ホーム / 로맨스 / 터닝포인트 / チャプター 101 - チャプター 110

터닝포인트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01 - チャプター 110

151 チャプター

제101화

주시우는 신예린이 상자를 열어 보는 순간부터 줄곧 그녀의 표정을 지켜보고 있었다.예상대로 그녀의 얼굴에는 금세 밝은 미소가 피어났다.“감사합니다, 교수님. 정말 마음에 들어요.”그 말에 그의 입가에도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그럼 한번 차 봐, 어울리는지 보고 싶어.”신예린은 팔찌를 꺼내 손목에 걸려다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다 용기를 낸 듯 팔찌를 살짝 내밀며 조심스럽게 말했다.“교수님이... 대신 걸어 주실래요?”수줍음이 고스란히 담긴 눈빛에 주시우는 순간 멈칫했지만, 곧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내가 해 줄게.”그의 섬세한 손끝이 그녀의 손목을 감싸는 순간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온기가 은근히 전해졌다. 팔찌의 은은한 빛깔은 그의 뚜렷한 손가락 선과 어우러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손바닥에는 거즈가 감겨 있었지만, 그마저도 그의 손길의 매끄러움을 가리지 못했다.그가 팔찌 끈을 단단히 조여 고정시키자 신예린의 숨결이 자기도 모르게 가늘어졌다.주시우는 그녀의 손목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낮게 속삭였다.“정말 잘 어울린다.”신예린은 시선을 떨군 채 손목 위의 팔찌를 매만졌다. 말없이 웃고만 있는 그녀를 보자 주시우가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니지?”“아니에요.”신예린은 급히 고개를 저으며 얼굴을 붉혔다.“너무 좋아요. 상을 받았다고 이런 축하 선물까지 받을 줄은 전혀 몰랐어요.”그녀는 어릴 적부터 수없이 많은 상장을 받아왔다. 상장을 꼭 움켜쥔 채 들뜬 마음으로 집에 들어서면, 돌아오는 건 늘 차가운 반응뿐이었다.신민호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어느 날, 신예린은 상장을 들고 활짝 웃으며 달려갔지만 임정희와 신경무의 시선은 오롯이 갓난아기 신민호에게 쏠려 있었다.상장은 힐끗 보고 말았고 돌아온 말은 ‘젖병 좀 가져와라’는 한마디뿐이었다.신민호가 조금 더 큰 뒤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어느 날 어렵게 받아온 상장을 안고 집에 돌아왔을 때, 신민호가 장난삼아 그 상장을 찢어버리자 화를
続きを読む

제102화

주시우의 말에 신예린은 순간 말문이 막혀 입술을 삐죽였다.“칼에 베인 게 뭐가 좋다고 ‘좋은 경험’이라 하는 거예요.”그는 오히려 담담히 웃으며 대꾸했다.“이미 벌어진 일이라면 스스로 위안 삼는 수밖에 없지. 그래도 손이 잘려 나가지 않은 게 어디야? 안 그래?”신예린은 속으로 그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에 놀랐다. 뭐라 답해야 할지 몰라 결국 입술을 달싹이며 짧게 내뱉었다.“아... 네...”전구색 조명 아래, 주시우는 거실 소파에 앉아 무릎 꿇은 신예린을 조용히 내려다보았다.흘러내린 잔머리 사이로 드러난 얼굴은 그림자에 잠겨 더욱 단아하게 빛났고 그녀의 눈동자는 오로지 그의 상처 난 손바닥에만 머물러 있었다. 거즈가 들리자, 그녀의 입꼬리가 스르르 내려앉았다. 그 시선 아래로 길게 뻗은 목선과 살짝 벌어진 셔츠 단추 사이로 살결이 보일 듯 말 듯 하자 주시우는 순간 숨을 들이쉬었다.그는 서둘러 시선을 돌렸지만 이미 가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신예린은 섬세하게 소독을 마친 후 새 거즈로 상처를 덮어 주었다.“됐습니다.”제법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들었을 때 마주한 것은 정작 마주한 것은 당황한 듯 흔들리는 주시우의 눈빛이었다.처음 보는 그의 낯선 표정에 신예린은 고개를 갸웃했다.“교수님?”그제야 정신을 가다듬은 듯, 주시우가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단지 눈을 마주쳤을 뿐인데 순간 공기가 묘하게 달라졌다.“교수님, 어디 아프세요?”걱정이 묻어난 목소리에 주시우는 손바닥을 가볍게 움켜쥐었다. 살짝 아려오는 통증에 정신을 차리고 더듬거리며 답했다.“아, 아니... 괜찮아.”낮게 깔린 목소리는 조금 더 무심하게 들렸다.“고마워. 이제 씻고 푹 쉬어.”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홀로 남은 신예린은 고개를 긁적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혼잣말을 삼켰다.방으로 들어간 주시우는 새 거즈로 감싼 손바닥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자신이 요즘 부쩍 달라졌다는 걸 부인할 수 없었다.두 사람은 사랑으로 시작된
続きを読む

제103화

“이 일은 결국 해결해야 해. 피한다고 사라지는 건 아니야. 중요한 건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걸 어떻게 풀어내느냐지.”주시우의 담담한 한마디에 신예린은 순간 멍해졌다.그와 함께하며 배운 건 단순한 의학 지식만이 아니었다. 언제나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고 사안을 바라보는 그의 가치관, 그것이야말로 그녀가 정말로 우러러보게 된 부분이었다.‘교수님은 늘 침착하네... 어떤 일이 닥쳐도 교수님은 그저 작은 파도를 흘려보내는 듯 한결같이 덤덤해.’말없이 생각에 잠긴 신예린을 보며 주시우는 그녀가 여전히 불안한 줄 알고 부드럽게 덧붙였다.“괜찮아. 내가 곁에 있는데 뭐가 그렇게 두려워?”신예린은 그의 옆모습을 오래 바라보다가 마음 깊은 곳에서 커다란 용기가 서서히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알겠어요.”...주말 아침, 신경무의 집으로 가기 전 주시우는 신예린을 데리고 마트에 들렀다.주시우가 카트에 고가의 와인 몇 병과 홍삼액, 홍삼정을 담자 신예린은 눈이 동그래졌다. 그녀는 그의 옷자락을 슬쩍 잡아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교수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제사상이라도 차리러 가는 줄 아시나... 어쩌면 도살장에 더 가까운 곳일 텐데... 어차피 큰 언쟁으로 끝날 텐데, 이런 거 사 간다고 달라질 게 있을까...’그러나 주시우는 담담히 미소 지었다.“어쨌든 부모님 댁에 처음 인사드리는 거잖아. 예의는 갖춰야지. 게다가...”주시우는 그윽한 눈빛으로 신예린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선물을 보면 기분이 조금이라도 누그러지실 수도 있잖아.”신예린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매사에 긍정적이네...’차는 곧 신경무의 아파트 단지 앞에 도착했고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렸다.주시우는 문득 그녀가 전에 ‘모든 짐을 교수님 혼자 지는 건 싫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그래서 일부러 홍삼정 상자 하나를 건네주며 말했다.“자, 이건 네가 들어.”신예린은 어이없게도 가벼운 상자를 받아 들고 마치 아이 달래듯 사탕 하나 쥐여주
続きを読む

제104화

‘팔자야, 팔자. 내 팔자를 내가 꼬아 놓은 거지 뭐...’진숙희는 혼잣말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고는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갔다.한편, 신예린과 주시우는 이미 신경무의 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 두 사람은 문 앞에 서서 눈빛을 주고받았다.신예린은 심호흡 한 번 하고 나서 열쇠를 꺼내는 내신 대신 조심스레 문을 두드렸다.문이 열리자마자 신경무가 피할 겨를도 없이 손바닥을 높이 들어 신예린의 뺨을 내리치려 했다.“이런 불효막심한 것! 드디어 집으로 기어들어 올 생각이 났냐!”신예린은 본능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그러나 신경무의 손바닥이 채 닿기 전에 주시우가 그의 손목을 움켜쥐며 단호하게 말했다.“폭력으로 해결하시려는 거라면 저희는 바로 돌아가겠습니다.”신경무는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쉽사리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화가 치밀어올라 눈을 치켜뜬 치켜뜨며 언성을 높였다.“그래, 네 놈이었구나! 우리 딸을 꾀어내서 배까지 불려 놓고 몰래 결혼까지 한 놈이! 좋아, 당장 고소해 주지. 성폭행에 사기 결혼까지!”터져 나온 신경무의 고함은 신예린의 트라우마를 자극했다. 예상했던 장면이었음에도 막상 맞닥뜨리니 눈앞이 어지러웠다.그럼에도 주시우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단호하게 말했다.“말씀은 앉아서 차분히 나누시죠.”“앉아서? 차분히? 웃기고 있네! 너 같은 놈하고 무슨 대화가 필요해!”신경무는 가래를 긁어모으더니 침을 내뱉었다.그때 날 선 여자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여보, 목소리 좀 낮춰요. 온 동네 사람들한테 알리려고 작정했어요? 창피하게 그러지 마요.”임정희가 차가운 얼굴로 문밖에 선 신예린과 주시우를 한 번 휙 훑어보고는 차갑게 내뱉었다.“들어와.”그 말과 함께 뒤돌아서는 순간 신경무는 마지못해 주시우의 손아귀에서 손을 빼내며 퉁명스레 코웃음을 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시우는 신예린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이며 위로했다.“두려워하지 마.”차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에도 겁이 났지만 막상 부모의 입에서 쏟아진 막
続きを読む

제105화

신예린은 애초에 대화가 원만히 끝날 거라 기대하지도 않았다. 결국 참다못해 날 선 목소리를 터뜨렸다.“아니에요? 맞잖아요? 낳아만 놓으면 끝이죠. 딸이면 더 쉽고요. 밥만 먹이고 옷만 입히면 되잖아요. 학교에서 문제 일으키면 뺨 한 대 때려서 억누르면 되고요. 평생 말을 잘 듣게 만들면 되죠. 억울하든 말든 그건 그 아이가 참아야 하니까요. 제 뱃속에서 태어났다는 죄로!”신예린의 울분에 찬 목소리에 임정희의 얼굴이 굳어졌다. 자신을 향한 말이라는 걸 모를 리 없었다. 분노에 휩싸인 임정희는 옆에 있던 빗자루를 번쩍 들어올렸다.“신예린! 네가 엄마 앞에서 감히 그런 말을 해? 내가 널 그렇게 키웠니!”그 순간 주시우가 그녀 앞으로 막아섰다. 그러나 신예린은 오히려 그를 밀어내며 몸을 들이댔다.“정말 딸을 빗자루로 때리실 거예요? 그럼 때려 보세요! 어차피 지쳤거든요. 두 분 딸로 사는 인생은 이제 지긋지긋해요! 힘들 땐 모른 척하다가, 이제 와서 다 저를 위하는 척하면서 애를 지우라니요. 차라리 때려 죽이세요! 그래야 두 분 체면이 살겠죠. 제가 태어나지 않았던 걸로 될 테니까!”그 결연한 눈빛에 임정희의 손이 덜덜 떨렸다. 병원에서 보았던 단호한 딸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숨이 가빠오고 가슴이 콱 막히는 듯했다.“네가... 네가 엄마를 숨 막혀 죽이려고 작정했구나...”신경무 또한 붉게 상기된 얼굴로 고함쳤다.“우리가 어떻게 너 같은 불효녀를 키웠을까!”그러나 그들의 입에서는 단 한 마디의 반성도 나오지 않았다. 신예린이 왜 변했는지, 왜 이렇게 반항하는지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맞아요. 전 불효녀예요.”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제대로 부모 노릇도 못하면서 왜 저더러 효도하래요!”“뭐라고? 우리가 부모 노릇을 못 했다고? 네가 먹고 입고 산 게 다 누구 덕인데!”신경무는 이를 악물며 고래고래 소리쳤다.신예린은 참았던 분노를 터뜨렸다.“집이요? 따뜻하기나 했어요? 두 분 눈에는 늘 신민호밖에 없었죠. 남아선호에 찌들어 아들
続きを読む

제106화

“이혼은 나중에 얘기해도 늦지 않습니다. 제 말을 끝까지 들어보시고 그다음에 결정하시죠. 어떠십니까?”임정희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부터 단 한 번도 흐트러지지 않은 주시우의 태도와 공손하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기세에 눌려 도리어 주저한 것이었다.‘좋아. 어디 한번 들어보자. 무슨 궤변을 늘어놓을지.’임정희는 팔짱을 낀 채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신경무는 짜증을 숨기지 못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시간 없어. 헛소리 말고 빨리 끝내.”신예린은 옆에 앉은 주시우를 바라보았다. 그가 무슨 말을 꺼낼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주시우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먼저 제 소개부터 드리겠습니다. 제 이름은 주시우이고 올해 스물아홉입니다. 주경시 화정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집과 차 모두 제 명의로 되어 있습니다.”신예린은 곧 눈치를 챘다.‘교수님은 자기를 뽐내려는 게 아니야. 엄마 아빠가 귀 기울일 수밖에 없게 판을 주도하려는 거지. 부끄럽지만 그래야만 이야기를 들어줄 분들이니까.’역시나 효과는 즉각 드러났다. 임정희와 신경무의 눈동자가 동시에 흔들렸다.“뭐... 뭐라고? 의대 교수라고?”“네.”주시우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두 사람은 그를 다시 훑어보았다. 그동안 신예린을 믿지 않았던 터라 그녀가 데려온 남자는 기껏해야 평범한 직장인 아니면 잘난 척하는 사기꾼일 거라 단정했었다.그래서 더욱 강하게 반대했고 신예린이 의사가 되어 더 ‘좋은 짝’을 만나 신민호와 집안을 돕길 바랐다.하지만 눈앞의 남자가 의대 교수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들의 얄팍한 계산은 흔들리기 시작했다.게다가 다시 살펴보니 주시우가 들고 온 선물들은 평소 감히 손도 대지 못할 고가의 물건들이었다.임정희는 천천히 팔짱을 풀었고 신경무의 얼굴빛도 한결 누그러졌다.그 모습을 본 신예린은 씁쓸한 웃음을 삼켰다.‘역시... 부모님은 늘 이렇게 간사했지. 누가 잘났고 못났는지 줄 세우고 거기에 맞춰 태도를 바꾸는...’주시우는 계속
続きを読む

제107화

신예린은 다급하게 말했다.“뭐 하는 거예요.”그러면서 카드를 도로 빼앗으려 하자 주시우는 그녀를 제지하며 차분하게 말했다. “일단 내 말 다 들어.”그 짧은 한마디만으로도 모두를 압도했다.신예린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저는 예린이를 돈으로 사고파는 물건 취급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것뿐이더라고요.”순간 주시우의 눈빛이 서늘하게 빛났다.“앞으로 10년 동안은 예린이를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공부와 일에만 전념하게 지켜주고 싶습니다.”임정희와 신경무가 서로를 바라봤다.그들에게 사천만 원은 적지 않은 편이었기에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쉽게 고개를 끄덕일 수도 없었다.신경무가 비아냥 섞인 웃음을 흘렸다.“고작 사천만 원으로 우리 딸을 데려가겠다고? 20년 동안 고생해서 키운 값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거야? 예린이가 의사면허를 따게 되면 금세 그만큼 벌어들일 텐데!”주시우는 담담히 받아들였다.‘역시 예상대로군.’그는 곧바로 화제를 바꿨다.“아드님, 신민호 군은 아직 고등학생이죠?”임정희가 눈을 깜빡였다.“맞는데... 그건 왜...”“제가 해외에서 돌아온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교육계에 아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 제 조건을 받아들이신다면 신민호 군에게 도움이 될 사교육 자원을 제공하겠습니다. 명문대 진학을 이끄는 최고 인기 강사들, 얻기 어려운 시험 자료들... 제가 구해드릴 수 있습니다. 두 분은 누구보다 아드님의 명문대 진학을 바라실 텐데요...”그는 마지막으로 못을 박았다.“약속을 어기고 돈만 챙기신다면 제가 쥔 걸 거둬들이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겁니다.”무겁게 떨어진 말끝에 신예린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이제야 주시우가 왜 잠시 자리를 비워달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엄마 아빠가 어떤 선택을 할지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 신민호를 위해 나를 저울에 올려놓고 흥정할 거란걸 짐작했던 거야...'주시우는 신예린이 이 장면을 두 눈으로 보고 상처받
続きを読む

제108화

신예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단호하게 말했다.“오늘 제 물건은 전부 가져가겠습니다. 제 방은 창고로 쓰든 세를 주든, 이제 마음대로 하세요.”주시우는 그녀를 따라 구석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잡동사니가 수북했지만 정작 신예린의 물건은 얼마 되지 않았다.예린은 묵묵히 짐을 챙겼다. 매서운 눈빛에는 이미 정을 끊기로 한 결심이 서려 있었다.주시우가 손을 내밀었다.“예린아, 옷은 나한테 줘. 내가 개 줄게.”신예린은 말없이 옷을 건넸고 몇 벌 안 되는 옷들이 그의 손끝에서 차곡차곡 접혀 갔다.문간에 서 있던 임정희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예린아, 이 방은 네 방이야. 다시 들어오고 싶으면 언제든 와.”그러나 신예린은 더는 그런 말에 속지 않았다. 꼭 챙겨야 할 것만 가방에 넣었고 나머지 짐들은 주시우가 들었다.현관을 나서기 전 그녀는 잠시 멈추더니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 신발장 위에 올려두었다.그 순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가족이란 짐을 지금까지 등에 메고 살아왔어. 내려놓자니 죄책감이 들고 지고 있자니 내 어깨며 무릎까지 망가졌지. 하지만 이제는 내려놓고 내 삶을 살 거야.’신예린이 현관문을 열자 주시우가 곧장 따라나섰다.문이 닫히기 직전 그의 마지막 한마디가 집 안에 울려 퍼졌다.“집은 작지 않은데... 예린이 하나 품어줄 자리가 없었네요.”곧이어 ‘쿵’ 하고 문이 닫혔다.신예린이 떠나자 임정희는 허탈하게 남편을 바라봤다.“여보, 이제 어쩌면 좋아요...”신경무는 태연하게 대꾸했다.“가고 싶다잖아? 가게 두지 뭐. 사위 될 사람이 4천만 원에 민호 입시까지 책임진다는데, 이만하면 남는 장사지. 예린이 성격 몰라? 괜히 객기 부리는 거야. 결국은 내 피를 물려받은 딸인데 진짜로 혈육의 저을 끊어낼 수 있겠어?”그는 카드에 붙은 메모지를 보고 싱긋 웃었다. 비밀번호까지 친절히 적혀 있었다.“사위 될 양반, 돈 쓰는 거 보니 기백 있네.”임정희도 한참을 곱씹다 고개를 끄덕였다.‘반듯해 보였어...’그녀는 정신을
続きを読む

제109화

주시우의 눈빛은 연민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참지 못하고 신예린을 품에 안았다.그의 품에 파묻힌 신예린은 낮게 흐느끼기 시작하더니 이내 어깨를 들썩였다.주시우는 부드러운 손길로 서럽게 우는 아이를 달래듯 조심스레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저...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그 사람들 때문에 우는 건 오늘로 끝낼 거예요.”신예린은 애써 강한 척하며 말했다.“그래. 실컷 울고 다 털어내.”주시우는 부드럽게 대답했다.“그리고... 그 사천만 원은 제가 꼭 갚을게요. 아니면 차용증이라도 써둘까요?”이 와중에도 돈 이야기를 꺼내는 그녀를 보며 주시우는 가슴이 저릿했다.“그럴 필요 없어. 원래 우리 부부 공동재산이잖아.”그 말에 신예린은 속으로 허탈하게 웃었다.‘하룻밤 실수로 번갯불에 콩 볶듯 한 결혼에 공동재산이라니... 안 돼, 갚아야 해.’“아니에요. 저는 그냥 못 넘어가요.”신예린은 여전히 고집스러웠다.그 울먹임 섞인 목소리를 들은 순간 주시우는 못 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오늘은 예린이가 뭐라고 하든 다 들어줘야지.’신예린은 겨우 눈물이 멎었지만 그의 넓은 품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언제나 내 뒤에 서서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 그리고 사천만 원을 내어주며 신씨 가문과의 끈을 끊게 도와준 사람...’절망의 끝에서 그녀를 건져 올린 유일한 손길이 바로 주시우였다.신예린은 그 품 안에서 문득 고개를 들어 촉촉한 눈망울로 그를 바라보았다.“교수님...”방금 울고 난 탓에 목소리는 유난히 여리고 부드러웠다.“저... 이제 앞으로는 교수님 거예요. 알겠죠?”그 순간 주시우의 눈빛이 크게 요동쳤다. 목젖이 한 번 크게 움직였다.‘장화 속 고양이처럼 애절한 눈으로 평생을 내어주겠다고 고백하는데... 그보다 더 치명적인 순간이 있을까.’순간 신예린 때문에 그의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사랑이란 결국 누군가를 아끼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으로 귀결된다는 걸 깨달았다.주시우는 팔에 힘을 주어 그녀를 더욱 세차게 끌어안았다.
続きを読む

제110화

신예린은 볼을 부풀리더니 이내 힘없이 침대에 드러누웠다.그 고민은 밤새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끝내 답을 찾지 못했다.다음날, 수업 시간 내내 시무룩한 그녀의 얼굴을 지켜보던 송지유가 결국 참다못해 물었다.“예린아, 무슨 일 있어?”잠시 망설이던 신예린이 불쑥 입을 열었다.“지유야, 넌 내가 어떤 것 같아?”“그건 또 뭔 소리야? 뭐가 어떤데?”“그러니까... 생긴 거나 매력 같은 거 말이야.”뜻밖의 질문에 송지유는 괜히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는 신예린의 턱을 잡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일부러 뜸을 들였다.“흠... 내 눈에는...”“뭐? 어때 보여?”신예린이 잔뜩 긴장하며 묻자, 송지유가 능청스럽게 웃었다.“나보단 못하지만 그래도 봐줄 만하지.”“흥, 이럴 줄 알았어. 너한테 물어본 내가 바보지.”신예린은 그녀의 손을 '탁' 치며 콧소리를 냈다.송지유는 싱긋 웃으며 그녀의 팔에 매달렸다.“아이, 장난이야. 내 눈에는 우리 예린이가 제일 예쁘지. 강효은이랑은 비교도 안 되지.”“자꾸 강효은이랑 비교하지 마.”신예린이 입을 삐죽이자 송지유가 두 손을 흔들며 연신 사과했다.“알았어, 잘못했어. 근데 진심이야. 내 눈에는 네가 제일 예뻐. 친구라서 더 그렇게 보이는 걸 수도 있지만...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어. 말랑말랑하다고 해야 하나?”신예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역시 지유한테 이런 질문을 하면 안 됐어. 우린 친구니까 눈에 필터가 씌워져 있겠지.’그녀가 괜히 골똘해하는 걸 본 송지유가 고개를 갸웃했다.“근데 왜 그런 걸 물어봐? 갑자기?”“응? 그냥... 왠지 난 여자로서 매력이 없는 것 같아서.”송지유의 표정이 단숨에 장난스럽게 바뀌었다.“설마 교수님 앞에서 뭐 삐끗한 거 있어?”신예린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뭐야? 어떻게 알았어?”“내가 누군데. 다 알지.”송지유는 괜히 점괘 보는 척 손가락을 꼽으며 장난을 쳤다.“맞춰볼까? 요즘 교수님 앞에서 괜히 자신 없어지고
続きを読む
前へ
1
...
910111213
...
16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で読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