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숙의 말에 서민형과 서민아는 할 말을 잃고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이혜숙이 그런 서민형을 짜증 섞인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아직 할 얘기 남았어?”서민형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꾹 누르며 차갑게 말했다.“아니요, 없어요. 저와 민아는 이만 갈게요.”“그래.”서민아가 고개를 들어 이혜숙을 쳐다보며 예쁘게 미소 지었다.“할머니, 다음에 또 뵈러 올게요.”“괜찮아. 일이나 열심히 해. 난 조용한 게 좋으니까 별일 없으면 안 와도 돼.”손톱이 손바닥에 박힐 정도로 주먹을 꽉 움켜쥔 서민아가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두 눈이 차갑게 빛났다.서유정은 본가에서 지낼 수 있도록 허락하면서 가끔 보러 오겠다는 서민아의 말을 이혜숙은 단칼에 거절했다.‘역시, 전에 보여주던 사랑은 전부 가짜였던 거야. 그러니까 내가 친손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전부 사라져 버렸잖아.’‘그러니까 저 원망하지 마세요, 할머니.’다시 표정 관리한 서민아가 고개를 들어 웃는 얼굴로 이혜숙을 보며 말했다.“네, 할머니. 할머니께서 기대하시는 만큼 열심히 할게요.”“난 너한테 기대하는 거 없어. 넌 그저 얌전히, 네 할 일만 잘하면 돼. 네 것이 아닌 건 영원히 욕심내지 마.”얼굴이 창백해진 서민아가 서서히 시선을 내렸다.“네, 알겠어요.”더는 그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던 서민형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어머니, 말씀이 지나치시잖아요. 민아 것이 아닌 건이라니요. 민아도 제 딸이에요. 민아도 서경 그룹의 지분을 가질 자격이 있어요.”그 말에 아차 싶은 서민아가 얼른 입을 열었다.“아빠, 전 한 번도 회사에 욕심을 가져본 적 없어요.”“민아야, 걱정하지 마. 네가 가져야 하는 건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줄 거니까.”이혜숙의 표정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서민형, 잊지 마. 네 손에 있는 지분도 내가 준 거야. 며칠 뒤에 얘기하려고 했는데, 네가 오늘 마침 그 얘기를 꺼냈으니 미리 알려줄게. 오늘 네가 갖고 있던 지분을 다시 회수하기로 했어.”‘내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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