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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결혼의 불청객: Chapter 251 - Chapter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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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어머니.”갑작스레 들려오는 목소리가 화기애애하던 거실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입구로 시선을 돌려 서민형과 그의 뒤에 서 있는 서민아를 본 이혜숙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가 옅어졌다.“너희가 웬일이야.”서민형을 힐끔 쳐다본 서유정이 덤덤하게 시선을 거두고는 국물을 마셨다.서유정은 서민형의 뒤에 서 있는 서민아는 없는 아예 없는 사람으로 취급했다.거실로 들어서며 서민형이 말했다.“민아가 한신 그룹과의 계약을 성사했어요. 그래서 오늘 민아를 회사로 들이고 싶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어서 찾아온 거예요.”서민아는 서민형 뒤에서 고개를 숙인 채 얌전히 서 있었다.조금 전 거실로 들어서며 보이던 서유정을 향해 짓던 이혜숙의 자애로운 미소를 떠올린 서민아의 마음속에는 질투가 넝쿨을 틀고 무서운 속도로 자랐다. 그 넝쿨들은 숨쉬기도 버거울 만큼 서민아의 심장을 꽉 조였다.서유정이 돌아오기 전에는 이혜숙도 그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봐 주었었다.하지만 서민아가 서민형과 주희정이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이혜숙은 다시는 전과 같은 다정함을 서민아에게 주지 않았다. 이혜숙의 눈빛에는 다정함 대신 경계가 자리 잡았다.하지만 서민아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었다. 그녀조차도 자신이 서유정과 바뀌었다는 사실을 몰랐으니까.하룻밤 사이, 서씨 가문 딸이라는 신분도 이혜숙의 사랑도 전부 서민아에게서 멀어졌다.만약 주희정의 허영심을 이용해 그녀가 서유정을 싫어하도록 설계하지 않았다면 서민아는 지금쯤 서씨 가문에 쫓겨났을지도 몰랐다.이혜숙이 어두운 얼굴로 서민형 뒤에 서 있는 서민아를 훑어보았다.“민아가 한신 그룹과 계약을 체결한 게 확실해?”서민형이 불만스럽게 얼굴을 찡그렸다.“어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미 비서를 통해 한신 그룹에 확인했어요. 계약 체결한 거 확실해요.”“나는 그냥 확실히 하려는 것뿐이야. 나중에 문제 생기면 안 되니까.”서민형에게서 시선을 돌린 이혜숙이 서민아를 쳐다보며 말했다.“민아야, 그렇게 서경 그룹에 들어오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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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이혜숙의 말에 서민형과 서민아는 할 말을 잃고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이혜숙이 그런 서민형을 짜증 섞인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아직 할 얘기 남았어?”서민형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꾹 누르며 차갑게 말했다.“아니요, 없어요. 저와 민아는 이만 갈게요.”“그래.”서민아가 고개를 들어 이혜숙을 쳐다보며 예쁘게 미소 지었다.“할머니, 다음에 또 뵈러 올게요.”“괜찮아. 일이나 열심히 해. 난 조용한 게 좋으니까 별일 없으면 안 와도 돼.”손톱이 손바닥에 박힐 정도로 주먹을 꽉 움켜쥔 서민아가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두 눈이 차갑게 빛났다.서유정은 본가에서 지낼 수 있도록 허락하면서 가끔 보러 오겠다는 서민아의 말을 이혜숙은 단칼에 거절했다.‘역시, 전에 보여주던 사랑은 전부 가짜였던 거야. 그러니까 내가 친손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전부 사라져 버렸잖아.’‘그러니까 저 원망하지 마세요, 할머니.’다시 표정 관리한 서민아가 고개를 들어 웃는 얼굴로 이혜숙을 보며 말했다.“네, 할머니. 할머니께서 기대하시는 만큼 열심히 할게요.”“난 너한테 기대하는 거 없어. 넌 그저 얌전히, 네 할 일만 잘하면 돼. 네 것이 아닌 건 영원히 욕심내지 마.”얼굴이 창백해진 서민아가 서서히 시선을 내렸다.“네, 알겠어요.”더는 그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던 서민형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어머니, 말씀이 지나치시잖아요. 민아 것이 아닌 건이라니요. 민아도 제 딸이에요. 민아도 서경 그룹의 지분을 가질 자격이 있어요.”그 말에 아차 싶은 서민아가 얼른 입을 열었다.“아빠, 전 한 번도 회사에 욕심을 가져본 적 없어요.”“민아야, 걱정하지 마. 네가 가져야 하는 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줄 거니까.”이혜숙의 표정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서민형, 잊지 마. 네 손에 있는 지분도 내가 준 거야. 며칠 뒤에 얘기하려고 했는데, 네가 오늘 마침 그 얘기를 꺼냈으니 미리 알려줄게. 오늘 네가 갖고 있던 지분을 다시 회수하기로 했어.”‘내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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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서민아가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서유정을 쳐다보았다.“언니, 죄송해요. 전 각서가 법적 효력이 없는 줄은 몰랐어요. 그럼 다른 방법은 없어요? 제가 회삿돈을 욕심내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만한 방법이요. 언니가 알려만 주면 시키는 대로 할게요.”“맹세도 좋고 다른 뭐든 상관없어요. 다 할게요.”서유정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진짜?”“네.”“간단해. 널 호적에서 파면 돼.”서유정의 말과 함께 거실에는 숨막히는 정적이 흘렀다.서민형이 무겁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버럭 화를 냈다.“서유정. 지금 민아를 우리 집에서 내쫓기라도 하겠다는 거야?”서유정이 냉담한 얼굴로 대답했다.“민아가 우리 집 돈을 욕심내지 않는 걸 증명하려면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 민아가 두 분의 친딸이 아니라는 걸 법적으로 증명하기만 하면 당연히 서경 그룹의 모든 걸 상속받을 권리도 사라지게 되니까요.”“그러면 민아가 우리 집안 돈을 탐내지 않는다는 게 증명되는 거잖아요.”“안 돼! 난 절대 동의할 수 없어. 민아는 내 딸이야. 서유정, 네가 이렇게까지 악독한 애인 줄은 몰랐어. 네가 우리 집으로 돌아온 그 순간부터 넌 이 모든 걸 계획하고 있었던 거지?”터져 나오는 서민형의 분노와 차가운 눈빛에 서유정은 더는 설명을 포기한 채 어깨를 으쓱였다.“그렇게 생각하고 싶으시면 그렇게 하세요.”서민형이 서유정을 향해 막 욕을 내뱉으려는데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이혜숙이 입을 열었다.“서민형. 할 말 끝났어? 할 말 없으면 인제 그만 가. 그 지분은 내가 이미 회수하기로 했으니까 민아를 호적에서 파든 말든 네 마음대로 해.”서민아가 계속 법적인 가족관계를 유지하든 말든, 이혜숙은 서민아에게 지분을 넘겨줄 생각이 없었다.서민형이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이혜숙을 쳐다보았다.“어머니, 어떻게 이렇게까지 유정이를 편애하실 수 있어요? 어머니가 그러시니까 유정이가 점점 더 말도 안 듣고 안하무인이 되는 거라고요.”“너도 민아만 편애하잖니. 너는 그래도 되고 나는 안 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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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이혜숙이 서유정을 흘겨보았다.“정말 나 때문에 마음 아픈 거면 회사로 들어와 경영 좀 배워.”“할머니가 마음 아픈 것과 회사 경영은 다른 문제죠. 저 말고도 사촌 오빠와 언니도 많잖아요. 제가 아니더라도 그분들이 계시잖아요.”회유와 협박 모두 통하지 않자 이혜숙이 체념한 듯 말했다.“됐어. 이 얘기는 그만해. 말만 꺼내도 화가 나.”피식 웃은 서유정이 눈치껏 화제를 돌렸다.본가에서 쉰 지 며칠이 지났다. 셰프가 매일 색다른 몸보신 음식을 준비해 준 탓에 서유정은 계속 이렇게 먹었다간 코피가 터질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다.“할머니, 셰프님께 이젠 저도 일반적인 음식으로 해달라고 하면 안 돼요? 저 이젠 많이 나아서 할머니와 같은 거로 먹으면 돼요. 몸보신을 더 했다간 몸이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요.”막 퇴원해 창백하던 때와 달리 혈색이 많이 돌아온 서유정의 얼굴을 보던 이혜숙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아줌마에게 전하라고 할게.”“네.”국물을 마시던 서유정이 주저하며 입을 열었다.“할머니, 저 이제 다 나은 것 같으니까 내일 다시 집으로 돌아갈게요. 급히 준비해야 하는 재판이 있어서 직원 혼자 힘들 거예요.”그 말을 들은 이혜숙이 미간을 찌푸렸다.“이제 며칠이나 쉬었다고 그래. 최소 1달 정도는 푹 쉬어야지.”“저 정말 다 나았어요. 제가 요즘 몸보신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요. 너무 튼실해서 이제는 투우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더는 가만히 못 있겠어요.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쉬기만 하니까 좀이 쑤시는 것 같아요.”조용히 말이 없는 것을 보니 서유정이 이렇게 빨리 일을 시작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뼈가 다쳐도 100일 정도는 충분히 조심하여 휴식을 취해야 했다. 그러니 뇌진탕이 온 서유정은 최소 1, 2달은 쉬어야 한다고 이혜숙은 생각했다.동의할 생각이 없는 이혜숙의 모습에 서유정이 체념한 듯 말했다.“그럼 일은 그렇다 치고 최소한 쇼핑은 허락해 주세요. 지민이가 같이 가자고 여러 번 얘기했거든요.”“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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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송지민의 차가 사라지는 것을 보던 서유정이 몸을 돌려 건물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에서 나오던 서유정은 다급히 사무실을 나서는 박현우를 볼 수 있었다.서유정을 본 박현우가 멈칫하더니 말했다.“누나, 왜 오셨어요? 집에서 1달 정도는 쉬신다면서요.”“이제 거의 다 나았어요. 집에서 할 일도 없고, 그래서 나왔어요. 간단한 일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 현우 씨는 그렇게 급하게 어디 가는 거예요?”“의뢰인 자료에 문제가 생겨서요. 다음 주면 재판이라 외뢰인에게 확인하러 가는 길이에요.”“마침 저도 왔으니까 같이 가요.”박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네.”두 사람이 의뢰인과 접견을 마치자 시간은 이미 오후 5시 30분을 향해 가고 있었다.시간을 확인한 박현우가 서유정을 보며 말했다.“누나. 저 오늘 친구와 같이 저녁 먹기로 했는데 약속 시간도 거의 되는 데 같이 드실래요?”“친구와 먹는 건데 저는 괜찮아요. 택시 타고 사무실로 가면 돼요.”가려는 서유정을 박현우가 다급히 잡았다.“저와 친구만 있는 게 아니에요. 작... 박수환 씨도 있는데 같이 가요.”서유정이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수환 씨도 간다고요? 현우 씨 친구와 수환 씨도 아는 사이에요?”그 말을 듣고 나서야 박현우는 자신과 박수환은 그동안 서로 모르는 사이인 척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박수환뿐만 아니라 자신마저도 함정에 빠뜨린 한마디였다.하지만 박현우와 박수환의 관계는 언젠간 서유정도 알게 될 것이다. 더 큰 오해가 생기기 전에 차라리 오늘 밤 서유정에게 알려주는 것이 나았다.박현우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누나. 저 할 얘기가 있어요.”...저녁 7시. 박현우와 서유정이 레스토랑으로 들어섰다.박현우가 예약된 룸의 문을 열었을 때 박수환과 황수연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모두 얼굴에 미소를 띤 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주고받았다.서유정이 입술을 짓이겼다. 박수환은 서유정과 밥을 먹을 때면 일반적으로 그녀의 앞에 마주 앉았고 옆에 붙어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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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하지만 잠시 후, 표정 관리를 한 황수연이 웃는 얼굴로 박수환과 서유정을 쳐다보았다.“그래. 서 있지 말고 앉아.”박현우가 의자를 빼며 서유정을 향해 말했다.“유정 누나, 여기 앉아요.”그 모습을 본 황수연이 입을 막으며 웃었다.“현우야, 너 여자한테 이러는 거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유정 씨를 정말 좋아하나 보네.”박현우가 서유정 곁에 앉으며 미소 지었다.“그만 놀려. 아, 소개해야지.”“누나, 여긴 황수연. 저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고 저보다 3살 많아요.”말을 마친 박현우가 황수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여긴 우리 대표님이신 서유정 씨. 너랑 동갑이야.”“수연 씨, 반가워요.”“안녕하세요. 저도 반가워요.”말하는 황수연의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에는 웃음기라고는 없었다.만약 박수환과 박현우가 서유정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황수연은 서유정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무래도 한신 그룹의 딸인 황수연에게 서유정은 같은 세상의 사람이라고 할 수 없었다.“괜히 제가 불편하게 한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불편하긴요. 지인끼리 밥 먹는 자리니까 격식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 현우 지인은 저와 오빠에게도 지인과 마찬가지니까요.”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룸으로 들어온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서유정에 박수환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박수환의 시선이 줄곧 서유정을 향해 있는 것을 본 황수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아, 현우야. 아까 오빠랑 나는 이미 주문했어. 유정 씨랑 같이 먹고 싶은 거 더 주문해.”말하며 황수연이 벨을 눌렀다.곧 종업원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뭐가 필요하세요?”“메뉴판 가져다줘요. 추가 주문하려고요.”“네.”종업원이 곧바로 메뉴판을 가져와 박현우에게 건넸다. 박현우가 서유정 옆으로 바짝 다가가며 메뉴판을 펼쳤다.“누나, 먹고 싶은 게 있는지 봐요. 여기 랍스터가 괜찮다고 하던데 드실래요?”메뉴판을 펼쳐 가격을 확인한 서유정은 음식이 금값보다 비싸다는 말을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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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그 말은 박수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두 눈을 가늘게 뜬 박수환이 입을 열었다.“박현우. 3초 줄게. 지금 그 손 안 놓으면 내일 당장 네 부모님께 널 한성으로 데려가라고 할 거야.”박현우가 냉소 지었다.“지금 저 협박하시는 거예요?”박현우의 말과 함께 룸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미간을 찌푸린 서유정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둘 다 이거 놔요.”서유정 얼굴에 드러난 분노를 읽은 박수환이 머뭇거리다 결국 서유정의 손을 놓았다.박현우도 그제야 서유정의 기분을 눈치채고는 얼른 손을 놓으며 말했다.“누나... 저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서유정은 박현우의 말을 무시한 채 가방을 챙겼다. 서유정이 고개를 돌려 황수연을 보며 말했다.“수연 씨, 죄송해요. 저 때문에 세 분 식사에 방해가 된 것 같네요. 나중에 시간 되면 제가 따로 저녁 살게요. 오늘은 정말 죄송해요.”황수연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온화한 태도로 말했다.“아니에요.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수연 씨, 그럼 전 오늘 먼저 가볼게요. 식사 맛있게 하세요.”말을 마친 서유정이 몸을 돌려 자리를 벗어났다.어두운 얼굴의 박수환이 그런 서유정을 다급히 쫓아갔다.“오빠...”뒤에서 황수연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박수환은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빠르게 걸음을 옮겨 서유정이 나간 방향으로 뛰쳐나갔다.레스토랑 입구까지 와서야 박수환은 겨우 서유정을 잡을 수 있었다.“유정 씨, 오늘 일은 제가 설명할게요.”서유정이 고개를 들어 박수환을 쳐다보았다.“설명할 필요 없어요. 수환 씨는 그저 친구와 저녁 약속이 있었던 것뿐이잖아요. 그런 것까지 일일이 저에게 알려줄 건 없죠. 어차피 우리는 이웃 사이일 뿐이니까.”말을 마친 서유정이 박수환을 지나쳤지만 박수환이 다시 그녀를 가로막았다.“오늘 일 말고도 제가 현우 작은아버지라는 것도 설명해야 하잖아요... 저희가 처음 같이 밥을 먹었을 때는 저희 관계를 밝힐 타이밍을 못 찾았어요. 그렇게 미루다 보니 점점 얘기할 기회를 더 놓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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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유정이는 연하 안 좋아해.”“...”‘누나가 연하를 싫어한다고 알려주는 거야, 아니면 자기가 자기 발등을 찍는 거야.’박현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박수환은 몸을 돌려 룸을 나섰다.그 모습에 얼굴이 어두워진 황수연이 황급히 박수환을 따라나섰다.“오빠, 그 여자는 오빠랑 안 어울려.”고개를 돌린 박수환이 차가운 눈빛으로 황수연을 바라보았다.“네가 내 일에 신경 쓸 자격 없어.”“오빠와 그 여자는 다른 세상 사람이잖아. 오빠가 그 여자와 함께 있으면 다치는 건 결국 그 여자가 될 거야. 그럴 바에는 차라리 시작도 하지 않는 편이 나아.”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황수연은 자신을 바라보던 박수환의 눈빛이 순식간에 무겁게 가라앉은 것을 발견했다.“황수연. 내 일에 끼어들지 마. 여기 일이 한성에 전해졌을 때는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냉랭한 박수환이 눈빛이 칼날이 되어 황수연을 겨누고 있었다. 황수연은 저도 모르게 마음을 졸였다.“오빠. 걱정하지 마. 난 쓸데없는 소리는 안 할 거야. 하지만 조언은 하나 할게. 오빠가 유정 씨 곁에 있으면 결국 유정 씨만 다치게 될 거야.”박수환은 아무런 말 없이 몸을 돌려 레스토랑을 나섰다.그런 박수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황수연의 두 눈은 독기로 가득했다.‘절대 서유정과 오빠가 사귀게 둘 수는 없어.’몇 년의 노력 끝에 황수연은 박수환 주변의 유일한 여자가 될 수 있었다. 자신이 박수환에게는 특별한 존재라고, 박수환의 옆자리는 결국 자신의 차지가 될 것이라 황수연은 생각했다.하지만 서유정의 존재를 알고 나서야 황수연은 자신의 그런 생각들이 얼마나 가소로운 것인지 알게 되었다.3년 전, 박수환이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화시에 온 것도 어쩌면 서유정 때문일 수도 있었다.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황수연의 마음은 도무지 진정되지 않았다.본가로 돌아온 서유정이 거실에 들어서자 이혜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지민과 쇼핑하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왜 아무것도 안 사고 그렇게 영혼 빠진 얼굴을 하고 돌아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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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뒤늦게 박현우에게 안 가겠다고 말했지만 박현우는 함께 밥을 먹기로 한 여자가 박수환의 여사친이고 심지어 박수환을 좋아한다고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서유정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결국 박현우와 함께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황수연을 본 순간, 서유정은 박현우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여자의 직감이 서유정에게 알려주었다. 황수연이 박수환을 좋아한다는 것을.게다가 황수연은 집안 배경도 탄탄하고 능력까지 겸비한 여자였다. 그런 황수연 앞에서 서유정은 아무런 승산도 없었다.잠시 생각을 멈춘 서유정이 가볍게 한숨을 내뱉고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저도 모르는 사이 서유정은 그대로 잠이 들었다.서유정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새벽이었다.몸을 일으킨 서유정의 배가 꼬륵꼬륵 울렸다.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3시 40분이었다.배를 만진 서유정이 몸을 일으켜 간단히 씻고는 문을 열고 주방으로 향했다.주방에는 오은화가 데워놓은 저녁이 놓여있었다.입술을 꾹 다문 서유정의 눈빛이 따뜻하게 빛났다.전기밥솥을 열어 밥을 푼 서유정은 오은화가 데워둔 반찬에 밥 반 공기를 먹었다. 배가 부르고 마음이 따뜻하니 기분이 좋았다.어차피 다시 잠에 들기는 어려운 것 같아 서유정은 방으로 돌아가 샤워를 한 후 방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아침 7시가 되자 서유정이 방을 나섰다.이미 깨어난 이혜숙은 정원에서 태극권을 하고 있었다.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서려는 서유정을 본 이혜숙이 여전히 태극권을 멈추지 않으며 물었다.“오늘도 쇼핑가려고?”걸음을 멈춘 서유정이 이혜숙을 바라보며 뻔뻔하게 말했다.“아니요. 오늘은 친구와 밥 먹으려고요.”“친구 누구랑 아침부터 밥을 먹어?”“...”잠깐의 침묵 후 서유정이 체념한 듯 말했다.“할머니, 더는 묻지 마세요.”“그래. 안 물을게. 하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한 건 아니니까 뭘 하든 조심해.”간접적으로 외출을 허락한 이혜숙에 서유정이 얼른 대답했다.“알겠어요. 할머니, 그럼 저 나가요. 저녁에 올 때 설기 사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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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장권우가 허허 웃으며 입을 열었다.“서 변호사님, 저희 쪽에서 제시한 어느 조건이 마음에 안 드신 건가요? 얼마든지 얘기하셔도 좋아요.”“하나도 마음에 안 들어요.”“그럼...”장권우가 난감한 표정으로 양주원을 쳐다보았다.양주원이 장권우를 힐끔 쳐다보았다.“잠깐 나가 계세요.”서유정과 양주원을 번갈아 보던 장권우가 몸을 일으키려는데 서유정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양주원, 오늘 네가 여기 온 건 사람을 사주해 날 납치하려던 네 약혼녀 때문에 내가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이잖아. 그러니 변호사님이 안 계신 자리에서는 따로 할 얘기가 없는 것 같은데.”말을 마친 서유정이 회의실을 나가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잠깐만.”양주원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서유정을 불렀다.“알겠어. 그럼 장 변호사님과 얘기 나눠.”양주원을 힐끔 쳐다본 서유정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한 시간을 거친 협상으로 서유정은 드디어 원하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제가 얘기한 몇 가지만 지켜주시면 합의서에 사인할게요. 하지만 아이를 낳은 후엔 처벌을 받아야 할 거예요.”서유정이 사인한 합의서는 그저 형량 감경의 사유가 될 뿐이었다.장권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고 있어요. 그나저나 서 변호사님, 담판 실력이 전보다 훨씬 좋아지셨네요.”서유정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저는 아직 봐야 할 서류가 많이 남아서요. 다른 일 없으시면 전 먼저 가볼게요.”서유정이 몸을 일으키자 양주원이 장권우를 향해 말했다.“먼저 차에 가 계세요.”말을 마친 양주원은 서유정이 사라진 방향을 따라 빠르게 걸음을 움직였다.서유정의 사무실 앞에서 양주원은 서유정의 앞을 막았다.“유정아. 할 얘기가 있어.”서유정이 사무적인 미소를 띠며 말했다.“양주원, 상담하고 싶은 거면 상담 비용을 내야 할 거야.”“유정아. 이번 일은 내가 나경이 대신 사과할게. 나중에 내가 직접 신나경을 데리고 정식으로 사과하러 올게.”그 말에 서유정이 미간을 찌푸렸다.“진심으로 신나경을 사과하게 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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