장검을 더욱 꽉 움켜쥐었다.이경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자, 선두에 서 있던 부장군이 큰 소리로 제지했다."한 걸음이라도 더 다가서면, 그때는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난 너희를 살린 은인이야. 너희가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나한테 무례한 행동이야."이경의 한마디에는 다소 원망이 섞여 있었다.하나같이 혈기 넘치는 사내들이었던 병사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당시 구공주와 세자가 창랑대왕을 생포하고 창랑 대군을 퇴각시켰던 순간, 병사들은 하나같이 내심 다행스러움과 감사함을 느꼈다.만약 구공주와 세자가 없었다면, 그들은 아마 북란관에서 전사했을 것이다.공주는 그들에게 있어 정말로 은인이었다…한편 동쪽 출구에서는 여전히 차갑고 음산한 영은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세자, 당신 지금 엄청 위험한 처지인데 나한테 과연 무슨 짓을 할 수 있겠어?""세자, 나한테는 지금 수백 명의 궁수들이 있어. 어디 한번 시험해 볼까? 당신의 속도가 더 빠른지,
Read more

제780화

"구공주 마마…"부장군이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이경이 그의 말을 끊어 버렸다."다들 여기서 하루 종일 지키고 있는 것 같은데, 위쪽 성문 밖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기나 해?"그 말을 들은 부장군과 병사들은 마음이 급해졌다."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회동만 끝나면 평화로워지는 것 아니었나?"난 당신들이 지킨 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줄곧 여기에 갇혀 있었어. 그런데 내가 어떻게 바깥일을 알겠어?"모두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의구심을 품자, 이경이 다시 말했다."다들 이서영이 이번 일을 순조롭게 완수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거야?"이 질문은 병사들의 마음에 불안감을 안겨주었다.차마 대답할 수도 없었고, 대답하고 싶지도 않았다.하지만 전하라면…"그… 전하께서는 전에… 전에 적군 진영에 간첩을 배치하셨고 또… 모두를 도와…""날 말하는 건가?"그러자 무연이 한 호위병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그들 앞으로 걸어 나왔다.당시 그 간첩이 정말 무연이었는지 아닌지에 대해 병사들은 사실 잘 알지 못했다.그날 연회에 모두가 참석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형제들도 있었다.부장군은 순간 눈을 번쩍 뜨며 말했다."맞아, 바로 당신이었어!"무연을 바라보는 그는 마치 마침내 자신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희망의 끈을 붙잡을 변명을 찾은 듯했다."당신이 직접 말했었지. 전하께서 당신을 적군 진영에 잠복시키라고 명령하셨다고. 전하… 전하께서는 뛰어난 계략으로…""만약 그 여자가 정말로 그렇게 계략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왜 그렇게 자신 없는 사람처럼 말하는 거야?"이경은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사실을 설명하고 있을 뿐이었다.부장군도 인정했다.그는 실제로 자신이 없었다.전하는 북란성에 온 지 여러 날이 되었지만, 매일같이 언제나… 공작새처럼 치장하고 다녔다.자신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전하께 불경한 일이었지만, 이건 사실이었다.진심으로 백성을 생각하는 사람이 전쟁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자신의 치장에만
Read more
PREV
1
...
7677787980
...
84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