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안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강시연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언제 우리 집에 사위가 하나 더 생긴 거지?”강시연도 잠시 멍해졌다. 눈꺼풀이 떨리자 참지 못하고 진수혁의 팔을 세게 꼬집었다.“윽.”진수혁은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억울한 듯 옆을 바라보았다.“여보. 너무 세게 꼬집었어요.”강시연은 말문이 막혔다. 기억을 잃은 후의 진수혁은 얼굴이 두꺼워진 데다 조금 멍청하기까지 했기 때문이다.한 끼 식사가 끝날 무렵 식사 분위기는 묘하게 조용했다.한정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진수혁을 바라보며 의심을 점점 키워갔다.저녁 식사 후, 강시연은 진수혁을 데리고 빨리 떠나고 싶었지만 동지안의 정성에 발이 묶이고 말았다.“시연아, 내가 새 옷 몇 벌 사 왔어. 네게 잘 어울릴 것 같으니 얼른 와서 입어보자.”“저는...”강시연은 머리를 살짝 찌푸리며 거절하려 했지만 귀에 한민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시연 언니, 우리 엄마가 퇴원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직접 쇼핑몰에 가서 언니에게 맞는 옷을 골라 왔어. 명절 선물이라고 하셨으니 꼭 입어봐야 해.”“감사해요. 엄마.”강시연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지안과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진수혁은 아직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강시연이 떠난 뒤 그의 시야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졌다.“진수혁 씨, 우리 좀 얘기할까?”한정훈은 적절한 미소를 띠고 천천히 다가왔다. 손에 든 와인 잔이 살짝 흔들리며 속의 술이 일렁였다.겉으로는 여유로워 보였지만 깊은 눈빛 속에는 숨기지 않은 호기심이 담겨 있었고 진수혁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진수혁은 코로 차갑게 비웃으며 손을 내밀어 한정훈의 손에 있는 와인 잔을 거칠게 빼앗아 단숨에 마셨다.결단력 있으면서도 힘이 실린 동작이었다.같은 남자인 진수혁이 상대의 속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할 리 없었다.한정훈의 시선은 종종 계단 쪽을 향했고 그 태도는 분명 자신의 아내를 탐내는 것임을 드러냈다.그 순간, 진수혁의 가슴 속에 불이 확 붙었고 순식간에 공기마저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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