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터닝포인트: Bab 21 - Bab 30

100 Bab

제21화

신예린은 주시우가 안경을 쓴 모습을 처음 봤다.은테 안경이 오뚝한 콧대에 얹혀 있었고, 부드러운 조명이 그의 차분한 분위기를 한층 더해주고 있었다.책에 집중한 그의 옆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중, 주시우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그렇게 두 사람의 시선이 딱 마주쳤다.그의 검은 눈동자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차분하고 선명했다.신예린은 순간적으로 동공이 좁아지더니, 황급히 시선을 피하며 횡설수설했다.“아니, 그냥... 물 좀 마시려고요.”주시우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 위에 놓인 물병을 집어 들었다.“내가 따라줄게.”“아, 괜찮아요. 제가...”그녀가 손을 뻗는 순간 손끝이 그의 손등을 스치자, 따뜻한 온기에 놀란 듯 신예린은 반사적으로 손을 빼버렸다.그 짧은 틈에 주시우는 컵에 물을 따라 그녀에게 건넸다.“고마워요.”신예린은 얼른 물컵을 받아 들고 입술이 바짝 마른 채로 한 모금 넘겼다.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던 주시우가 시계를 흘끗 보고는 물었다.“오늘은 몇 시쯤 잘 거야?”예전엔 늘 새벽 한두 시가 넘어서야 잠들었지만, 그건 버블티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와야 했기 때문이었다.오늘은 하루 종일 집에서 공부만 했던 터라 이미 몸이 나른했다.“이제 좀 있으면 자려고요.”신예린이 대답하자 주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자기 전에 우유 데워줄게.”‘잠들기 전에 꼭 우유 한 잔 먹여야겠다는 건가? 이상한 집착이야...’거절해 봤자 소용없다는 걸 안 신예린은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그의 옆을 지나치다 문득 시선이 주시우가 읽고 있던 책으로 향했다.‘교수님이 저렇게까지 집중해서 읽는 책이면... 혹시 해부학? 혹시 유용한 교재 하나 얻어가는 건가?’그녀는 궁금증을 못 참고 물었다.“교수님, 무슨 책 보세요?”주시우는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들어 표지를 보여줬다.[예비 아빠를 위한 가이드]“...”‘아니, 교수님 지금 그걸 그렇게 진지하게 읽고 계셨던 거예요?’주시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책을 내려놓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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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신예린은 아침을 다 먹고도 여전히 고민 중이었다. 오늘 저녁, 버블티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는 말을 사실대로 꺼내기는 쉽지 않았다.학교 앞, 주시우의 차가 도로 모퉁이에 멈췄다.신예린이 차에서 내리기 전, 주시우가 먼저 물었다.“오늘은 몇 시쯤 끝나? 내가 데리러 갈게.”더 이상 미루면 타이밍을 놓칠 것 같아지자, 신예린은 몰래 주먹을 쥐며 말했다.“교수님, 저 오늘 좀 늦을 것 같아요.”“왜? 무슨 일 있어?”주시우가 눈썹을 살짝 치켜들었다.“친구랑 같이 도서관 가기로 했어요. 열 시쯤 끝날 것 같아요.”거짓말이 익숙지 않은 신예린은 괜히 시선을 피하며 말을 얼버무렸다.“교수님은 먼저 들어가세요. 전 끝나고 혼자 갈게요.”신예린이 밤늦게까지 자습한다는 말에 학업을 우선으로 두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듯, 그녀의 말을 조용히 듣던 주시우는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나도 학교에 남아서 일 보고 있을게. 끝나면 같이 가자.”여기까지 말이 나왔으니 더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 신예린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버블티 카페에서 끝나자마자 학교로 뛰어오면 어떻게든 시간 맞출 수 있을 거야.’차에서 내리기 직전, 주시우가 작은 약병 하나를 건넸다.“이건 밥 먹고 30분쯤 지나서 챙겨 먹어.”신예린은 약병을 들여다보고는 엽산이라는 걸 알아차렸다.‘진짜... 잔소리하는 엄마 같아.’신예린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감사해요, 교수님.”신예린은 엽산을 가방에 넣고 차에서 내렸다.가벼운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짝 흩날렸고 주시우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보았다....“예린아!”막 강의실 앞에 도착했을 때, 송지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마치 도둑이라도 된 양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곧 목소리를 낮춰 다가왔다.“교수님 아직 안 오셨어?”신예린은 그녀의 행동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때 그렇게 말하더니 이제 와서 겁내는 거야?”송지유는 억울하다는 듯 입을 삐죽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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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그때의 신예린은 자신의 처지로는 도저히 아이를 지켜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는 외로웠다. 누구에게도 손 내밀 수 없었고,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학업조차 마치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었다.막막함 속에서 결혼을 결심했던 그날 밤, 신예린은 침대에 누운 채 한참을 뒤척였다.눈은 감고 있었지만 잠은 오지 않았기에 문득 시선을 아직 부르지 않은 배로 옮겼다.‘내가 내린 결정은 단지 나 자신을 위한 게 아니야. 우리 아기 역시... 이 세상에 오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잖아...'신예린은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신예린은 배에 손을 얹고 아주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뭔가... 진짜 나랑 피로 이어진 존재가 생긴 것 같아.”송지유는 그 감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신예린의 얼굴에 스친 복잡한 감정과 따뜻한 눈빛만큼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그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감정 같았다.막 무언가를 떠올리고 말하려던 찰나, 앞쪽을 스치던 송지유의 시선이 차갑게 굳었다.그녀는 이를 꽉 물며 낮게 말했다.“고개 들지 마. 여도준이랑... 강효은이다.”신예린은 고개를 들어 전방을 바라보았다.멀리서 두 사람이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여도준은 변함없이 잘생긴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띠고 있었고 강효은도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환히 웃고 있었다.솔직히 외모만 보면 둘은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송지유는 신예린 쪽으로 몸을 조금 더 기울이며 속삭이듯 말했다.“둘이 사귄다더니 요즘은 아예 붙어 다녀. 아침부터 밤까지, 껌딱지야 껌딱지.”신예린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연인이면... 그럴 수도 있지.”이제는 여도준을 봐도 아무런 감정이 일지 않았다. 그가 누구와 함께 있든 아무 관심도 없었다.그렇게 생각하며 자리를 지나치려던 찰나, 뒤에서 들려온 강효은의 목소리가 그녀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잠깐만, 예린아!”신예린은 천천히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러자 강효은은 여도준의 손을 꼭 붙잡고 환하게 웃었다.“나 도준이랑 사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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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강효은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송지유,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 난 예린이한테 물은 거거든?”그러자 송지유는 팔짱을 끼고 싱긋 웃으며 받아쳤다.“내 말이 곧 우리 예린이 생각이야. 그리고 머리가 있으면 생각이라는 걸 좀 해봐! 누가 그렇게 한가해서 50일 기념일 파티에 가겠니? 그렇게 요란하게 떠들다 헤어지면 결국은 흑역사 한 페이지로 남는 거야.”그녀는 말을 멈추지 않고 덧붙였다.“사람이 말이야, 인생에 백업 플랜 하나는 있어야 하는 거야. 알겠어?”신예린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사람들 앞에서는 늘 조용하던 신예린을 대신해, 송지유는 언제나 이렇게 나서주곤 했다.신예린은 송지유 같은 친구가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송지유가 사이다처럼 쏟아낸 말들에 강효은의 얼굴은 붉어졌다가 하얘지기를 반복했다.말로는 이길 수 없다고 느낀 강효은은 결국 옆에 서 있던 여도준의 소매를 잡아당겼다.“가만히 있을 거야? 송지유가 지금 우리 커플 저주하고 있잖아.”여도준의 표정도 썩 좋지 않았다.“송지유, 너 말이 좀 심한 거 아니야?”그러자 송지유는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오히려 더 당당하게 맞받아쳤다.“심하다고? 고작 워밍업이었는걸?”그녀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여도준을 향해 단호하게 쏘아붙였다.“여도준, 나 진짜 너한테 할 말 많아. 예린이한테 그동안 어떻게 굴었는지, 진짜 기억 안 나? 앞에선 다정한 척, 뒤에선 딴 여자랑 눈 맞추고... 그 와중에 예린이한테는 애매하게 굴면서 미련 줄 땐 언제고, 갑자기 손절? 내가 그때는 예린이 생각해서 참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잘 들어, 넌 그냥 쓰레기야.”그 말에 여도준의 얼굴은 금세 핏기 하나 없이 굳어졌다.“지금 뭐라고 했어?”하지만 송지유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외쳤다.“잘 안 들렸어? 한 번 더 말해줄게. 여도준, 넌 진짜 쓰레기야!”송지유는 멈추지 않고 고개를 돌려 강효은을 향해 쏘아붙였다.“그리고 너, 그렇게 자랑할 일 아니거든? 그딴 쓰레기 남자친구 생긴 걸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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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한편, 강효은은 짜증이 잔뜩 밴 얼굴로 여도준의 팔을 툭 쳤다.“지금 뭐 하는 거야? 예린이 남자친구 있는지 없는지, 그게 그렇게 중요해?”여도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반박했다.“내가 뭘 어쨌다고.”“뭘 어쨌다니? 아까부터 계속 캐물었잖아! 도대체 무슨 의도로 묻는 건데?”강효은의 눈가가 붉어지기 시작했다.“여도준... 너 아직도 신예린 좋아하는 거야? 그럴 거면 나랑 왜 사귀는 건데. 그냥 걔한테 다시 가.”여도준은 관자놀이가 다시 쿡쿡 쑤셨다.강효은이랑 사귀는 동안 벌써 몇 번을 울었는지 셀 수도 없었다. 조금만 자기 뜻에 안 맞아도 눈물부터 흘리는 그녀를 처음엔 안쓰러워 달랬지만 이제는 짜증이 먼저 올라왔다.그는 억지로 감정을 누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효은아, 그런 거 아니야. 내가 예린이를 좋아했으면 처음부터 너랑 사귀지도 않았어.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했는지 너도 알잖아. 난 너 하나야.”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우리 일단 수업 들어가자, 응? 이러다 늦겠다.”여도준이 애써 다정한 목소리로 달래자, 강효은은 울먹이며 따라나섰다.그런데 그 순간 문득 떠오른 장면 하나가 그의 머리를 스쳤다.예전에 신예린과 함께 있을 때 그녀는 사소한 일에 토라지지도, 울며 매달리지도 않았다....수업을 마친 신예린은 곧장 도서관으로 향했고, 오후 수업까지 끝낸 뒤에는 평소처럼 버블티 카페로 출근했다.가게에 도착하니 이정문 사장이 먼저 나와 있었고 그 옆에는 낯선 남자 한 명이 서 있었다.“예린 씨, 인사해요. 이쪽은 우리 처남이에요. 대학교 졸업한 지 좀 됐는데 아직 취직을 못 해서, 집사람이 우리 가게에서 좀 일 배우게 해보자고 해서...”남자는 말랐고, 인상이 무던한 편이었다. 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었고 첫인상은 조용하고 얌전해 보였다.신예린은 서둘러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신예린이라고 합니다.”남자도 어색한 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안수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신예린은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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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검은색 벤츠 한 대가 골목 모퉁이에 멈춰 서 있었다.잠시 뒤, 신예린이 다가오는 걸 본 주시우가 차에서 내렸다.이마에 내려앉은 머리카락 사이로 짙은 눈썹과 단정한 콧날, 매끄러운 옆선이 자연스레 드러났다. 말없이 서 있는 모습에는 묘하게 지친 기색이 감돌았다.신예린은 괜히 심장이 조금 빨라지는 걸 느꼈다.그를 향해 걷는 발걸음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고 속도도 조금 더 빨라졌다.그의 앞에 다가서서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자, 말투가 저절로 한결 부드러워졌다.“교수님, 많이 기다리셨어요?”불빛에 비친 그녀의 눈동자는 밤하늘 속 별처럼 반짝였고 주시우는 그런 그녀를 보며 싱긋 웃었다.“괜찮아. 얼른 타.”두 사람은 차에 올라탔고 주시우는 안전벨트를 맨 뒤 무언가 떠오른 듯 물었다.“배고프지 않아?”“아니요...”신예린이 고개를 저으려던 찰나, 조용한 차 안에 ‘꼬르륵’ 소리가 울려 퍼졌다.“...”‘아, 제발 이럴 땐 좀 조용히 해주면 안 돼?’순간 얼굴이 확 달아오른 신예린은 고개를 숙인 채 조심스럽게 주시우를 흘끗 바라봤다.그는 피식 웃으며 물었다.“뭐 먹고 싶어?”신예린은 퇴근 직전, 여하은이 몰래 건넨 치킨너겟이 떠올랐다.급히 나오느라 입에 대지도 못했는데, 먹고 싶은 것을 말해보라는 주시우의 말에 입맛이 다시 살아났다.“치킨너겟이요!”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고 나서야 갑자기 민망함이 밀려왔다.그 말을 듣고 주시우는 핸드폰을 들고 검색하기 시작했다.“주변에 치킨너겟 파는 가게가 있는지 확인해 볼게.”신예린은 의외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진짜요? 저는 안 된다고 하실 줄 알았는데...”주시우는 고개를 살짝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왜 그렇게 생각해?”“튀김은 몸에 안 좋은 음식이라 정크푸드라고 할 줄 알았어요. 게다가 저는 임신 중이기도 하고... 아기한테 안 좋을까 봐요.”주시우는 입꼬리를 가볍게 말아 올렸다.“가끔 먹는 건 괜찮아. 그리고 아기가 어떻게 태어날지는 식단보다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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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뭘 떨어뜨렸는데? 내리면 내가 찾아볼게.”주시우가 그렇게 말하며 이쪽으로 오려 하자 신예린은 황급히 허리를 펴고 어색하게 웃었다.“아, 아니에요! 귀걸이 떨어뜨린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오늘 안 끼고 나왔더라고요. 하하...”‘무슨 말도 안 되는 핑계야...’그녀가 귀걸이를 끼는 타입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주시우는 굳이 따지지 않았다.그는 아무 말 없이 치킨너겟 봉투를 들고 운전석에 탔다.“치킨너겟만 샀어. 늦었으니까 과식하면 안 돼.”“고마워요.”신예린은 손을 내밀어 봉투를 받아서 들었다.주시우는 시동을 걸고 집으로 출발했다.신예린은 버블티 카페 간판이 점점 멀어지는 걸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휴... 그냥 우연이었나 봐. 아무리 교수님이라도 하루 만에 내가 아르바이트하는 걸 알아챌 수는 없었을 거야.’그 순간, 조용했던 차 안에 바삭거리는 소리가 퍼졌다. 치킨너겟 특유의 고소한 향이 은은하게 차 안을 채우며 퍼져나갔다.신호에 걸린 사이, 주시우가 고개를 돌려 조용히 그녀를 바라봤다.신예린은 봉지에서 치킨너겟을 하나 꺼내 입에 넣고 있었다. 작은 손끝으로 치킨너겟을 야무지게 집어 입에 쏙 넣는 그녀의 표정엔 소소한 만족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주시우는 저도 모르게 찌푸렸던 미간이 풀렸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신예린은 치킨너겟을 막 입에 넣으려던 순간, 주시우의 시선이 자신에게 머물러 있는 걸 알아차렸다.그가 한동안 조용히 자신을 보고 있었다는 걸 깨닫자, 괜히 혼자만 신나게 먹은 게 민망해졌다.‘아차... 먹을래요? 한마디라도 물어봐야 했는데...’신예린은 반사적으로 손에 들고 있던 치킨너겟을 주시우 쪽으로 내밀었다.“드실래요?”주시우의 시선이 그녀의 손끝에 잠시 머물렀다.동글동글하고 단정하게 정리된 손톱, 깨끗하고 윤기 도는 손끝, 핑크빛이 도는 매끈한 손가락 끝으로 잡은 치킨너겟 하나를 보던 그의 눈빛이 아주 살짝 흔들렸다.그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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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집에 돌아오자마자 신예린은 샤워를 마치고 바로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시작했다.수업이 끝난 후에는 독서실에서 공부해야 했지만, 아르바이트로 대부분의 시간을 썼기에 지금이라도 놓친 부분을 복습해야 했다.잠시 후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가도 돼?”문이 열리자 주시우가 따뜻한 우유가 든 머그잔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책상 앞에 앉은 신예린은 몇 권의 책을 펼쳐두고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부드러운 조명 아래 그녀는 집중한 표정으로 책에 몰두해 있었다.주시우는 우유를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우유 식기 전에 마셔.”“네...”신예린은 무심코 대답하며 계속 필기를 이어갔다.주시우는 그녀의 시선이 꽂힌 교재를 따라 눈길을 내렸다. 펼쳐진 페이지에는 심장의 단면도가 그려져 있었고, 언뜻 봐도 폐순환과 체순환에 관한 내용인 것 같았다.곧이어 인상을 살짝 찌푸린 신예린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잘 안 풀려? 도와줄까?”신예린은 얼떨결에 고개를 들었다가,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눈빛이 반짝였다.‘그러고 보니 집에 교수님 한 분이 계셨잖아? 이렇게 유능한 교수님을 두고 지금까지 뭘 혼자 고민한 거지?’신예린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네!”주시우는 조용히 의자를 가져와 그녀 옆에 앉았다. 그리고 무심하게 흰 종이 한 장을 꺼내더니, 익숙한 손놀림으로 펜을 들어 곧바로 심장 구조를 그려내기 시작했다.그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단단했으며 늦은 밤 조용한 공간 속에서 유독 또렷하게 울렸다.“자, 이건 심장의 관상면 단면이야. 심장은 크게 좌심방, 좌심실, 우심방, 우심실, 이렇게 네 개의 방으로 나뉘어. 좌우 심방과 심실은 각기 이첨판, 삼첨판이라는 판막으로 나뉘지...”주시우는 간결하게 심장의 네 구획을 선으로 구분하며 설명을 이어갔다.“폐순환은 우심실에서 시작돼. 여기서 나온 혈액은 폐동맥을 통해 폐로 보내지고, 폐에서 산소를 받아 다시 폐정맥을 통해 좌심방으로 돌아와. 그게 바로 폐순환의 기본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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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신예린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민망함이 몰려와 당장이라도 책상 밑으로 숨고 싶었다.“죄송해요, 교수님. 제가 잘못했어요...”주시우가 조금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딴생각했는지 이유 말해봐.”목까지 벌게진 신예린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대충 아무 말이나 해볼까 했지만, 주시우의 눈빛이 너무 날카로웠다. 마치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처럼 단단히 벼르고 있는 느낌이었다.“꼭 말해야 해요?”신예린이 마지막 희망을 담아 조심스레 물었다.주시우는 한쪽 눈썹을 살짝 올렸다.“빨리 말해.”그 말에 신예린은 더는 도망칠 수 없단 걸 직감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모기만 한 소리로 말했다.“교수님이 너무 잘생기셔서요...”주시우는 잘못 들은 건지 싶어서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뭐라고?”신예린은 이왕 이렇게 들킨 마당에 더 망설일 것도 없다는 듯, 목에 힘을 주고 다시 또박또박 외쳤다.“교수님이 너무 잘생겨서요!”그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은 말 그대로 숨 막히게 조용해졌다.신예린은 눈을 질끈 감았고 심장이 쿵쿵 울리는 소리에 귀까지 먹먹했다.조심스럽게 한쪽 눈을 뜬 그녀는 주시우가 매우 복잡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확인했다.그 표정엔 분명 이런 의미가 담겨 있었다.‘열심히 강의 중인데, 내 얼굴이나 감상하고 있던 거였어?’“교수님...”신예린은 조심스럽게 변명이라도 해보려 했지만, 주시우는 먼저 고개를 돌려 책상 위에 펜을 놓았다.“내가 방금 설명한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말해봐. 다 말하기 전엔 못 잘 줄 알아.”‘다 교수님 얼굴 보고 정신 팔린 탓인 거야...’신예린은 속으로 울상을 지으며 중얼거렸다.“교수님... 너무 가혹하신 거 아니에요?”하지만 주시우는 단호했다.“빨리 시작해.”신예린이 억울한 눈망울로 그를 올려다보자, 주시우는 눈을 피하듯 고개를 돌렸다.그러고는 얼떨떨한 얼굴로 단호하게 덧붙였다.“그리고... 이제부터 내 얼굴 보지 마.”“...”신예린은 움찔하며 고개를 숙였고 그의 말이 머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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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며칠 동안 신예린은 예전처럼 바쁜 일상을 보냈다.낮에는 수업 들었고 쉬는 시간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느라 바빴고 저녁이면 버블티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했다.밤 열 시가 되면 어김없이 주시우가 데리러 왔기 때문에, 그녀는 들킬까 조심스레 하루하루를 움직였다.다행히 아직까진 평온했고 나름대로 보람차고 즐거운 나날이었다.“너 요즘처럼 맨날 눈치 보면서 사는 거 힘들지 않아? 나 같으면 그냥 교수님한테 말하겠다.”송지유는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사실대로 말하면... 분명 아르바이트 그만두라고 하실걸.”신예린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그만두면 어때? 지금은 남편도 있잖아. 교수님이 카드도 줬다며, 편하게 쓰라고.”“응... 주시긴 했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써...”망설이는 그녀의 말에 송지유는 못마땅하다는 듯 신예린의 이마를 툭 쳤다.“이 고집쟁이야.”“지유야, 넌 사랑받으면서 자라서 몰라. 누군가한테 손 벌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한텐 그게 오랜 시간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겨우 가능한 일이야...”신예린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그 말을 들은 송지유는 신예린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신예린이 굳이 이 상황에서도 계속 일을 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예린이가 부모님한테조차 손 벌리기 싫어하는 건, 분명 많은 상처가 있었기 때문이겠지...’잠시 말이 끊기자, 신예린이 오히려 먼저 웃어 보였다.“그러니까 지금처럼 컨디션 괜찮을 때 최대한 벌어놔야지. 나중에 배가 부르면... 아무것도 못 하잖아.”“그래봤자, 내가 보기엔 오래 못 숨긴다. 네가 교수님 아기 품고까지 아르바이트하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당장 침대로 끌고 가서 혼내는 거 아니야?”“무슨 소리야... 교수님은 그런 분 아니셔...”신예린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 반응에 송지유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장난스레 눈을 빛냈다.“왜? 조용하고 점잖은 사람일수록 의외로 지배욕 있을 수도 있잖아. 얼마나 모질게 굴 줄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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