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돌이킬 수 없는 / Chapter 111 - Chapter 120

All Chapters of 돌이킬 수 없는: Chapter 111 - Chapter 120

180 Chapters

제111화

강시연은 미간을 찌푸렸고 의아해했다.공아린은 아직 사회생활도 하지 않는 학생인데 약을 바꾸고 죽음으로 몰아가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조 여사님, 저는 병원에 가서 아린이의 상황을 확인하고 싶어요.”“네, 지금 막 깨어났을 거예요.”조희숙은 아직 충격적인 사실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용성 중앙병원에 도착했다. 공아린의 상황이 비교적 심각해서 아직 응급실에 누워있었다.강시연은 병실에 들어가자마자 짙은 소독약 냄새를 맡았고 허약한 소녀가 병상에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공아린의 얼굴색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고 눈을 꼭 감고 잠을 자는 척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미세하게 흔들린 손끝은 이미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조 여사님, 저는 아린이와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어요.”강시연의 갑작스러운 요구에 조희숙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문을 열고 나갔다.응급실에 의료기기의 삐삐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분위기는 유난히 무겁고 억압적이었다.강시연은 병상 옆에 앉아서 공아린을 만지려고 손을 내밀자 아린이가 움찔거리는 것을 발견했다.마치 무언가를 두려워한 것처럼.강시연은 시선을 공아린에게 고정한 채 최대한 부드럽게 말하였다.“아린아, 겁먹지 마. 지금 안전해.”공아린이 완전히 긴장을 풀 때까지 인내심 있게 계속 이 말을 반복하였다.이어서 또 전문적인 방식으로 아린이가 최면에 걸리게 하였다.“아린이는 어머니가 새로 구해준 과외 선생님이 싫어?”공아린은 잠시 침묵하다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 선생님이 자꾸 음흉한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고 불쾌한 스킨십을 해서 무서워요.”“공부하기 싫다고 했는데 엄마는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고마운 줄도 모른다고 저를 욕했어요.”...공아린의 나지막한 흐느낀 소리가 강시연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강시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갑자기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펑!”조희숙은 떠나지 않고 계속 문 뒤에서 몰래 엿듣고 있었다
Read more

제112화

“네, 있는 것 같아요.”공아린은 핸드폰을 꺼내 사진첩을 한참 뒤진 후에 단체 사진 한 장을 찾아냈다.“여기요, 바로 이 언니예요.”사진을 본 순간, 강시연은 깜짝 놀랐다.사진 중앙에 선 여자는 연분홍색의 원피스를 입었고 명품 가방을 들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의 얼굴이었다.“주이정?”주이정이 왜 미술 전시회에 갔지? 우연 아니면...강시연은 어리둥절한 공아린을 쳐다보면서 두 손을 꽉 쥐었고 마음속에는 큰 파장이 일어났다.바로 이때, 조희숙도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비틀거리며 병상 옆에 다가와 공아린의 차가운 손을 꽉 쥐었다.“아린아, 미안해, 엄마가 잘못 했어. 앞으로 다시는 공부하라고 강요하지 않을게.”조희숙은 나쁜 놈을 끌어들이는 것을 무척 후회하고 있었다. 하마터면 딸을 죽인 공범으로 될 뻔하였다.“빌어먹을 놈, 강성대학교 졸업생이라는데... 흥, 지금 당장 그놈을 찾아가서 따져야겠어.”공아린은 조희숙의 말을 듣자마자 나쁜 기억이 떠오른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강시연은 곧바로 조희숙을 진정시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진정하세요. 여사님은 지금 아린이를 보살펴야 해요.”조희숙은 그제야 이성을 되찾고 다시 공아린을 안고 대성통곡하였다....밤은 깊어졌고 차가운 달이 나뭇가지에 달려 있듯이 떠 있으며 산들바람이 스쳐 지나가자 땅바닥에 떨어진 낙엽이 바스락거렸다.병원에서 나온 강시연은 신선한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방금 공아린의 상태가 안정되어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조희숙은 새빨간 두 눈을 뜬 채 옆에 서서 쉰 목소리로 말하였다.“강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제가 선생님을 오해했어요.”강시연은 체념한 듯이 웃었다.심리상담사를 하면서 이런 일을 자주 겪었다.“참, 조 여사님. 제가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요?”“네, 말씀하세요.”강시연은 여전히 주이정이 미술 전시회에 나타난 것이 신경이 쓰여서 진지한 목소리로 천천히 물었다.“그 과외 선생님은 어떤 경로로 찾으신 거죠?”조희숙은 화가 나서 온몸을
Read more

제113화

강시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입을 열기도 전에 서아름이 비꼬는 어조로 말했다.“내 후배인데 사생활이 문란한 놈이야. 예전에 나한테 고백한 적도 있었어. 졸업한 후에 유학하러 갔대. 근데 그놈을 왜 찾냐?”유학하러 갔다고?강시연은 여기서 어떤 중요한 단서가 떠올랐다.“어느 학교로 유학하러 갔는지 알아?”“정확히는 모르지만 캘리포니아에 있는 학교 같아.”서아름은 한참 생각하다가 말했다.강시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꽉 쥐었고 손가락 마디까지 하얗게 질릴 정도였다.예전에 주이정이 해외로 간 곳도 캘리포니아라고 한정훈이 알려준 적이 있었다.핸드폰 너머로 서아름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여보세요? 왜 갑자기 말이 없지?”그제야 정신을 차린 강시연은 억지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 나 지금 일이 있어서 끊는다. 다음에 연락할게.”통화를 마친 강시연은 혼자 거리에 서 있었다. 찬바람이 스쳐 지나가자,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우연이 너무 많이 겹쳐 있었다.주이정이 미술 전시회에서 우연히 공아린을 만나서 잃어버린 약병을 찾아주었고 배우현이란 사람이 우연히 공아린의 과외 선생님으로 되었고 부적절한 스킨십으로 공아린의 병세를 악화시켰다.만약 주이정과 배우현이 서로 아는 사이라면...강시연은 저도 모르게 몸을 바르르 떨었다. 이것은 자기에 대한 음모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공아린이 정말 죽게 된다면 이성을 잃은 조희숙이 어떤 극단적인 행동을 할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그뿐만 아니라, 심리상담소의 평판도 깨질 것이고 예전의 강성 그룹처럼 완전히 무너질지도 모른다.강시연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마음속에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어느새 그녀는 또 블루스카이 카페 입구에 이르렀다.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고 보니 창가에서 익숙한 모습을 발견했다.그래서 빠른 걸음으로 그 사람을 찾아가 확실하게 물으려고 하였다.“주이정 씨, 아린이의 일은 모두 당신이 꾸민 거죠?”강시연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주이정은 천천히
Read more

제114화

“강시연이 날 찾아왔어.”핸드폰 너머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주이정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고 다급히 물었다.“네? 그럼 정체가 들킨 거예요?”“걱정하지 마. 난 이미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어. 잠시나마 우리를 신경 쓸 새가 없을 거야. 요새 넌 좀 조용히 있어. 강시연의 신경을 건드리지 마. 그렇지 않으면...”남자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위협적인 어조로 말했다.“자네 어머니가 아직 요양원에 있지? 말을 듣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주이정의 눈빛에 두려운 기색이 어렸고 이를 악문 채 말했다.“알겠어요.”한편, 강시연은 집에 도착했을 때 거실에 불이 켜져 있었다.한민주는 이미 퇴원해서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언니, 돌아왔어요?”강시연을 보자마자, 한민주는 바로 달려가서 와락 끌어안았다.강시연은 한민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답답했던 마음도 조금 가벼워졌다.한정훈도 거실에 있었다. 셔츠의 소맷자락이 살짝 들리면서 매끈한 팔을 드러냈는데 짙은 붉은 자국이 눈에 띄었다. 이에 강시연은 무심결에 물었다.“한정훈 씨, 누구한테 맞았어요?”말하고 나서야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질문을 했는지 깨달았다. 이 세상에 감히 한정훈을 때린 사람이 있을까?다음 순간,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한민주는 입을 막고 웃음을 애써 참으려고 했지만 끝내 터뜨리고 말았다.한정훈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고 한민주를 힐끔 노려보았다.거실의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해졌다.영문을 모른 강시연은 궁금해서 물었다.“왜 이래요?”한민주는 그제야 웃으며 말했다.“엄마가 계속 언니를 만나보고 싶다고 했어요. 오빠는 너무 귀찮아서 어쩔 수 없이 언니랑 헤어졌다고 했어요. 그래서...”한민주는 곁눈질로 한정훈을 쳐다보았다. 한정훈은 얼굴색이 어두워졌고 온몸에서 음침한 분위기를 발산했다.“그래서 엄마가 홧김에 옷걸이를 들고 오빠를 한바탕 때렸어요. 언니와 화해하지 않으면 집에 들어올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어요.”순간, 거실엔 어색한 정적이 흘
Read more

제115화

강시연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서 관자놀이를 문지르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한정훈은 문 앞에 서서 안경을 고쳐 쓰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방금 온라인에서 강시연 씨의 상담소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봤는데, 도움이 필요해요?”이에 강시연은 잠시 당황해서 할 말을 잃었다.한정훈은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기자 친구가 있는데, 연락해서 해명하라고 하면 돼요.”“됐어요. 한정훈 씨,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강시연은 약간 거리감이 있는 말투로 천천히 말했다.그녀는 목석이 아니기에 그동안 한정훈이 자신에 대해 호감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연애할 생각이 없어서 상대방의 감정에 호응할 수 없었다.한정훈의 눈에 서운함이 스쳐 지나갔지만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다.“알겠어요.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하세요.”그러고 나서 강시연의 문 앞을 떠났다.강시연은 문을 닫은 후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한정훈마저 상담소와 관련된 기사를 봤으니 온라인에서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알 수 있었다.그래서 곧바로 조희숙에게 연락해서 대신 해명해 주길 부탁하였다.조희숙은 곧바로 답장을 보내왔다.어쨌든 자신의 오해로 벌어진 사건이기에 조희숙도 미안해서 해명하겠다고 흔쾌히 답하였다.강시연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한순간에 피곤함이 밀려와서 이내 깊은 잠에 빠졌다.이튿날, 따뜻한 햇살이 창문을 뚫고 방 안에 쏟아졌다.강시연은 일어나서 빨리 씻고 옷을 차려 입은 후 상담소로 향했다.가는 길에 이다혜가 보내온 문자를 받았지만 운정 중이라 도착한 다음에 확인하려 하였다. 그러나 차에서 내리자마자 한 기자가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용성 일보의 기자 고수영입니다.”고수영은 하얀 셔츠에 정장 스커트를 입었고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강시연은 고수영이 핸드폰을 들고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무슨 일이죠?”강시연은 내색하지 않고 물었다.고수영은 마이크를 강시연의 입가에 바짝 대고 큰 소리로 물었다.“최근
Read more

제116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고수영이 입을 열었다.“정말 오해가 있었나요? 혹시 피해자의 어머니를 협박한 건 아니죠?”강시연은 고수영을 지그시 쳐다보면서 차갑게 말했다.“고 기자님, 심리상담소에 관한 억측은 자제해주길 바랄게요.”“죄송해요. 저는 그저 진실을 보도하고 싶어서 찾아온 거예요.”고수영은 점점 늘어나는 라이브 시청자 수를 확인하더니 피식 웃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채널을 제치고 실시간 인기 생방송으로 자리를 잡았다.이때 조희숙이 걸어오면서 다급히 말했다.“강 선생님, 늦어서 죄송해요. 제가 선생님께 폐를 끼치는 게 아닌가 싶어요.”그녀는 어젯밤에 제대로 자지 못해서 그런지 다크서클이 내려앉았고 낯빛이 어두웠다.강시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고수영이 달려가서 말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용성 일보의 기자 고수영이라고 해요. 여사님이 피해자의 어머니죠? 어떻게 된 일인지 말씀해 주세요. 시청자들이 여사님의 편을 들어드릴 거예요.”말을 마친 그녀는 강시연을 힐끗 쳐다보았다.조희숙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수영을 쳐다보면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에요?”고수영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그녀는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조 여사님, 두려워하지 마세요. 어제 심리상담소에서 있었던 일을 전해 들었어요.”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희숙이 입을 열었다.“그건 오해였어요. 사과해야 할 사람은 강 선생님이 아니라 저예요. 강 선생님, 민폐를 끼쳐서 정말 죄송해요.”조희숙은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했다. 그녀의 말에 분위기는 삽시에 가라앉았다.고수영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몹시 당황했다. 실시간 댓글에 고수영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계속 몰아붙였다.“조 여사님, 혹시 강시연 씨가 돈을 주면서 입막음하려고 했나요?”고수영은 당당하게 말했다.“조 여사님은 사랑하는 딸보다 눈앞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네요.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수 있어요. 이 생방송을 보고 있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솔직하게
Read more

제117화

강시연이 생각에 잠겼을 때 조희숙이 걸어오면서 말했다.“강 선생님, 정말 죄송해요.”그녀는 어젯밤에 충격을 받은 후로 생각이 바뀌었다. 더 이상 막무가내로 행동하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강시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녀는 조희숙이 공아린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말을 듣고 매우 기뻤다.“오해가 풀려서 다행이에요.”그녀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고수영이 소란을 피울 때 조희숙이 나서준 덕에 오해가 풀렸다.강시연이 심리상담소로 돌아가자 이다혜가 달려오면서 말했다.“시연 언니, 아까 문 앞에서 기자랑 마주친 건 아니죠?”조금 전에 그녀는 기자가 올 것 같아서 미리 강시연한테 문자를 보냈던 것이다. 심리상담소의 분위기는 삽시에 가라앉았다.직원들은 소문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이때 강시연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오해라는 것이 밝혀졌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이다혜는 멈칫하더니 두 눈을 크게 뜨면서 물었다.“그게 정말이에요?”강시연은 여유롭게 웃으면서 말했다.“곧 기사가 뜰 거예요. 못 믿겠으면 검색해 보세요.”이다혜는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서 새로 뜬 기사가 있는지 확인했다. 검색해 보니 문 앞에서 강시연을 막고 있는 고수영의 영상이 나타났다.몇 초 후, 영상에서 조희숙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직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다혜는 그제야 미소를 지으면서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시연 언니 덕에 오해가 풀렸네요.”“운이 좋았을 뿐이에요.”강시연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녀는 사무실로 돌아가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일정표를 확인해 보니 오늘은 양진우가 재검진을 받는 날이었다.매일 옷장 안에 숨어있던 자폐증 아이는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강시연은 흐뭇하게 웃으면서 전화를 걸었다.“안녕하세요. 양진우의 어머니시죠?”전화 한편에서 박지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강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랑 진우 아빠가 출장 가는 바람에 진우를 데리고 갈 수가 없게 되었어요
Read more

제118화

“네가 뭘 알아? 내 엄마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마.”교실의 공기가 삽시에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이때 친구들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반급 선생님 김진영을 부르러 갔다.양진우는 당황해서 눈을 깜빡이더니 솔직하게 말했다.“내 말이 틀린 건 아니잖아. 우리 엄마는 강 선생님이 너랑 네 아빠 때문에 용성으로 온 거라고 했어. 네가 다른 여자를 엄마라고 불러서 강 선생님이 무척 속상했대. 그래서 너를...”“듣고 싶지 않으니까 그만해!”진도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그는 온몸을 덜덜 떨었고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진도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교실을 나섰다.깜짝 놀란 양진우는 멍하니 앉아 있다가 정신이 번뜩 들었다.“내가 너무 심하게 말한 건가?”그러자 반급 친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그 일을 전해 들은 김진영이 다급히 교실로 들어왔다.김진영은 양진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위로해 주었다.“괜찮아. 나중에 도현한테 사과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마.”말을 마친 김진영은 진도현을 찾으러 밖으로 달려 나갔다. 양진우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옷을 꽉 잡고 있었다.양진우가 자책하고 있을 때 한 친구가 다가와서 말했다.“진우야, 예쁜 누나가 너를 찾으러 왔대. 얼른 가 봐.”양진우가 고개를 돌리자 익숙한 얼굴을 보게 되었다. 강시연은 환하게 웃으면서 케이크를 그에게 건넸다.그녀는 쭈그려 앉아 양진우를 지그시 쳐다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진우야, 선생님을 알아보지 못하겠어?”양진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애써 미소를 지었다.“아니에요. 엄마는 강 선생님이 우리 집에 놀러 왔으면 좋겠대요.”강시연은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양진우의 표정이 어둡다는 것을 발견한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진우야, 혹시 오늘 무슨 일 있었어?”그 말에 양진우는 움찔하더니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도로 삼켰다. 옆에 있던 반급 친구들이 나서서 말했다.“조금 전에 양진우랑 진도현이 싸웠어요. 진도현은 화가 나서 밖으로 나갔
Read more

제119화

강시연은 진도현이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약해졌다.예전에 진도현이 모진 말을 내뱉으면서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었다. 하지만 그는 강시연이 애지중지 키운 아이였다.강시연은 한참 동안 고민하더니 한숨을 내쉬고는 그를 들어 올렸다.“같이 교실로 돌아가자.”진도현은 그녀의 태도가 누그러든 것을 발견하고는 조심스럽게 말했다.“내일 엄마랑 같이 놀이동산에 가고 싶어요. 그래도 돼요?”진도현은 주말에 강시연과 놀러 가기로 계획했다. 그는 며칠 전에 도시와 조금 떨어진 곳에 가서 반딧불을 잡았다.붉어진 그의 두 눈은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강시연은 차마 거절할 수 없어서 고개를 끄덕였다.진도현은 멈칫하더니 환하게 웃었다. 얼마 후, 두 사람은 다시 교실로 돌아갔다.김진영은 안절부절못하면서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이때 뒤에 서 있는 진도현을 발견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도현아, 다친 곳은 없지? 어디에 갔다 온 거야?”김진영은 그가 걱정되어서 계속 찾으러 다녔다. 진도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웃으면서 말했다.“선생님, 저는 괜찮아요. 엄마가 저를 보러 와서 얘기를 나누었을 뿐이에요.”김진영은 강시연을 힐끗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도현아, 먼저 들어가서 쉬고 있어. 선생님은 도현의 엄마랑 얘기를 나누고 들어갈게.”김진영은 그녀를 향해 말했다.“도현 어머니, 도현의 아버지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도현은 늘 어머니를 그리워했어요.”말을 마친 김진영은 스케치북을 가지고 왔다. 진도현은 첫 번째 장에 색연필로 가족을 그렸고 그다음 장에 강시연을 그렸다.그는 페이지마다 그림에 맞는 제목을 적었다.‘가장 사랑하는 엄마에게 주는 선물... 나를 그린 거구나.’강시연은 스케치북을 뒤로 펼치면서 진도현이 그린 그림을 살펴보더니 눈빛이 흔들렸다.김진영이 한숨을 내쉬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도현은 정말 착한 아이예요. 예전에 철없이 굴어서 어머니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잘못을 뉘우쳤어요. 어머니도 도현이
Read more

제120화

진수혁은 멈칫하더니 생각에 잠겼다. 그는 목격자를 찾아서 강성 그룹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야만 강시연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진도현은 진작에 그녀의 마음을 얻게 되었다.이때 진수혁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가볍게 기침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일 좀 한가하니까 나도 놀이동산에 갈 거야. 우리 셋이 재밌게 놀자.”진도현은 신이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세 식구가 같이 놀러 가는 상상을 할 때마다 기분이 매우 좋았다.‘드디어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놀러 갈 수 있게 되었어. 너무 행복해서 잠이 오지 않아.’그날 밤, 진도현은 너무 흥분해서 자지 못했다. 그는 뒤척이다가 동이 튼 후에야 겨우 잠이 들었다.한편, 강시연은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이른 시간에 심리상담소로 향했다.갑자기 퍼진 소문이 전부 오해였다는 것이 밝혀진 덕에 심리상담소는 타격을 입지 않았다.강시연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해에 일어난 일을 떠올렸다. 지금으로서는 단서가 끊겨서 어디에서부터 조사해야 할지 몰랐다.강원천의 친구 도병철은 회사에 문제가 생긴 뒤에 홀연히 종적을 감추었다.그녀는 한숨을 내쉬면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마음이 급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조사해야만 했다.얼마 후, 누군가가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이다혜가 들어오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강 선생님, 한 아이와 남성분이 찾아오셨어요.”“알겠어요. 바로 나갈 거라고 전해줘요.”강시연은 책상 위의 서류를 정리한 후에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엄마!”진도현은 그녀를 보자마자 달려가서 품에 안겼다. 그는 너무 흥분해서 얼굴이 빨개졌다.진수혁은 강시연을 지그시 쳐다보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가자.”강시연은 진도현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그녀는 진수혁을 투명 인간 취급했다.강시연은 진도현이 어리고 철이 들지 않아서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여겼다. 하지만 진수혁은 그녀가 아플 걸 알면서도 모질게 굴었으니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진수혁은 씁쓸하게
Read more
PREV
1
...
1011121314
...
18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