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은 단숨에 얼어붙었다. 모두가 신예린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들이 그렇게 궁금해하던 사모님이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었을 줄은 상상도 못 한 것이다.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교실은 마치 기름에 물방울이 튀듯 폭발했다.“꺄아아아!”“으아아아아!”“사모님이다!”학생들의 비명이 교차하며 이어졌다.“교수님이 직접 인정하신 사모님이셔!”“사기꾼도 아니고 변태도 아니고 진짜 사모님이셨네!”그 놀라움에 찬 목소리들이 쏟아지는 순간, 신예린은 마치 외계에서 온 외계인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억지로 태연한 척하며 학생들을 향해 억지 미소를 지었다.“안녕하세요...”“네. 안녕하세요!”머쓱하게 인사를 건네면서도 신예린의 시선은 강단 위 주시우를 향했다. 제발 자신을 구해달라는 눈빛이었다.그런데도 주시우는 오히려 여유로운 미소만 지어 보였다.‘웃어? 지금 이런 상황인데?’신예린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학생들에게 포위당한 아내를 놔두고 웃음이 나오다니.’그 순간, 마침내 울리는 종소리가 신예린을 구원했다. 천상의 종소리처럼 들린 순간, 본능적으로 도망가고 싶었지만 이미 사방이 학생들로 막혀 있었다.그러자 웅성거리던 학생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신예린은 고개를 들었고 사람들 사이가 서서히 갈라지며 길 하나가 생겨나는 걸 보았다.그 길의 끝에는 주시우가 서 있었다. 차가운 빛이 감도는 피부, 깊고 단정한 이목구비, 고요하면서도 강렬한 눈빛의 주시우는 잠자코 신예린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학생들 사이를 가르며 다가오는 발걸음에 모두가 숨을 삼키듯 조용해졌다.주시우가 가까이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길고 고운 손가락, 은빛 반지가 은은한 빛을 흘렸다.“가자.”차갑고도 맑은 목소리였지만 묘하게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신예린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 주위의 수많은 시선 속에서 신예린은 결국 주시우의 손을 잡았다. 힘 있는 주시우의 손바닥이 자신을 감싸안고 두 사람의 손가락은 단단히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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