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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터닝포인트: Kabanata 471 - Kabanata 480

559 Kabanata

제471화

“네, 네.”간호사는 손에 든 일을 바쁘게 하는 척 눈길은 자꾸만 주시우와 주아윤 쪽으로 향했다.소정은 주시우가 벌써 35살이라고 했지만 지금 보니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훤칠하고 늘씬한 체형에 입체적인 이목구비와 온몸에서 풍기는 훈훈함으로 봤을 때 전혀 느끼한 아저씨 같지도 않아 어디를 가든 주목을 받았다.간호사는 자신의 남자 친구를 떠올렸다. 사귄 지 3년 동안 5kg이나 넘게 쪄서 밖에 나가 운동도 하며 몸매 관리를 하라고 했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하게 이미 여자 친구가 있는데 왜 꾸며야 하냐고 말해서 그녀의 화만 돋웠다. 마치 그녀는 뚱뚱하고 못생긴 남자 친구를 만나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몸매 관리조차 스스로 할 수 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출세할 거란 기대를 품겠나.주아윤은 마치 그녀의 시선을 느낀 듯 이따금 커다란 눈으로 계속해서 돌아보는 게 귀여움 그 자체였다.간호사는 탁자 위에 환자 가족이 가져온 오렌지를 집어 주아윤에게 건네며 달래는 어조로 말했다. “아가, 먹을래?”주아윤은 아빠를 쳐다봤다. 그가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이는 앞으로 다가가 오렌지를 받고는 사랑스럽게 말했다. “고마워요. 언니.”간호사는 사실 신예린과 비슷한 나이여서 주아윤이 이모라고 불러야 했지만 자꾸만 언니라고 부르는 말에 정신이 혼란스러워 정정할 틈도 없었다.“얘야, 넌 이름이 뭐니?”“저는 주아윤이에요.”“아윤이는 정말 귀엽구나.”간호사는 주아윤이 작은 손으로 오렌지를 든 채 크고 동그란 눈망울을 반짝이자 말랑한 볼을 만져보고 싶었다.손을 뻗고 싶은 충동을 주체하지 못했지만 아이 아빠 앞에서 그렇게 하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해 애써 참았다.주아윤이 주머니를 더듬더니 손을 펼쳤다.“언니, 이거 줄게요.”작은 손바닥 안에는 사탕 두 개가 놓여 있었다.간호사는 웃으며 팔을 뻗어 손을 잡았다.“고마워, 아윤아.”“천만에요. 아빠가 좋은 건 나눠야 한다고 하셨어요.”‘아이고, 착하기도 해라.’간호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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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신예린이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한 간호사가 동료에게 물었다.“신 선생님 가셨어? 모레 퇴원하고 싶어 하는 환자 있는데.”“응. 참, 남편이 아이와 함께 데리러 왔더라.”“우와, 소정 씨가 말했던 잘생긴 선생님? 지난번에 밥 먹으러 가느라 못 봤어.”“맞아. 괜찮아, 앞으로 자주 데리러 올 거야. 애 이름이 주아윤인데 너무 사랑스러워. 나한테 사탕 두 개도 줬어. 자, 하나 줄게.”그들은 일을 하면서 수다를 떠느라 간호사 스테이션에 다가온 한 그림자가 대화를 모두 듣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그러고 보니 임정희는 외손녀가 태어난 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아이 몸속에도 자기 피가 흐르고 있는데 할머니라고 한 번도 부르지 않은 게 말이 되나.‘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부모가 따라오지 않을까?’임정희는 결심을 굳히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신예린 일행이 주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7시가 넘었다.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밥 냄새가 풍겼다.“할아버지, 할머니, 아윤이 왔어요.”신발을 갈아신은 주아윤이 펄쩍펄쩍 뛰어 들어왔다.주혁재가 다가와 몸을 숙여 주아윤을 안더니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착한 손녀가 왔구나.”주아윤이 할아버지 얼굴을 손으로 받쳐 뽀뽀를 건네자 침이 얼굴에 다 묻을 뻔했다.그런데도 주혁재는 주름이 잔뜩 진 얼굴로 웃었다.신예린이 들어와 이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그리고 주아윤에게 다시 한번 당부했다. “아윤아, 할아버지는 허리가 안 좋아서 조금만 안겨 있다가 내려와.”주혁재는 며칠 전 허리를 삐끗했고 지금은 거의 나았지만 주아윤은 이제 막 태어난 아기가 아니었기에 어느 정도 무게가 나갔다.주아윤은 할아버지 품에서 내려오라는 말을 듣자마자 이렇게 말했다.“제가 할아버지 등 두드려 드릴게요.”내려온 아이는 곧장 주혁재 뒤로 달려가 작은 주먹으로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할아버지, 여기 맞아요? 좀 나아졌어요?”주혁재는 웃느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들고 온 특산품을 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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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아윤아, 며칠 동안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서 지낼래?”주혁재는 소지훈처럼 주아윤에게 말할 때면 무의식적으로 말투가 부드러워졌다.음식을 집던 주시우가 손을 멈칫했고 주아윤은 망설이는 듯 아빠와 엄마를 번갈아 보았다.“아윤아, 할아버지가 뒷마당에 연못도 하나 파서 금붕어와 거북이를 키우고 있어. 너도 같이 놀 수 있단다.” 주혁재가 혹하는 말을 던졌다.“거북이요?” 주아윤은 금세 마음이 동했다.“그래, 금붕어들은 색도 다양해서 엄청 예뻐.”주아윤이 신예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그래도 돼요?”신예린이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지.”주아윤이 다시 주시우를 바라보았고 주시우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목을 가다듬었다.“아윤이가 여기 있고 싶으면 그렇게 해.”“앗싸!”주아윤은 신이 나서 외쳤다.신예린이 언뜻 시선을 돌리자 주시우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딸보다 더 기뻐하는 것 같았다.저녁을 먹고 잠시 함께 앉아 있다가 신예린과 주시우는 인사를 하고 떠났다.“아빠, 엄마, 안녕.” 주아윤이 문 앞에 서서 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아버지, 아윤이 놀 때 잘 지켜보세요. 물에 빠지지 않게.”주시우의 당부에 주혁재가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알았어.”“...”신예린은 시아버지가 제법 젊게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가자.” 주시우가 신예린을 끌고 차에 태웠다.주아윤은 엄마 아빠가 차에 타는 걸 보고 함께 집에 갈지 말지 고민하는 모양이었다.주시우가 누구던가, 한눈에 딸의 생각을 알아차리고는 문을 닫기 무섭게 액셀을 밟으며 멀어졌다.주아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검은 차가 번개처럼 눈앞에서 사라지는 걸 바라보았다. 생각할 틈조차 없었다.“...”집에 돌아온 신예린은 카펫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 주아윤이 등교할 때 필요한 물건을 점검했다.“가방, 교복, 물컵...” 그녀는 확인하며 중얼거렸다.“갈아입을 옷을 몇 벌 더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욕실에서 나온 주시우는 아직도 정리 중인 신예린을 보며 고개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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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신예린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주시우가 그녀를 단번에 어깨에 둘러메었다.안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어깨 위로 들어 올렸다.신예린은 배가 어깨에 눌려 오늘 저녁 먹은 걸 토할 뻔했다.“주시우 씨!” 거꾸로 매달린 신예린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남자를 툭 때리며 말했다.“좀 더 로맨틱한 방법을 쓸 수는 없어요?”주시우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방으로 향했다. “우리가 곧 하려는 게 바로 로맨틱한 일이야.”방에 들어서자 신예린은 침대에 내려졌고 주시우가 덮쳐오며 그녀에게 키스하려 했다.그녀는 재빨리 손을 들어 입을 막았고 키스에 실패한 주시우는 눈을 가늘게 떴다.신예린의 눈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 전에 부탁 하나만 들어줘요.”주시우가 말하기도 전에 입술이 먼저 손바닥에 닿았다.뜨거운 온도가 손바닥 피부를 화끈하게 덥히며 남자가 손을 따라 천천히 입을 맞추자 신예린은 몸이 저절로 달아올랐다.주시우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 다 들어줄게.”갑자기 그가 손가락 끝을 깨물자 신예린은 저릿한 감각이 손끝에서 온몸으로 퍼져갔다.신예린의 손가락이 흠칫 떨렸지만 그래도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아윤이 개학 준비물을 다 있는지 한번 봐줘요.”정중하게 부탁하는 게 이렇듯 사소한 일이라니.그가 바로 허락할 줄 알았던 신예린은 주시우가 난처한 표정을 짓는 걸 보았다.“그건 좀 어려워.”신예린은 진심으로 믿었다. “할 일이 있어요?”주시우의 눈빛이 깊어지며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적어도 지금은 시간이 없어.”신예린은 한참 뒤에서야 말뜻을 알아차리고 얼굴이 새빨개졌다. “지금 당장 하라는 게 아니잖아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입술을 막았던 손을 치우가 주시우가 입술을 머금었다.“오늘 밤에 너 하는 거 봐서.”신예린은 흥정까지 하는 그의 모습에 뭐라고 따지려던 찰나 주시우의 혀끝이 그 틈을 타 안으로 파고들었다.“읍.”신예린은 마치 숨이 멎은 듯 온몸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그녀는 주시우의 움직임에 맞춰서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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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모든 게 끝나고 신예린은 무기력하게 안긴 채 욕실로 들어갔다.샤워기가 켜지고 신예린은 알몸으로 주시우에게 기대어 따뜻한 물줄기가 두 사람에게 쏟아지도록 내버려두었다.주시우의 손바닥이 그녀의 몸 위를 어루만졌다.처음에는 신예린도 부끄러운 마음에 주시우가 그녀를 씻겨주는 걸 민망해했다.‘그때 주시우가 뭐라고 했더라.’“내가 못 본 곳이 어디 있다고 그래? 어디가 예민한지 내가 너보다 더 잘 아는데.”그때 신예린은 부끄러워서 얼굴을 베개로 가린 채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숨 막혀.”주시우는 베개를 치우고 곧바로 그녀를 안아 올렸다.“처음엔 낯설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져. 정 부끄러우면 몇 번 더 같이 씻으면 되지.”‘말은 참 잘해.’신예린은 이 말이 이런 뜻으로도 쓰일 줄은 몰랐다.하지만 너무 지쳐서 움직이고 싶지 않았고 땀에 젖은 채로 자고 싶지도 않아 주시우가 욕실로 데려가는 대로 내버려두었다.뜨거운 손바닥에 정신이 돌아온 신예린은 귀에 들리는 숨소리가 거칠어지는 걸 느꼈다. 코끝이 은근슬쩍 그녀의 귓불에 닿았다.둘 다 알몸인 상태라 신예린은 주시우의 하반신에서 느껴지는 변화를 단번에 알아챘다.“당신...”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던 신예린이 주시우의 붉게 달아오른 눈과 마주했다.“여보.”주시우가 그녀의 귀를 살짝 깨물며 뜨거운 숨결을 내뱉었다.“며칠 동안 아윤이가 없는 이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지.”신예린이 말하기도 전에 주시우가 그녀를 벽에 밀어붙였다.차가운 타일이 닿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주시우가 팔로 받쳐주었고 신예린은 허공에 몸이 붕 뜬 채 다리를 그의 허리에 감자 둘의 몸이 그대로 밀착되었다.가쁜 숨결이 그녀의 목덜미를 스치자 소름이 돋았다.“욕실에 있으니 씻을 필요도 없네.”샤워기의 물보라가 사방으로 튀는 가운데 신예린은 주시우의 어깨를 꼭 붙잡은 채 가쁜 숨을 내쉬었다......침대로 돌아왔을 때 신예린은 눈조차 뜨지 못했다.그녀는 등 뒤에서 주시우가 몸을 뻗어 불을 끄고 감싸 안는 것을 느꼈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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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누구보다 신예린을 잘 아는 사람이 바로 주시우였다. 몸의 반응은 정말 솔직했다. 주시우의 품 안에서 천천히 달아오르는 신예린의 반응은 숨이 막힐 만큼 사랑스러웠다.주시우는 신예린이 이런 스킨십을 좋아한다는 걸 거의 확신했지만, 혹시나 착각일까 봐 이번에는 제대로 말을 꺼내 보기로 했다. 어차피 부부 사이에서는 중요한 문제였고, 서로 엇갈리면 마음에 금이 가기 쉬우니 조율하고 맞춰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문제를 꺼내고 해답을 찾는 건, 원래 주시우가 잘하는 일이었다. 다만 지금 분위기만 보면 신예린의 사정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신예린은 그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 숨고 싶었다.주시우가 진지한 얼굴로 이런 얘기를 꺼내니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학술 토론이라도 하는 줄 알 것이다.얼굴이 화끈해진 신예린은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면서 대답을 거부했다.그러자 주시우가 신예린의 손을 살며시 떼며 말했다.“나 지금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네가 불편하면 줄일게. 일주일에 몇 번이면 괜찮을 것 같아? 하루에 몇 번이 적당해?”주시우의 말이 신예린의 귀로 스며들수록 부끄러움은 점점 커졌다.신예린이 고개를 홱 돌리자, 이번에는 주시우가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예린아.”주시우의 표정은 너무도 진지했기에 부끄러워서 눈을 피하던 신예린의 시선이 멈췄다.“네 생각을 말해줘.”어색함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지만 신예린은 결국 용기를 내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싫다고... 한 적 없는데요.”신예린은 아주 낮은 목소리로 빠르게 말하자 주시우가 못 들은 듯 되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어?”신예린은 주시우가 일부러 그러는 건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신예린은 숨을 고르고 그대로 질렀다.“싫다고 한 적 없다고요!”말이 끝나자 방 안이 잠깐 고요해졌고 불같은 열기가 신예린의 얼굴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주시우가 신예린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웃기는 뭘 웃어요...”신예린은 부끄러워 손으로 주시우를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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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내일 영화 보러 갈 때 아윤이를 안 데려가도 괜찮을까요?”신예린이 물었다.“괜찮아.”주시우가 신예린의 손을 잡고 손끝을 장난스레 톡톡 쳤다.“가끔은 우리도 둘만의 시간이 필요하지.”“그럼 아윤한테는 비밀로 해야 해요. 알면 분명 울 거예요.”“알겠어.”주시우가 웃었다.신예린이 문득 떠올랐다.“오늘 엄마를 봤어요.”그러자 주시우의 손끝 놀리던 동작이 멈췄다.“아빠가 아프다네요. 병력을 봤는데 대동맥 박리래요. 그래도 상태는 괜찮은 편이고요.”“부모님께서 너를 곤란하게 하지는 않았어?”역시 주시우의 첫 질문은 그거였다.그러자 신예린이 낮은 목소리로 웃으며 주시우의 가슴에 기대면서 말했다.“어떤 사람들인지 이미 봤잖아요. 지금 우리 과 사람들 모두가 두 분의 눈치 보느라 벌벌 떨고 있어요.”“내가 가서 정리할게.”주시우가 말했다.‘주 교수님의 입에서 정리한다는 말이 나오다니.’신예린이 몸을 일으켜 비꼬듯 웃었다.“어떻게요? 사람을 아예 없애 버리겠다는 거예요?”“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방법은 있어. 사람이면 누구나 약점이 있으니까.”주시우가 신예린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주며 낮게 말했다.“난 네가 걱정돼서 그래.”상대가 아무리 까다로워도 결국은 신예린의 가족이었다. 주시우는 그들의 감정은 굳이 고려하지 않아도 됐지만 신예린의 마음만은 놓칠 수 없었다.“아빠가 입원했다는 소식 들었을 때, 처음에는 깜짝 놀라긴 했는데... 그다음부터는 큰 감정이 안 올라오더라고요. 특히 엄마가 여전히 그런 성격인 걸 보니까 지금 제 눈에는 그냥 일반 환자처럼 보여요.”주시우는 신예린을 끌어안은 채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들어주었다.“저는 이제 예전의 신예린이 아니에요. 예전에는 제가 부모님의 사랑에 목말라서 엄마한테 마음대로 휘둘렸는데... 지금은 달라요. 이제는 당신이랑 아윤이가 저한테 주는 사랑이 있으니까, 그 사랑이면 충분해요. 부모님의 사랑은... 더 이상 안 바라요.”그 말을 들은 주시우는 마음이 아프면서도 뿌듯했다.사람이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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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그 일로 임정희는 정말 불만이 컸다. 신예린은 병문안을 안 왔을 뿐만 아니라 신경무를 챙겨줄 건 하나도 안 챙겨주고 심지어 동료들 앞에서까지 임정희를 불편하게까지 만들었다.그때 이석훈이 병실로 들어왔다.그는 신경무의 주치의였고 내일 수술 설명을 하러 온 참이었다.“오늘 밤 열 시 이후에는 금식, 열두 시 이후에는 물도 마셔서는 안 됩니다. 그다음부터는 어떤 것도 드시면 안 됩니다. 이해하셨죠?”이석훈이 담담히 안내했다.“이 선생님, 내일 아침에 가장 먼저 수술을 해주시면 안 될까요?”임정희가 애원하는 듯한 말투로 나섰다.“수술 하나에 대기 시간이 길다던데 첫 번째가 아니면 온종일 굶어야 하잖아요. 몸이 어떻게 버티겠어요.”“그 부분은 걱정하지 마세요. 수액으로 영양을 공급합니다.”“그건 다르죠. 우린 최대한 빨리하고 시름을 놓고 싶어서 그러는 겁니다.”이석훈이 꿈쩍도 하지 않자 임정희는 결국 신예린을 들이밀었다.“선생님네 심장외과의 신예린 의사가 제 딸이에요. 다 자기 식구끼리인데 될 수 있는 건 좀 봐주시면 안 돼요?”그러자 이석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스쳤다.이석훈은 과에서 신예린의 가족이 입원했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바로 이들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이석훈은 차트를 덮으며 짧게 말했다.“검토해 보겠습니다.”이석훈이 허락도 안 하고 태도까지 싸늘해지자 임정희의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이석훈이 나가려는 찰나, 임정희가 쏘아붙였다.“동료 가족인데도 더 챙겨줄 생각이 없다니, 사람이 그렇게 살면 되나요? 혹시 우리가 돈을 안 드려서 그런 거예요?”이석훈의 걸음이 딱 멈췄고 돌아서서 임정희를 어두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왜 제가 반드시 동료 가족을 챙겨야 하죠? 얼굴도 참 두껍네요.”임정희는 숨이 턱 막혔다.“의사라는 사람이 이렇게 냉혈이라니! 의술도 의심스러워요. 당장 주치의 바꿔주세요. 우리 딸더러 직접 수술해달라고 할 거예요.”“내일 바로 수술입니다. 중간에 주치의 바꾸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상관없어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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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그 순간, 이석훈이 눈빛을 딱 굳히더니 신예린을 번개처럼 끌어당겼다.쾅!그러자 물컵이 벽에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지며 산산이 부서졌다.“우리가 널 몇 년을 먹여 살렸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어. 이제 잘난 척하면서 우리랑 맞서겠다는 거냐!”신경무가 가슴을 움켜쥐고 화를 냈다.신예린은 바닥에 흩어진 유리 조각을 내려다봤다.‘저 컵이 내 몸에 맞았으면 얼마나 아팠을까.’신경무는 자신이 유리컵을 던지는 순간, 신예린이 다칠지, 아플지에 대한 생각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어릴 때부터 늘 그랬다. 입에 담기 힘든 말을 쉽게 뱉고 자기들에게 당연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밀어붙였다. 신예린의 마음이 다치든 말든, 아프든 말든 상관없었다.신예린은 차가운 시선으로 신경무를 바라보았다.“아들을 키우는 게 그렇게 대단해요? 신민호는요? 직접 간호라도 했어요? 아니면 돈이라도 보탰나요? 그렇게 아들이 좋으면 신민호더러 수술하라고 하세요.”신경무는 신예린이 이렇게 되받아칠 줄은 꿈에도 몰랐는지 얼굴이 시뻘게지며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아이고, 아픈 환자인데... 말을 좀 줄여.”임정희가 급히 입을 열며 분위기를 달랬고 신예린을 향해 말했다.“네 아빠가 아픈데 넌 왜 그렇게 들쑤시는 거야.”신예린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감정을 가라앉히고는 담담하게 말했다.“내일 수술이에요. 정말 병을 고칠 생각이면 여기서 사람 잡지 말고 차분히 계세요. 이 병원 의사들을 못 믿겠으면 지금이라도 전원하세요.”말을 끝내자 신예린은 미련 없이 병실을 나섰고 이석훈도 바로 뒤를 따랐다.“봐... 봤지?”신예린이 이렇게 나오자 신경무는 씩씩대며 임정희에게 말했다.“왜 저렇게 변했지? 냉혈 인간이야?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부모인데...”“됐어요. 흥분하지 마세요.”임정희가 진정시키다 말고 바닥에 놓인 봉지를 힐끗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잠깐만 나갔다가 올게요.”복도를 걸어 사무실 쪽으로 향하던 신예린은 뒤에 이석훈이 따라오는 걸 알고 있었다.분위기가 아무리 껄끄러워도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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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그러자 임정희는 바로 얼굴이 굳어졌다.“우리 집에 별로 돈이 없는 건 너도 알잖아. 우리가 어떻게 남과 같겠어? 어떻게 그런 집안이랑 비교를 해.”“맞아요. 제 앞에서는 늘 돈타령이였죠. 그런데 신민호가 원하면 다 들어주고요.”신예린은 봉지를 임정희 손에 다시 쥐여줬다.“우리 아윤이는 집에 장난감이 가득해요. 이건 나중에 엄마가 손주 생기면 주세요.”그러자 임정희의 안색이 거무락푸르락 했다.‘이렇게까지 성의껏 다가갔는데 고마운 줄도 모르고 체면을 구기게 하네.’봉지를 움켜쥔 임정희는 손에 힘이 더 들어갔고 결국 아무 말 없이 돌아서 병실로 들어가 버렸다.신예린이 고개를 돌리자 이석훈은 아직 자리를 뜨지 않고 서서 보고 있었다.“저를 동정하는 눈빛은 필요 없어요. 누구도 자기 출신을 고를 수는 없으니까요.”신예린이 말하는 톤은 흔들림이 없었다.“저는 지금 누구보다 행복해요.”심지어 이석훈이 깜짝 놀랄 만큼 신예린은 단호하게 말했다.이석훈은 신예린이 강한 척하는 것이라 여겼다. 그러다 퇴근 뒤 주차장에서 신예린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신예린은 콩콩 뛰듯 발걸음을 재촉하며 한 남자에게 달려갔고 얼굴에는 웃음이 활짝 번졌다. 순간 이석훈의 머릿속에 소녀의 첫사랑이라는 말이 스쳤다.막 연애를 시작한 사람처럼 온몸이 봄기운으로 가득했고 곧장 그 남자의 품에 쏙 안겼다.그제야 이석훈은 아까 신예린이 했던 말이 허풍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다.멀지 않은 곳, 신예린이 주시우의 허리를 껴안고 올려다보며 칭찬을 기다리듯 말했다.“오늘은 칼퇴근했어요. 잘했죠?”주시우가 입가를 올렸다.“아주 잘했지.”주시우의 칭찬 한마디에 신예린은 당장 꼬리라도 살랑댈 듯 기뻤다.사소한 거라 굳이 칭찬받을 일도 아닌데 주시우 앞에서는 달랐다. 뭐든 주시우의 인정받고 싶었고 그의 한마디면 신예린은 마음이 활짝 피었다.“어서 타.”“네.”주시우가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고 신예린은 차에 타자마자 낯선 향기를 맡았다.뒤를 돌아보니 뒷좌석에 꽃다발이 놓여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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