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정은 더 이상 캐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병실에서 잠시 머무르다가 일어섰다.“난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 푹 쉬고 있어. 나중에 다시 올게.”성우현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응, 조심히 가.”“그래.”서유정이 병실을 나서자마자 안에서 조태우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봐봐, 유정이한텐 말하지 말자고 그러더니 알아도 신경 안 쓰잖아!”“조용히 좀 해. 나는 진짜 이 일은 사고라고 생각해.”“그렇게 생각하는 건 너밖에 없어!”더는 듣고 싶지 않았던 서유정은 발걸음을 서둘렀다.차에 올라탄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양주원의 번호를 차단 목록에서 해제하고 바로 전화를 걸었다.몇 번의 신호음 끝에 전화가 연결되며 양주원의 조롱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뭐야? 이제 연기는 그만두기로 했어? 서유정, 어제 경찰 부른 건 그냥 넘기지 않을 거야.”“양주원.”서유정은 숨을 깊이 들이쉬고 또박또박 말했다.“성우현 사고, 너랑 관련 있어?”잠시 정적이 흐르고 싸늘한 양주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전화번호 차단 해제하고 연락한 이유가 고작 그거야?”“그래. 그 사고, 너랑 관련 있어?”양주원은 냉소를 터뜨렸다.“나랑 관련 있으면 어쩔 건데? 또 경찰 부를 거야?”그는 서유정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혹시나 그녀가 마음을 바꿔 화해하자는 건 아닐지 잠깐 기대했다.하지만 그건 그의 착각에 불과했다.서유정은 성우현의 사고가 그의 짓인지 아닌지 따지기 위해 전화한 것이었다.‘나를 화나게 하는 게 목적이라면 성공이네.’“네가 한 짓이라면 나는 절대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양주원은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그녀가 고작 그런 남자 때문에 자기한테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참을 수 없이 화가 났다.“좋을 대로 해!”서유정이 뭐라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그는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세게 내리치며 전화를 끊었다.“안 놀아!”양주원의 싸늘한 기운에 조민재가 눈썹을 추켜세우며 입을 열었다.“여자 하나 때문에 왜 이렇게 예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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