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돌이킬 수 없는: Bab 161 - Bab 170

176 Bab

제161화

이튿날 아침.날이 밝아오고 공기 중에는 아직 이슬이 가득했다.강시연은 이미 강성 감옥 입구에 도착했고 손에 든 큰 가방 안에는 모두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끼익.소리와 함께 눈앞의 무거운 문이 천천히 열렸다.강시연이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투명한 유리 뒤에 서 있는 얇은 모습이 보였다.“들어가세요. 제한 시간은 한 시간입니다.”“감사합니다.”강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문턱을 넘어 들어갔다.그러자 눈앞의 모습이 더욱 선명해졌다.다만 남자의 머리카락은 많이 희끗희끗해졌고 어깨는 약간 굽었으며 눈빛은 탁하여 마치 열 살은 늙어 보였다.강시연은 코끝이 시큰거리고 목소리도 울컥해졌다.“아빠, 너무 보고 싶었어요.”아버지 앞에서만 그녀는 강인하지 않아도 되는 강씨 가문의 귀한 딸로 돌아갈 수 있었다.강민석의 눈시울도 살짝 붉어졌다. 그는 오글거리는 말을 하지 않고 그저 걱정스럽게 물었다.“요즘 어떻게 지냈어? 진수혁 그 자식은 아직도 너 괴롭혀?”지난번 만났을 때는 1년 전이었다. 당시 강시연의 정신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루 종일 진씨 부자의 일로 인해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컸다.강민석은 그 모습을 보고 당장 나가 진수혁을 혼내주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강시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마음속의 격앙된 감정을 억누른 후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아빠, 나 진수혁이랑 이혼했어요.”“뭐?”강민석은 눈을 크게 떴고 곧이어 눈에서 깊은 슬픔이 드러났다.그는 자기 딸이 진수혁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강씨 그룹이 망하기 전에 강시연은 진수혁의 뒤만 쫓아다녔다.강민석은 그때 진수혁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자기 딸이 좋아해서 어쩔 수 없이 진수혁이 자기 딸과 결혼하도록 강요했다.그러나 나중에 회사에 일이 터졌고 강민석도 감옥에 갇혔다.진수혁이 왜 강시연과 결혼했는지 모르지만 강민석은 강시연이 잘 지내지 못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강민석은 얼굴이 약간 어두워졌고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어 뼈마디가 하얗게 변했다.“시연아,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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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강민석은 딸에게 종래로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강시연이 위험에 빠질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강시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또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며 재촉했다.“시간 거의 다 됐어요.”“네.”강시연이 대답하고 고개를 들자 강민석은 극도로 엄숙한 얼굴로 그녀에게 당부했다.“내 말 명심해. 절대 조사하면 안 돼. 네가 그 사건을 뒤집을 필요는 없어.”강시연은 대답할 겨를도 없이 직원에게 불려 나갔다.그녀는 교도소 입구에 서서 아버지의 방금 말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고 복잡했다.한편, 진도현은 진씨 가문 본가에 돌아갔다. 집안의 작은 왕으로서 진씨 가문의 모든 사람이 그의 환심을 사야 했다.“할머니, 이것 봐요. 내가 용성에서 사 온 선물이에요.”허자옥은 잠시 멍해졌고 손에 든 플라스틱 머리핀을 보며 묘한 느낌이 들었다.평소에 그녀는 이런 머리핀에 눈길도 주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렸을 테지만 지금은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허자옥은 아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얼굴에 기쁨과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우리 현이가 다 컸네.”진민정이 옆에서 말을 보탰다.“강시연이 진씨 가문에 기여한 유일한 일이 바로 도현이를 낳은 일이죠.”강시연의 말에 허자옥의 안색이 갑자기 나빠졌다. 특히 최근의 스캔들은 이미 본가에 영향을 미쳤다.허자옥이 친구들과 쇼핑하러 나갔을 때, 그들이 묻는 말에 허자옥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민정아, 그 부도덕한 여자 얘기는 꺼내지 마.”허자옥이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진민정의 얼굴이 날카로워지더니 화가 치밀어 올라 계속 말했다.“도현아, 앞으로 강시연을 보면 예의 차릴 필요도 없어. 그 여자는 우리 진씨 가문에 들어올 자격이 없어. 우리 수혁이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재벌가 아가씨가 얼마나 많은데!”허자옥은 눈빛이 약간 어두워지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민정의 말에 동의하는 태도였다.그러나 진민정의 말에 진도현이 발끈했다.‘말도 안 돼! 내가 얼마나 어렵게 엄마의 용서를 얻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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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진도현은 양손을 허리에 짚고 눈앞의 허자옥을 뾰로통하게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피했다.“할머니가 뭔데 나더러 엄마를 만나지 말래요? 할머니야말로 나쁜 사람이에요. 나 다신 이 집에 안 와요.”그는 두 눈을 붉히며 뒤도 안 돌아보고 뛰쳐나갔다.“휴, 도현아...”허자옥은 미간을 찌푸리고 눈가에 걱정이 스쳤다.그녀는 손을 들어 쫓아가려 했지만 두 다리는 마치 뿌리를 내린 것처럼 제자리에 붙어 있었다.허자옥은 어두워진 얼굴로 이해가 안 가는 듯 낮은 소리로 물었다.“대체 왜?”전에 진도현은 강시연을 가장 싫어했었다.그녀가 몇 마디 했을 뿐인데 이렇게 화를 낼 필요가 있을까?한편.진도현은 눈을 붉히며 뛰쳐나갔고 바깥은 점점 어두워졌다.그는 별장 구역을 돌아다녔고 눈물을 훔치며 억울한 듯 입을 오므렸다.“분명 잘못한 사람은 나와 아빠인데 왜 다들 엄마를 욕해?”“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엄마, 절대 누구도 욕하지 못하게 할 거야!”진도현은 계속 걸었다.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파 별장 입구의 풀숲 옆에 쪼그리고 앉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갑자기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꼬마야, 왜 혼자 울어? 길을 잃어버렸어? 부모님은 어디 계셔?”진도현이 고개를 들자 카메라를 든 여자가 별장 구역에 들어가려던 중 경비원에게 제지당하고 있었다.“아빠는 일하느라 바쁘고 엄마는 아직 외지에 있어요.”그는 우울해서 말했다. 시선이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카메라에 떨어졌고 호기심이 동했다.“누나는 누구예요? 왜 여기 있어요?”“누나는 기자야. 최근 핫이슈를 보도하는 일을 맡고 있어.”이시영이 천천히 설명했다.그동안 진한 그룹의 일이 시끌벅적했다. 그녀는 진씨 가문의 본가 위치를 알아내어 특별히 근처에 잠복했다.안타깝게도 이 지역의 보안이 너무 엄격해서 쉽게 침투할 수 없었다.두 사람은 난간을 사이에 두고 교류하기 시작했다.진도현은 눈을 깜박거리더니 갑자기 주의를 돌렸다.“그럼 TV에서 누나를 볼 수 있어요? 저도 TV에 출연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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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어느 기자의 뉴스가 그녀를 능가할 수 있을까?그렇게 되면 승진과 급여 인상은 당연한 일이었다.이시영은 빙그레 웃으며 진도현을 바라보았고 말투는 점점 부드러워졌다.그러나 물음은 아주 날카로웠다.진도현은 입술을 깨물며 이 질문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원래 친절했던 누나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이시영은 휴대전화를 꺼내 영상 녹화를 켜고 카메라를 진도현에게 들이대고 계속 추궁했다.“네 아빠에게 혹시 다른 여자가 있어? 부자들은 전부 밖에 여자를 두기 좋아한다던데 너 혹시 아빠가 밖에서 낳은 배다른 동생 같은 거 없어?”진도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눈가에 혐오가 스쳤고 분노의 목소리가 툭 터져 나왔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아빠에게 자식은 나 하나뿐이에요.”그러나 이시영은 그를 놓아주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며 조용히 물었다.“그런데 엄마가 왜 떠났어? 혹시 너희를 버리고 한씨 가문 상속자와 만날 생각인 거 아니야?”진도현은 눈을 부릅뜨고 맑은 눈물을 흘렸다. 질문을 받자 한마디도 할 수 없었고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난 몰라요. 난 헛소리하는 누나가 싫어요.”이시영의 지금 머릿속에는 지금 승진과 급여 인상밖에 없는데 어떻게 어린아이의 감정을 돌볼 수 있을까?그녀는 진도현이 우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고 눈앞의 작은 소년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기를 바라며 입을 열려고 했다.순간, 귓가에 다급한 브레이크 소리가 울렸다.진수혁은 서둘러 차에서 내려 진도현을 보고 즉시 다가가 그를 안아 올렸다.“왜 또 혼자 돌아다녀. 이러면 아빠가 걱정하잖아.”진도현은 눈물을 글썽이며 이시영을 가리키며 호소했다.“아빠, 이 누나가 계속 나에게 이상한 질문을 하고 있어요. 난 대답하고 싶지 않아요. 정말 싫어요!”순간 진수혁의 안색이 싸늘해지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시영을 훑어보다가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카메라에 시선을 돌렸다.순간 그녀의 신분을 깨달았다.“어느 언론사죠?”진수혁은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고 차가운 말투에는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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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진도현은 눈을 붉히며 방금 일어난 일을 강시연에게 말했다.불쌍하기 짝이 없는 진도현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강시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국내 일부 언론은 트래픽을 얻기 위해 정말 별의별 일을 다 했다.진수혁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 들어가서 얘기할까?”강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부자를 집 안으로 데려간 다음 뜨거운 물 한 잔을 따랐다.“나도 돌아온 지 얼마 안 돼서 냉장고에 아무것도 없어요. 그냥 뜨거운 물 마셔요.”진수혁은 대답하고 소파에 앉아 두 손을 맞잡고 조용히 말했다.“시연아, 나 부탁이 있어.”강시연은 눈빛을 반짝이더니 승낙도 거절도 하지 않고 그저 그가 계속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진수혁은 입술을 약간 오므리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진도현에게 시선을 돌렸다.“진한 그룹이 요즘 혼란에 빠져서 내 주변이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어. 오늘은 도현이가 취재에 열이 오른 기자를 만났어.”그는 말을 멈추더니 강시연을 바라보는 눈빛에 간청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한동안은 네가 도현이를 봐줬으면 좋겠어. 너와 있는 게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나도 안심할 수 있고.”강시연을 제외하고 진수혁은 누구에게도 마음 편히 진도현을 맡길 수 없었다.강시연의 눈가에 의아함이 스쳤다.그녀는 원래 진수혁이 자신에게 그룹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와달라고 할 줄 알았다.그러나 뜻밖에도 진수혁은 강시연에게 아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했다.강시연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좋아요. 당신 회사 일이 다 해결되면 그때 데려가요.”진도현은 옆에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블록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그는 번쩍 고개를 들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강시연을 바라보며 감격스럽게 말했다.“이제 나 엄마랑 같이 있어도 되는 거예요?”“음. 좋아?”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진도현은 환호성을 지르며 작은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그때, 귓가에 꼬르륵, 항의하는 소리가 들렸다.진도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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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난 먼저 갈게.”“그래요.”강시연은 진수혁을 문까지 데려다주고 낯익은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복잡해졌다.진수혁이 정말 변한 것 같았다.평소 같으면 그는 강시연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고 스스로 모든 일을 결정했다.지금은 그녀의 생각을 존중하고 있었다.“엄마!”귓가에 진도현의 부름 소리가 들리자 강시연은 정신을 차렸고 고개를 숙여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래?”진도현은 옷자락을 움켜쥐고 눈 밑에 걱정하는 빛이 스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그냥 아빠 혼자 조금 불쌍한 것 같아서요.”진도현은 얼굴을 찡그리며 작은 얼굴에 고민이 가득했다.진수혁과 있을 때는 엄마를 생각하다가 지금 강시연과 있으니 또 아빠가 생각났다.왜 두 사람은 함께일 수 없을까?강시연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했다.“걱정 마. 아빠 일이 해결되면 너 데리러 올 거야.”진도현은 여전히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날이 점점 쌀쌀해지면서 거실에도 벽난로에 불이 붙었고 귓가에 장작이 타는 소리가 들려왔다.진도현은 강시연의 품에 누워서 계속 눈꺼풀과 싸우더니 곧 잠이 들었다.작은 입은 약간 벌리고, 눈가는 붉으며, 길고 가는 속눈썹에는 반짝이는 눈물방울이 묻어 있고 입으로는 여전히 중얼거리고 있다.“아빠, 엄마, 우리 가족 사이좋게 지내요...”강시연은 처음에는 잘 듣지 못했는데 가까이 가서야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다.순간 가슴이 죄어드는 것 같았다.강시연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새 밖에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보슬보슬 내리는 빗물이 점점 더 커져 물 대야처럼 쏟아졌다.강시연은 밖을 내다보며 머릿속에 저도 모르게 진수혁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이 시간에 집에 갔을까? 아니면 회사에 가서 일하고 있을까?’‘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길에서 무슨 사고라도 당한 건 아니겠지?’강시연은 무의식적으로 걱정하다가 급히 고개를 저으며 그 복잡한 생각들을 뒤로했다.그녀는 진수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었다.단지 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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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붉은색은 강시연, 파란색은 심하은, 기회는 딱 한 번뿐이야. 잘 선택해.”그녀가 지하실에서 들은 적 있는 익숙한 목소리였다.강시연은 다음 내용을 보지 않아도 결과를 예상했다.당시 나간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 심하은이었으니 말이다.이것이 바로 강시연이 최근에 진수혁을 냉대하는 주요 원인이었다.강시연은 얼굴을 찌푸리고 바로 영상을 껐지만 순간적으로 손이 미끄러져 가속 버튼을 눌렀다.화면 속 남자가 리모컨을 들고 망설임 없이 빨간색 버튼을 눌렀다.강시연은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잠깐만! 왜 빨간색이지?’크게 경악한 그녀는 영상을 앞으로 당겨 다시 한번 보았다.그러나 여전히 같은 결과였다.진수혁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지하실 밖에서 그는 정말 강시연을 선택했다.‘어떻게 이럴 수가?’강시연은 머리가 텅 빈 것 같았고 마음속은 의심으로 가득 찼다.만약 진수혁이 그때 정말 자신을 선택했다면 왜 가장 먼저 구조된 사람이 심하은이었을까?찬바람이 휘몰아치며 몸을 마구 때렸지만 그녀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잠시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다.지하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강시연은 갑자기 뭔가 깨달았다.그녀가 진수혁을 오해하고 있었다.강시연은 잠시 서 있다가 돌아서서 방으로 돌아왔다. 고개를 숙이자 진도현의 달콤한 잠든 얼굴을 보았고 눈빛이 복잡해졌다.잠시 후, 강시연은 진도현을 방으로 데려갔고 자기도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고 천천히 잠들었다.꿈속에서 진수혁의 낮고 듣기 좋은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시연아, 날 믿어줘.”...이튿날 아침.강시연이 천천히 눈을 뜨자 따뜻한 햇볕이 창문으로 들어와 온몸이 따뜻해졌다.“똑똑똑!”갑자기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곧이어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일어났어요? 나 나가서 놀고 싶어요.”진도현은 어제 일찍 자서 지금 기운이 넘쳤고 말투에는 감출 수 없는 흥분이 가득했다.강시연은 어쩔 수 없다는 웃음을 지으며 밖을 향해 소리쳤다.“그래. 잠시만 기다려.”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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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바로 그때, 귓가에 갑자기 날카로운 여자 목소리가 울렸다.“내가 셋 셀 동안 가지 않으면 가만 안 둬!”강시연은 움찔 놀라서 고개를 돌려 보니 맞은편에 평범한 차림의 중년 여자가 서 있었다.그녀는 서너 살 정도의 어린 여자아이의 손을 꽉 쥐고 있었다.그 여자아이는 공주 치마를 입고 있었다. 매우 정교하게 차려입은 여자아이는 불쌍하게 울며 목이 메어 말했다.“흑흑. 아줌마는 내 엄마가 아니야. 나 아줌마랑 가기 싫어.”강시연은 원래 이 두 사람을 마음에 두지 않았는데 이 말을 듣고 갑자기 경계하게 되었다.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눈앞의 두 사람을 열심히 관찰했다.그 중년 여자도 주위의 은근한 시선을 알아차린 듯 얼굴이 일순간 가라앉았다.“너! 놀고 싶어서 함부로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그녀는 몰래 아이의 손바닥을 심하게 꼬집고 나서 아이를 끌고 밖으로 나가며 욕설을 퍼부었다.“오늘 시간 없다니까! 다음에 다시 놀이공원에 데리고 올게.”“너 고집 그만 부려! 아니면 집에 돌아가서 제대로 혼날 줄 알아!”뒤의 말에는 은근한 위협이 섞여 있었다.아이는 갑자기 놀라서 벌벌 떨었고 손바닥의 통증까지 겹쳐 몸부림을 잊고 울부짖기 시작했다.중년 여자는 주위를 돌아보며 쑥스러운 듯이 웃었다.“딸이 철이 없어서 웃음거리가 됐네요.”다른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 이곳은 놀이공원이라 아이들이 많고 비슷한 일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었다.이를 본 중년 여자는 아이의 손을 잡고 걸음을 재촉하며 곧 떠나려 했다.“잠깐!”뒤에서 갑자기 맑고 서늘한 여자 목소리가 울렸다.그녀는 눈살을 찌푸리고 걸음을 멈추더니 곧이어 못 들은 척하며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강시연은 원래 확신이 없었는데 상대방의 이런 모습을 보고 순간 확신이 섰다.“여러분, 저 사람 인신매매범이에요! 도망가게 하면 안 돼요!”그녀가 소리 높여 외치자 수많은 시선이 그녀에게 떨어졌다.부모들이 가장 싫어하는 집단이라고 한다면, 단연코 인신매매 집단일 것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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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강시연은 한숨을 내쉬더니 긴장한 신경이 순간 풀렸다.그녀는 진작 경찰에 신고했다. 방금 그렇게 많이 말한 것은 시간을 끌어 인신매매범이 강제로 아이를 데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경찰은 아주 빨리 현장에 도착했다. 현재 상황을 듣고 즉시 여자아이에게 집에 전화를 걸라고 했다.그러나 여전히 공포감에 휩싸인 아이는 얼굴이 창백했고 두려움만 가득했다.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강시연이 천천히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서 몸을 웅크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한번 해볼게요.”경찰은 즉시 뒤로 물러섰고 강시연은 아이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아이를 격려했다.“넌 이미 안전하니까 두려워하지 마. 경찰 아저씨가 보호하고 있으니 방금 그 나쁜 아줌마는 널 해치지 못해.”그녀의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지면서 아이는 점점 두려움을 떨쳐냈다.잠시 후, 강시연은 휴대전화를 꺼내 눈앞의 아이에게 건네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엄마 아빠가 널 많이 걱정하고 있을 거야. 빨리 전화 드려.”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곧 번호를 눌렀다.상대방의 목소리는 아주 당황한 것 같았다.“지안아, 너 거기서 기다려. 아빠가 곧 찾아갈게.”기다리는 동안 지안은 줄곧 강시연의 곁에 있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안은 강시연의 곁이 안전하다고 느꼈다.한편, 롤러코스터를 두 번 타고 돌아온 진도현은 강시연 옆에 여자아이가 하나 더 있는 것을 보았다.“엄마, 이 아이는 누구예요?”강시연은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 동생이 길을 잃어버렸어. 아이의 부모님이 곧 찾아올 테니까 우리 함께 기다리고 있자. 응?”진도현은 눈을 깜박이며 지안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불쌍하게 우는 것을 보고 주머니에서 사탕을 하나 꺼냈다.“자, 이거 먹어.”지안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사탕을 받아들었고 곧 입안에 달콤한 맛이 퍼졌다.두 어린이는 함께 놀기 시작했다.곧 지안의 아버지가 놀이공원에 도착했다. 양복에 가죽 구두를 신은 남자는 수억 원짜리 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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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대표님, 큰일 났어요. 진한 그룹 쪽에 큰일이 생겼어요!”장성빈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고 주위 환경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서둘러 물었다.“무슨 일이야? 진 대표 아직 연락 없어?”최근에 그는 진한 그룹의 일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고 그래서 딸의 요구를 무시했다.강시연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서서 전화기의 목소리만 계속 들었다.“저도 잘 모르지만 주주들 사이에 내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미 과반수 주주들이 진 대표의 즉각적인 퇴임을 요구하고 있어요.”“뭐? 금방 갈게.”장성빈의 안색이 잔뜩 어두워졌다. 그와 진수혁은 오랜 협력 파트너였다. 만약 상대방이 정말 무너진다면 장성빈의 회사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새로 부임한 대표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지안을 데리고 놀이공원을 떠났다.전화 내용을 들은 강시연은 미간을 세게 찌푸리고 마음이 복잡했다.어제 전만 해도 그녀는 진수혁의 소식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그러나 어제 CCTV 영상을 떠올린 강시연의 눈 밑에 미안한 기색이 스쳤고 약간 혼란스러워졌다.최근 뉴스가 떠들썩해져서 그녀도 들은 바가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절대 진수혁이 질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 미숙한 주주들이 어떻게 진수혁을 쓰러뜨릴 수 있을까?그때 진도현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엄마, 아빠한테 큰일 난 거 아니에요?”그는 단순한 아이가 아니었다. 1년간의 단련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진도현은 생각하다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엄마, 나 안 놀래요. 아빠 회사에 가야겠어요. 아빠가... 좀 걱정돼요.”강시연은 고개를 숙이고 사내아이의 간절한 눈빛을 마주치고는 결국 승낙했다.“그래.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은 차를 타고 놀이공원을 떠났고 도중에 강시연은 휴대전화를 꺼내 최신 소식을 뒤적였다.그러나 인터넷은 조용했고 관련 정보가 전혀 없었다.차가 천천히 시내로 들어섰을 때, 그녀는 갑자기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다.진한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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