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체격은 길고 곧게 뻗어 있었고 선이 잘 드러나는 얼굴에 도드라진 눈썹뼈, 깊고 맑은 눈매가 더해져 마치 난초처럼 고결하고 옥처럼 단정한 기품을 풍겼다.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안정감이 느껴졌고 급할 것 없는 태도 속에서 검은 눈동자에는 오로지 신예린의 모습만이 담겨 있었다.그 손을 잡은 아이는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주아윤이었다. 까르르 뛰어다니는 발걸음에 피부는 마치 조각한 듯 고왔고 또렷한 이목구비에는 아빠와 엄마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특히 까만 눈망울은 보는 이마다 어쩜 이렇게 귀여워’하는 탄성을 먼저 터뜨리게 할정도였다.신예린은 주시우와 주아윤이 올 거라는 건 알았지만 이런 모습으로 등장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차려입었다고 하기에는 주시우의 옷차림은 편안해서 한 다섯 살쯤은 더 어려 보였고 그렇다고 가볍다고 하기에는 주아윤이 마치 파티에 갈 듯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아니, 이 옷은 그때 교수 이미지랑 안 맞는다며 못 입게 하더니... 왜 지금은 당당히 입고 나온 거야.’그 모습은 꼭 화려한 왕자님 같았다.순간 멍하니 바라보는 사이, 주시우는 이미 주아윤과 함께 신예린 앞에 다다랐다.가까이에서 보니 주시우의 인상은 더 또렷했고 시선이 저절로 끌렸다.“와, 진짜 잘생겼다.”누군가 무심결에 내뱉었다.“신 선생님, 남편 잘생겼다고 해도 못 믿었는데... 진짜였네요.”“이런 남편이랑 같이 자면 매일 웃다가 깰 듯하겠네요.”“세상에, 따님도 너무 예쁘네.”농담 섞인 말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석훈은 주시우를 보는 순간 얼굴빛이 확 굳었다.그제야 신예린이 말한 잘생겼다는 기준이 어떤 건지 알았다. 남자인 자기 눈으로 봐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도저히 비교조차 되지 않는 외모였다.신예린은 동료들의 놀림을 받으며 가볍게 웃고는 주시우 팔을 끌어당겨 소개했다.“제 남편 주시우예요. 그리고 이쪽은 제 딸, 아윤이에요.”주시우의 시선이 자연스레 사람들을 훑고 지나갔다가 이석훈 앞에서 잠시 멈췄다.상대의 눈빛에는 뭔가 억눌린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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