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연은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들고 집에 돌아왔다. 막 문턱을 넘자마자 안에서 환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외할아버지, 이거 제가 직접 접은 종이비행기예요.”진도현의 얼굴 가득 웃음이 번졌고 어제 병원에서 있었던 불쾌한 일은 이미 잊은 듯했다.이 기간 강민석은 친구를 만나러 타지로 갔다가 오늘에서야 집에 돌아왔다.그는 진도현을 번쩍 안아 올리며 즐겁게 말했다.“도현이 정말 대단하구나. 외할아버지가 없던 며칠 동안 엄마 말씀 잘 들었지?”“당연하죠.”진도현은 턱을 살짝 치켜들다 문가에 선 강시연을 발견하고 곧장 달려갔다.“엄마, 어서 오세요.”강시연은 가슴이 따뜻해졌다. 진도현이 다시 활력을 되찾은 모습을 보니 그제야 안도감이 들었다.“우리 아가 착하지, 엄마가 뭐 가져왔는지 볼래?”“우와. 아이스크림 케이크다.”진도현은 눈을 반달처럼 휘며 신나게 간식 상자를 받아 들고 깡충깡충 뛰며 식탁으로 달려갔다.그때, 강민석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몸은 괜찮아? 요즘 별일 없었지?”“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다 괜찮아요.”강시연은 고개를 저으며 진수혁과의 갈등은 말하지 않기로 했다.어제 이미 그런 얘기를 나눴으니 그녀가 아는 진수혁의 자존심과 성격을 생각하면 머지않아 이혼에 동의할 것 같았다.어차피 그가 심하은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언제까지 상대를 이름 없는 사람으로 둘 리 없었다.머릿속의 잡다한 생각을 떨치고 강시연은 강민석을 바라보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아빠는요? 요즘 어떤 성과가 있었어요?”그녀는 아버지가 재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응원하며 자기 적금의 절반을 내놓기까지 했다.이야기를 꺼내자 강민석의 눈빛이 반짝이며 얼굴엔 감출 수 없는 기쁨과 설렘이 번졌다.“시연아, 내가 신흥 제약을 인수해서 그 기반 위에 다시 사업을 일으켜보려 한다.”지금은 예전과 달라서 완전히 처음부터 창업하는 건 너무 어렵다. 기존 브랜드를 인수해 개조하고 혁신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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