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는 계속되었다.세 번째 투표가 시작되려는 순간 장문호는 승리를 확신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강시연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살짝 눈짓으로 유태오에게 신호를 보냈고 즉시 상황을 이해한 유태오는 몰래 회의실을 빠져나갔다.그때 사회자가 득표수를 발표하기 시작했고 장문호가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그는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며 진수혁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자만심이 가득했다.“앞으로 진한 그룹은 나한테 맡겨요.”진수혁은 표정변화도 없이 장문호의 도발 섞인 말투를 듣지 않은 듯 담담했다.시간이 흐를수록 장문호의 표정은 점점 더 밝아졌고 거의 승리를 확정한 듯 마지막 결과만 기다리고 있었다.곧 사회자의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다.“지금 진한 그룹의 차기 이사장을 발표하겠습니다.”“잠깐만요.”강시연이 갑자기 말을 끊었다.장문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얼굴의 미소가 순간 굳었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시연 씨. 결과는 이미 바꿀 수 없습니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세요.”장문호는 수년간 이 순간을 계획해 왔고 오늘만 기다렸다.하지만 강시연은 차가운 얼굴로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한마디씩 또박또박 말했다.“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은 당신이에요.”말이 끝나자마자 회의실 문이 열렸다.유태오가 땀에 흠뻑 젖은 채 뛰어 들어왔고 손에는 한 뭉치의 서류 자료를 들고 있었다.“진 대표님, 시연 씨, 가져 왔어요.”“수고했어요.”강시연은 재빨리 걸어가 그의 손에서 자료를 받아 긴 테이블 양쪽에 앉은 주주들에게 나눠주며 천천히 말했다.“여러분. 먼저 장문호의 진짜 모습을 확인하고 투표 여부를 결정하세요.”장문호가 진씨 가문의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강시연은 의심을 품었다.그녀는 유태오를 보내 조사하게 했고 조사 결과 여러 비밀이 드러났다.순식간에 회의실 주변의 공기는 마치 얼어붙은 듯했고 장문호의 눈꺼풀이 튀어 오르며 시선이 그 자료들에 고정됐다. 마음속에 강렬하고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다음 순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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