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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내 결혼의 불청객: Kabanata 21 - Kabanata 30

100 Kabanata

제21화

게다가 서유정은 3년 동안이나 끊임없이 양주원에게 매달리며 그와의 이별을 거부했었다.그 탓에 조민재는 마음속으로 은근슬쩍 서유정을 무시하고 있었다.양주원은 조민재의 말에 다시 표정을 풀며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오해한 거야. 서유정이 신경 쓰이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짜증 나서 그래.”조민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친구가 사흘에 한 번꼴로 난리를 쳐대면 짜증이 나는 것도 당연했다.양주원이었으니 3년이나 참아낸 것이다.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고 있던 그때, 술집 매니저가 훤칠한 키에 비율 좋은 꽃미남 두 명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왔다.둘 다 180은 훌쩍 넘어 보이는 키에 이목구비도 뚜렷했고, 몸매 역시 탄탄했다.매니저는 두 남자를 데리고 서유정과 송지민이 들어간 룸 안으로 들어갔다. 그 광경을 목격하는 순간, 조민재는 사고회로가 순간적으로 사고회로가 정지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비벼댔다.‘서유정이 양주원 앞에서 호스트를 불렀다고?’‘진짜 미친 건가?’‘양주원이 화낼 게 뻔한데, 안 무서운 거야?’아무리 사랑이 식었다고 해도 자기 약혼녀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눈앞에서 봐놓고 멀쩡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조민재는 고개를 돌려 양주원을 바라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그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 룸 문에 고정된 그의 시선은 당장이라도 그 문에 구멍을 뚫어버릴 것만 같았다.조민재는 저도 모르게 목을 한껏 움츠러뜨렸다. 저런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본다면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쨍그랑!”그 순간, 양주원은 손에 들려있던 유리잔이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빨간 피가 그의 손바닥을 따라 뚝뚝 흘러내렸다. 깜짝 놀란 정시훈과 조민재는 동시에 몸을 일으켰다.“주원아!”두 사람은 걱정 어린 표정으로 양주원의 이름을 불렀다.하지만 양주원은 두 사람을 쳐다도 보지 않고 벌떡 일어나 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룸 안에서 송지민은 손가락 끝으로 호스트의 복근을 눌러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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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헤어지자고?’양주원의 뒤를 따라오던 조민재와 정시훈은 서로를 바라보며 충격에 빠진 듯한 눈빛을 교환했다.지난 3년간, 서유정이 양주원과 헤어지지 않기 위해 얼마나 비참할 정도로 매달렸었는지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그랬던 서유정이 먼저 이별을 고하니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게다가 말투로 봤을 때, 분명 이별을 먼저 꺼낸 건 서유정이었다.조금 전, 함께 술을 마실 때까지만 해도 양주원은 서유정과 헤어질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였다.서유정의 폭탄 발언에 양주원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눈빛에 분노가 서리기 시작했다.그녀에게 시간을 줬던 이유는 서유정이 마음을 정리하고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길 바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은 양주원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분노가 순식간에 온몸을 태울 듯 치솟아 올랐다.“서유정, 정말 나랑 헤어지겠다는 거야? 난 기회 한 번만 줘. 신중하게 생각하고 대답하는 게 좋을 거야.”이렇게 판을 크게 벌이겠다면 기꺼이 받아들여 주겠다는 듯 양주원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정말 결혼이 미뤄지면 더 초조해지는 쪽이 누굴 것 같아?’두 사람은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했다. 그러니 서유정은 이제 양주원의 감정 정도는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굳이 더 생각해보지 않아도 지금 양주원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었다.하지만 이제 그의 분노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내가 지난번에도 충분히 알아듣게 말했을 텐데.”양주원은 서유정을 똑바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을 내뱉었다.“다들 있는 곳에서 다시 얘기해 봐. 정말 나랑 헤어지겠다는 거야?”그의 말에 룸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지켜보던 모두가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고, 공기까지 무겁게 가라앉았다.송지민은 굳은 표정으로 서유정을 가만히 바라보았다.서유정이 양주원에게 얼마나 집착해 왔는지, 그와의 연애를 그만두고 싶지 않아 얼마나 쩔쩔맸는지, 송지민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혹시라도 그녀가 마음이 약해져 한발 물러서 주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조민재와 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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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양주원이건 그의 친구들이건 모두 서유정이 어떤 상처를 받아도 떠나지 않을 것이라 맹신하는 것 같았다.생각할수록 참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정시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송지민은 호스트들에게 손짓하며 말했다.“일단 나가 있어.”룸 안에는 금세 송지민과 서유정 단둘만 남게 되었다.서유정은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는 듯 차분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송지민은 그녀를 바라보며 양팔을 활짝 벌렸다.“울고 싶으면 안겨, 안겨서 실컷 울어. 이 언니 품은 언제나 네 거란다, 유정아.”조금 전까지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서유정이었지만 송지민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아까 진짜 헤어질 거냐고 물어봤을 때, 잠깐 심장이 철렁하긴 했어. 그런데 딱 그 정도더라.”“속이 조금 쓰리고 아프긴 한데, 그래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양주원과 결혼해서 평생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사느니 차라리 이 순간의 아픔을 견디는 편이 훨씬 나았다.한껏 후련해 보이는 서유정의 표정에 송지민도 안도의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잘 생각했어.”양주원이 그 난리를 치고 가니 더 놀 기분도 안 났다.서유정도 클럽에 더 머물고 싶어 보이지는 않았다.“이제 시간도 늦었는데, 우리 이만 돌아갈까?”서유정도 고개를 끄덕였다.“응.”두 사람은 가방을 챙겨 자리를 떴다.한편, 정시훈은 주차장까지 와서야 양주원과 조민재를 찾을 수 있었다.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양주원이 고개를 들고 정시훈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예상했다는 듯 정시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서유정이랑 송지민, 방금 나갔어.”양주원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이미 다 끝난 사이인데, 걔가 어디서 뭘 하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굳이 나한테 말할 필요 없어.”잠시 망설이던 정시훈이 입을 열었다.“그런데 말이야, 주원아... 유정이, 이번에는 정말 너랑 끝내려는 것 같더라.”양주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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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곧이어 어두운 거실 안에서는 은밀한 소리가 퍼져 나왔다.모든 일이 끝난 후, 신나경은 양주원의 품에 기대 물었다.“주원 씨, 오늘 왜 이래? 평소랑 좀 다른 것 같은데? 무슨 일 있었어?”신나경의 머리카락을 만지던 양주원은 손을 멈추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무 일도 없었어. 그냥 네가 보고 싶었을 뿐이야.”신나경은 눈을 내리깐 채 그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나도 보고 싶었어.”여자의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갑자기 깊은 무기력함이 밀려와 온몸을 휘감았다. 신나경의 품이 더 이상 따뜻하게 느껴지지 않았다.양주원 역시 자신이 왜 이런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서유정이 먼저 자신을 떠난 상황에, 원래대로라면 속이 시원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이루 설명할 수 없는 짜증과 불편함이 가슴을 계속 거세게 두드렸다.그는 신나경을 뿌리치더니 몸을 일으켜 옷을 입기 시작했다.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신나경의 표정이 조금 굳어지더니 무심코 손으로 소파 담요를 움켜쥐며 말했다.“주원 씨, 오늘 안 자고 가?”양주원은 허리띠를 매며 신나경을 내려다보았다.“일찍 자. 컨디션 안 좋은 것 같으면 내일 연차 내든가.”“주원 씨...”신나경이 그를 붙잡아 보려 했지만 양주원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빠르게 문을 열더니 집을 나섰다.이윽고 아래층에서 차 시동 소리가 들려왔다.신나경은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열었다. 양주원의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그녀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휴대폰을 집어 든 신나경은 ‘사설탐정’이라고 저장해 두었던 카카오톡 연락처를 찾아 아무 말 없이 2천만 원을 송금했다.[오늘 양주원 하루 동선 좀 조사해주세요. 어디를 갔고, 누굴 만났는지 전부 다요.]한편, 송지민은 서유정을 집 앞까지 데려다준 후 자리를 떴다.집으로 들어온 그녀는 잠시 숨을 돌린 후, 노트북을 열어 다음 날 출근 준비를 시작했다.자료 정리까지 마치고 나니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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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그 후부터 신나경은 양주원과의 연애 일상을 점점 더 자주 SNS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양주원은 그런 신나경을 말리긴커녕 오히려 더 부추기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시그널을 감지한 신나경은 점점 더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양주원에게서 받은 온갖 보석과 명품들을 마음껏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자랑해댔다.그녀의 노골적인 연애 과시에 둘의 연애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퇴근 후, 신나경은 늘 그랬듯 설레는 마음으로 휴대폰을 꺼내 인스타를 열어 댓글을 확인했다.연애 일상을 올릴 때마다 댓글 창에는 부러움과 칭찬만 가득했고, 더 나아가서는 그녀의 업로드만 기다리던 팬들까지 생겨날 정도였다.그런 사람들의 반응이 그녀를 흡족하게 했다. 사람들의 선망을 받는다는 게 너무 달콤하고 중독적으로 느껴졌다.금요일 저녁, 신나경은 습관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열어 댓글 창을 확인해 보았다.맨 위에 떠 있는 댓글 하나에 신나경의 미소가 뻣뻣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요즘 세상 참 웃기다. 내연녀가 대놓고 불륜남이랑 연애 자랑을 하는데 관심을 받네. 양주원 전 여친이랑 헤어지기 전부터 모텔 드나들더니 이젠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했다고 순애보인 척 코스프레 하네. 얘는 연애 말고 배우 해야 했어. 연기력 하나는 내가 인정함.]휴대폰을 쥐고 있던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가더니 손끝이 달달 떨리며 얼굴까지 창백하게 질려버렸다.잠시 망설이던 신나경은 휴대폰을 들고 양주원의 사무실로 향했다.그 댓글을 확인한 양주원을 어둡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침묵이 생각보다 길어지자 신나경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조심스레 물었다.“주원 씨... 이거 어떻게 해야 할까요?”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댓글을 본 상황이었다. 지운다면 오히려 인정하는 꼴이었고, 지우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댓글을 보게 될 것이다.서유정을 밀어내기 위해 신나경은 일부러 자신의 존재를 당당하게 드러냈다. 그래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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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그러게나 말입니다. 양 대표님은 대체 여자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예요? 내연녀랑 당당하게 교제하는 것도 모자라서, 매일같이 사람들 눈에 어떻게든 띄겠다고 난리 치는 꼴이라니. 누가 보면 자랑하고 싶어서 안달 난 사람인 줄 알겠어요.”“집어치우죠.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해봤자 무슨 소용이겠어요? 물은 이미 엎질러졌고, 이제 어떻게 수습할 건지를 생각해 봐야죠. 최대한 회사에는 아무 피해 없어야 하니까요.”양주원은 싸늘하게 식은 눈빛으로 주주들을 쭉 훑으며 입을 열었다.“걱정 마세요. 이번 일로 회사 상장에 영향이 가진 않을 겁니다.”“말은 누가 못합니까? 그러다가 진짜 문제라도 생기면, 그땐 어떻게 할 건데요?”양주원은 자신에게 반박한 주주를 똑바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문제가 생긴다면, 그땐 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죠.”그 말에 사무실 안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 아무도 함부로 먼저 입을 열 수 없었다.양주원은 에어 테크를 직접 설립한 창업자이자 지금까지 모든 핵심 부서들을 손수 이끌어온 인물이었다. 그가 빠지는 순간, 당장 이 회사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모두가 눈치만 보며 침묵을 지키자 양주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더 이상 의견 없으면 이만 돌아가 주시죠. 저는 계속 업무 봐야 해서.”주주들을 돌려보낸 후, 양주원은 휴대폰을 들어 서유정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이내 그녀가 자신을 차단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표정을 굳혔다.예전에는 신나경과 연락만 해도 벌컥 화를 내던 서유정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신나경이 매일같이 SNS에 자신과의 연애 일상을 올려도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설마 헤어지자던 그 말이 진심이었던 걸까?’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치자 양주원은 빠르게 고개를 저으며 애써 감정을 억눌렀다.서유정은 곧 원하던 대로 양주원의 아내가 될 사람이었다. 그런 여자가 진심으로 이 관계를 끝내고 싶어 할 리 만무했다.무심한 척 또한 양주원을 다잡기 위한 서유정의 수단 중 하나일 것이다.며칠 정도 연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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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양주원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한층 더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반응이 고작 그게 다야?”“그럼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데? 양주원, 나한테 굳이 전화해서 묻는다는 게 고작 이딴 거야?”서유정의 짜증 섞인 말에 양주원의 미간이 서서히 풀리더니 눈빛까지 차갑게 식어갔다.잠시 이를 악물고 침묵을 유지하던 그가 다시 말을 꺼냈다.“너, 그동안 계속 나한테 명분을 원했던 거 아니었어? 지금 당장 에어 테크로 와. 이참에 공식적으로 열애 인정하고, 결혼 날짜까지 발표하자.”양주원 딴에는 서유정과 공식적으로 연애를 인정하고 결혼 발표까지 하는 게 엄청난 배려이자 선심이었다. 이렇게까지 나오면 서유정도 더는 버티지 못하고 다시 돌아올 것이라 확신했다.그의 말이 끝나자 휴대폰 너머에서는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지만 서유정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양주원의 인내심이 바닥을 보이던 그때, 마침내 서유정이 입을 열었다.“양주원, 우리 이미 헤어진 사이야. 넌 헤어졌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몰라?”양주원의 표정이 순식간에 뻣뻣하게 굳더니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너 그 말도 나한테 관심받아보려고 던져본 말이잖아. 신나경이랑 헤어지라고 일부러 경고 준 거잖아.”“내가 지금 백번 양보해서 결혼 발표까지 해준다니까? 그럼 신나경도 다시는 네 자리 함부로 못 넘볼 거야. 내가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넌 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내가 지금 너한테 주는 게 네가 그토록 원하던 명분이라는 거야. 여기서 더 잘난 척하면서 튕겨봤자 너만 손해야.”하지만 서유정의 목소리는 여전히 단호했다.“그딴 명분, 너나 가지든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린 이미 끝났어. 앞으로 별일 아닌 걸로 자꾸 연락하지 마.”“네가 신나경이랑 무슨 짓을 하든 나랑은 아무 상관 없고, 관심도 없거든.”그 말을 끝으로 서유정은 매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양주원이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응답이 없다는 안내음만 계속해서 들려왔다.휴대폰을 집어 던지듯 책상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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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서유정은 휴대폰을 다시 집어넣고 차 시동을 걸더니 집으로 향했다.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신발을 갈아신고 소파에 앉았다. 마침 송지민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유정아, 방금 에어 테크 공식 계정에 입장문 올라온 거 봤어? 너랑 양주원은 진작에 헤어진 사이고, 신나경은 내연녀가 아니라고. 나 참 어이가 없어서. 댓글로 뭐라고 좀 했더니 그 시녀들이 막 나한테 달려들더라?”그 말에 서유정은 고마우면서도 어딘가 미안한 감정이 밀려왔다.자신만 아니었다면, 송지민은 평생 인터넷에서 누군가와 말싸움을 해 볼 일도 없었을 사람이다.“고마워, 지민아. 그런데 사람들이랑 싸워봤자 너만 손해야. 이건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정말 내가 안 도와줘도 되겠어? 솔직히 나는 좀 걱정돼. 또 양주원이랑 신나경한테 상처받을까 봐.”사실 송지민이 제일 걱정 중인 것은 양주원의 얄팍한 수에 마음 약해진 서유정이 다시 돌아가는 것이었다.겉으로는 모든 것을 놓아버린 듯 무덤덤해 보였지만 8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가볍게 끊어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그럴 리 없어.”“알겠어. 하지만 정말 필요할 땐 꼭 얘기해. 네 부탁이라면 난 언제든지 달려갈 테니까.”서유정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응, 고마워. 필요하면 바로 연락할게.”전화를 끊은 그녀는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 양주원과 함께했던 지난 8년간의 연애 기록들을 하나씩 정리해 나갔다. 신나경이 갑자기 끼어든 시점과 양주원과의 결별 시점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보았다.마지막으로 신나경과 했던 통화의 녹음 파일까지 첨부해 두었다.모든 자료 정리를 마친 그녀는 파일들을 하나하나를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올려두었다.자신만의 입장문을 작성한 서유정은 잠시 망설이다가 곧 결심한 듯 마우스로 포스팅 버튼을 눌렀다.업로드를 마친 후, 그녀는 노트북을 다시 닫고 욕실로 들어갔다.게시글이 올라간 지 몇 분 만에 온라인은 다시 들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양주원 바람’이라는 검색어는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했다.처음에는 에어 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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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그녀의 집으로 향하는 길 내내, 양주원의 머릿속은 분노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감과 혼란도 함께 뒤섞여 있었다.서유정이 그 모든 증거들을 인터넷에 올린 것은 정말로 자신과의 관계를 한 치의 여지도 남기지 않고 완전히 끊어내겠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설마... 진심으로 이렇게 끝낼 작정이야? 단순한 밀당이 아니라 정말로?’양주원은 항상 자신이 서유정에게 어떤 상처를 줘도 그녀가 자신을 떠나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확고하던 자신의 확신이 흔들렸다.알 수 없는 불안함이 천천히 그의 심장을 조여왔다.차는 이미 서유정의 집 앞에 도착했지만 양주원은 좀처럼 차에서 내릴 수 없었다.분노인지, 혼란인지도 모를 복잡한 감정들이 한데 엉켜 그를 집어삼켰다.분명 당장이라도 서유정을 찾아가 따지고 들 작정이었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올라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그때, 조수석에 두었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에 뜬 신나경이라는 이름에 양주원은 잠시 미간을 찌푸리다가 전화를 받았다.“주원 씨, 어떡해? 지금 인터넷에서 다 나 욕하고 있어... 누구는 우리 집 주소 알아낸다고 협박까지 하고... 누구는 우리 집으로 쥐 사체 보내겠대... 나 너무 무서워...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이리로 와 줄 수 있어?”덜덜 떨리는 신나경의 목소리는 이미 공포에 질려 있었다.평소 같았다면 양주원도 곧장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달려갔을 것이다. 하지만 머릿속이 복잡하고 어지러운 지금은 신나경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나도 지금 바빠. 너무 무서우면 호텔로 가든지, 아니면 정지석한테 연락해서 새 거처라도 좀 알아봐 달라고 해.”전화를 끊자마자 또 다른 전화가 걸려왔다.이번에는 정지석이었다. 양주원은 가까스로 짜증을 억누르며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양 대표님, 일이 좀 커졌습니다. 누가 대표님과 양씨 가문 관계까지 캐낸 것 같습니다... 방금 양씨 가문 사람들이 어머님을 데려가셨답니다.”그 말에 양주원의 낯빛이 순식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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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하나 언니. 오후에 재판이 있어서 자료 준비 좀 하러 가 볼게요.”“그래요, 파이팅 해요.”“네, 다녀올게요.”오전 내내 양주원과 신나경의 불륜 소식은 끝도 없이 퍼져나갔다. 두 사람을 향한 비난은 물론, 양주원이 사실은 양현 그룹 회장의 사생아라는 추측까지 퍼지며 온라인은 연일 뜨겁게 달아올랐다.이런저런 의논들이 오갔지만 모두가 추측성 발언만 할 뿐, 제대로 된 증거를 들고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로펌 직원 중 한 명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서유정을 찾아가 양주원이 정말 양현 그룹 회장의 사생아인지를 물어봤다. 하지만 서유정도 제대로 된 대답은 해주지 않은 채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라는 말만 해주었다.단호하게 거절당하자 직원도 더 이상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서유정의 앞에서 꺼내지 않았다.거의 점심이 다 되어갈 무렵, 양현 그룹 회장의 사생아라는 루머의 모든 게시글과 댓글이 갑자기 전부 삭제되었다.따로 검색을 해봐도 관련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동시에 양주원과 신나경의 불륜 소식에 대해서는 더 많은 디테일들이 세상에 드러나고 있었다.그렇게 온라인은 다시 한번 두 사람을 상대로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양현 그룹 회장실.비서가 조용히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섰다.“회장님, 지금 인터넷에서 회장님과 관련된 내용은 전부 삭제 처리되었습니다. 커뮤니티 쪽에서도 논점을 다시 양주원의 불륜 소식으로 옮기고 있고요.”책상 앞에 앉은 중년의 남자는 짙은 남색의 수트를 입고 있었다. 그의 이목구비는 양주원과 닮아 있었다. 이미 오십을 넘긴 나이에 눈가에는 잔주름까지 껴있었지만 여전히 소싯적의 미모를 유지 중이었다.그는 별다른 감정 없이 짧게 응답하곤 차분한 얼굴로 물었다.“병원 쪽은 어떻게 됐어?”“사모님께서는 이미 의식을 회복하셨습니다. 순간적으로 감정이 너무 격해져서 실신하신 것 같습니다. 며칠 동안만 안정을 유지하면 퇴원 가능하시답니다.”“알겠어. 다시는 나와 우리 양현 그룹이 그런 루머에 얽히지 않았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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