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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돌이킬 수 없는: Chapter 131 - Chapter 140

176 Chapters

제131화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부두를 순찰하던 경비원은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을 보고 즉시 다가가 어깨를 두드렸다.“총각, 총각 일어나요.”전재혁이 천천히 눈을 뜨고 일어나 앉았을 때 뒤통수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그는 아파서 이를 악물고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귓가에는 경비 아저씨의 야단이 들려왔다.“젊은 총각이 왜 길바닥에서 잠을 자고 그래요? 그러다 감기 걸려요. 그 정말.”전재혁의 눈 밑에 막막함이 스치고 마음속에도 약간의 의문이 생겼다.그렇다. 그는 왜 여기서 자고 있을까?머릿속의 기억이 점차 되살아나고 전재혁의 눈빛도 점차 막막함에서 맑아지더니 자신의 허벅지를 세게 두드렸다.“빌어먹을! 강 선생은 어디 갔어?”전재혁은 눈을 크게 뜨고 긴장하며 사방을 두리번거렸지만 익숙한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그는 그제야 당황하기 시작했고 두 손을 떨며 막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다.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수혁아, 우리 저쪽으로 가보자.”“잠깐. 누가 시연이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아.”진수혁과 심하은 두 사람은 앞뒤로 마침 해안 부두에 도착했다.전재혁은 눈이 번쩍 뜨였다. 그는 심리상담소에서 재검사를 기다리고 있을 때 저 남자를 본 적이 있었기에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안녕하세요, 강 선생님 전남편 분 맞으시죠?”진수혁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나와 시연이 아직 이혼 안 했어요.”전재혁은 움찔 놀랐고 머리를 긁적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이상하네. 내가 상담소에서 들은 거랑 다른 것 같은데?’다만 지금은 그것에 대해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전재혁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진수혁을 쳐다보며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저와 강 선생님이 막 부두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 강 선생님을 납치해갔어요. 납치범의 얼굴을 제대로 볼 겨를도 없이 전 맞아서 기절했고요.”“네? 강시연이 납치됐다고요?”진수혁의 눈 밑에 다급함이 스쳤고 온몸의 기압이 순간 무거워졌다.전재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불과 30분 전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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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마음대로 해. 난 상관없어. 원래는 죽여서 도병철 그놈에게 뒤집어씌울 작정이었어.”두 사람은 강시연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었다.강시연은 전혀 움직일 수 없었고 빠르게 두뇌를 움직이며 그들이 한 말을 분석하고 있었다.‘뭐지? 주이정 옆에 있는 남자가 도병철이 아니란 거야?’바로 그때 밖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울렸다.주이정은 얼굴을 찡그렸다. 지하실의 CCTV를 열자, 밖에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고 경찰견도 함께였다. 마치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곧 전화벨이 울렸다.주이정이 전화를 받더니 상대방 목소리를 듣고 순간 안색이 변했다.“큰일 났어. 진수혁이 찾아왔어. 최대한 빨리 장소를 옮겨야 해.”그들의 지하실은 별장 아래에 있으니 자세히 수색하기만 하면 곧 이곳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남자의 목소리도 무거워지더니 갑자기 냉소를 터뜨렸다.“진수혁 이 녀석, 여전히 변함없이 사랑꾼이라니까!”곧이어 남자가 또 한마디 보탰다.“진수혁 옆에 심어둔 네 사람한테 물어봐. 혹시 심하은도 진수혁과 같이 있는지.”주이정이 남자의 질문을 전달하자 곧 상대 쪽에서 긍정적인 대답이 들려왔다.주이정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뭐 하려는 거야?”“별건 아니고 궁금해서 말이야. 두 여자 중에 진수혁은 과연 어느 쪽을 택할까?”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흥이 좀 올랐다.주이정은 순간 그의 뜻을 이해했고 눈을 반짝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못됐어.”주이정은 말하면서 손을 뻗어 옆에 있는 남자를 건드리려 했지만 상대방이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주이정, 남자 꼬시는 수법을 나한테 쓰지 마. 그리고 못된 거로는 네가 더 한 수 위지.”...곧이어 지하실은 다시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주이정과 그 남자가 이미 나간 것 같았다. 강시연은 여전히 꿈쩍도 못 하고 머릿속에는 방금 그들이 나눈 대화들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얼마나 지났을까?강시연의 의식이 약간 흐려졌을 때, 쾅 하는 굉음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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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강시연은 자신의 말이 오히려 심하은을 더 화나게 할 줄은 몰랐다.“물론 알죠. 근데 시연 씨 밀당 수단이 아주 대단하던데요? 내가 전에 시연 씨를 정말 과소평가했어요.”심하은은 비꼬는 얼굴로 말했다.차라리 1년 전으로 돌아가서 강시연이 이혼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진수혁 부자의 관심은 온통 자신에게 쏠렸을 것이다.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심하은은 화가 나서 이가 간질간질했다. 그녀가 등 뒤에 있던 두 손에 힘을 주자 손목에 묶었던 밧줄이 뜻밖에 풀렸다.납치범들이 너무 급해서 제대로 묶지 않은 것 같았다.심하은은 눈빛이 약간 반짝였다. 발레리나인 그녀는 유연성이 좋아 곧 속박에서 벗어났다.강시연은 아직 상대방의 행동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계속 설득했다.“난 밀당 같은 거 한 적 없어요. 만약 날 못 믿겠다면 나 앞으로 수혁 씨 만나러 가지 않을게요.”심하은은 조금도 기뻐하지 않고 되물었다.“만약 수혁이가 먼저 당신을 찾아가면요?”강시연은 입을 딱 벌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진수혁의 몸에 자란 다리를 그녀가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까?심하은은 코웃음을 치더니 이 지하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비록 그녀는 강시연을 좋아하지 않지만 방금 그 말에 찬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날 방법을 찾아야 했다.문득 심하은이 버튼 하나를 발견했는데 누르고 보니 바깥 장면이 보였다.“수혁이?”그녀는 작은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다만 진수혁과 제복을 입은 사람들은 별장 입구에 서서 매우 무거운 표정으로 무언가를 상의하고 있는 것 같았다.심하은의 눈 밑에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카메라를 전환하고 보니 지하실 입구에 시한폭탄이 설치된 것을 발견했다.위의 숫자는 마치 생명의 카운트다운처럼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같은 시각, 귓가에 라디오 소리가 들렸다.“진수혁, 난 늘 궁금했어. 네 옆에 여자가 두 명 있는데 대체 어느 쪽이 네가 더 사랑하는 여자야?”음성 변조한 목소리였지만 장난기가 깃들어 있었다.“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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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이번에는 진수혁이 강시연을 선택할까?강시연이 안절부절못하는 사이에 심하은은 이미 모니터를 통해 진수혁의 답을 보았고 두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그녀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거의 피를 흘릴 뻔했고 눈 밑에는 증오가 가득했다.심하은은 지하실에 이미 다른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이 상황은 납치범의 농락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리모컨도, 둘 중 하나만 살 수 있다는 말도 전부 가짜였다.뒤에 숨어 있는 교활한 납치범은 시간을 끌어 그녀와 강시연을 모두 폭사시키려는 심산이었다.심하은은 많은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이 지하실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곧 은밀한 기관을 발견했다.그녀가 손을 뻗어 살짝 누르니 원래 벽이었던 곳에 천천히 작은 문이 열렸다. 비록 좁지만 충분히 한 사람이 통과할 수 있었다.심하은의 눈 밑에 희열이 번졌고 그녀는 얼른 달려들었다.막 떠나려던 그녀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뒤돌아 뒤에 있는 강시연을 바라보았다.“수혁이가 누굴 선택할 것 같아요?”강시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말이 없었다.곧 심하은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지며 낮은 웃음소리도 들렸다.“수혁이는 날 선택할 거예요. 날 선택할 수밖에 없고.”말이 떨어지자 문틈이 닫히는 소리만 들리고 지하실은 다시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별장 밖.진수혁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버튼을 여러 번 눌렀지만 눈앞의 문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폭탄의 시간이 계속 흐르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젠장!’진수혁이 리모컨을 땅에 던지자마자 순간 박살이 났다. 그때 소식을 들은 한정훈이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으로 달려왔다.어쨌든 이곳은 용성이고, 한씨 가문의 구역이었으니 진수혁이 강시연을 빨리 구하려면 상대방의 힘을 빌려야 했다.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보기 드물게 제자리에 서서 평화롭게 지냈다.갑자기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났다.“수혁아, 흑흑. 다신 널 못 보는 줄 알았어.”심하은의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고 하얀 얼굴에 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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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지하실의 문이 열리자마자 진수혁은 심하은을 밀치고 뛰어들었다. 기둥에 묶여 있는 강시연을 본 순간, 그는 급히 쪼그리고 앉아 그녀를 풀어주었다.“시연아, 조금만 버텨.”강시연의 귓가에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주 익숙한 소리였다.잠시 후, 드디어 강시연은 두 손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지만 너무 오래 묶여 있어서 충혈되었다. 눈앞의 검은 천이 벗겨지자 한 가닥의 햇살이 비쳐 들어왔다.강시연은 눈이 부셔 눈을 가늘게 떴다. 흐릿하던 시선이 점차 또렷해졌고 지하실에 있는 사람들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눈앞에는 진수혁 외에도 긴장한 표정의 한정훈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서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심하은이 보였다.강시연은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머리가 약간 무겁고 의식도 흐려지며 귓가에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필사적으로 부르고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빨리 구급차 불러!”진수혁과 한정훈의 힘으로 곧 도로에 길이 뚫렸고 구급차는 최단 시간 내에 현장에 도착했다.진수혁은 강시연을 안고 들것에 실었고 그녀의 손을 꼭 잡고 구급차에 올랐다.심하은이 이를 보고 따라가려다 말고 얼른 외쳤다.“수혁아, 나도 몸이 좀 안 좋아서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곧 누군가 그녀의 앞을 막았다.한정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눈앞의 심하은을 위아래로 살펴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당신 스스로 밧줄을 푼 거지?”방금 지하실에 들어갔을 때 한정훈은 바닥에 있는 밧줄을 보았다. 풀어주거나 자른 흔적이 아닌 마손 된 흔적이었다.심하은의 눈 밑에 당황함이 스쳤지만 이내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말했다.“그게 뭐요? 그럼 안돼요?”한정훈은 고개를 가로저었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갑자기 의미심장하게 변했다.“당시 납치범과 함께 있었을 텐데 정말 얼굴을 못 본 거 맞아요?”“난...”심하은은 우물쭈물했다. 그녀가 안대를 벗었을 때 지하실에는 아무도 없었으니 납치범이 어떻게 생겼는지 정말 몰랐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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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시연아...”진수혁은 조용히 중얼거리더니 고개를 숙이고 긴장된 표정으로 병상의 여자를 바라보았다.그의 부름을 들었는지 강시연의 눈꺼풀이 갑자기 움직였다가 천천히 눈을 떴다.“시연아, 깼어? 당장 의사 불러올게.”진수혁은 깜짝 놀란 얼굴로 걸어 나갔고 곧 의사가 들어왔다.“환자는 조금 놀랐을 뿐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이틀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진수혁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그러나 그가 고개를 돌려 강시연과 이 기쁜 소식을 나누려고 할 때, 차갑기 그지없는눈과 마주쳤다.진수혁은 어리둥절했다. 상대방이 자신을 이렇게 쳐다본 적이 없어 저도 모르게 당황했다.“시연아, 어디 아파?”의식을 회복한 강시연은 지하실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최근 진수혁의 행동을 보고 그가 진심으로 뉘우친 줄 알았는데 가장 위급한 순간에 그는 결국 심하은을 선택했다.그녀의 입가에 참을 수 없는 비아냥거림이 일었다.이런 결과에 대해 정말 놀랍지 않았다.그러나 요 며칠 이 남자가 보여준 감정들은 또 뭐란 말인가?그녀를 갖고 노는 것이 재밌었을까?강시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눈 밑에 혐오가 스치더니 입을 열었다.“연기 그만 해요. 나...”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시연 언니, 나 도현이 데리고 왔어요.”“흑흑. 엄마. 많이 아파요?”한민주는 진도현의 손을 잡고 들어와서 옆에 있던 진수혁을 밀어내고 빠른 걸음으로 침대 옆으로 갔다.그들을 본 후, 강시연의 안색이 조금 누그러졌다.“엄마 괜찮아. 요즘 잘 쉬지 못해서 그래.”진수혁이 바로 물었다.“의사한테 수면제를 처방해 달라고 할까?”강시연의 표정은 싸늘했고 거리감 느껴지는 투로 말했다.“괜찮아요. 바쁘신 대표님께서는 회사에 가보지 않으셔도 돼요?”진수혁을 쫓는 뜻이 분명했다.진수혁은 안색이 좀 안 좋아져서 입을 벌리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옆에 있던 한민주에게 붙잡혔다.“수혁 씨가 여기 계시면 시연 언니가 잘 쉬지 못하니 먼저 돌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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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병실.강시연은 침대에 반쯤 누운 채 귓가에 진도현의 지긋지긋한 질문을 받았다.“엄마 다쳤어요? 내가 호 해주면 안 아플 거예요.”“엄마!”진도현은 눈앞의 강시연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쳐다보면서 상대방이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운 듯했다.그는 한민주가 통화할 때 상대방이 한 말을 듣고 강시연이 납치되었다는 것을 알았다.순간, 진도현의 작은 얼굴이 진지해지더니 엄숙하게 말했다.“내가 크면 그 나쁜 놈들을 전부 때려눕힐 거예요!”강시연의 눈빛이 살짝 따뜻해지더니 손을 들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엄마는 우리 도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릴게.”적어도 진도현은 그녀를 속이지 않았다.창밖은 이미 깊은 밤이었다.진도현은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결국 졸음을 참지 못하고 옆 침대에서 쿨쿨 잠이 들었다.강시연이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을 때, 한민주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언니,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왜 갑자기 납치되었어요?”강시연은 오늘 일어난 일들을 돌이켜보더니 눈이 반짝이고 말투도 가라앉았다.“난 전재혁을 통해 당시 사건에 대한 단서를 얻었어. 직접 부두로 가서 조사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정신을 잃었어!”“습!”한민주는 한숨을 들이마신 후 분한 표정으로 말했다.“대낮에 감히 사람을 납치하다니. 그놈들 간덩어리가 제대로 부었네 . 대체 누가 이런 짓을...”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시연이 다시 입을 열었다.“주이정이 있었어.”“네?”강시연은 깊은 눈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내가 깨어났을 때 그 사람들이 나누던 대화를 들었어.”“여자 목소리는 주이정이 확실해. 남자는... 익숙한 목소리였는데 잘 기억이 안 나.”한민주는 테이블을 탁 치더니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강시연은 미간을 찌푸렸다.“너 한밤중에 어디 가?”한민주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가서 따져야죠.”“거기 서!”강시연은 즉시 제지했고 곧 또 하나의 강력한 폭탄이 떨어졌다.“내 추측이 맞다면 주이정은 당시 육태하를 죽이고 강성 그룹을 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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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한정훈은 아침 식사를 두 손에 가득 들고 큰 걸음으로 병실로 들어갔고 하나하나 테이블에 놓기 시작했다.삶은 계란, 두유, 고기 만두, 죽 등 종류가 다양해 보는 사람이 식욕이 돋았다.순간, 소독제 냄새가 가득했던 병실이 음식의 짙은 향기로 가득 찼다.강시연은 테이블에 가득한 음식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키고 감사한 미소를 지었다.“고마워요. 안 그래도 마침 배고팠어요.”한정훈은 깊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사랑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그럼 많이 먹어요. 배불리 먹어야 힘이 나죠.”이때 잠들어 있던 진도현도 먹고 싶어 깨어 일어나 병상에서 뛰어내려 강시연 곁으로 달려갔다.“엄마, 저도 먹을래요.”강시연은 젓가락을 건네주며 물었다.“이건 전부 아저씨가 사 온 거야. 그러니 뭐라고 해야지?”먹을 것이 생긴 진도현은 아버지를 잊고 순순히 한정훈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아저씨 감사합니다.”한정훈은 고개를 숙이고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그래. 많이 먹어.”세 사람은 테이블 앞에 앉아 화목하게 아침을 먹기 시작했고 입구의 인기척을 듣지 못했다.진수혁은 오늘 강시연이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를 사러 멀리 갔다가 병원에 늦게 도착했다.그런데 문 앞에서 유난히 눈에 거슬린 광경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한정훈이 두 모자 옆에 서서 즐겁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이 마치 한 가족처럼 화목했다.혼자 문 앞에 덩그러니 서 있는 그야말로 소외된 존재인 것 같았다.진수혁은 온몸이 굳어진 채 그 자리에 서 있었고 발바닥이 뿌리를 내린 듯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었다.순간, 그의 마음은 마치 바늘에 찔린 것처럼 촘촘히 찌르는 아픔이 밀려왔다.그러나 진수혁은 이것이 강시연이 겪었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몰랐다.찬바람이 몸을 마구 때렸지만 그는 전혀 느끼지 못했고 심지어 자신이 어떻게 병원을 나왔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대표님 한참 찾았어요. 왜 전화를 안 받으세요?”유태오가 급하게 뛰어와서 애타게 말했다.“본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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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진수혁은 눈꺼풀을 치켜들고 더없이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시연이랑 도현이가 날 버렸어.”유태오는 안경테를 들어 올리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큰일은 아니네요. 사모님께서...”그는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고개를 번쩍 들고 진수혁을 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진수혁이 술병을 들고 고개를 들어 몇 모금 들이키자 자극적인 냄새가 입안에 퍼졌다.“아침에 밥을 챙겨서 병원에 갔는데 시연이와 도현이가 한정훈과 같이 있었어. 마치세 사람이 한 식구인 것처럼 행복해 보였어.”뒤로 갈수록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유태오의 안색이 좋지 않았고 진수혁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동정이 더했다.‘전에는 사모님만 도망가려고 했는데 지금은 왜 도련님까지 도망가려는 거야?’유태오는 입을 벌리고 어떻게 하면 진수혁을 위로할 수 있을까 하다가 갑자기 반응했다.‘아니지. 난 아직 아내와 아이가 없어.’순간 별장 안의 분위기가 유난히 가라앉았다.유태오는 진수혁을 설득하지 못하고 술병을 빼앗아 함께 마셨다.한참 후, 진수혁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아주머니에게 해장국을 끓여달라고 했다. 해장하고 나니 의식이 꽤 맑아졌다.위층 샤워실로 가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자 의기소침한 기운이 말끔히 사라졌다.자포자기하는 것은 결코 진수혁의 스타일이 아니었다.진수혁의 눈빛이 약간 짙어졌다. 그는 소매를 걷어 올리고 하얀 손목을 살짝 드러내고는 천천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유태오가 소파에 멋대로 누워 있는 걸 보니 이미 취한 게 분명했다.진수혁의 눈 밑에 가소로운 기운이 스쳤지만 그를 깨우지 않고 옆에 있는 도우미에게 말했다.“이따가 유 비서 깨면 해장국 한 그릇 줘.”말을 마친 진수혁은 몸을 돌려 성큼성큼 별장을 떠났다.같은 시각, 병원.강시연은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사람을 시켜 진도현을 학교에 데려가게 했다.병실에는 두 사람만 남았고 그녀는 한정훈을 바라보며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어제 정훈 씨도 부두에 있었는데 혹시 범인을 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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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사실 전재혁 탓만은 아니었다. 다만 그와 주이정의 관계가 너무 밀접했기 때문이다.강시연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화제를 돌렸다.“상담소에는 별일 없죠?”“그럼요. 언니는 안심하고 푹 쉬세요.”이다혜는 곧 대답하더니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나서 한마디 덧붙였다.“참, 오전에 어떤 기자분이 언니를 찾아왔는데 제가 없다고 했어요.”‘고수영? 그 여자가 왜?’강시연은 약간 호기심이 생겼고 묵묵히 이 일을 마음에 새겼다.“그래요. 알겠어요.”이다혜는 강시연과 상담소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누군가 병실 문을 두드렸다.그녀는 별생각 없이 문을 열었고 곧 냉엄한 얼굴과 마주쳤다.진수혁은 이다혜를 보고 흠칫 놀랐다. 시선을 방 안으로 돌렸지만 그 얄미운 모습을 발견하지 못하고서야 천천히 탁한 숨을 내쉬었다.“시연아, 네가 병실에서 너무 답답할까 봐 책을 몇 권 가져왔어.”진수혁은 이다혜의 곁을 지나쳐 병상으로 가서 강시연을 똑바로 바라봤다.“마음은 감사하지만 가져가세요.”강시연의 차가운 말투는 전보다 훨씬 거리감 느껴졌다.진수혁은 양미간을 찌푸리고 그동안 있었던 일을 회상했지만 도대체 왜 강시연에게 미움을 샀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혹시 내가 뭐 잘못했어? 아니면 말실수라도 했어? 알려줘. 고칠 수 있는 건 꼭 고칠게.”진수혁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그러나 그의 모습은 강시연의 눈에 그저 우스갯소리에 가까웠다.지하실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눈에 선했다.양자택일할 때 진수혁이 심하은을 선택해놓고 이제 와서 모른 척하면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다니.이게 대체 뭐란 말인가?강시연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제가 어찌 감히 대표님에게 화를 내겠어요.”그녀의 냉담한 모습은 그저 진수혁을 무력하게 만들 뿐이었다. 마치 주먹으로 솜을 때린 것 같았다.“시연아...”진수혁의 눈이 약간 깊어졌고 주먹을 꽉 쥐어 뼈마디가 하얗게 변했다.“내 이름 부르지 마요.”강시연은 갑자기 언성을 높이며 거부감을 느꼈다. 감정이 너무 격해져 심박수를 모니터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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