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원이건 그의 친구들이건 모두 서유정이 어떤 상처를 받아도 떠나지 않을 것이라 맹신하는 것 같았다.생각할수록 참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정시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송지민은 호스트들에게 손짓하며 말했다.“일단 나가 있어.”룸 안에는 금세 송지민과 서유정 단둘만 남게 되었다.서유정은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는 듯 차분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송지민은 그녀를 바라보며 양팔을 활짝 벌렸다.“울고 싶으면 안겨, 안겨서 실컷 울어. 이 언니 품은 언제나 네 거란다, 유정아.”조금 전까지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서유정이었지만 송지민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아까 진짜 헤어질 거냐고 물어봤을 때, 잠깐 심장이 철렁하긴 했어. 그런데 딱 그 정도더라.”“속이 조금 쓰리고 아프긴 한데, 그래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양주원과 결혼해서 평생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사느니 차라리 이 순간의 아픔을 견디는 편이 훨씬 나았다.한껏 후련해 보이는 서유정의 표정에 송지민도 안도의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잘 생각했어.”양주원이 그 난리를 치고 가니 더 놀 기분도 안 났다.서유정도 클럽에 더 머물고 싶어 보이지는 않았다.“이제 시간도 늦었는데, 우리 이만 돌아갈까?”서유정도 고개를 끄덕였다.“응.”두 사람은 가방을 챙겨 자리를 떴다.한편, 정시훈은 주차장까지 와서야 양주원과 조민재를 찾을 수 있었다.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양주원이 고개를 들고 정시훈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예상했다는 듯 정시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서유정이랑 송지민, 방금 나갔어.”양주원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이미 다 끝난 사이인데, 걔가 어디서 뭘 하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굳이 나한테 말할 필요 없어.”잠시 망설이던 정시훈이 입을 열었다.“그런데 말이야, 주원아... 유정이, 이번에는 정말 너랑 끝내려는 것 같더라.”양주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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