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몇 년간 서씨 가문이 예전만 못해도 이런 작은 가문이 그들 앞에서 으스대며 뽐낼 처지는 아니었다.한종석의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굳어졌다.“여사님, 지유가 저지른 어리석은 일 때문에 화가 나셨다고 들었습니다. 저라도 화가 났을 겁니다. 얘가 사소한 갈등 때문에 사람을 시켜 서유정 양을 온라인에서 모함했다는 것만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탓입니다.”한종석의 말투가 진지해 언뜻 들으면 정말 미안한 것 같았다.“한 대표, 자네 딸이 저지른 일은 대충 몇 마디로 넘길 게 아니야. 날 떠볼 것도 없네. 내 소녀 뜻이 곧 내 뜻이니 이만 돌아가.”한종석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며 속으로는 분노가 치밀었지만 이혜숙이나 서유정에게 화풀이할 수 없었다. 그의 회사는 지금 위태로운 상태였고 작은 일에도 무너질 수 있었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다시 이혜숙을 바라보며 말했다.“여사님, 서유정 양, 저도 오늘 지유와 유정 양 사이 오해를 풀고 싶어서 찾아온 겁니다. 지유도 반성하고 있으니 유정 양만 용서해 주면 뭐든 할 겁니다. 지금 당장 무릎을 꿇으라고 해도 절대 불평하지 않을 겁니다.”한종석의 말이 끝나자 병실은 침묵에 휩싸였다.한지유는 고개를 숙인 채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속으로는 내키지 않는 마음뿐이었다.하지만 오는 길에 이미 한종석은 서유정이 고소 취하에 동의하기만 한다면 그 자리에서 무릎 꿇으라고 해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이혜숙이 서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정아, 넌 어떻게 생각해?”서유정은 한종석을 바라보며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한 대표님, 저는 한지유 씨가 무릎 꿇고 사과하거나 다른 무언가를 하길 바라지 않습니다. 법원이 제게 공정한 판결을 해주기만 하면 됩니다.”이 말을 듣자마자 한종석은 조바심이 났다.서유정이 한지유를 용서하지 않고 고소도 취하하지 않으면 그의 회사는 정말 끝장날 것이었다.“유정 양, 지유가 저지른 일이 유정 양에게 큰 상처를 줬다는 것도, 유정 양이 정당한 처벌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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