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있는 것 같아요.”공아린은 핸드폰을 꺼내 사진첩을 한참 뒤진 후에 단체 사진 한 장을 찾아냈다.“여기요, 바로 이 언니예요.”사진을 본 순간, 강시연은 깜짝 놀랐다.사진 중앙에 선 여자는 연분홍색의 원피스를 입었고 명품 가방을 들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얼굴이었다.“주이정?”주이정이 왜 미술 전시회에 갔지? 우연 아니면...강시연은 어리둥절한 공아린을 쳐다보면서 두 손을 꽉 쥐었고 마음속에는 큰 파장이 일어났다.바로 이때, 조희숙도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비틀거리며 병상 옆에 다가와 공아린의 차가운 손을 꽉 쥐었다.“아린아, 미안해, 엄마가 잘못 했어. 앞으로 다시는 공부하라고 강요하지 않을게.”조희숙은 나쁜 놈을 끌어들이는 것을 무척 후회하고 있었다. 하마터면 딸을 죽인 공범으로 될 뻔하였다.“빌어먹을 놈, 강성대학교 졸업생이라는데... 흥, 지금 당장 그놈을 찾아가서 따져야겠어.”공아린은 조희숙의 말을 듣자마자 나쁜 기억이 떠오른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강시연은 곧바로 조희숙을 진정시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진정하세요. 여사님은 지금 아린이를 보살펴야 해요.”조희숙은 그제야 이성을 되찾고 다시 공아린을 안고 대성통곡하였다....밤은 깊어졌고 차가운 달이 나뭇가지에 달려 있듯이 떠 있으며 산들바람이 스쳐 지나가자 땅바닥에 떨어진 낙엽이 바스락거렸다.병원에서 나온 강시연은 신선한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방금 공아린의 상태가 안정되어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조희숙은 새빨간 두 눈을 뜬 채 옆에 서서 쉰 목소리로 말하였다.“강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제가 선생님을 오해했어요.”강시연은 체념한 듯이 웃었다.심리상담사를 하면서 이런 일을 자주 겪었다.“참, 조 여사님. 제가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네, 말씀하세요.”강시연은 여전히 주이정이 미술 전시회에 나타난 것이 신경이 쓰여서 진지한 목소리로 천천히 물었다.“그 과외 선생님은 어떤 경로로 찾으신 거죠?”조희숙은 화가 나서 온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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