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린은 주아윤을 보려고 고개를 돌렸고 마침 아이와 눈이 딱 마주쳤다. 주아윤은 순간 당황한 듯 시선을 피하며 자세를 바꿨다.드라이기 소리가 다시 ‘윙’ 하고 울렸고 신예린의 머리 위에서 따뜻한 바람이 느껴졌다. 게다가 주시우의 손끝이 스치는 감촉과 거기에 주아윤이 몰래 자신을 흘끗흘끗 훔쳐보는 시선까지.그 순간 신예린의 마음속에서 따뜻한 감정이 넘칠 듯 차올랐다.밤이 되어 주아윤이 잠든 뒤, 주시우가 방으로 들어왔다.신예린은 주아윤의 사진을 찍는 전용으로 쓰는 휴대폰을 들고 들여다보고 있었고 입가에 미소가 걸려 있었다.주시우는 이불을 들추고 옆에 누워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렇게 둘은 침대 머리맡에 반쯤 기대 앉은 채 사진들을 함께 보았다.“아윤이가 친구랑 사진을 엄청 많이 찍어 놨더라고요.”신예린은 손가락으로 사진을 넘기며 화면을 그의 쪽으로 기울였다.“이 애가 아윤이가 말한 바투르인 거 같아요.”사진 속 바투르는 열 살쯤 되어 보였고 주아윤과 함께 말 옆에서 찍은 사진 속의 표정은 해맑았다.주시우는 눈을 내리깔고 한참 보다가 물었다.“이전에 찍힌 영상들도 다 봤어?”“아직이요. 거기까지 못 갔어요.”김수희가 얼마나 열정적으로 주아윤을 찍었는지, 한번 외출 나가면 사진과 영상이 수천 장 늘어났다.신예린은 그 어느 것도 놓치고 싶지 않아 하나하나 세심하게 다 보고 있었다.그때 주시우가 그녀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았다.“잠깐만요, 아직 채 못 봤...”그러나 그는 휴대폰에서 영상 폴더를 열었다. 거기에 ‘첫 뒤집기’, ‘첫 고개 들기’, ‘첫 걸음마’... 온갖 ‘첫’이 적힌 분류가 정리되어 있었다.주시우는 그중 하나를 눌렀고 영상에서 아주 작은 아기가 보였다. 주아윤은 겨우 세 달 정도 되어 보였고 곧 주시우의 목소리가 들렸다.“방금 아윤이가 고개를 들었어. 갑자기 생각났는데 이렇게 휴대폰으로 아윤이가 자라는 모습을 많이 찍어 두면 네가 돌아왔을 때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서, 아윤이를 데리고 휴대폰을 사러 갔어. 비록 첫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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