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연.”진수혁의 날카로운 고함이 주변의 공기를 단숨에 얼어붙게 했다.눈가에 맺힌 강시연의 흐릿한 눈물이 보이자 그는 곧바로 후회했다. 허둥지둥 그녀의 눈물을 닦아내려 했지만 끊어진 실처럼 흘러내리는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강시연의 눈물만은 가장 두려워했다.하지만 결국 또다시 그녀를 울리고 말았다.강시연의 마음은 이미 감각을 잃은 듯 무뎌 있었고 스스로에게 물었다.이미 이번엔 놓아주겠다고 다짐했는데 왜 또 눈물이 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잠시 후,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한 글자 한 글자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수혁 씨, 나가요. 더는 보고 싶지 않아요.”“시연아, 미안해. 일부러 화낸 게 아니야.”그는 다급히 변명했다.“그냥 네가 더 이상 괜히 억지를 부리지 않길 바랐을 뿐이야. 어쨌든 이번 일에서 심하은이 널 한 번 구해준 건 사실이잖아.”“날 구했다고요?”강시연은 순간 참지 못하고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심하은이 어떤 사람인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하루빨리 사라지길 바라며 그 자리를 차지해 진씨 가문의 진짜 안주인이 되길 꿈꾸는 여자였다.더는 다툴 힘조차 없었다.강시연은 힘 빠진 손으로 그를 문 쪽까지 밀어내고 복도를 가리켜 단호히 말했다.“나가요.”“시연아.”진수혁은 끝까지 포기하지 못했다.분명 모든 걸 설명했는데 왜 그녀는 그렇게도 완강하며 왜 그토록 심하은을 붙잡고 있는 건지 몰랐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크게 닫히며 울렸다.두 걸음이나 뒤로 물러난 진수혁은 큰 충격에 손을 올리며 짜증을 겨우 참았다.곧, 안쪽에서 강시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도현아, 엄마랑 아빠가 일이 있어서 당분간 못 만날 거야. 아빠가 보고 싶으면 지금 따라가도 돼.”어린 진도현이 감당할 수 있을 리 없었고 금세 울음을 터뜨리며 외쳤다.“엄마, 도현이는 영원히 엄마랑 같이 있을 거예요.”이내 방 안은 고요해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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