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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돌이킬 수 없는: Chapter 151 -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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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잠시 회의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모두 서로를 쳐다보면서 맞은편에 있는 진수혁을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 특히 방금 진명훈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주주들은 지금 후회하고 있었다.진수혁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사람들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곧이어 귓가에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유태오는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고 수많은 시선을 받으며 휴대폰을 들었다.전화기 너머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그의 안색이 한순간 보기 흉하게 변했다.시선은 때때로 둥근 탁자 옆에 있는 주주들을 향했다.유태오는 전화를 끊고 입을 딱 벌리고 할 말을 잃은 채 옆에 있는 진수혁을 바라보았다.“대표님, 보고드릴 중요한 일이 있어요.”진수혁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돌아서서 긴 다리로 회의실을 떠났다.그가 떠나자 사람들은 천천히 숨을 내쉬며 다시 살아난 것 같았다.한편, 유태오와 진수혁은 계단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인터넷에 갑자기 대표님에게 불리한 소문이 퍼졌어요. 대표님이 사랑에 눈이 멀어 사업을 돌보지 않고 외지에 아내를 찾으러 갔다고요.”“게다가 대표님이 강성을 떠난 후로 진씨 가문 사람들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어요. 많은 가짜 뉴스를 만들어 조금씩 풀어내고 있어요.”“회사의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어요.”...진수혁의 안색이 점점 더 굳어졌고 입가에 냉소가 감돌았다.“내가 겨우 며칠 자리를 비웠을 뿐인데 그걸 못 참은 거야?”사방의 온도가 뚝 떨어졌다.유태오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진수혁의 가장 유능한 비서로서 곧 해결책을 생각해냈다.“지금 가장 좋은 방법은 사모님을 초대하여 기자회견을 열어 두 분의 감정에 문제가 없음을 선포하는 거예요.”진수혁은 유태오를 무표정하게 흘겨보았고 그 눈빛은 마치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콜록콜록.”유태오는 가벼운 기침을 하고 나서 자기 생각이 그다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계속 말했다.“또 다른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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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이 말을 들은 그들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한민주의 눈가에 희열이 스쳤고 원래 긴장했던 신경이 완전히 풀려서 거의 똑바로 서지 못하고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옆에 있던 강시연이 눈치 빠르게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부축했다.“너무 잘됐어요. 살았으니 됐어요.”한민주는 목이 메어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렀다.강시연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한민주를 와락 끌어안았다.두 사람은 서로 꼭 껴안고 이 좋은 소식을 축하하고 있었다.한정훈은 두 손을 벌리고 그녀들과 합류하고 싶었지만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그 자리에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잠시 후 한정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시연 씨 덕분에 엄마가 제때 치료받을 수 있었어요.”한씨 가문의 힘으로 강성에 있는 병원을 찾을 수 있지만 강시연만큼 빠를 수는 없었다.“아줌마를 도울 수 있어서 저야말로 영광이죠.”강시연은 웃으며 대답했다.한정훈은 한민주의 붉어진 눈을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두 사람 먼저 돌아가. 여긴 나 혼자 지키면 돼.”어제부터 지금까지 그들은 동지안의 병세를 걱정하며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한민주는 얼굴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거절했다.“난 여기서 엄마가 깨어나는 거 기다릴래.”그러나 강시연도 그녀의 손을 잡고 설득했다.“의사 선생님이 방금 말씀하셨잖아. 아줌마가 깨어나려면 몇 시간 더 걸려.”“지금 네 눈을 봐. 호두보다 더 부었어. 만약 아줌마가 보면 또 걱정하실 거야.”그녀의 말에 한민주는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았고 고집이 풀렸다.“그래요.”한정훈은 감사한 표정으로 강시연을 쳐다보고는 조용히 말했다.“내가 데려다줄게요.”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병원 로비를 지나 떠날 준비를 했다.그때 갑자기 귓가에 욕지거리가 들렸다.“진수혁, 그 미친놈이 제대로 돈 거 아니야?”“강씨 성을 가진 그 헌신짝 년을 욕했을 뿐인데 이렇게 심하게 때릴 필요가 있어?”“내가 그래도 자기 둘째아버지이고, 가문의 어른으로서 몇 마디 충고한 것 갖고 여자 때문에 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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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진명훈이 지난번에 강시연을 봤을 때, 그녀는 진수혁의 곁에서 고분고분 따라다녔던 것을 기억했다.가족 모임에서 한 마디도 못 하던 그녀가 지금은 그의 앞에서 떠들어대고 있었다.강시연은 그의 말에 담긴 뜻을 못 알아듣는 척하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감사합니다.”진명훈은 약간 혈압이 올랐지만 한정훈도 자리에 있어 감히 함부로 말하지 못했다.그는 콧방귀를 끼고는 멍든 눈을 가리며 강시연 일행 곁을 지나갔고 곧 멀리 떠났다.한민주가 의문스러워 물었다.“저 사람 누군데 저렇게 오만해요?”“진수혁의 둘째아버지. 모두 둘째 어르신이라고 부르는데 능력은 없으면서 야망만 커. 그냥 광대야.”강시연은 거리낌 없이 말했다.진씨 가문은 한씨 가문과 전혀 달랐다. 친척들이 많지만 각각 꿍꿍이를 품고 서로 이익을 따지고 있었다.한민주는 왜 가족들끼리 그렇게 심하게 싸워야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더 생각하지 않았다.“언니, 우리 가요. 차가 도착했어요.”강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정훈과 인사하고는 한민주와 함께 택시에 올랐다.한씨 가문은 강성에도 집이 있었다. 전에 한씨 가문 어르신이 투자용으로 사놓고 계속 방치하고 있었다.한민주는 병 때문에 거의 용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는 창가에 엎드려 바깥 경치를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언니, 저거 뭐예요? 아주 시끌벅적해 보여요.”강시연이 그녀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니 시내 중심에 대형 쇼핑몰이 새로 개업한 것을 발견했다.“아마 명품 쇼핑몰인 것 같아. 내가 떠날 때는 아직 다 짓지 못했는데 지금 보니 개업한 것 같네.”한민주는 눈을 깜박이며 동경하는 표정으로 그 쇼핑몰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강시연을 붙잡았다.“어차피 나 지금 잠도 안 오는데 우리 가볼까요?”강시연은 당연히 반대하지 않았고 기사에게 말했다.“기사님, 여기서 좀 세워주세요.”강시연과 한민주는 새로 개업한 쇼핑몰에 함께 갔고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였다.방금 어머니의 생사 위기를 겪은 한민주는 긴장을 풀더니 참지 못하고 폭풍 쇼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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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잠깐!”허자옥이 갑자기 소리쳤다.그녀는 밖에서는 항상 단정하고 우아했으며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녀는 온화하고 화려한 보라색 원피스를 입고 침착하게 걸어왔다.“너 요즘 수혁에게 화났다며?”이런 사소한 일에 허자옥은 관여할 생각이 없었다.다만 최근에 나온 뉴스, 특히 회사에 불리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허자옥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강시연을 내려다보며 분부했다.“진씨 가문의 며느리로서 처신을 잘해야지. 대국을 고려하여 바로 수혁이와 화해해.내가 기자회견을 열어 떠돌고 있는 스캔들에 대해 해명할 생각이다.”그녀의 말투는 강시연이 반드시 승낙하리라는 것을 확신하는 것 같았다.그러나 강시연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그녀를 차갑게 쳐다보며 조용히 말했다.“여사님, 현실을 명확히 파악하세요. 저는 장난이 아니라 정말 여사님 아들과 이혼할 생각이에요. 진씨 가문의 그런 사소한 일은 저와 무관해요.”그녀는 한마디 한마디 거침없이 말했다.허자옥은 미간을 세게 비틀고 눈앞의 강시연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그 확고한 눈을 마주치고 나서야 그녀가 진지하다는 것을 알았다.잠시 침묵이 이어졌다.“민정아, 손에 든 그 가방 좀 줘.”허자옥이 갑자기 입을 열자 진민정은 그녀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깨닫고 안색이 안 좋아졌다.“언니, 이 가방은 에르메스 최신 모델이에요. 전 세계적으로 한정 수량이 열 개도 안 되는 걸 겨우...”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허자옥이 말을 끊었고 말투가 좀 더 엄격해졌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가져오라면 빨리 가져와.”진민정은 어쩔 수 없이 강시연을 매섭게 째려보며 손에 든 명품 가방을 건네주었다.허자옥은 가방을 받아들고 곧장 강시연에게 건네주며 나지막이 말했다.“너와 수혁이 사이에 무슨 갈등이 생겼는지는 모르겠다만 남자가 밖에서 열심히 일하다 보면 네 감정을 돌보지 못하는 것도 정상이야.”“이 가방은 우리 가문이 너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기자회견을 열어.”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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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허자옥의 안색이 극도로 어두워졌다.그녀의 아들 진수혁이 진씨 가문의 총수로 된 이후로 거의 모든 친척이 그녀의 비위를 맞춰야 했고 아무도 감히 그녀 앞에서 함부로 나대지 못했다.“어느 댁 아가씨죠? 내가 그쪽 집안에 말할까 봐 두렵지도 않아요?”허자옥은 위협하는 투로 무겁게 말했다.한민주는 가슴을 감싸고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용성 한씨 가문입니다. 우리 부모님께 알리겠다고요? 아이고 무서워라.”그녀의 오빠는 진수혁에게도 굴하지 않았으니 눈앞에 있는 허자옥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아주... 예의를 모르는군.”허자옥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고 결국 한마디밖에 하지 못했다.한민주는 코웃음을 치더니 거침없이 받아쳤다.“내가 아무리 예의가 없어도 당신 같은 늙은 마녀보단 낫겠죠.”두 사람이 말다툼하는 사이, 에르메스 직원은 이미 신상 가방을 포장해 두 손으로 강시연 앞에 내밀었다.“가방 포장 끝났습니다.”허자옥은 한민주를 이기지 못하자 강시연에게 시선을 돌리며 조용히 말했다.“받지 마. 이 여자가 준 가방을 받으면 앞으로 우리 진씨 가문에 얼씬도 하지 마.”그녀의 당당한 모습은 마치 강시연이 감히 가방을 받지 못한다는 걸 확신하는 듯했다.예전의 강시연은 진수혁을 위해 진씨 가문에 녹아들려고 애썼고 허자옥이 시키는 대로 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강시연은 거의 망설임 없이 손을 뻗어 점원의 손에 든 새 가방을 가져갔다.한쪽은 이혼을 앞둔 전남편 가족이고 다른 한쪽은 새로 사귄 절친이니 바보라도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다 알고 있을 것이다.강시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려서 한민주를 보며 말했다.“고마워. 이따가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하하. 좋아요.”한민주는 턱을 약간 들고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허자옥을 노려보다가 곧이어 강시연의 손을 잡고 가버렸다.두 사람은 뒤도 안 돌아보고 에르메스 매장을 떠났다.허자옥은 그 자리에 서서 숨이 콱콱 막히는 것 같았다. 두 주먹을 쥐고 날카로운 손톱이 손바닥에 박혀도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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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전화기 너머에서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울렸다.이어서 허자옥이 무슨 말을 하려는데 통화가 뚝 끊겼다.“불효자 자식!”자식들이 하나같이 속을 썩였다.허자옥은 양미간이 뛰고 가슴이 위아래로 심하게 요동치더니 눈앞이 갑자기 캄캄해졌다. 결국 화를 이기지 못하고 기절했다.“언니? 언니?”진민정의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즉시 휴대전화를 꺼내 구급차를 불렀다.쇼핑몰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강시연은 가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고 한민주를 데리고 식사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왔다.강성에 있는 한씨 가문 집도 시내 중심에 있는 가장 좋은 위치였다. 멀리 바라보면 도시 전체를 내다 볼 수 있었다.한민주는 거실에 잠시 앉아 있다가 피곤함이 몰려와 참지 못하고 하품을 했다.“언니, 나 먼저 자러 갈게요.”강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혼자 소파에 기대어 휴대폰을 꺼내 뉴스를 보려고 했다.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있는 제목이 즉시 그녀의 주의를 끌었다.진한 그룹이 스캔들 파문에 휩싸였다.그룹의 여러 고위급 관리들에 관한 부정적인 사건들이 터졌다.바람을 피운 내연녀 사건, 부하를 괴롭힌 사건 심지어 회사 기밀을 몰래 판매하다가 체포된 사건도 있었다.그리고 이 일련의 혼란스러운 사건들은 모두 진수혁을 가리켰다.그가 아내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그룹을 버리고 외지로 도망갔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상속인인 진수혁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계속 떨어지면서 진한 그룹의 주식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강시연은 눈살을 찌푸렸다.어느 정도 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고 그녀가 아는 진수혁이라면 진작 나서서 해명했어야 했다.왜 아직 움직이지 않을까?이는 오히려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었다.강시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무의식적으로 휴대폰 화면을 그어 카톡의 심플한 프로필 사진을 보았다.아무 소식이 없었다.지난번에 자신이 한 말이 너무 지나쳤는지 진수혁은 사라진 지 며칠이 지났고 다시는 그녀를 귀찮게 하지 않았다.어쩌면 좋은 일이었다.강시연은 속으로 묵묵히 한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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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이를 본 한민주는 순간 눈물이 쏟아져 병상으로 달려들었다.“흑흑. 엄마 깨어나서 다행이에요!”그녀는 며칠 동안 전전긍긍하며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지금 동지안의 모습을 보니 불안하던 마음이 드디어 놓였다.강시연의 눈시울도 촉촉이 젖었다. 한민주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 듯, 그녀 역시 울컥했다.열여덟 살 이후로 그녀는 가족이 없었다. 아버지는 감옥에 가고 어머니는 해외로 나갔다.한씨 가문 남매와 동지안 덕분에 오랜만에 가족의 따뜻함을 느꼈다.“그만 울어. 다 큰 애가 아직도 울어?”동지안은 나무라듯 말했지만 눈빛에는 안쓰러움이 가득했다.한민주는 코를 들이마시고 눈물을 겨우 참았다가 곧 다시 웃기 시작했다.병실의 암울한 분위기가 순간 사라졌다.동지안은 강시연을 바라보며 온화한 눈빛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정훈이가 그러는데 네가 날 구해줬다며?”강시연은 고개를 가로젓고 웃으며 말했다.“이게 다 아줌마 복이에요. 전 그저 작은 도움을 드렸을 뿐이에요.”동지안은 눈빛이 약간 깊어지다가 갑자기 강시연의 손을 잡고 속삭였다.“요 며칠 동안 죽음의 문턱을 넘으면서 나도 생각을 고쳤어. 너와 정훈이 일은 내가 관여하지 않으려고.”강시연의 눈빛이 반짝였고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동지안이 말을 이었다.“하지만 난 네가 참 좋아. 네가 우리 집안 며느리가 되지 못하더라도 내가 수양딸로 삼을 생각이야. 어때?”강시연은 잠시 멍해 있다가 고개를 들어 동지안의 맑고 깨끗한 눈을 마주쳤다. 그 안에는 진심이 가득했다.“저는...”강시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곧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그러자 동지안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목에 차고 있던 에메랄드 팔찌를 벗었다.“너무 갑작스러워서 좋은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어. 일단 이 팔찌를 받고 나중에 더 좋은 거로 줄게.”“아줌마, 이건 너무 귀해요.”강시연은 눈살을 찌푸리고 거절하려고 했지만 동지안이 굳음 목소리로 말했다.“계속 아줌마라고 부르면 나 화낼 거야.”강시연은 조금 난처해하더니 약간 더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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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강시연은 한정훈을 금방 따라잡아 뒤에서 소리쳤다.“대표님 잠시만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한정훈은 약간 의외의 눈빛이었지만 걸음을 늦추고 강시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그들이 지하 주차장에 막 도착했을 때, 산들바람이 불어 강시연의 이마에 머리카락 몇 가닥을 흐트러뜨렸다.한정훈은 발걸음을 멈추고 무의식적으로 허리를 굽혀 그녀의 이마에 있는 잔머리를 귀 뒤로 정리했다.“고마워요.”강시연이 막 입을 열었을 때, 갑자기 눈앞에 한 줄기 빛이 번쩍였다.눈이 좀 부셨다.강시연이 눈을 뜨고 고개를 들자 한 파파라치가 카메라를 들고 그들을 향해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 보였다.강시연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안색이 일순간 싸늘해졌다.한정훈은 즉각 반응하고 그녀에게 말했다.“내가 가서 쫓을게요.”만약 방금 그 파파라치가 도망쳤다면 그들이 함께 서 있는 사진이 유포될 것이고 내일 여론이 어떻게 편집할지 아직 모르는 일이었다.한정훈은 상관없지만 강시연에 미치는 영향은 좋지 않았다.어쨌든 그녀와 진수혁은 아직 정식으로 이혼하지 않았다.강시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한정훈은 곧바로 파파라치 쪽으로 달려갔다.기다리는 동안 귓가에 갑자기 귀에 익은 목소리 두 개가 들려왔다. 멀리서부터 가까이 들려왔다.“수혁아, 내가 도와주겠다니까?”심하은과 진수혁이 이 방향으로 오고 있었다.강시연은 눈빛이 흔들리더니 저도 모르게 한 걸음 옮겨 기둥 뒤에 서서 몸 전체를 가렸다.“수혁아, 인터넷에 떠드는 뉴스들을 봤어. 지금 네 상황이 안 좋잖아. 내가 도와줄게.”심하은은 진수혁의 곁에 서서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려고 노력했다.“네가 날 여자친구로 인정하기만 하면 네가 사랑에 눈이 멀었다는 스캔들은 당연히 사라질 거야.”“넌 절대 시연 씨 때문에 강성을 떠난 게 아니라 용성으로 가서 회사 사업을 확장한 거로...”심하은은 쉬지 않고 재잘거렸지만 옆에 있는 진수혁은 무표정하고 아무 반응도 없었다.심하은은 입술을 깨물며 약간 달갑지 않은 듯이 말했다.“수혁아, 정 안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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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강시연?”진수혁은 잠시 멍해 있다가 그녀의 복잡한 눈을 마주 보고 방금 대화를 그녀도 들었다는 것을 알았다.강시연은 얼굴을 찡그리며 궁금한 것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방금 왜 심하은 말에 동의하지 않은 거예요?”현재 상황으로 볼 때 진수혁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면 진한 그룹의 위기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이런 작은 스캔들은 그의 지위를 전혀 위협하지 않을 것이다.진수혁은 눈을 떨구고 두 주먹을 살짝 움켜쥐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이유 같은 거 없어.”강시연은 눈앞의 남자를 보고 잔뜩 찌푸린 미간을 살짝 풀었다.그녀는 진수혁의 고집이 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도 상대방이 뭔가를 요구할수록 더욱 강하게 거절할 것이다.‘나 때문만 아니면 되는 거야.’강시연은 천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갑자기 자신이 좀 웃긴다고 느꼈다.워커홀릭 진수혁이 어떻게 그녀를 위해 그룹의 이익을 볼보지 않을 수 있을까?한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지하 주차장은 다시 침묵에 잠겼다.뒤에서 발소리가 났다.한정훈이 돌아와서 강시연에게 말했다.“그 파파라치에게 사진을 삭제하라고 했어요.”곧 그의 시선이 진수혁에게 집중되었고 간단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진 대표님, 또 뵙네요.”진수혁은 약간 깊어진 눈으로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평소 같으면 화를 냈을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 먼저 갈게.”진수혁은 깊은 눈으로 강시연을 바라보며 말했고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왠지 모르게 그 뒷모습이 외로워 보였다.강시연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눈 밑에 복잡한 빛이 스치고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오늘 진수혁은 좀 이상한 것 같았다.‘왜 갑자기 병원에 왔지? 몸이 아픈가? 아니면 진씨 가문 사람이 입원한 건가?’순간 많은 생각이 스쳤다.한정훈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 강시연을 쳐다보며 다정하게 말했다.“따라가 볼래요?”“필요 없어요.”강시연은 고개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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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아까 그 파파라치가 한정훈 앞에서만 사진을 지우고 밑그림은 저장했다.강시연은 얼굴을 찡그리고 휴대폰을 켜자마자 대문자로 된 기사를 보았다.진한 그룹 대표의 부인이 바람을 피운 것 같다는 의혹이었다.댓글창에는 가지각색의 토론이 한창이었다.[어쩐지 진 대표가 계속 타지로 가더라니. 알고 보니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긴 거였어.][사진 속 남자가 좀 낯익은데? 경제 뉴스에서 본 것 같아.][그나저나 진 대표 부인 정말 예쁘게 생겼어. 어지간한 여배우보다 예뻐. 그래서 진 대표가 잊지 못한 거였네.][난 진수혁의 현재 상태가 궁금해. 진한 그룹을 잘 경영할 수 있을까?]...강시연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이 사진이 유출된 것은 분명 진수혁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귓가에 서아름의 놀리는 소리가 들렸다.“하하하. 시연아, 너무 잘했어. 용성 한씨 가문의 유일한 상속인을 손에 넣다니.”강시연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어이없다는 듯 해명했다.“그런 사이 아니야. 사진은 그냥 우연히 찍힌 거야.”“어? 그래?”서아름은 유감스럽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사귀지 않아도 돼. 적어도 진수혁 그 개 같은 자식에게 폐를 끼쳤잖아.”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어서 고소해 했다.“진한 그룹이 이제 주주총회를 열어 진수혁 자리를 교체할 것이라고 들었어.”강시연은 눈을 깜빡이며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진수혁은 진한 그룹의 총수이자 최대 주주였던 거로 기억하는데 누가 감히 그 사람을 교체해?”서아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나도 잘 몰라.”두 사람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화제를 돌렸다.“참, 너희 집안일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서아름은 관심하며 물었다.강시연은 몇 초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한숨을 쉬었다.“글쎄. 아직 새로운 단서가 나온 건 없어.”그녀는 지금 육태하의 죽음이 주이정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하실에 있던 그 신비한 남자가 주모자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아쉽게도 단서는 거의 끊겼다.지금은 고수영 쪽에서 범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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