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자기 집 식구 상대로 이런 계략을 꾸미겠어.’신예린은 툭 하고 주시우를 가볍게 쳤다.주시우는 피하지도 않고 눈가에 웃음을 띠었다.다음 날, 주시우는 곧장 집에 전화를 걸어 설 준비 이야기를 꺼냈다.주시우와 신예린이 함께 돌아온다는 소식에 온 가족은 크게 반가워했다.휴대폰 너머에서 할머니 고원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예린아, 꼭 일찍 와야 한다. 몇 시쯤 도착하는지 미리 알려 줘야 내가 준비하지.”곁에서 듣던 주시우가 웃으며 통역하듯 거들었다.“지난번처럼 갑자기 들이닥쳐서 할머니가 몰래 밀크티 드시다 걸리면 안 된다는 뜻이야.”고원숙은 곧바로 호통을 쳤다.“네가 내 손자가 맞기는 하냐!”“그건 아버지랑 어머니께 물어보셔야죠.”그러자 주혁재와 김수희가 나란히 나서서 주시후한테 핀잔을 줬다.“결혼하더니 갈수록 장난이 심해지네.”신예린은 옆에서 웃음을 터뜨렸다.평소 좀처럼 보기 힘든 주시우의 구박당하는 모습이 새삼 재미있었다.주시우는 신예린이 웃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는 손을 뻗어 허리를 간질였다.신예린은 간지럼을 못 이기고 황급히 항복했다.“잘못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하지만 고원숙은 그걸 다르게 알아들었다.“주시우, 너 또 예린이 괴롭히는 거냐!”황급히 해명하려 애썼다.“아니에요. 할머니, 전혀 그런 게 아니라...”“변명은 필요 없다. 네 나이에 이렇게 좋은 아내를 얻은 것도 감사할 일인데 제대로 아껴 주지 못하면 올해 네 세뱃돈은 반으로 줄일 거야.”“할머니, 그건 좀...”주시우가 말을 잇기도 전에 고원숙의 어조는 어느새 달라졌다.“예린아, 혹시라도 힘든 일 있으면 꼭 나한테 말해. 내가 대신 쟤를 혼내 줄 테니까.”든든한 후원자가 생긴 신예린은 당당히 목소리를 높였다.“네. 할머니!”그리고 주시우를 향해 장난스럽게 혀를 내밀며 얼굴을 찡그려 보였다.주시우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다시 손을 뻗어 간질였다.신예린은 간신히 몸을 피하며 고자질하듯 말했다.“할머니, 또 괴롭혀요!”“좋아. 주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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