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시연 씨와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나...”한정훈은 화가 난 얼굴로 말을 잇다가 다시 삼키고 어이없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시연 씨, 정말 후회 안 해요?”“진수혁은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사람은 변하지 않아요. 시연 씨같이 좋은 여자가 그런 인간에게 일생을 낭비해서는 안 돼요.”한정훈은 말을 하려다가 멈추고 차가운 눈에는 약간의 온정이 담겨 있었다. 눈 밑의 감정이 곧 드러날 것 같았다.강시연은 눈을 감고 얼굴을 돌렸다.“정훈 씨, 시간이 늦었어요. 이제 가보세요.”그녀는 대답하기 싫었다.한정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일어나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는 속삭였다.“그럼 난 이만 가볼게요. 푹 쉬어요. 또 올게요.”병실 문 앞에 이르자 한정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시연 씨, 만약 버티기 힘들면 언제든 날 찾아와요.”강시연은 눈시울이 시큰시큰해지며 가볍게 응수했고 이는 커다란 병실에 울려 퍼졌다.며칠 후, 의사는 그녀에게 다시 한번 전신 검사를 주선했고 아이가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퇴원을 허락했다.퇴원하는 날, 진수혁은 진도현과 함께 장미 꽃다발을 품에 안고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오가는 행인들은 부자의 모습에 놀라 그녀에게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강시연은 줄곧 담담했고 진수혁의 존재를 무시하고 진도현의 손을 잡았다.“엄마, 집에 돌아오는 걸 환영해요!”강시연은 마음이 따뜻해져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엄마도 우리 도현이 너무 보고 싶었어.”그녀가 입원해 있은 요즘, 진도현은 방과 후에 보모와 함께 자주 병원에 들렀다. 그의 말대로 엄마를 지켜야 했다.진수혁도 병원에 왔지만 매번 찬밥 신세였다. 두 사람은 하룻밤 사이에 애초의 차가운 관계가 되었다. 다만 이번에 관계를 끝내고 싶은 사람은 강시연이었다.진수혁은 씁쓸한 마음에 아들의 작은 머리를 문질렀다.“도현아, 아빠가 엄마랑 할 말이 있으니 먼저 차에 타.”“도현아, 엄마랑 집에 가자.”강시연은 차 문을 열고 곧장 뒷좌석으로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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