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주시우는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별일 아니에요. 제 아내 대신 쓰레기 하나 정리했을 뿐이에요.”신예린은 주시우의 일련의 행동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경찰서 안, 눈과 코가 퍼렇게 부어오른 안수빈은 주시우를 향해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쳤다.“이 사람 저한테 보복했어요! 경찰서 조정도 무시하고 나가자마자 절 때렸다고요! 제 꼴 좀 보세요. 이게 사람한테 할 짓입니까!”안수빈의 본색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순한 척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신예린은 긴장감에 숨을 삼켰다.처음에는 자신 쪽이 명백히 정당했는데, 이렇게 먼저 손을 쓰면 입장이 불리해진다는 걸 알았다.그녀는 다급히 말했다.“아니에요, 그게 아니라, 이 사람이...”하지만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주시우는 신예린을 옆 의자에 앉혔다.당황한 신예린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주시우는 태연한 얼굴로 그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하루 종일 서 있었잖아. 앉아서 좀 쉬어. 이제부턴 어른들끼리의 일이야.”“...”신예린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기분이 들었다.경찰은 주시우를 노려보며 목소리를 높였다.“이게 무슨 짓입니까? 여긴 경찰서입니다! 경찰서 문 앞에서 사람을 때리다니, 경찰을 우습게 아는 겁니까?”주시우는 고개를 살짝 돌려 그를 바라봤다.본래는 가벼운 눈길 같았는데, 그 시선을 마주친 경찰은 이유도 모르게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제가 사람을 때린 건 화가 났기 때문입니다. 화가 나면 사람이 눈이 뒤집히는 법이고 그 순간엔 장소 따위 구분하지 못하죠.”경찰은 날카롭게 꾸짖었다.“대학 교수라면서요? 교수라는 사람이 자제력도 없나요?”주시우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제가 교수를 하고 있다는 것과, 남편으로서 사람을 때린 건 전혀 별개의 문제죠.”그의 시선이 순간 날카롭게 빛났다.“만약 당신 아내가 누군가에게 모욕당한다면 당신은 경찰이라는 신분을 떠올리며 차분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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