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진도현이 옆에서 달려왔다.진도현은 강시연과 진수혁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만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엄마, 우리 한 번만 더 놀아요.”그제야 정신을 차린 강시연은 순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얼른 진수혁의 손을 놓았다.“난 안 탈래. 아빠랑 다녀와.”진도현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그럼 안 탈래요.”진도현은 금세 다른 놀이기구를 향해 신나게 뛰어가 버렸다.제자리에 남겨진 두 사람 사이엔 묘한 기류가 흘렀다.진수혁은 조용히 손가락 끝을 문질렀다.아직도 강시연의 따뜻한 손길이 아른거리는 듯했다.하지만 그 손을 계속 붙잡고 있을 순 없었다.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의 마음은 점점 조급해졌다.이번에 돌아가면 다른 일은 잠시 미뤄두고 반드시 그 목격자인 기자를 먼저 찾아야 했다.어느새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진도현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진도현은 연신 하품을 하면서도 억지로 눈을 부릅뜨며 계속 놀겠다고 버티고 있었다.그때 누군가 정중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안녕하세요. 저는 사진작가인데요, 혹시 가족사진 한 장 찍어드려도 될까요?”강시연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진수혁이 먼저 진도현의 손을 잡고 다가갔다.“엄마, 빨리 와요.”강시연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따라갔다.사진작가는 카메라를 들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조금 더 가까이 서주세요. 네, 더 가까이요. 아버님, 팔로 사모님을 살짝 안아보실까요? 좋아요, 그렇게요. 다 같이 웃어볼게요.”잠시 후, 사진 한 장이 출력되었다.세 사람은 나란히 서서 정면을 바라보고 입가엔 미소가 번져 있었다.그 모습은 누가 봐도 행복한 한 가족 같았다.강시연은 사진을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뒤집어가며 바라보았다.그녀의 눈동자엔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예전에 강시연은 세 식구의 가족사진 한 장을 위해 애써야 했고 진수혁에게 몇 번이나 부탁한 끝에 겨우 한번 찍을 수 있었다.하지만 당시엔 시간이 없어 허겁지겁 찍은 탓에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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