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결혼의 불청객: Bab 41 - Bab 50

100 Bab

제41화

“나경아, 내가 말했잖아. 난 절대 너랑 결혼 못 한다고. 언젠가 네가 떠나고 싶어진다면 완전히 정리할 수 있게 자금 정도는 마련해줄게. 하지만 너한테는 그 어떤 약속도 해줄 수 없을 것 같아.”서유정이 없어도 양주원은 처음부터 20대 후반의 평범한 지방대 출신 여자를 아내로 들일 생각이 없었다. 겨우 자신의 회사에서 비서 일이나 하며 곁을 지키는 신나경을 좋아하긴 했지만 사랑하진 않았다.그저 말 잘 듣고 자신의 곁에 남는 한, 평생을 노력해도 절대 얻을 수 없는 호화스러운 삶 정도는 얼마든지 줄 수 있었다.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걸 바라기 시작한다면 어림도 없었다.그리고 서유정에 대해서는 양주원 스스로도 자신이 그녀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헤어지기 전엔 이미 질려버린 줄 알았고, 더 보고 싶지 않을 줄 알았다.하지만 그녀가 막상 떠나버린 지금은 가슴 한구석이 텅 비어버린 듯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신나경의 눈에 눈물이 고이더니 이내 고개를 푹 숙인 채 애처로운 얼굴로 양주원을 바라보며 슬픔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알겠어... 내 욕심이 너무 과했네...”양주원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는 신나경을 조용히 안아주며 나직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신나경은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가방에 달려있던 키링에 시선을 고정했다.예전에 양주원이 출장을 갔을 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부탁했었던 기념품이었다.한여름에 999개의 계단을 올라야만 얻을 수 있는 기념품이었다.신나경도 그냥 한 번 해 본 말이었지만 양주원은 정말 해냈다.출장에서 돌아오던 그 날, 그는 신나경에게 기념품과 주얼리 세트를 함께 선물해 주었다.처음 선물을 받았을 때 느꼈던 그 벅참과 설렘을 신나경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가난한 남자가 누군가를 위해 돈을 썼다면 그건 진짜 사랑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양주원 같은 남자가 누군가를 위해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는 건 그것 역시 사랑이 맞았다.그날 이후로 신나경은 늘 그 키링을 몸에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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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신나경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예전에 우연히 양주원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본 그녀는 숫자들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아직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았다면 분명 잠금을 해제할 수 있을 것이다.잠시 망설이던 신나경은 결국 비밀번호를 입력해 휴대폰 잠금을 해제했다.그녀는 긴장감과 죄책감 가득한 손길로 메일함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곁눈질로 욕실 문까지 살피며 혹시라도 양주원이 나올까 봐 마음 졸였다.신나경은 메일을 자신의 메일함으로 전송한 후, 전송 기록을 삭제하고 이미 읽은 메일 기록까지 미확인 상태로 바꿔두었다. 그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휴대폰을 제자리에 내려놓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욕실 문이 열리며 안에서 양주원이 걸어 나왔다.그가 식탁 쪽으로 다가와 앉자 신나경은 이미 덜어둔 죽을 그의 앞으로 내밀며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다.“주원 씨, 이제 거의 다 식었어.”“응.”양주원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숟가락을 들었다.둘 사이에 오가는 대화는 단 한 마디도 없었다. 양주원이 식사를 마치자 신나경은 조용히 뒷정리를 끝내고 집을 나섰다.돌아가는 차 안에서 신나경은 자신의 메일함을 열어 첨부파일을 다운로드했다.곧이어 그녀 역시 성우현이라는 사람의 모든 신상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가 다녔던 초등학교부터 학창시절에 어떻게 지냈는지까지 디테일하게 적혀 있었다.신나경은 입술을 씹으며 그 정보들을 토대로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한편, 양주원의 자택 거실.신나경이 집을 떠난 후, 양주원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정지석에게서 문자가 온 것을 발견한 그는 곧장 메일함을 열어보았다.메일 속에는 성우현이라는 사람에 대한 신상 정보가 정리된 파일이 담겨 있었다.별다른 뒷배경도 없었고 부모님 역시 연화 시의 평범한 직장인들이었으며, 그는 지금 의약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었다. 정보를 천천히 훑어보던 양주원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역시 서유정. 별 볼 일 없는 놈 데려다가 연극을 했던 거구나? 이딴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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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고현아와 헤어진 후, 서유정은 곧장 로펌으로 복귀했다.사무실에 들어서자 로펌 대표 비서인 전은하가 그녀에게 다가왔다.“서 변호사님, 마침 잘 오셨네요. 진 변호사님이 잠깐 사무실로 오시라고 하셨어요.”“네, 금방 갈게요.”5분 뒤, 서유정은 대표 변호사인 진태현의 사무실 앞으로 가 문을 두드렸다.안에서 들려오는 응답에 서유정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안녕하세요, 진 변호사님.”진태현은 서유정을 보자마자 환히 웃으며 말했다.“서 변, 어서 와요. 이리 와서 좀 앉을래요? 할 얘기가 있는데.”지나치게 친절한 진태현의 태도에 서유정은 괜히 불안해졌다.그녀는 맞은 편에 자리 잡고 앉으며 물었다.“무슨 일이세요, 변호사님?”“서 변이 전에 휴가 냈을 때, 우리 로펌에서 새로 인턴 한 명을 뽑았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가 이혼 사건에 유독 관심이 많더라고요. 서 변이 맡아서 좀 가르쳐줬으면 하는데, 시간 괜찮아요?”예상치 못한 제안에 서유정이 놀란 듯한 눈으로 진태현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지금껏 로펌에서 일해오며 줄곧 사건 처리에만 집중했지 인턴을 맡아서 가르쳐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어떤 전공인데요?”“주 전공은 민법인데, 서 변 주 분야도 민법이잖아요. 둘이 잘 맞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까 자존심도 좀 세고, 말투가 거슬릴 수도 있어요.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는 말고요.”서유정이 눈썹을 들썩였다.“진 변호사님,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 그 인턴이랑은 무슨 사이세요?”그저 일반 인턴에 불과하다면 진태현이 이렇게까지 설명을 덧붙일 리가 없었다.서유정의 질문에 진태현은 난처한 듯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나랑은 아무 사이 아니에요. 그냥 친구 조카인데, 신경 안 써도 돼요. 잘못한 게 있다. 그러면 혼도 내고요. 내 눈치 안 봐도 돼요.”잠시 생각에 잠긴 서유정이 대답했다.“맡을 수는 있죠. 하지만 일이 많아서 얼마 못 가 그만두겠다고 해도 저는 책임 안 집니다.”서유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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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진태현이 에이스 변호사라고 소개해줬을 때까지만 해도 박현우는 중년 여성을 떠올렸다. 하지만 막상 마주한 상사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젊었다.“당연하지. 서 변은 인턴 실습도 우리 로펌에서 했거든. 따지자면 벌써 입사 5년 차네. 그동안 맡은 사건 중에서 패소했던 건 거의 없어.”진태현은 미소를 머금은 채 박현우를 바라보다가 다시 서유정에게로 시선을 옮겼다.“나이도 너보다 많아. 그러니까 앞으로는 예의 차려.”이윽고 다시 눈살을 한껏 찌푸린 서유정에게 시선을 옮긴 그가 웃어 보였다.“서 변, 그럼 우리 인턴은 서 변한테 맡길게?”서유정은 미간을 한껏 구긴 채 입을 열었다.“진 변호사님, 아까는 그 복장이나 머리 색에 대해서 잘 몰라서 말씀을 못 드렸는데요. 이 친구가 앞으로도 이런 옷차림에, 머리 색도 바꿀 생각이 없다면 저는 함께 일할 수 없을 것 같네요.”진태현이 표정을 살짝 굳히며 무어라 말하려던 순간, 박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런 거라면 걱정 마세요. 오늘 바로 염색하러 갈게요. 앞으로는 옷도 이렇게 안 입을 거고, 귀걸이도 지금 당장 빼겠습니다. 또 요구사항 더 있으실까요?”그 말에 진태현은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으로 박현우를 가만히 바라보았다.처음 로펌에 들어왔을 때에도 진태현은 그의 옷차림으로 무어라 한 적이 있었다.‘그때 얘가 뭐라고 했었지?’‘변호사는 실력으로 먹고사는 직업인데, 사건만 잘 처리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했었지, 아마? 왜 꼭 검은 머리에 검은 정장까지 차려입고 영업사원처럼 입어야 하냐고 따졌었고. 겉모습만 보고 변호사를 판단하는 의뢰인의 안목이 문제니까 그런 사건은 안 맡으면 그만이라고 했었나?’그게 불과 세 시간 전의 일이었다.‘사람이 한순간에 이렇게 달라져도 되는 거야?’서유정만 자리에 없었다면 진태현은 당장이라도 양심이 있냐며 따져 묻고 싶었다.서유정 역시 박현우가 이렇게 순순히 말을 따라줄 줄은 몰랐던 것인지 꽤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진태현이 말했던 그 자존심 세고 불량한 말투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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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만약 박현우 때문에 서유정이 로펌과 틀어지기라도 한다면 로펌 입장에선 엄청난 손해였다.“삼촌,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폐 끼치지 않을 거예요.”박현우는 지금까지 연애할 때마다 늘 진심이었다.‘도대체 누가 자꾸 밖에서 내가 연애를 가볍게 한다느니 바람둥이라느니 헛소문을 퍼뜨리는 거지? 연애를 많이 한 게 잘못인가?’박현우의 모습에 묘하게 안심이 된 진태현은 잠시 말을 멈췄다.‘서 변 성격에 눈이 멀지 않고서야 저런 애를 좋아할 리가 없지.’진태현의 의심스러운 시선에 박현우가 발끈했다.“삼촌, 지금 그 눈빛 무슨 뜻이에요?”“별거 아니야. 가서 정리하고 퇴근 준비나 해. 다음 주부터는 서유정 변호사 따라다니면서 시키는 건 다 해. 해결 못 할 일 생기면 절대 독단으로 판단하지 말고 알았지? 우리는 큰 로펌이 아니라서 네 멋대로 하면 감당 못 해.”진태현은 말하면서도 얼굴 가득 걱정이 묻어났다.그는 언젠가 박현우가 무슨 사고라도 칠까 봐 마음이 편치 않았다.솔직히 평생 놀고먹어도 돈은 넘쳐나는 놈이 대학 졸업하자마자 무슨 생각인지 갑자기 연화시까지 몰래 내려와서는 로펌 인턴 지원까지 해버렸다.박현우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는데 누가 봐도 진태현의 조언을 진지하게 들은 모습은 아니었다.진태현은 더 이상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됐고, 얼른 나가 봐.”진태현은 박현우 얼굴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렸다.“네!”박현우는 기다렸다는 듯이 사무실을 나갔다.그 뒷모습은 딱 봐도 서유정 옆자리로 얼른 가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처럼 들떠 있었다.그 모습을 보던 진태현은 결국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어디 두고 보자. 서유정 옆에서 며칠이나 해맑게 웃을 수 있을지...’한편, 사무실로 돌아온 박현우는 순식간에 짐을 싸서 20분도 채 안 되어 서유정 옆자리로 자리를 옮겼다.서유정 옆자리는 몇 달째 비어 있었던 탓에 책상이랑 의자에는 먼지가 수북했다.박현우는 책상이랑 의자를 닦기 위해 곧장 수건을 챙겨 물을 뜨러 갔다.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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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성하나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순간 멍해졌다.“지금 박현우 씨가 머리를 염색하겠다고 했다고? 출근할 땐 정장도 입고?”“네. 그래서 사수해 주기로 한 거예요.”“대단하네...”며칠 전 서유정이 여행 간 동안 성하나는 박현우가 진태현과 사무실에서 하루가 멀다고 싸우는 걸 다 지켜봤다.‘복장 문제로 그렇게도 고집을 부리더니 이제는 이렇게 고분고분 승낙했다고?’믿기 힘들었지만 진태현이 전에 슬쩍 언급한 말 때문에 곧 이해가 갔다.박현우는 이혼 사건에 흥미를 보였는데 그런 사건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이 로펌 안에선 서유정 하나뿐이었다.‘서 변 곁에서 일하려면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겠지.’성하나는 엄지를 치켜들며 말했다.“역시 서 변이 짱이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박현우가 돌아왔다.성하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조용히 의자를 밀어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박현우는 약간의 결벽증이 있는 편이라 책상과 의자를 몇 번이고 닦은 후 마지막엔 알코올로 소독까지 했다.그리고 그제야 가방을 열고 자기 물건들을 하나씩 자리에 놓기 시작했다.짐 정리를 끝낸 박현우는 고개를 돌려 서유정을 바라보았다.“유정 누나, 저 이제 뭐부터 하면 돼요?”서유정은 그를 힐끗 보더니 책상 위에 놓여 있던 고현아 자료를 건넸다.“일단 이 사건부터 먼저 읽어보세요. 2심에서는 같이 법정에 갈 겁니다.”박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그가 순순히 받아들이자 서유정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다시 서류 작업에 몰입했다.자료를 다 정리하고 나니 어느새 저녁 7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겨울이라 해도 일찍 저물어 창밖은 벌써 어두컴컴했다.서유정은 노트북을 닫고 가방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옆자리에서 살짝 투정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정 누나, 혹시 제가 옆에 있다는 거 잊은 거 아니죠?”고개를 돌리자 박현우가 고개를 살짝 들고 서유정을 바라보고 있었다.어딘가 서운함이 담긴 그 표정에 문득 예전에 이웃이 키우던 흰색 사모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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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성우현이 막 뭐라 말하려던 찰나 박현우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유정 누나, 저 배고파요.”서유정은 고개를 돌려 그를 한 번 보더니 주문용 패드를 건넸다.“먼저 메뉴 고르세요. 전 그냥 감자채볶음만 하나 시켜주면 돼요.”“아, 네...”박현우는 패드를 받아 들고 고개를 숙인 채 메뉴를 훑기 시작했다.그의 얌전한 모습을 바라보며 성우현은 눈을 가늘게 좁혔다.그러나 서유정이 다시 그를 바라볼 땐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러운 미소로 얼굴을 바꿔 놓은 상태였다.“참, 고등학교 반장이 동창회를 조직했는데 내일 저녁이야. 네가 다시 나랑 연락된 거 듣더니 다들 널 꼭 보고 싶어 하더라. 혹시 시간 괜찮으면 참석할 수 있을까 해서.”입술을 깨물며 어떻게 거절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박현우가 또다시 끼어들었다.“유정 누나, 혹시 고수 드세요? 소고기볶음 하나 시키려는데 위에 고수가 있는 것 같아서요.”서유정은 고개를 돌려 그를 봤다.“먹어요. 주문해요.”“네.”성우현에게 시선을 돌리려는 찰나 또다시 박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정 누나, 혹시 파는요? 파 향 갈비를 주문할까 싶어서요.”서유정은 한숨 섞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가리는 거 없으니까 시키고 싶은 거 시켜요.”“네.”하지만 잠잠한 것도 잠시, 몇 초 후 또다시 박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정 누나, 주문 다 했는데 한번 볼래요? 부족한 거 있으면 더 추가해요.”그녀는 성우현을 향해 미안하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동창회는 조금 더 고민해 보고 연락할게.”성우현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난 먼저 가볼게.”“응. 다음에 또 봐.”성우현이 자리를 뜨고 나서야 서유정은 다시 자리에 앉아 박현우를 향해 눈썹을 살짝 올리며 물었다.“방금 왜 자꾸 우리 대화 끊었어요?”박현우는 주문 패드를 그녀에게 건네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제가 두 분 대화를 방해했나요?”“티 안 났다고 생각해요?”서유정의 눈빛에 박현우는 결국 솔직히 털어놓았다.“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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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아유, 과찬입니다.”성우현은 멀지 않은 곳에서 두 사람의 화기애애한 모습을 지켜봤다.고개를 살짝 숙인 그의 눈동자 깊숙한 곳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스치고 지나갔다.두 사람의 저녁은 밤 9시가 넘어서야 끝났다.서유정은 박현우를 먼저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소파에 막 앉은 순간 핸드폰에서 알림이 울렸다.박현우가 보낸 문자였다.[누나, 집에는 잘 도착하셨어요?]서유정은 간단히 답장을 보낸 뒤 성우현과의 대화창을 열었다.어떻게 자연스럽게 거절할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 성우현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방아름도 내일 동창회 온대. 두 사람 꽤 오랜만에 보는 거지?]방아름은 서유정의 고1 때 짝이었다.고등학교 시절엔 꽤 잘 지냈고 반 안에서도 서로 말이 잘 통하는 몇 안 되는 친구 중 하나였다.하지만 졸업 이후에는 연락이 점점 뜸해지며 각자 바쁘게 살다 보니 완전히 끊겨버렸다.동창회 자체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방아름은 한 번쯤 다시 보고 싶었다.그 생각에 서유정은 성우현에게 동창회 시간과 장소를 물어보았고 답장은 바로 왔다.[내일 저녁 7시, 금월 호텔이야.]금월 호텔이라는 말에 서유정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그녀의 기억이 맞다면 금월 호텔은 양주원의 친구 정시훈이 운영하는 곳이었다.개업 당시 양주원은 신나경과 함께 행사에 참석했고 값비싼 선물도 한가득 안겨주었다.호텔은 그녀 집에서도 멀지 않았다.서유정은 알겠다는 이모티콘 하나만 보내고 핸드폰을 내려놓은 뒤 씻으러 들어갔다.샤워를 마치고 머리까지 말리고 나니 벌써 밤 11시 가까이 됐다.그때 송지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서유정이 내일 고등학교 동창회에 간다는 말을 듣자 송지민은 꽤 놀란 듯한 반응을 보였다.“너 원래 그런데 잘 안 가잖아. 그리고 너 고등학교 친구랑 연락도 잘 안 하면서 어떻게 그런 모임이 있다는 걸 알았어?”“오늘 밥 먹다가 성우현이랑 우연히 마주쳤거든. 걔가 알려줬어.”“아... 걔 아직 여자 친구 없지? 너희 둘 잘 해봐도 괜찮지 않아?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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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전화를 끊은 서유정은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잠자리에 들었다.다음 날 저녁 그녀는 차를 몰아 금월 호텔에 도착했다.동창회가 열리는 룸 문 앞에 도착하자 안에서 웃음소리가 떠들썩하게 흘러나왔다.서유정은 노크한 뒤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그 순간 룸 안은 찰나의 정적에 잠겼고 이내 방아름이 벌떡 일어나 반가움 가득한 얼굴로 다가오며 말했다.“서유정, 진짜 왔네?”그녀는 재빨리 다가와 서유정의 손을 잡고는 자기가 앉아 있던 자리 옆으로 이끌었다.“어머, 우리 퀸카가 정말 왔네. 어제 우현이가 너도 동창회 온다고 했을 때 반은 안 믿었는데... 진짜네! 유정아, 정말 오랜만이다.”그녀에게 말을 건 남자는 구릿빛 피부에 상당히 큰 키를 가지고 있었다.앉아 있는데도 주변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쯤은 더 커 보였다.어딘가 낯익긴 했지만 바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난처해하고 있을 때 그걸 눈치챈 방아름이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우리 고등학교 때 체육부장이던 조태우잖아.”그 이름을 듣자 서유정도 얼핏 기억났다.“오랜만이야.”룸 안 사람들은 너나없이 서유정에게 인사를 건넸고 그녀가 기억 못 하는 얼굴이 나오면 방아름이 옆에서 나지막이 이름을 알려주었다.그렇게 분위기는 다시 예전처럼 화기애애하게 흘러갔다.“그런데 우현이는 왜 아직 안 와? 벌써 일곱 시 넘었는데? 길이라도 잃은 건 아니겠지?”“그럴 수도 있지. 기억 안 나? 고등학교 땐 집 가는 길도 잘못 들어서 항상 돌아다녔잖아.”조태우는 크게 웃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걔 그거 좋아하는 여자애랑 좀 더 같이 있으려고 일부러 그랬던 거잖아. 알면서도 일부러 버스를 잘못 탄 거야.”그 말과 동시에 서유정은 흘끗거리는 조태우의 시선을 눈치챘다.‘착각인가?’“맞다, 유정아. 나 지금 연화시에서 근무해. 우리 카톡이라도 추가하자. 앞으로 종종 얼굴 좀 보자고.”“좋아.”두 사람이 연락처를 주고받을 때 룸 문이 열리며 성우현이 들어왔다.“우현아, 왜 이제야 와? 후래자 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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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조태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룸 안에는 웃음소리와 함께 술렁이는 분위기가 퍼졌다.사람들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서유정과 성우현을 번갈아 바라봤다.“우현아, 우리 퀸카 솔로인 걸로 아는 데 마음 있으면 얼른 행동해야 한다?”“유정이도 우현이를 마음에 들어 해야 가능한 일이지. 괜히 우리끼리 앞서 나가지 말자고.”“하하하, 아니 그런데 우현이 외모도 괜찮고 성격도 좋잖아. 유정아, 진지하게 한 번 고려해 보는 거 어때?”...서유정은 입가에 얕은 미소를 머금은 채 조용히 입을 열었다.“지금은 일에 집중하고 싶어. 연애는 자연스럽게 인연이 닿으면 하게 되겠지.”그녀는 성우현이 싫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성으로서의 호감도 없었다.당장은 친구로 지내는 게 더 편했고 무엇보다 지금 그녀는 연애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사회생활을 꽤 한 이들이었다 보니 서유정이 간접적으로 거절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사람은 없었다.사람들 시선이 은근슬쩍 성우현에게로 향했고 몇몇은 묘하게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고등학생 시절부터 성우현이 서유정을 좋아한다는 걸 눈치챈 이들도 꽤 있었다.다만 제대로 고백할 기회를 잡지 못했고 대학에 가서 잠시 연애도 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끝났다.그 이후로는 연애 이야기도 없었다.성우현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에이, 그냥 친구끼리 챙긴 건데 왜 그래. 너희가 내 옆에 앉았어도 똑같이 했어. 그만 놀리고 이제 다른 얘기 하자.”그의 반응에 분위기는 다시 자연스럽게 풀렸고 이내 화제도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술잔이 몇 차례 오가고 나자 룸 안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었다.서유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고 방아름도 함께 따라나섰다.볼일을 마친 후 방아름이 손을 씻고 있는 서유정에게 갑자기 말을 건넸다.“유정아, 넌 성우현 어떻게 생각해?”서유정은 손을 씻던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성우현이 너 좋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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