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이 지난 후에야 지연은 얼굴을 붙잡고 울기 시작했다.“부인, 작은 마님, 저년이 저를 때렸어요!”풍 이랑도 놀라서 멍하니 연경을 바라보았다.분노한 송지운이 소리쳤다.“연경, 네가 감히!”후작 부인도 한참 후에야 상황을 파악하고 호통쳤다.“고얀 년! 누가 내 명을 함부로 거스르라고 했지?”연경은 속으로 무안 후작이 그래도 된다 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공손히 허리를 숙였다.“작은 마님, 저희는 이제 무안 후작가 사람입니다. 지연은 무안 후작가 시종인 저를 종용하여 경양 후작가의 이랑을 손찌검하라 강요했습니다. 누가 들어도 무례하고 예법에 어긋나는 행위이지요. 소문이 노부인 귀에 들린다면 노부인께선 지연이 딴마음을 품었다고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지연이 소리쳤다.“아닙니다! 작은 마님, 이년이 이간질하는 거예요!”“입만 살았구나!”바람기 많은 경양 후작 때문에 온갖 여인을 상대해 본 후작 부인은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고개를 돌린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긴 송지운을 보고 눈을 흘기며 고함쳤다.“무능한 것! 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저 년을 잡지 않고?”후작 부인이 진심으로 화났음을 인지한 풍 이랑은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부인, 노여움을 거두십시오. 둘째 아씨는 회임한 몸이니 자극을 받으면 몸에 좋지 않습니다. 소첩이 잘못한 일은 저택에 돌아가 달게 벌을 받겠습니다. 무안 후작가에서 일을 크게 만들지 마십시오. 두 가문 사이에 간극이 생기면 곤란해지는 건 둘째 아씨뿐입니다.”송지운은 그저 연경을 다시 금수원으로 불러오고 싶었을 뿐, 일을 크게 만들 생각은 없었다.그녀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어머니를 바라보며 말했다.“어머니, 연경은 지금 노부인의 시종이니 함부로 때리거나 욕해서는 안 됩니다.”후작 부인은 한심하다는 듯이 딸을 흘겼다.“저년이 네 앞에서 시건방을 떨고 네 사람을 쳤는데 왜 훈계하면 안 된다는 거지? 노부인이 한낱 시종 때문에 널 꾸중할 것 같으냐!”말귀를 알아들은 송지운은 배를 감싸며 말했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