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서 주아윤은 침대 가운데에 누워 있었고 주시우는 아이의 등을 살며시 토닥였으며 신예린이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신예린과 주시우는 가끔 서로를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돌렸다.이런 은근한 분위기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주아윤이 하품을 하자 신예린은 이제 됐다고 생각했다.과연, 주아윤의 눈빛이 점점 흐릿해지더니 천천히 눈을 감았다.부부는 조심스럽게 지켜보며 등을 토닥이는 행동도,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멈추지 않았다.잠시 후, 주시우가 나지막이 불렀다. “주아윤.”주아윤은 반응이 없었다.주시우는 벌떡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왔다. 마치 무언가에 쫓기듯 급한 모습이었다.그는 주아윤을 안아 올린 채 방을 나서기 직전 뒤돌아 신예린을 지그시 바라보았다.그 한 번의 시선에 신예린은 얼굴에 열기가 번졌다.주시우가 떠난 뒤 신예린도 침대에서 내려와 옷장을 열었다.원래는 옷장 깊숙이 넣어둔 그 섹시한 잠옷이 지금 가장 위에 가지런히 접혀 있었다.그걸 옷장에 넣을 때 언젠가 다시 꺼낼 날이 올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주 교수님 이런 취향이었나.’신예린은 생각하며 잠옷을 꺼냈다.잠옷을 벗으려던 참에 문 앞에 갑자기 그림자가 나타났다.“왜 이렇게 빨리... 난 아직...”말하던 신예린이 멈칫하며 멍하니 주시우가 주아윤을 다시 안고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았다.주아윤은 주시우의 품에서 눈을 비비며 화가 난 채 고자질했다.“엄마, 아빠가 저를 방으로 데려갔어요. 아빠는 나쁜 사람이에요.”주시우는 마치 나쁜 짓 하다 걸린 듯 복잡하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공범인 신예린은 뇌가 정지한 듯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주아윤이 묻는 소리가 들렸다.“엄마, 손에 들고 있는 건 뭐예요?”신예린은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손에 쥐고 있던 얇은 천 조각을 서둘러 옷장 속에 던져 넣은 뒤 문을 닫았다.“아, 아무것도 아니야. 걸레야.”“자, 이제 자자.”세 식구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주아윤은 여전히 가운데에 똑바로 누워 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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