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주아윤은 주시우의 어깨에 올라타며 언성을 높였다.“엄마를 향해 돌격! 우리가 왔어요!”두 사람의 기세가 만만치 않자 신예린은 일부러 놀란 척 방 안으로 도망쳤다.“살려 주세요!”불빛이 반짝이고 방 안에는 내내 맑은 웃음소리가 터졌다. 고요하던 밤이 한결 따뜻해진 순간이었다.개학 첫날, 세 사람은 일찍 일어났다. 주시우는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했고 신예린은 주아윤에게 옷을 입혀 주고 머리를 묶어 주었다.어린 나이치고 주아윤은 머리숱이 제법 많아서 묶은 뒤에, 신예린은 촘촘히 땋아 머리를 내려 주고 별 모양 핀을 몇 개 꽂았다.주아윤의 새까만 눈이 반짝였고 앙증맞은 얼굴은 복숭아처럼 통통했다.신예린은 참지 못하고 두 손으로 주아윤의 볼을 감싸 쪽 하고 입을 맞췄다.마침 방으로 들어오던 주시우를 보자 주아윤은 급히 구해 달라는 듯 말했다.“아빠, 오늘 아침에 엄마가 저한테 세 번이나 뽀뽀했어요.”그러고는 손가락을 네 개 세더니 아닌 것 같아 하나를 접었다.신예린은 그 모습이 귀여워 일부러 한 번 더 뽀뽀했다.그러자 바로 주아윤의 손가락이 다시 쑥 올라가 네 개가 됐다.“아윤이가 귀여워서 그런 거겠지.”주시우가 웃으면서 말했다.“준비됐어? 아침 먹고 유치원으로 가자.”“네.”주아윤은 폴짝폴짝 뛰며 밖으로 나갔다.신예린도 일어나 현관으로 가다 말고 거울 앞에 한 번 더 섰다.“이 옷... 괜찮아 보여요? 너무 과하게 입은 건 아니겠죠?”거울 속에는 하얀 원피스를 입은 신예린의 모습이었다. 잘록한 허리, 깨끗하게 퍼지는 스커트, 몸에서 풍기는 단정한 여성의 기운은 선명했다.신예린은 처음으로 담임과 학부모들을 만나는 날이라 인상 좋게 보이고 싶어 미리 골라 둔 옷이었다. 다만 평소에는 출근을 위한 편한 차림이 많다 보니 오늘만큼은 좀 신경을 쓴 티가 나는 듯했다.“아니야. 아주 잘 어울려.”거울에는 주시우의 모습도 겹쳤다. 연한 파란 셔츠에 검은 바지, 살짝 풀린 칼라, 목에 걸어 둔 넥타이는 아직 매여지지 않았다.느긋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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