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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돌이킬 수 없는: Chapter 481 - Chapter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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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진수혁의 얼굴이 완전히 굳었다.강시연을 쫓아가려 했지만 스크레라가 그의 팔을 꽉 붙잡았다.“진 대표님, 우리 아직 점심도 안 먹었잖아요. 그렇게 급하게 어디 가시려는 거예요? 며칠 동안은 저랑 이 섬 구경하면서 잘 지내기로 약속하셨잖아요.”스크레라는 미소를 지으며 진수혁을 바라봤다.그 눈빛 속에는 은근한 우월감과 만족감이 번뜩였다.그 모습을 보고 한정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양손을 주머니에 넣었다.“진 대표님, 사랑할 수 없을 때는 놓아주는 법도 알아야 해요. 그게 상대에 대한 존중이자 본인에게도 가장 좋은 마무리죠.”진수혁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제 일에 굳이 한 대표님이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 나 걱정할 시간 있으면 한씨 가문이 강성에서의 사업부터 걱정하시는 게 어때요?”그의 시선엔 냉소와 경고가 섞여 있었다.강성엔 기업이 수도 없이 많고 경쟁은 피 튀기게 치열하다.한정훈이 강성에서 완전히 자리 잡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이익이 부딪히는 순간 다른 기업들이 먼저 나설 테니까 진수혁이 직접 손댈 필요도 없다.결국 누구도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한정훈은 그와 더 이상 말다툼할 의지가 없어 보였다.그는 이미 예상된 공격이었고 충분히 대비할 자신이 있었다.그런 기업들의 움직임은 그에게는 그저 어설픈 장난처럼 보였다.조금만 손을 써도 해결할 수 있을 일들이었다.그때 한민주가 냉소를 내뱉으며 뒤따라 일어섰다.“흥. 누가 봐도 저 인간이 더 한심하네.”그녀는 한정훈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잠시 후 한정훈의 전화기가 울렸다.그는 통화를 받고 얼굴빛이 확 변했다.“조금만 버텨요. 오늘 바로 강성으로 들어갈 거니까 도착하면 다 같이 모여서 논의해요.”전화를 끊자 한민주가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오빠... 설마 진수혁 씨 말이 맞은 거야? 강성 쪽 회사에 진짜 문제가 생긴 거야?”한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꽤 심각한 일이라 바로 복귀해야 해. 회사 임원들이랑 대책 회의 열어야겠어.”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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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강시연은 메시지를 전부 읽고 나서 깜짝 놀랐다.그 변호사가 지금 같은 하야섬에 여행 중이라니 정말 의외였다.하지만 하야섬은 관광객이 워낙 많고 호텔은 거의 만실 상태였다.우연히 마주칠 확률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그녀는 채팅창을 나가 변호사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안녕하세요.]그 한 문장을 보내고는 조용히 답장을 기다렸다.그때 한민주가 다가왔다.“시연 언니, 오빠가 강성 쪽 회사 일 때문에 급하게 돌아가야 한대요. 그래서 저더러 언니한테 대신 전하라고 했어요.”강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을 이해했다는 듯 짧게 대답했다.한민주는 곁눈질로 옆에 놓인 밀크티를 발견하자마자 눈이 반짝였다.“언니, 이거 이 섬에서 완전 유명한 밀크티예요. 매일 줄 서도 못 산다니까요. 번호표까지 줘서 대기하는 곳이라고 했어요. 나 어젯밤에 줄 서다가 결국 못 샀는데 언니는 진짜 운 좋네요.”강시연은 그 말을 듣고 어떠한 표정 변화도 없이 밀크티를 그녀 쪽으로 밀었다.“마시고 싶으면 마셔. 난 임신해서 이런 거 먹고 싶지도 않아.”“언니 최고예요.”한민주는 기쁨에 겨워 강시연을 덥석 안고 볼에 입을 쪽쪽 두 번 맞췄다.그리고 곧장 빨대를 꽂아 한 모금 마시며 감탄했다.밤이 되어도 변호사 쪽에서 여전히 답이 없었다.강시연은 컴퓨터를 켜며 심리 상담소 환자 기록이 정리되어 있는 파일을 열었다.강성으로 돌아가면 바로 업무를 이어가기 위해 미리 정리해 두려는 거였다.그녀가 막 휴대폰을 내려놓으려던 순간 낯선 번호로 메시지가 도착했다.그 안에는 몇 장의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사진 속에는 수영장에서 여유롭게 놀고 있는 진수혁이 담겨 있었다.이어지는 스크레라의 메시지가 도착했다.[강시연 씨, 당신 남편은 나랑 같이 있으면서도 당신을 찾을 생각을 안 하네요. 이런 결혼 계속 끌고 가실 생각이에요? 현명한 여자라면 알겠죠? 둘 사이는 이미 끝났고 이혼이야말로 시연 씨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에요.]강시연은 사진과 메시지를 묵묵히 바라봤다.사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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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스크레라의 비서는 두 사람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아래로 산책을 나왔다가 뜻밖의 장면을 목격했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그것을 스크레라에게 전송했다.스크레라는 휴대폰 속 메시지를 보자마자 흥미가 생겼다.이때 진수혁도 막 수영장에서 올라왔다.그는 수건으로 몸에 묻은 물기를 닦으며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전신에는 아무도 가까이하지 못하게 하는 기운이 흘러나왔다.스크레라는 물 한 병을 들고 그의 곁으로 다가가 부드럽게 웃었다.“생각지도 못했네요. 진 대표님의 수영 실력이 이렇게 좋을 줄은요. 저처럼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사람도 감히 따라갈 수가 없겠어요.”“그런데 진 대표님, 제가 알기로 강시연 씨는 당신 부인이죠...”진수혁은 불만스럽게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며 수건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닦았다.“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스크레라는 자신의 휴대폰을 내밀었다.“이건 제 비서가 아래층에서 물건을 사다가 우연히 찍은 거예요. 강시연 씨 앞에 있는 이 남자 꽤 잘생겼더라고요. 혼혈인 것 같기도 하고요.”진수혁은 휴대폰을 받아서 사진을 보자 표정이 차갑게 굳으며 눈에는 분노의 불길이 번졌다.그는 자신의 물건을 챙기더니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이번에는 스크레라도 그를 막지 않았다.부부 간의 갈등이 커질수록 자신에게 유리했기 때문이다.그래서 진수혁이 강시연을 찾아가 싸우게 두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휴대폰 속 사진을 바라보며 점점 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강시연은 황민수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이혼 문제를 이야기했다.자신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아도 괜찮지만 아이의 양육권만은 꼭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강시연 씨, 정말 그것뿐인가요? 제 생각엔 잘못한 쪽이 상대방이에요. 왜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으려는 겁니까? 여성으로서 이건 너무 손해예요. 최소한 아이를 위해서라도 안정적인 경제적 여건을 만들어야 하잖아요.”황민수가 진지하게 분석했다.결혼에서 여자가 잘못이 없는데도 빈손으로 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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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강시연, 네 뱃속에 있는 아이 바로 그 남자의 아이지? 한정훈 씨 나로도 모자라서 이번엔 또 다른 놈이야? 네가 어쩌다 그렇게 가벼운 여자가 된 거야?”그의 말이 끝나자 강시연의 손바닥이 세게 그의 뺨을 때렸다.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는 그녀 뱃속의 아이가 다른 남자의 아이라고 믿고 있었다.조금만 확인해 봤어도 진실을 알 수 있었을 텐데 그는 끝내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았다.“진수혁 씨, 나는 반드시 이혼할 거예요. 그리고 내 뱃속의 아이 아버지가 누군지는 수혁 씨와 아무 상관도 없어요.”“강시연!”진수혁은 이를 악물며 양옆의 주먹을 꽉 쥐었다.“진수혁 씨, 나는 언제나 우리가 서로 잘 끝내길 바랐어요. 수혁 씨랑 누가 함께 있든 상관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왜 나를 이렇게까지 괴롭히는 거예요?”강시연은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아팠다.예전에 진수혁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싶었던 자신이 어리석고 우스워 보였다.“강시연, 난 이미 말했잖아. 난 네 뱃속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 상관 안 해. 근데 왜 굳이 이혼하려는 거야? 설마 네 마음속에 다른 남자가 생긴 거야?”진수혁은 말 하면서 날카로운 시선을 보였고 그 시선은 곧장 황민수를 향했다.그가 할 수만 있다면 황민수라도 칼로 베어버리고 싶을 정도였다.황민수는 흥미롭게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그렇다면 저 남자가 바로 강시연의 명목상 남편이라고 확신했다.하지만 강시연은 이미 임신 중이고 아이의 친부는 그 남자가 아니다.자신이 들은 바로는 남편이 늘 다른 여자들 때문에 강시연을 소홀히 대했다고 했다.둘의 관계는 꽤 복잡했다.“내가 분명히 말했잖아요. 다른 남자가 있든 없든 수혁 씨랑은 아무 상관 없다고요. 이제 어서 스크레라 씨 곁으로 돌아가요. 괜히 또 내게 소설 같은 메시지 보내지 말고요. 난 둘의 관계가 어떤지 알고 싶지도 관심도 없어요.”강시연은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조차 보기 싫었다.진수혁은 어리둥절했다. 강시연이 말하는 소설 같은 메시지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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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호텔방 안에서 강시연은 작은 구급상자를 꺼내 황민수의 상처에 약을 발라주었다.그 두 대의 주먹질로 황민수의 광대뼈는 퍼렇게 멍이 들었고 입가엔 살짝 피가 맺혀 있었다.강시연은 미안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첫날 만난 사이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정말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황 변호사님, 죄송해요. 오늘 일은 정말 제 불찰이에요. 이런 오해가 생길 줄은 저도 전혀 몰랐어요.”진수혁이 그녀 뱃속의 아이가 황민수의 아이라고 생각했다니 도대체 뭘 보고 그런 착각을 한 건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황민수의 짙은 눈동자가 강시연을 향해 닿았다.그는 가볍게 농담조로 말했다.“미인 때문에 다친 거라면 그건 제 영광이죠. 그런데... 지금 임신 중이세요?”강시연은 몸이 워낙 가늘어서 임신 세 달이라 해도 배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숨기지 않았다.“이 아이는... 정말 때를 잘못 타고 온 아기예요. 그날 밤 그 사람이 술에 취해 기억을 잃었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아이가 다른 남자의 아이라고 생각해요.”황민수의 눈이 커졌다.그는 원래 정말로 아이의 아버지가 다른 남자라고 생각했었다.이런 사연이 있을 줄은 몰랐다.“강시연 씨,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밤 돌아가면 바로 이혼 합의서를 완성해서 보내드릴게요. 그러면 내일 아침 직접 건넬 수 있을 거예요.”“감사해요, 황 변호사님.”강시연은 진심 어린 눈빛으로 고마움을 전했다.약을 다 바르고 나서 황민수는 노트북을 챙겨 조용히 일어섰다.하지만 문을 열자마자 네 사람이 마주쳤다.진수혁은 황민수가 강시연의 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다.무언가 캐묻고 싶다는 기색이 역력했다.스크레라는 곧바로 나섰다.“강시연 씨, 오해하지 마세요. 저랑 진 대표님은 아무 관계도 없어요. 방금은 단지 협력 문제로 잠깐 이야기만 나눴을 뿐이에요.”강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 말은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웠고 변명 같았다.황민수의 시선이 네 사람을 번갈아 훑었다.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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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매일 이리저리 다니느라 너무 바빴다.바빠 보이긴 한데 정작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다음 날 오후, 하야섬의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강시연이 식사를 대접하려고 나섰다.강시연이 이미 황민수 변호사가 보내온 이혼 합의서를 확인했는데 내용이 그녀가 원하던 대로 깔끔하게 맞아떨어졌다.그렇다면 상대방에게 한 끼 식사를 대접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한민주가 그녀 옆에 앉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시연 언니, 임신 중이니까 이런 찬 음식은 많이 먹으면 안 돼요. 식사도 중식당으로 가는 게 좋지 않나요?”강시연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그냥 조금 맛만 보는 거야. 오늘은 누군가에게 식사를 대접해야 하니까 상대방이 해산물을 원하면 어쩔 수 없이 해산물 레스토랑에 오는 거지.”식사 대접이라는 말에 한민주는 호기심이 생겼다. 강시연이 여기서 다른 친구와 식사하는 거면 설마 저 쓰레기 남편 진수혁을 초대한 건 아닐지 추측했다.황민수는 오늘은 캐주얼한 차림이지만 첫 등장부터 시선을 압도했다.레스토랑 안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에게 쏠릴 정도였다.잘생긴 건 기본이고 키도 최소 188cm는 돼 보여 연예인과 다를 바 없다.한민주도 눈을 떼지 못했다.“시연 언니, 저 남자 너무 잘생겼어요. 혼혈이라 그런지 진짜 멋있어요... 우리 쪽으로 오고 있어요. 나 번호 달라고 해도 될까요?”한민주는 순수하게 그 남자의 외모를 감탄하고 있었다. 이런 외모와 키면 연예계 진출해도 손색없다.하지만 이 남자는 기품이 느껴지고 집안도 꽤 부유할 것 같았다.강시연은 살짝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황민수가 다가와 친근하게 인사했다.“강시연 씨,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강시연은 웃으며 소개했다.“괜찮아요. 소개할게요. 이쪽은 한민주예요. 민주는 잘생기신 분을 꽤 좋아한대요.”시선이 세 사람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묘하게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강요할 수 없는 법이고 게다가 한민주는 이전 연애의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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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내가 언제 다른 여자랑 데이트했다고 그래요? 나와 스크레라 씨는 그냥 일반적으로 식사한 것뿐이에요. 시연에게 인사하고 상황 보고도 하고...”“진 대표님, 말은 참 잘하네요. 그런데 오늘 내가 황 변호사와 단둘이 식사했는데 혹시 나보고 다른 남자랑 데이트했다고 따질 거예요?”강시연이 무표정하게 되받아쳤다.진수혁은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눈빛을 마주치자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정말 그녀 말대로였다. 그녀가 다른 남자와 단둘이 있는 걸 보면 질투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강시연이 그가 할 말이 없음을 확인하고 말을 이어갔다.“그럼 단둘이 스크레라 씨와 식사했다면 그건 데이트라고 정의해도 되겠네요?”“강시연, 그렇게 말하면 안 돼. 나는 다른 여자랑 데이트할 리가 없잖아. 이유도 이미 설명했는데 왜 듣지 않는 거야?”진수혁은 복잡한 표정으로 강시연을 바라봤다.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가 왜 이렇게 된 건지 마치 이유 없이 화를 내는 것 같았다.그는 이미 스크레라가 단지 해외 협력사 딸일 뿐이라고 말했었다. 그녀가 온 것도 단지 업무 협의 때문이라고 했다.진수혁과 스크레라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는데 강시연 눈에는 마치 바람을 피운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강시연은 냉소하며 말했다.“내 눈만 믿어요. 당신이 하는 설명 따위는 하나도 믿지 않아요.”스크레라도 예상치 못했다. 두 사람의 부부 관계가 이렇게 틀어질 줄은 몰랐지만 사실 그녀 바람대로였다.관계가 틀어질수록 그녀가 틈을 파고들 수 있다.진수혁처럼 훌륭한 남자는 잡아야 한다. 그녀 아버지도 이를 반길 것이다.만약 그녀가 진수혁과 결혼하면 양쪽 가문이 강력한 연합을 이루고 그녀 회사는 진수혁의 해외 사업을 도울 수 있다.진수혁 쪽도 그녀 회사 덕분에 화민국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일거삼득이다.“강시연 씨, 진 대표님과 내 관계를 오해하신 것 같아요. 저는 처음 화민국에 왔고 우연히 진 대표님과 여행 중 마주친 것뿐이에요. 진 대표님이 협력사 딸인 저를 신경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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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그날 밤 진수혁은 멋지게 차려입고, 샴페인 장미 한 다발을 준비했다. 그는 강시연 방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이 괜찮은지 확인한 뒤 노크했다.강시연이 문을 열자 진수혁의 차림새와 품 안에 안겨 있는 장미를 보고 그녀의 얼굴은 더 차가워졌다.“나를 쉽게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강시연이 차갑게 물었다.오늘 스크레라가 갑자기 그녀의 카톡을 추가했고 스크레라의 피드에는 두 시간 전에 올라온 글이 있었다. 그녀는 장미 한 다발을 안고 있는 사진을 올렸고 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좋아하는 꽃과 좋아하는 남자가 곁에 있으니 참 행복하다는 거였다.지금 진수혁이 똑같은 장미 다발을 들고 찾아왔으니 강시연에게는 그 모습이 얼마나 싸구려처럼 느껴졌겠는지 몰랐다. 꽃조차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일 뿐이었다.진수혁은 그녀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시연아, 무슨 말이야? 오늘 특별히 차려 입고 장미도 준비했는데 그냥 네가 화내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어. 그런데 지금 와서 내가 널 속였다고? 내가 어디서 널 속였다는 거야?”강시연의 눈빛은 차갑기만 했다. 사랑한다 해도 연기는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녀는 진수혁의 말 한마디도 믿지 않았다.이참에 오늘 그를 부른 이유는 오직 이혼 합의서 문제 때문이었다. 그 외의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들어와요. 중요한 얘기가 있어요. 우리 둘이 솔직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어요.”방 안은 묘하게 답답한 기운이 감돌았다.강시연은 소파에 앉아 감정을 숨긴 채 말했다.“진수혁 씨, 지난 7년 동안 내가 도현이를 돌봐왔다는 거 알잖아요. 그래서 도현이 양육권은 내가 가지려고 하는데 의견 없겠죠?”가장 중요한 건 아이의 양육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녀는 진도현이 진수혁과 새로운 엄마 사이에서 차별을 당할까 봐 두려웠다. 진도현이 조금도 서운하지 않길 바랐다.진수혁은 그녀의 말을 곧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7년간 그녀가 가족을 위해 애쓴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돌이켜보니 자신이 얼마나 못된 짓을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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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이혼 합의서를 보자 진수혁 얼굴에 번지던 기쁨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내가 이미 네게 그렇게 많이 설명했는데 왜 너는 여전히 나랑 이혼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방금 말한 아이를 키우는 문제라는 게 양육권을 말하는 거지?”“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어요. 난 행동을 봐야 믿거든요.”강시연은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 그녀의 눈빛은 너무나도 평온해서 진수혁은 어쩐지 불안해졌다.“시연아, 난 너랑 이혼할 수 없어. 죽지 않는 한 절대 못 해.”진수혁은 단호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강시연은 그의 시선에 약간 불편해졌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가 여자를 밝히는 사람이라면 이혼은 그가 원하던 바인데 왜 끝내 이혼을 거부하는 건지 몰랐다.“진수혁 씨, 농담하는 거 아니에요. 난 이제 진수혁 씨한테 아무런 희망도 걸지 않아요. 이혼이 우리 최종 결말이에요...”“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난 평생 이혼 같은 거 안 해. 다음 생에도 안 해. 네가 날 싫어하는 이유를 말해주면 내가 고칠게. 그리고 난 스크레라 씨랑 아무 감정 없어...”진수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벨이 울려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발신자 표시를 보자 그는 고민할 것도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는 강시연을 보며 무언가 말하려다 다시 전화벨이 울리자 멈췄다.강시연도 발신자 표시를 보았다. 그녀는 두 팔을 끼고 물었다.“왜 안 받아요?”진수혁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너 달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어? 스크레라는 그냥 협력사 파트너일 뿐이야. 그게 전부라고!”강시연은 그런 말을 들을 마음도 없었다. 그는 휴대폰을 집어 들더니 전화를 받고 스피커 모드로 틀었다.“진 대표님, 제발 구해줘요! 이 사람들 무서워요. 너무 무서워요...”“이년 감히 전화까지 하네.”전화기 너머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그리고 통화는 끊겼다.강시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약간 의아해했다.“스크레라 씨한테 무슨 일 있는 거예요?”진수혁은 휴대폰을 집어 들고는 돌아보지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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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누가 감히 우리 좋은 일을 가로채려 들어?”“이게 뭐 하는 짓이야. 너희 뭐 멍하니 서 있어? 얼른 저 녀석 잡아가서 제대로 혼내 줘야지. 누가 감히 우릴 건드리면 어떤 꼴 나는지 보여주자.”옆에 서 있던 부하들이 망설임 없이 달려들었다.하지만 그들은 진수혁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진수혁은 재킷을 벗어 스크레라에게 걸쳐주고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스크레라는 당황한 기색을 잠깐 보이다가 재빨리 말렸다.“진 대표님, 잠깐만요. 먼저 이 사람들이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저러는 건 아닌지 확인해 보세요.”“나도 여기 처음 왔는데 아는 사람이 당신밖에 없어요. 누굴 적으로 만들 이유가...”스크레라는 우는 듯한 목소리로 호소했다. 흰 피부 위에 난 손자국이 선명했다.그 말을 들은 진수혁은 일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스크레라는 정말로 화민국에 처음 온 것 같고 일반적으로 원한을 살 이유도 없어 보였다. 지금 벌어진 일은 누군가의 계획적 복수일 가능성도 있었다.“방금 들었는데 누군가가 그랬대요. 제가 남의 남편을 꼬셨다고 해서 그런 짓을 시킨 거라고요. 진짜 말이 돼요?”건달들이 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사진 속 인물은 스크레라였고 배경은 해산물 레스토랑처럼 보였다.진수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낮게 물었다.“그럼 상대방 이름을 알아요?”“그게... 강 뭐라고... 강시연이라고 친구들이 부르던데.”진수혁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스크레라는 겉으로는 놀란 연기를 하며 말했다.“진 대표님, 저랑 강시연 씨는 원한 같은 게 전혀 없어요. 왜 그녀가 이런 짓을... 아버지께서 이 일 알면 분명히 화가 나실 텐데요.”진수혁은 스크레라 아버지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해외에서 성공한 기업가가 단순한 사람이었을 리 없었다.그가 이 일을 알게 되면 분명히 크게 분노할 것이고 그 결과로 강시연이 곤란을 겪을 수도 있었다.뜻밖에도 강시연이 질투심이 강한 편이긴 했지만 이런 식의 불법적 방식은 잘못된 것이었다.그녀는 말과 행동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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