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결혼의 불청객: Bab 241 - Bab 250

510 Bab

제241화

고개를 들어 양주원을 바라보는 신나경의 눈에는 불만이 가득했다.“주원 씨, 이게 무슨 태도야? 주원 씨가 먼저 결혼하자고 해놓고 지금 뭐든 나 혼자서 하고 있잖아. 대체 결혼은 우리 둘이 하는 거야, 나 혼자 하는 거야?”양주원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뭐가 달라? 내가 왜 너와 결혼하는지 잘 알잖아.”그의 차갑고 무심한 모습이 신나경의 마음을 아프게 찌르자 금세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그녀가 원했던 건 양주원과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지, 이렇게 매일 텅 빈 별장에서 혼자 머물면서 날마다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게 아니었다.“주원 씨, 예전에 우리가 함께 있을 때는 분명 행복했는데 그걸 다 잊었어? 난 그저... 그저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을 뿐이야...”그때 양주원이 그녀를 바라보던 눈빛에는 분명 사랑이 담겨 있었는데 왜 서유정과 헤어진 후 변해버린 걸까.‘설마... 전에 보여줬던 사랑은 전부 연기였던 거야?’“신나경, 내가 전에 분명히 말했잖아.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오직 결혼뿐이라고.”“그런데 예전엔... 분명히 나를 사랑했잖아. 출장 갈 때마다 직접 선물도 골라 주고, 배가 아플 땐 배를 주물러 주고, 입맛이 없을 땐 직접 요리까지 해줬잖아...”“그만해!”양주원이 차갑게 말을 끊으며 옆에 늘어뜨린 손을 꽉 말아쥐었다.신나경이 한 말은 그에게 서유정을 상처입혔던 기억을 되새기게 할 뿐이었다.그 상처들이 지금 수백, 수천 배로 그에게 되돌아왔다.지금에서야 깨달았다. 지난 3년 동안 자신이 얼마나 멍청했는지.신나경은 양주원의 섬뜩한 시선에 겁을 먹고 무의식적으로 두 걸음 물러섰다.“주... 주원 씨...”양주원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곧장 몸을 돌려 위층으로 올라갔다.신나경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감히 따라가지 못했다.과거 양주원은 그녀에게 화를 내지도, 이렇게 사나운 눈빛으로 쳐다보지도 않았다.양주원의 뒷모습이 2층으로 사라진 뒤에야 신나경은 넋이 나간 듯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평생 서유정을 이길 수는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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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꺼져!”안에서 들리는 양주원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혐오와 짜증이 가득했다.신나경은 손을 뻗어 배를 살며시 만지며 간신히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아가, 겁내지 마. 아빠는 그냥 기분이 안 좋을 뿐이야. 괜찮아...”그녀가 돌아서서 떠나려던 찰나 도우미가 급히 계단을 올라왔다.“신나경 씨, 방금 경찰 둘이 문을 두드리면서 신나경 씨에게 물어볼 게 있다고 했어요.”“뭐라고요?”신나경의 눈동자에 믿을 수 없다는 기색과 당황함이 스쳤다. ‘경찰이 왜 찾아온 거지? 서유정을 납치하라고 시킨 일이 들통난 건가?’어젯밤 두 통의 전화가 떠오르자 신나경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양주원과 다투느라 다시 상대에게 전화한다는 걸 깜박했는데 어쩌면 그때 일이 생긴 걸지도 몰랐다.신나경의 얼굴이 창백해진 것을 본 도우미가 재빨리 물었다. “신나경 씨, 괜찮아요?”“난... 괜찮아요... 먼저 내려가 있어요. 금방 갈 테니까.”“네.”도우미가 떠나자 신나경은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을 뻔해서 급히 옆 벽을 붙잡았다.절대 당황해서는 안 된다.경찰이 서유정 일이 아니라 다른 것 때문에 왔을 수도 있으니까.신나경이 깊게 숨을 들이쉬고 계단을 내려가려던 참에 양주원의 침실 문이 벌컥 열렸다.“주... 주원 씨, 왜 일어났어? 조금 더 자. 아직...”양주원이 곧바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아까 아주머니가 한 말은 뭐야? 경찰이 왜 너를 찾으러 와?”신나경은 손톱이 살에 박힐 정도로 주먹을 꽉 쥔 채 시선을 피하며 차마 양주원을 바라보지 못했다.“나... 나도 모르겠어. 아마 이틀 전에 내가 불법 주차한 것 때문인 것 같아...”양주원이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불법 주차로 경찰이 찾아와? 신나경, 날 바보로 아는 거야? 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한 거야!“아니야!”신나경이 언성을 높였지만 어딘가 수상쩍은 모습이었다.그녀도 자신이 과하게 반응했다는 걸 깨닫고 서둘러 덧붙였다.“주원 씨, 나 요즘 계속 별장에 있었어. 나갈 때마다 기사님 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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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자백이나 다름없는 말이었다.서유정의 이름이 들리자 양주원의 몸이 순간 굳어지더니 신나경을 향해 홱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서유정이 교통사고를 당한 게 네 짓이야?”신나경이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아니,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 난 아무것도 몰라!”양주원은 신나경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눈빛에 담긴 차가운 기운이 실체로 되어 그녀를 꿰뚫을 기세였다.“상관이 없는데 경찰이 체포 영장까지 들고 널 찾아와?신나경은 감히 그를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만 저었다.10분 후, 신나경은 경찰차에 실려 갔다.양주원은 경찰차가 떠나는 모습을 차갑게 바라보며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전미진이 옆에 서서 안절부절못하며 말했다.“도련님, 신나경 씨는 지금 임신 중인데 어떻게든 일단 사람부터 데려와야죠.”전미진은 신나경이 까다롭고 성가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그녀 배 속에 있는 아이는 양주원의 아이였기에 무슨 일이 생겨서는 안 됐다.양주원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사람을 시켜 교통사고를 내고 서유정을 납치했는데 며칠 동안 갇혀 있어야 정신을 차리죠.”“도련님, 서유정 씨를 걱정하는 마음은 알지만 지금 신나경 씨는 임신 중이잖아요. 혼을 내도 아이를 낳은 뒤에 하는 게 맞아요.”양씨 가문에서 양주원의 이복형은 현재 딸만 둘이라 신나경의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아들이면 태어나자마자 양씨 가문의 장손이 되는 셈이었다.어쩌면 이 아이를 계기로 양주원이 양씨 가문에 인정받을지도 몰랐다.“아주머니, 더 이상 말할 필요 없어요. 저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양주원은 곧장 뒤돌아 별장으로 들어갔다. 테이블 위 신나경이 준비한 아침 식사를 보자 그의 눈빛에 순간 혐오감이 스치며 뒤따라오던 전미진에게 말했다.“테이블 위 쓰레기는 다 버리세요!“도련님...”전미진이 말리려 했지만 양주원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서재로 들어갔다.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식탁으로 걸어가 양주원의 지시대로 신나경이 한나절을 들여 만든 아침 식사를 버렸다.접시를 치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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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양주원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그 여자가 사람을 시켜서 서유정을 차로 들이받아 병원에서 이틀 동안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했어요. 이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어요.”최소한 경찰서에 며칠은 갇혀서 제대로 교육받아야 했다.양주원의 굳은 표정을 본 한진숙은 잠시 침묵한 뒤 천천히 말했다.“주원아, 네가 걔와 결혼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이렇게 했다면 난 절대 뭐라고 하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지금 걔는 네 약혼녀잖아. 걔가 경찰서에 잡혀가면 많은 사람이 네가 망신당하는 걸 보려고 기다릴 거야. 너와 유정이는 이미 끝났어. 사람은 앞을 보면서 살아가야지. 네가 선택한 아내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혼자 둘 게 아니라 너도 같이 책임을 져야 해.”양주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표정에 약간의 변화가 보였다.한진숙도 더 설득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스로 깨달아야 할 일이었고 그녀가 말을 많이 할수록 오히려 양주원은 더욱 짜증을 낼 테니까.“나도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겠어. 잘 생각해 봐.”한진숙이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양주원은 정지석의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조사해 봤는데 서유정 씨 교통사고는 확실히 신나경 씨와 관련이 있습니다.”이 결과에 대해 양주원도 딱히 놀라지는 않았다.“알았어.”잠시 멈칫하던 그가 덧붙였다.“에어 테크 전담 변호사를 경찰서에 보내서 그 여자를 일단 보석으로 풀어줄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해.”“네, 알겠습니다.”그 시각 경찰서.심문실 의자에 앉아있던 신나경의 얼굴에는 당황함과 두려움이 가득했다.경찰서에 연행된 지 몇 시간이 지났는데 양주원은 아직도 변호사를 보내지 않았다.‘나와 아이를 버리겠다는 거야?’시간이 흘러갈수록 신나경의 마음속 공포는 점점 커져만 갔다.벼랑 끝에서 떨어져 한 걸음 한 걸음 심연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벌컥 심문실 문이 열리며 두 명의 경찰이 들어왔다.“신나경 씨, 변호사가 보석 신청을 했으니 이제 가도 됩니다.”그 말을 듣자 신나경의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스쳤다. “정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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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양주원의 얼굴에는 짜증과 혐오가 가득했다.“뭐 하러 가긴, 너 때문에 서유정이 입원했는데 가서 사과하는 게 당연하지 않아?”신나경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서유정에게 사과하라고? 이건 죽는 거나 다를 바 없잖아!’“주원 씨, 나 배가 아파서 우선 집에 가서 쉬면 안 될까? 서유정 씨한테는 다음에 사과할게.”양주원은 차갑게 비웃었다.“이제야 배가 아파? 사람을 매수해 서유정을 납치하고 차로 치라고 시킬 때는 배가 안 아팠어? 전부 다 네가 자초한 거잖아. 임신만 안 했어도 직접 병원에 가서 서유정에게 사과할 기회가 있었을 것 같아?”신나경의 말을 전혀 믿지 않는 듯 양주원의 말에는 적나라한 조롱이 담겨 있었다.“주원 씨, 내가 잘못한 거 알아. 하지만 정말 배가 아파서 그래.”“잘됐네. 배가 아프면 병원에 가서 선생님께 진찰받아야지. 하지만 아무 문제도 없으면 그땐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잘 생각해 봐.”양주원의 섬뜩한 눈빛에 겁먹은 신나경은 눈을 내리깔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차 안은 조용해졌고 숨 막히는 침묵에 휩싸였다.반 시간쯤 지나서 검은 마이바흐가 제1병원 앞에 멈춰 섰다.양주원이 차 문을 열고 먼저 내리더니 곧장 안으로 걸어갔다.그의 걸음이 빨라서 신나경은 뛰다시피 해야 겨우 따라갈 수 있었다.“주원 씨, 잠깐만 기다려... 따라가기 힘들어.”양주원은 듣는 척도 하지 않고 혼자서 입원 병동 쪽으로 걸어갔다.서유정의 교통사고가 신나경 탓이라는 생각에 지금 그녀에게 극도의 혐오감을 느끼고 있었다.하지만 신나경 배 속에는 자신의 아이가 있기에 그녀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분노와 짜증을 참으며 그녀를 데리고 서유정에게 사과하러 와야만 했다.10분 후, 두 사람은 서유정의 병실 문 앞에 도착했다.양주원은 문 앞에 서서 한참 후에야 비로소 용기를 내어 손을 들고 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안에서 서유정의 차갑고 냉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손을 뻗어 문손잡이를 잡으며 양주원은 깊게 심호흡한 뒤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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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양주원이 뒤돌아 신나경을 바라보며 무표정하게 말했다. “사과해.”신나경의 두 눈이 서유정을 향한 증오로 가득 차며 이를 악물었다.“서유정, 꿈도 꾸지 마. 난 평생 너한테 사과할 일 없어!”“신나경!”양주원의 목소리에 분노가 묻어났고 그녀를 노려보는 눈빛엔 불꽃이 튕겼다.“사과하든지, 경찰서로 돌아가든지. 둘 중 선택해.”신나경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양주원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고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주원 씨, 대체 누가 당신 약혼녀인지 구분이 안 가?”그녀의 울부짖음은 양주원의 연민이 아닌 혐오를 불러일으켰다.“너만 아니었어도 지금 내 약혼녀는 서유정이었어!”신나경은 가슴 한가운데서 견딜 수 없는 통증이 밀려오는 것 같아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그녀가 가슴을 움켜쥐며 말했다.“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해? 애초에 당신이 먼저 나를 꼬드겼잖아. 먼저 나한테 다정하게 굴면서 애매하게 행동했잖아...”“그만해, 더는 듣고 싶지 않아. 사과하기 싫으면 지금 당장 경찰서로 돌려보내 줄게.”양주원의 눈빛에 담긴 단호함과 싸늘함을 보니 경찰서로 돌려보낸다는 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신나경은 눈물을 닦고 병상에 앉아 있는 서유정을 돌아보았다.“서유정 씨, 미안해요. 사람을 매수해서 차로 치고 육진호에게 그쪽을 납치하라고 시켜서는 안 됐어요.”말을 내뱉는 순간 서유정에게 자존심이 짓밟힌 듯 한마디 한마디 힘겹게 입을 열었다.억울함과 원망이 가득한 신나경의 모습을 바라보며 서유정은 무표정하게 말했다.“성의 없는 사과는 받아줄 생각이 없으니 이만 가요.”신나경의 얼굴이 굳어지며 옆에 내렸던 손을 저도 모르게 꽉 말아쥐었다.서유정은 해도 해도 너무했다.‘이미 사과까지 했는데 도대체 뭘 더 원하는 거야?’“성의가 없어요? 그러면 대체 어떻게 해야 성의가 있는 건데요? 무릎이라도 꿇어야 성의가 있는 건가요?”서유정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쪽이 무릎 꿇고 싶다면 그렇게 해요. 충분히 지켜봐 줄 수는 있으니까.”“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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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양주원, 더 이상 가식적인 사과는 하지 마. 받아줄 생각도 없고 또다시 널 보고 싶지도 않아.”양주원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입을 벙긋했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오랜 시간이 흐른 후 그는 시선을 내린 채 침묵 속에서 돌아섰다.자신이 서유정이었어도 다시는 그를 보고 싶지 않았을 거다.어쩌면 신나경을 데리고 사과하러 온 것부터 잘못인지도 모르겠다.양주원이 병실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박현우가 찾아왔다.“유정 누나, 신나경을 고소할 자료 준비됐어요. 한번 봐요.”서유정이 서류를 받아서 들며 말했다.“임신했으니까 설령 형을 선고받더라도 가석방이나 아이를 낳은 후에 집행할 거예요.”게다가 양주원의 성격상 아무리 신나경이 싫어도 자기 자식의 엄마가 전과자로 되는 건 용납할 수 없을 테니 변호사를 보내 합의하려 들 거다.박현우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목소리가 얼음처럼 차갑게 변했다.“일부러 임신한 시기에 손을 쓴 게 분명해요!”서유정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시기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그 여자가 감옥에 가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그래야 우리가 그 점을 이용해 그들과 협상하고 더 많은 보상금을 받아낼 수 있어요.”신나경이 감옥에 가는 걸 막으려고 양주원 측에서 엄청난 금액을 제시할 거라고 믿었다.그 말을 듣고 박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유정 누나, 신나경을 감옥에 보내지 않으려고요?”“감옥에 가는 건 저지른 잘못에 비해 처벌이 너무 가벼워요. 게다가 어차피 양주원이 도와줄 텐데 차라리 이번 기회에 양주원에게서 한 방 거하게 뜯어내는 게 낫죠.”형이 선고된다고 해도 신나경이 아이를 낳을 때까지 유예하거나 가석방이 될 수 있었다.집행유예는 감옥에서 복역하는 것과 완전히 달랐기에 신나경에게는 좋은 일이었다.아이를 낳은 뒤 복역하더라도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을지 누가 알겠나. 만약 해외로 도망치기라도 한다면 다시 잡아 오기가 어려웠다.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번 기회에 협상을 통해 최대한의 보상을 얻어내는 게 제일 나은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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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작은아버지... 조, 조심히 가세요...”박수환은 무표정하게 박현우를 슬쩍 쳐다보고는 돌아서서 서유정의 병실로 걸어갔다.그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박현우는 조금 전 비겁했던 자기 모습을 탓했다.박수환의 싸늘한 눈빛을 마주하자 괜히 마음에 찔려서 저도 모르게 기가 죽고 말았다.뒤돌아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주머니 속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번호를 확인한 박현우의 두 눈에 놀라운 빛이 스치더니 몇 초가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현우야, 나 연화로 출장 왔어. 앞으로 보름 동안 연화에 머물 건데 너랑 수환 씨 언제 시간 나면 같이 밥이나 먹자.”박현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시간이 있는데 작은아버지는 모르겠어. 네가 직접 연락해.”“알겠어. 그럼 일단 다음 주 월요일 저녁으로 정해 두고 내가 수환 씨한테 연락해 볼게.”“그래.”전화를 끊고 박현우는 휴대폰을 집어넣은 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한편, 황수연이 방금 전화를 내려놓기 무섭게 화장실에 갔던 서민아가 돌아왔다.“황수연 씨, 친구랑 통화 중이셨어요?”황수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마침 연화에서 일하는 친구 둘이 있어서 만나서 밥이나 먹으려고 하는데, 추천할 만한 식당 있나요?”“황수연 씨 친구분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 있을까요?”황수연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담백한 게 좋겠어요.”“한식집 중에 괜찮은 곳이 있는데 제가 거기 회원이에요. 룸 예약해 드릴까요?”“너무 신세 지는 것 같은데요.”“신세라니요. 황수연 씨가 오랜만에 연화에 왔는데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황수연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서민아 씨, 부탁할게요.”“식사는 언제 하세요?”“다음 주 월요일 저녁이요.”서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럼 제가 일단 다음 주 월요일 저녁 6시로 룸을 예약해 둘게요. 만약 일정이 변경되면 언제든지 연락해 주세요.”“그래요. 참, 듣기론 서민아 씨에게 언니 한 명이 있다던데요?”서민아의 얼굴에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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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서민아의 얼굴엔 의기양양한 기색이 가득했다.“정말이에요. 지금 당장 계약서를 회사로 가져갈게요. 그런데... 아빠도 아시다시피 황수연 씨랑 제가 좀 친한 사이라서 앞으로도 계약 얘기는 저와 나누고 싶다는데... 회사 쪽에는...”“걱정하지 마, 돌아오면 바로 나랑 본가로 가자. 네 할머니가 한신 그룹과의 계약을 따낸 걸 알면 분명 네가 회사에 들어오는 걸 허락할 거야!”...박수환이 문을 두드리고 병실로 들어섰을 때 서유정은 책을 계속 읽으려던 참이었다.그를 보자 그녀의 눈동자에 반가움이 스치며 서둘러 책을 덮어 옆에 놓았다.“어쩌다 이 시간에 왔어요?”“오늘 퇴원하는데 도와줄 건 없는지 살펴보러 왔어요.”서유정은 고개를 저었다.“없어요. 아주머니가 이미 다 정리했어요. 조금 있으면 기사님과 함께 저 데리러 올 거고 바로 저택으로 가면 돼요.”“네, 저택에는 얼마나 머물 생각이에요?”“모르겠어요. 할머니가 언제 내보내 주시냐에 달렸죠. 아마 한 달은 걸릴 거예요.”오늘 아침 오은화는 떠나면서 이혜숙이 이미 영양사를 시켜 서유정을 위한 한 달 치 식단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돌아가면 바로 몸보신 할거라면서.박수환은 미세하게 미간을 찌푸렸다.“그렇게 오래요?”서유정이 고작 일주일 정도만 본가에 머물 거라고 생각했다.그의 놀란 표정을 보자 서유정은 참지 못하고 눈썹을 치켜올렸다.“전에 내가 저택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수환 씨가 할머니 편을 들면서 돌아가라고 했잖아요.”“...”‘지금 후회하기엔 너무 늦었을까.’하지만 서유정은 일 때문에 바쁘면 자기 몸을 돌보지 않았다. 예전에도 몇 번이나 한밤중에 화장실에 갔다가 그녀의 집 거실 불이 켜져 있는 걸 본 적이 있었다.한번 일에 몰두하면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잊고 일에만 매달렸다.아직은 명분이 없으니 차마 서유정의 일상에 간섭할 자격이 없었다.저택에 돌아가면 그나마 이혜숙이 그녀를 지켜보며 제대로 쉬게 할 것이다.침묵 속에서 박수환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주머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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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네.”박수환이 떠난 후 오은화는 재빨리 남은 물건을 정리했다.“아가씨, 퇴원 수속은 이미 마쳤으니 지금 바로 가도 돼요.”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그녀는 환자복을 갈아입고 오은화와 함께 계단을 내려와 차를 타고 떠났다.한 시간 후, 차는 서씨 가문 본가 앞에 멈춰 섰다.서유정과 오은화가 함께 안으로 걸어 들어갈 때 오은화가 웃으며 말했다.“아가씨 오늘 퇴원한다고 제가 병원에 가기 전에 여사님께서 직접 삼계탕을 끓이겠다고 하셨어요. 지금쯤이면 거의 다 끓었을 거예요.”“할머니 몸도 안 좋은데 좀 말리시지.”오은화는 고개를 저었다.“제가 어떻게 말려요. 게다가 여사님께서 삼계탕 끓이는 솜씨는 최고잖아요. 나중에 먹어보면 알 거예요. 집안 요리사들 실력이 좋은 것도 다 여사님께서 가르친 거예요. 여사님 솜씨 80%만 닮아도 수많은 사람이 칭찬하는걸요.”“네, 이따가 꼭 제대로 먹어볼게요.”기억 속 서유정은 이혜숙이 부엌에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었다.두 사람은 곧 거실로 들어갔고 이혜숙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할머니, 저희 왔어요.”이혜숙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보고는 서유정을 발견한 순간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유정이 왔구나. 피곤하지? 방에 가서 좀 쉴래?”“아니요. 며칠 병원에 누워만 있었더니 지겨워요. 할머니랑 같이 있을래요.”“그래. 참, 아줌마. 국 다 끓였으니까 이따 유정이한테 한 그릇 떠줘요.”“네, 우선 아가씨 물건 두고 올게요.”“그래.”서유정이 이혜숙의 옆에 앉은 뒤 고개를 돌려 TV를 보니 한창 인기몰이 중인 청춘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어 웃음을 참지 못했다.“할머니, 아직도 청춘 드라마를 봐요?”“당연하지. 난 늙었어도 유행을 따르는 할머니거든.”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보이네요.”“참, 박 선생은 왜 같이 안 왔어? 아줌마 가기 전에 오늘 저녁 식사에 초대하라고 했는데.”“저녁에 수술이 있대요. 그 사람 시간 날 때 제가 다시 초대할게요.”“그래,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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