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숙은 반가운 얼굴로 환히 웃으며 말했다.“유정아, 왔어? 얼른 들어와서 앉아.”서유정은 병상 반대편으로 걸어가 꽃바구니와 과일 바구니를 내려놓으며 말을 걸었다.“어머님, 입원하셨다는 말 듣고 와 봤어요. 괜찮으세요?”“나야 이제 많이 나았지. 오는데 춥지 않았어?”한진숙은 반갑게 서유정을 맞이하며 가만히 앉아 있는 양주원을 흘겨보았다.“넌 히터 좀 틀어라. 애가 왜 이렇게 눈치가 없니?”서유정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괜찮아요, 어머님. 안 추워요.”한진숙은 서유정의 손을 꼭 잡더니 안타깝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안 춥긴 뭐가 안 추워. 손이 이렇게나 차가운데. 밖에 나갈 때는 옷 좀 따뜻하게 입고 다녀.”다정한 말에 서유정의 가슴이 뭉클해졌다. 친엄마에게서도 받아본 적 없었던 그 온기가 한진숙에게서 느껴졌다.양주원과 사귀었던 그 8년 동안, 한진숙은 서유정에게 정성을 다해주었다. 비록 그것이 아들을 위한 호의에 불과했을지라도 서유정은 자신에게 마음을 다해 잘해줬다는 사실에 충분히 감사했다.“정말 괜찮아요, 어머님. 저 건강해요.”“네가 아직 젊으니까 뭘 몰라서 그래. 나이 들어봐. 그때 몸 망가지면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없는 거야.”두 사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양주원은 조용히 일어나 히터를 틀었다.한진숙은 일부러 서유정을 배려해주며 최대한 그녀가 양주원과 마주치지 않도록 해주었다.“너 아까 바쁘다고 하지 않았어? 나는 유정이랑 얘기 좀 하고 있을 테니까, 네 일이나 보러 가.”그 말에 양주원은 고개를 끄덕였다.“네.”그가 병실을 나선 후, 서유정과 한진숙은 한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점심시간이 되자 서유정은 슬슬 자리를 뜨려 했다.그 순간, 한진숙이 그녀의 손을 붙잡더니 아쉬움 가득한 눈빛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유정아, 이젠 혼자 열심히 살아야 해. 매일 배달음식만 시켜 먹지 말고. 어머님 음식 먹고 싶어지면 언제든지 말해. 내가 다 해줄 테니까.”진심이 담긴 한진숙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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