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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결혼의 불청객: Chapter 141 - Chapter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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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한지유는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먼저 서유정을 찾아가 이야기하기로 결심했다. 만약 서유정이 여전히 그녀를 용서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완전히 등을 돌릴 생각이었다.한편, 서유정은 집에 돌아와 잠시 쉬고 나서 캐리어를 꺼내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캐리어를 가득 채운 후에는 더 이상 짐을 정리하지 않았다.캐리어 하나에 든 옷만으로도 서씨 가문 저택에 머물 때 입기엔 충분했다.캐리어를 현관까지 끌고 나온 서유정은 잠옷으로 바꿔 입고 샤워한 뒤 잠자리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 그녀는 짐을 병원으로 가져가 오은화에게 건넸다.매일 오은화가 병원을 오갈 때면 저택의 운전기사가 그녀를 태워다 주었다. 서유정의 짐을 본 오은화가 웃으며 말했다.“아가씨, 짐은 제가 방에 둘게요. 이틀 동안 방을 깨끗이 청소해서 이사 오시면 바로 거기서 지내시면 돼요.”서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주머니. 수고하셨어요.”“수고는요. 가서 여사님 곁에 있어 드려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네.”서유정이 병실로 왔을 때 이혜숙은 책을 보고 있었다.문 열리는 소리에 이혜숙이 고개를 들어 문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짐은 아줌마가 가져갔어?”“네.”서유정이 병상 쪽으로 걸어가자마자 누군가 병실 문이 두드렸다.“안녕하세요. 회진 돌겠습니다.”박수환의 목소리임을 알아차린 서유정이 말했다. “박수환 씨, 들어와요.”박수환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뒤를 이어 여러 명의 인턴 의사와 간호사들이 따라 들어왔다.회진을 마친 박수환이 이혜숙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주 잘 회복하고 계시니까 며칠만 더 지나면 퇴원하실 수 있어요. 집에 가서 한동안 푹 쉬신 다음에 와서 석고를 제거하시죠.”이 말을 들은 이혜숙은 곧바로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었다. 매일 병원 침대에 누워 있으니 몸에 곰팡이가 필 것 같았다.“좋네요. 선생님, 감사해요. 참, 따로 드릴 말씀이 있는데 그래도 될지 모르겠어요.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네.”박수환은 뒤에 있던 인턴 의사와 간호사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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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이 몇 년간 서씨 가문이 예전만 못해도 이런 작은 가문이 그들 앞에서 으스대며 뽐낼 처지는 아니었다.한종석의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굳어졌다.“여사님, 지유가 저지른 어리석은 일 때문에 화가 나셨다고 들었습니다. 저라도 화가 났을 겁니다. 얘가 사소한 갈등 때문에 사람을 시켜 서유정 양을 온라인에서 모함했다는 것만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탓입니다.”한종석의 말투가 진지해 언뜻 들으면 정말 미안한 것 같았다.“한 대표, 자네 딸이 저지른 일은 대충 몇 마디로 넘길 게 아니야. 날 떠볼 것도 없네. 내 소녀 뜻이 곧 내 뜻이니 이만 돌아가.”한종석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며 속으로는 분노가 치밀었지만 이혜숙이나 서유정에게 화풀이할 수 없었다. 그의 회사는 지금 위태로운 상태였고 작은 일에도 무너질 수 있었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다시 이혜숙을 바라보며 말했다.“여사님, 서유정 양, 저도 오늘 지유와 유정 양 사이 오해를 풀고 싶어서 찾아온 겁니다. 지유도 반성하고 있으니 유정 양만 용서해 주면 뭐든 할 겁니다. 지금 당장 무릎을 꿇으라고 해도 절대 불평하지 않을 겁니다.”한종석의 말이 끝나자 병실은 침묵에 휩싸였다.한지유는 고개를 숙인 채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속으로는 내키지 않는 마음뿐이었다.하지만 오는 길에 이미 한종석은 서유정이 고소 취하에 동의하기만 한다면 그 자리에서 무릎 꿇으라고 해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이혜숙이 서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정아, 넌 어떻게 생각해?”서유정은 한종석을 바라보며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한 대표님, 저는 한지유 씨가 무릎 꿇고 사과하거나 다른 무언가를 하길 바라지 않습니다. 법원이 제게 공정한 판결을 해주기만 하면 됩니다.”이 말을 듣자마자 한종석은 조바심이 났다.서유정이 한지유를 용서하지 않고 고소도 취하하지 않으면 그의 회사는 정말 끝장날 것이었다.“유정 양, 지유가 저지른 일이 유정 양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것도, 유정 양이 정당한 처벌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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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서유정은 이혜숙을 바라보며 웃었다.“할머니는 제가 계속 고소를 진행하길 바라세요, 아니면 고소 취하하고 한지유를 용서하길 바라세요?”되묻는 그녀의 말에 이혜숙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건 네가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 내가 뭐라고 할 수는 없지. 다만 난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응원해.”이혜숙의 눈빛에 담긴 단호함과 평온함을 보자 서유정의 가슴에 따뜻한 감정이 밀려왔다.이혜숙도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고소를 진행한다면 이 사건이 서씨 가문과 연관이 있는 모든 업계에 퍼질 것을 잘 알았다.비록 서유정의 잘못이 아니지만 이 바닥에선 법정까지 가는 일이 드물었다. 남들이 보기에 서씨 가문 체면이 깎이는 일이었지만 이혜숙은 꿋꿋이 서유정의 편을 들었다.서유정은 눈시울이 살짝 붉어져 한참 후에야 이혜숙을 돌아보았다.“할머니, 고소 취하하고 한지유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하죠. 이것도 나름 벌이니까. 제가 계속 붙잡고 늘어지는 것도 별 의미가 없잖아요.”이혜숙은 다소 의외라는 듯한 눈빛을 보내며 미간을 찌푸렸다.“후회하지 않겠어? 억울하지 않아?”서씨 가문의 입장에서 보면 서유정이 소송을 취하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었지만, 서유정의 입장에서 이혜숙은 그저 그녀가 자기 뜻대로 행동하기를 바랄 뿐이었다.이미 수없이 많은 서러움을 겪었기에 이혜숙은 서유정이 더 이상 억울하게 당하는 걸 두고 볼 수가 없었다.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후회하지 않죠. 게다가 방금 한 대표님이 말했잖아요. 정신적 손해보상금도 주겠다고. 법원 판결보다 많이 줄 테니 난 손해 볼 게 없어요.”지난번 주희정이 찾아왔을 때만 해도 20억을 건넸다.이혜숙이 참지 못하고 웃으며 말했다. “너 정말 돈밖에 모르는구나.”서유정은 웃음을 지으며 그 주제를 더 이상 이어가지 않았다.“자, 전 일할 테니까 할머니는 책이나 보세요.”시간은 빠르게 흘러 눈 깜짝할 사이에 저녁이 되었다.오후에 중개인이 서유정에게 몇 채의 집을 더 찾아줬고 모두 서유정의 예산 범위 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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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서유정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박수환을 바라보았다.“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어요?”그녀의 놀란 표정을 본 박수환이 웃으며 말했다.“나도 놀랍긴 해요. 하지만 그 집이 마음에 들지 모르겠네요.”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부탁드릴게요.”“네.”두 사람은 주차장에서 헤어졌다. 박수환은 차에 타자마자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너 그랜드 코트에 집 있지?”건너편에서 맑고 청량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있지, 왜?”“나 좀 도와줘.”...한편, 서유정은 중개인과 약속한 아파트 입구로 차를 몰고 갔다.중개인은 이미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고, 서유정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중개인 쪽으로 재빨리 걸어갔다.두 채의 집을 본 후 서유정은 실제 집 상태가 자신이 인터넷에서 본 사진과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사진보다 훨씬 낡아 보였고 위생 상태도 좋지 않아 구석구석 곰팡이가 핀 곳이 여러 군데 있었다.이런 환경에서 오래 살면 건강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서유정이 집에 별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걸 눈치챈 중개인이 입을 열었다.“서유정 씨, 그 가격으로 이 동네에서 집을 구하려면 대부분 이런 수준이에요. 예산을 20만원에서 30만원 정도 올리면 어제 봤던 그런 집을 구할 수 있어요.”서유정은 입술을 달싹이며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그럼 좀 더 먼 곳을 찾아봐 주시겠어요? 제 월세 예산은 이게 전부예요.”“알겠어요.”서유정이 예쁘게 생기지만 않았어도 중개인은 더 이상 집을 찾아줄 마음이 사라졌을 거다. 이렇게 많은 집을 봤는데도 매번 마음에 드는 집이 없거나 예산이 부족했다.“수고하셨어요.”중개인과 헤어진 후 서유정이 길가로 걸어가 차에 막 타자마자 박수환이 여러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사진을 클릭해 인테리어를 보자마자 서유정은 바로 마음이 동했다.하지만 인테리어가 어제 본 집들보다 훨씬 좋아 보이니 가격도 만만치 않을 거라 생각했다.[박수환 씨, 고마워요. 이 집 인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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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아파트 단지로 들어섰고 금방 최희영의 집에 도착했다.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사진과 거의 차이가 없는 거실을 본 서유정은 즉시 마음이 이끌렸다.최희영의 집은 크림색을 메인으로 한 인테리어로 서유정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서유정 씨, 제가 침실 좀 보여드릴게요.”침실로 들어가 내부의 인테리어를 자세히 본 서유정은 더욱 마음이 흔들렸다.침실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우아하며 심플하지만 단순하지 않아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화장실과 주방까지 둘러본 서유정은 전부 마음에 들어 그 자리에서 바로 이 집을 계약하고 싶은 정도였다.“최 여사님, 이 집 월세가 저렴해서 많은 사람이 원하겠어요.”최희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저도 세입자를 가려서 받아야죠. 박 선생님이 소개한 사람이라 비교적 믿고 저녁에 집 보러 오는 걸 동의한 거예요.”“박 선생님께 신세를 졌네요. 이 집 정말 마음에 들어요. 만약 최 여사님께서 임대하신다면 월세는 한 번에 낼게요.”두 사람은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 2년 계약을 체결했다. 서유정은 보증금과 월세를 한꺼번에 최희영에게 송금했다.“입금되었어요. 서유정 씨, 제가 열흘 후에 출국하니까 이번 달 말에 이사 오면 돼요. 그때 비밀번호와 열쇠 드릴 테니까 비밀번호는 알아서 바꾸세요.”“네.”집 문제를 해결하니 서유정은 마음속 커다란 걱정거리가 사라졌다. 이다음은 사무실을 빌려야 했다.최희영은 그녀를 단지 밖까지 배웅하며 서유정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잘 처리했어요. 서유정 씨와 2년 계약을 맺었고 돈은 한꺼번에 제 계좌로 송금했어요. 지금 바로 돈 보내드릴까요?”“됐어. 보너스라고 생각해.”그 말에 최희영은 귀를 의심하다가 서둘러 말했다. “대표님, 감사합니다!”전화를 끊은 뒤 송지헌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박수환을 바라보며 눈썹을 치켜세웠다. “너 진짜 제대로 빠진 거야?”박수환과 알고 지낸 지 오래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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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그래요. 수환 씨, 저녁에 시간 있어요?”웃음기를 머금은 서유정의 눈동자는 맑은 샘물처럼 아름답고 투명했다. 그녀와 2초 동안 두 눈을 마주한 후 박수환은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오늘 밤에는 수술이 있어서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서유정은 그의 어색함을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말했다. “그럼 내일 저녁은요?”“내일은 별다른 일정이 없어요.”서유정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일 저녁으로 해요. 갑자기 일이 생기면 그때 다시 시간을 정하면 되죠.”“그래요.”병실로 돌아가자 이혜숙은 서유정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고 기분이 아주 좋아 보이는 모습에 놀라운 눈빛을 보냈다.“유정아, 오늘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서유정이 이혜숙을 바라보며 말했다.“집을 구했어요. 이번 달 말에 이사할 수 있고 게다가 그 집 인테리어가 딱 내 취향이었어요.”“그게 그렇게 기뻐할 일이야?”“당연하죠. 아침 준비할게요.”서유정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부엌으로 들어가서 30분도 채 안 되어 아침을 준비했다.두 사람이 아침을 막 먹고 난 뒤 박수환이 간호사를 데리고 와서 회진을 돌았다.오후에 퇴원해도 된다는 말에 서유정은 오전에 벌써 짐을 다 싸놓았다.오후에 퇴원 수속을 마치고 떠나려던 순간 이혜숙이 서유정을 바라보았다.“가서 박 선생한테 작별 인사도 안 해?”서유정은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저었다. “됐어요.”‘어차피 내일 저녁에 만나니까.’내일 밤이 아니라 그랜드 코트로 이사 가면 이웃이 될 테니 그때면 분명 자주 만날 수 있을 거다.그 생각을 하니 서유정의 마음속에 묘한 기대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이혜숙도 더 묻지 않은 채 오은화에게 휠체어를 밀어달라고 부탁했다.서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온 뒤 오은화는 이혜숙이 쉴 수 있도록 방에 데려가려고 했지만 이혜숙이 서둘러 거절했다.“병원에 오래 있는 동안 고스톱을 만져보지도 못했어. 가서 고스톱 가져와. 오늘 딱 두 판만 하자고.”오은화는 아직 깁스한 이혜숙의 발을 보며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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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들어오세요.”서유정이 고개를 돌려보니 도우미가 침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창가에 서 있는 서유정 뒤로 매화꽃이 한창 피어나 마치 그림 속에서 걸어 나온 듯 아름다웠다.도우미의 눈에 순간 놀라움이 스쳤다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아가씨, 한씨 가문 사람들이 왔는데 여사님께서 아가씨를 부르라고 하셨어요.”서유정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한씨 가문에선 그녀가 한지유를 고소한 것에 대해 어지간히 조바심이 나는 모양이었다. 그게 아니면 이혜숙이 퇴원하기 무섭게 찾아오지도 않았을 거다.“네, 금방 갈게요.”서유정이 거실에 도착했을 때 한종석은 이혜숙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한지유는 한쪽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발소리를 들은 한종석이 고개를 돌리더니 서유정임을 알아보고는 재빨리 말했다.“유정 양, 드디어 왔네요. 오래 기다렸어요.”“안녕하세요.”서유정이 이혜숙 곁에 앉자마자 한종석이 재촉하듯 말을 꺼냈다.“고소 취하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요?”서유정이 한종석을 바라보며 말했다.“대표님, 고소를 취하할 수는 있지만 한지유 씨가 먼저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사과글을 올려야 해요.”그 말을 듣자 한종석이 눈에 띄게 안도하며 재빨리 말했다.“물론이죠. 지금 당장 지유에게 인터넷에 사과글을 올리라고 할게요. 이건 제가 유정 양에게 드리는 작은 보상이에요. 비밀번호는 666666이에요. 유정 양이 받아줬으면 좋겠네요.”서유정은 한종석이 건네는 은행 카드를 한 번 훑어보고는 거리낌 없이 손을 뻗어 받아들였다.“이건 한지유 씨가 그동안 저를 모함해서 제가 겪은 경제적 손해에 대한 보상으로 여길게요. 감사히 받죠.”“당연한 거죠. 지유야, 당장 사과문 올려.”한지유는 서유정 앞에서 거들먹거려도 한종석 앞에서는 순한 양처럼 얌전했다.“네... 지금 바로 올릴게요...”서유정은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한종석을 향해 말했다.“대표님, 한지유 씨가 글을 올리기 전에 회사 홍보팀에서 먼저 검토하는 게 좋을 거예요.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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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서유정에게 고소당하는 것에 비하면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사과글을 올리는 건 아주 가벼운 처벌이었다.하지만 자신이 올린 글을 주변의 모든 지인이 전부 볼 거라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알겠어요.”“알겠으면 지금 당장 사과문 작성 시작해. 네가 이번에 얼마나 큰 사고를 쳤는지 알아? 경고하는데 앞으로 한동안 집에 얌전히 있고 어디도 가지 마. 다시 한번 서유정을 건드리면 그땐 네 카드 전부 정지시킬 거야!”이 협박은 한지유에게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서유정이 보이면 피해 다닐게요.”“말한 대로 해.”저녁, 서유정은 이혜숙과 저녁을 먹던 중 한지유가 인터넷에 올린 사과문을 보게 되었다.글에는 그녀가 최지연을 시켜 서유정을 모함한 모든 과정이 적혀 있었고 아래에는 증거까지 첨부되어 있었다.글은 올라오는 즉시 인기 검색어에 올랐고 동시에 최지연을 감싸던 사람들이 전부 최지연과 한지유를 욕하기 시작했다.한지유는 집에서 자신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댓글들을 보며 화가 나서 휴대폰을 던져버릴 뻔했다.하지만 아무리 속이 부글부글 끓어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한종석이 말했듯이 그녀를 욕하는 사람이 많아야 서유정 쪽에서도 만족할 것이다.한지유가 최지연을 시켜 서유정을 욕하는 글을 올렸을 때 서유정도 진실을 모르는 수많은 네티즌에게 욕을 먹었으니까.사과글이 충분한 화제성을 불러오지 못할까 봐 한종석은 돈을 주고 인기 검색어와 네티즌까지 매수해 한지유를 욕하며 열기를 더했다.한지유가 더 이상 댓글을 보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끄려는데 최지연의 전화가 걸려 왔다.“한지유 씨, 그렇게 오래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가 이거예요?”한지유는 입술을 꽉 다물었다.“최지연, 서유정과 싸우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나조차 그 여자를 이기지 못했는데 계속 상대하면 너만 더 힘들어져.”주요하게는 최지연이 인터넷에 영상을 올린 뒤 자신에게도 영향이 미칠까 봐 두려웠다.최지연이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애초에 날 찾아와서 서유정을 욕하라고 시킨 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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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됐어. 이쯤에서 그만둬.”“네, 도련님.”서씨 가문 저택에서 서유정도 사과글을 자세히 살펴보며 문제없음을 확인한 뒤 휴대폰을 내려놓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서유정은 일어나자마자 법원에 가서 한지유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법원을 막 나서자마자 서씨 가문 저택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이혜숙이 무슨 일로 찾나 싶어 서유정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무슨 일이에요?”전화 너머로 주희정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늘 네 동생이 귀국하니까 저녁에 집에 한 번 들러.”서유정이 발신 번호를 다시 확인해 봤지만 확실히 서씨 가문 저택이라 눈가에 의문의 빛이 스쳤다.“왜 저택 번호로 저한테 연락해요?”“내 번호로 전화하면 네가 받겠니?”주희정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었지만 여전히 그녀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짜증과 싸늘함은 감출 수 없었다.“그쪽 번호로 전화하면 내가 안 받을 걸 아니까 그쪽 말도 듣지 않을 걸 알겠네요.”말을 마친 서유정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원래는 고소를 취하한 뒤 바로 저택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주희정이 지금 저택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란 생각에 서유정은 저택이 아닌 월셋집으로 가서 짐을 챙기기로 했다.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중개인에게 메시지를 보내 집은 이미 구했으니 이제 사무실을 구해야 한다고 말하며 그가 알아봐 주길 부탁했다.메시지를 보내자마자 중개인이 바로 음성 메시지로 답을 보냈다.“서유정 씨, 마침 집을 알아보던 근처 대로변에 상가 하나가 나왔어요. 위치를 보낼 테니 관심 있으시면 오후에 저와 함께 가서 보시죠.”중개인이 위치를 보낸 뒤 서유정이 확인해 보니 확실히 그랜드 코트와 아주 가까워 고작 두 거리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서유정은 중개인과 오후 3시에 건물을 보러 가기로 약속하고 집에 돌아와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그녀는 물욕이 강한 사람이 아니어서 물건이 많지 않아 점심 때쯤 정리가 끝났다.시간을 확인한 서유정은 이혜숙에게 점심을 저택에서 먹지 않겠다는 문자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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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게다가 두 아이의 파티를 같은 날 따로 하면 사람들이 분명 민아와 유정이 사이가 안 좋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러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거리겠어요?”이혜숙이 주희정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리는 어투로 말했다.“고작 양딸 하나 때문에 온갖 수작을 다 부리는구나.”양딸이라는 말에 주희정의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순간 굳어졌다.“어머님, 말끝마다 양딸이라는 말 좀 하지 마세요. 저한테 민아는 제 친딸이에요.”오히려 서유정은 말도 안 듣고 그녀에게 망신만 줄 뿐 아무 쓸모도 없었다.“네가 걔를 친딸처럼 여기든 말든 상관없지만 난 걔를 친손녀로 생각하지 않아. 모두가 너처럼 눈이 먼 건 아니니까 말이야.”양딸은 어디까지나 양딸이었다. 서씨 가문에서 호화롭게 자란 것만으로도 지난 생에 큰 덕을 쌓은 건데 여기서 더 많은 걸 바란다면 과한 욕심이었다.주희정만이 서민아의 야심을 알아보지 못하고 지금도 그녀를 보물처럼 여기고 있었다.“그래요. 방금 한 말은 못 들은 걸로 하세요. 전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주희정은 가방을 집어 들고 씩씩거리며 자리를 떠났다....점심을 먹은 서유정은 침실 청소까지 마쳤다. 시간을 확인한 그녀가 옷을 갈아입은 뒤 차를 몰고 건물을 보러 갔다.목적지에 도착해서야 서유정은 중개인이 소개해 준 도로변 상가 건물이 지은 지 20년이 넘었고 주위엔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거주하며 젊은이는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았다.집을 보러 온 서유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니 중개인이 재빨리 말했다.“서유정 씨, 이 주변이 낡아 보여도 교통은 아주 편리해요. 바로 옆 거리에 지하철역이 있고 사람도 많아서 활기가 넘쳐요. 내 말대로 이곳에 자리 잡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중개인이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아도 서유정은 곰곰이 생각한 끝에 거절했다.“저는 건물을 빌려서 로펌을 차릴 생각이라 주위에 젊은 사람들이 많아야 해요.”그래도 대부분 젊은이가 법에 대해 잘 알았고 노인들은 대부분 잘 몰랐다. 가끔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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