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시녀의 생존수칙: Bab 151 - Bab 160

242 Bab

제151화

연경은 손기욱을 따라 매화당으로 갔다.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손기욱은 연고를 꺼내더니 연경의 손목을 잡아당겼다.그는 빨갛게 부은 그녀의 손바닥을 후후 불어주더니 물었다.“아직도 아프냐?”“소인은 정말 괜찮습니다.”손기욱은 괜찮은 척하는 그녀가 더 가슴이 아팠다.그날 욕탕에서 조금만 힘을 줘도 몸 곳곳에 멍자국이 남았는데 괜찮을 리가 없었다.그는 굳은 표정으로 그녀의 손에 연고를 발라주었다.굳은살이 잡힌 손길이 손바닥을 간지럽히자, 연경은 웃으며 손을 뺐다.고개를 든 손기욱은 웃고 있는 그녀를 보고 못 말린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뭐가 그리 웃기다고.”그 말을 들은 연경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소인은 나으리께서 하셨던 말씀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당하고만 있지 않고 돌려준 것이지요.”울먹이며 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애써 웃음을 보였다.그 말이 오히려 손기욱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그는 내년 과거시험이 끝난 후에 그녀를 제 사람으로 들이기로 한 결정이 틀렸다고 생각한 적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시간이 너무 늦게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휴.”자리에서 일어선 손기욱은 허리를 숙여 그녀와 시선을 맞추며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돌려주었다면서 왜 울어? 그 노친네가 살가죽이 너무 두꺼워서 때리다 많이 아팠어?”자신을 소중히 대하는 듯한 다정한 목소리에 연경의 가슴도 떨렸다.“기뻐서 우는 거예요. 지금까지 소인을 이렇게까지 감싸준 사람은 나으리가 처음이거든요. 드디어 당하고 있지만 않아도 돼서 너무 기뻐요.”솔직한 대답에 손기욱은 가슴이 쓰라렸다.지금 이 순간 그 어떤 위로도 그녀의 다친 마음을 달래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옷섶이 축축하게 젖어들었다.연경은 잠시 기대고 있다가 눈물을 닦고 고개를 들었다.“어서 옷을 갈아입으십시오. 손님들이 대청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손기욱은 촉촉이 젖은 그녀의 눈가를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숙이고 눈가에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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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나으리, 아니됩니다. 소인은 이미 화풀이를 했으니 괜찮습니다. 어쨌거나 사돈 아닙니까. 여기서 더하시면 장씨 어멈은 제가 나으리의 화를 풀어들이지 못했다고 꾸중하실 거예요.”연경은 어머니와 남동생이 걱정되었다.손기욱이 이대로 조용히 넘어간다면 후작 부인의 화도 어느정도 누그러질 테고 어머니와 남동생도 괴롭힘을 덜 받을 것이다.그러나 그가 계속 이 일을 따지고 추궁한다면 나중에 어머니와 동생이 어떤 괴롭힘을 당할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손기욱은 잔뜩 수심에 잠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못 말린다는 듯이 말했다.“내가 세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뭐가 그리 걱정이야?”“소인도 대청으로 가서 시중을 들겠습니다.”손기욱은 부기가 가라앉지 않은 그녀의 손을 보고 기가 차다는 듯이 말했다.“왜? 내가 소란을 부리나 안 부리나 감시하려는 게야?”연경은 달리 해명하지 않고 애원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손기욱은 차마 그런 그녀를 거절할 수 없어서 말했다.“그래, 가자꾸나. 음식 시중은 들지 말고 별채에서 기다리거라.”그렇게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왔다.태복은 초조해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드디어 나온 그들을 보고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대청에서는 노후작 부부가 경양 후작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경양 후작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방금 전에 노후작께서 양 지휘사라고 하셨는데 설마 금위군 지휘사 말씀이십니까?”노후작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수염을 쓰다듬으며 답했다.“그렇네. 양 지휘사가 오늘 기욱이를 따로 불러 논의하자고 했다더군.”경양 후작 부부는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손기욱은 변방에서 대장군직을 맡았었으니 금위군 지휘사가 공무로 그를 찾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근래 양 지휘사가 연세가 들어 관직에서 조만간 물러날 거라는 소문이 있는데 설마 다음 대 지휘사로 손기욱을 고려하고 있는 걸까?금위군은 경성과 황궁의 치안을 관리하는 곳으로 황제가 외출 시 호위를 맡는 등, 굉장히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다.금위군 지휘사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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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아버지,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손유민은 다시 잔을 들었다. 손기욱은 여전히 그를 무시하고 느긋한 어투로 훈계하기 시작했다.“듣기로 서재에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고 들었다. 엄동설한에 발정이 나서 시끄럽게 울어대고 있으니 그냥 거세를 해버리는 게 낫지. 꼴 보기 싫어서 어디 살겠니?”순간 손유민은 등골이 오싹했다.경양 후작 부부도 자식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니 손기욱의 말속에 숨은 뜻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손유민이 전에는 자신을 너무 잘 위장했고 노후작 부부가 워낙 그를 많이 신뢰해서 그가 뭘 하고 다니는지 세세히 캐려 하지 않았지만 손기욱은 달랐다. 연경을 첩실로 들이겠다고 결심한 이후 그녀를 향한 손유민의 지저분한 관심이 그는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의 평소 행실을 더욱 눈여겨보게 되었는데 그만큼 그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손유민은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억지로 모르는 척했다.“아버지 말씀이 맞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지연은 채련과 명월에 비해 굉장히 적극적이고 요염한 여자였다. 금수원에서는 재미를 볼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서재에서 한번 재미를 본 것인데 손기욱의 귀에 들어갈 줄이야.‘분명 어디 가서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경양 후작 부인은 손유민을 곱지 않게 흘겨보았다. 송지운이 이미 그를 위해 통방시녀를 둘이나 들였는데 망나니 같은 놈이 서재에서까지 그 짓을 했다니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괜히 가만히 있는 경양 후작을 향해 눈을 부릅떴다.‘어쩜 장인이나 사위나 이렇게 호색한일 수가!’경양 후작은 사람들 다 있는 곳에서 부인에게 눈총을 받았으니 자존심이 상했다. 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손유민을 두둔했다.“지운이가 회임해서 많이 고단할 테지만 자네도 글공부하느라 고단했을 테지. 두 달 있으면 과거 시험인데 시끄럽게 우는 고양이를 곁에 두면 방해가 될 터이니 좋은 곳으로 돌려보내게.”“장인 어른 말씀이 맞습니다. 잘 알겠습니다.”손유민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경양 후작과 잔을 부딪쳤다.손기욱은 피식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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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풍 이랑은 지원해 줄 가문이 없으니 늘 궁핍함에 시달렸다. 연경은 어릴 적에 경양 후작가에서 시종으로 일하며 번 은화를 모두 어머니와 남동생에게 보태주었다.풍 이랑은 처음에는 절대 못 받는다며 거절해서 연경은 몰래 그녀의 방에 놓고 간 적도 있었다. 한번은 풍 이랑 방의 시종이 그걸 발견하고 몰래 훔쳐간 적이 있었는데 그날 이후로 풍 이랑는 더 이상 그녀가 주는 돈을 거절하지 않았다.“어미가 너 대신 모아두고 있을게. 앞으로 평범한 사람과 혼인을 하면 그때 혼수로 줄게.”딸이 시종 일을 하며 힘들게 번 돈을 쓸 수는 없었다.가끔 병들어서 어쩔 수 없이 돈이 들어갈 때를 제외하고 풍 이랑은 그 돈을 한 푼도 쓰지 않았다.“어머니, 필요할 때는 부담 갖지 말고 쓰세요. 그러라고 드린 돈이에요.”연경은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어머니에게 말했다. 풍 이랑은 그녀가 어릴 적에 경양 후작 부인 앞에 무릎을 꿇으며 애원하던 때가 떠올렸다.“부인, 시종 일을 하게 해주십시오. 저는 시키시는 일이라면 뭐든 할 수 있습니다.”그때의 연경도 다정하지만 굳건한 심지를 가지고 있었다.풍 이랑은 입을 틀어막고 흐느꼈다.문밖에 누군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연경은 경계 어린 시선으로 바깥을 내다보고는 말했다.“어머니,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 꼭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풍 이랑은 눈물을 닦고 그녀에게 말했다.“뭐든 말하거라.”“저는 지금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 어머니와 육진이가 걱정이죠. 앞으로 새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연경도 그게 어렵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열한 살밖에 안 된 어린 송육진은 후작 부인의 손아귀에 있었다. 그러나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법이다.풍 이랑은 한숨을 쉬며 답했다.“네 아버지는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사람이라 가문의 모든 일은 후작 부인의 뜻에 달려 있어.”“오늘 제가 그분의 지시를 거절했으니 돌아가면 분명 어머니와 육진이에게 화풀이할 거예요. 저는 더 이상 그 사람들의 꼭두각시로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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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손기욱은 연경이 안 보이자 굳이 노부인을 송학당까지 모셔다드린다며 나섰다.노부인은 한심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나 아직 걸을 수 있어! 괜히 효자인 척하지 마!”노후작도 불만스럽게 그를 흘겨보았다.“곧 새해도 돌아오는데 사돈들에게 왜 그리 각박하게 대했어? 생각이라는 걸 좀 하고 살아야지!”“저쪽에서 뻔뻔하게 나오니 저도 같은 식으로 돌려줬을 뿐입니다.”“고집 불통 같으니라고!”손기욱은 미소를 지으며 받아쳤다.“그 사람들이 그리 신경 쓰이시면 아버지 스스로 챙기십시오.”“이런 고얀 놈!”노후작은 화가 치밀어 뒷목을 잡았다.손기욱은 연경을 데려오려면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떠올리고 입을 다물었다.그가 오늘 경양 후작가 사람들에게 까탈을 부린 건 연경의 화풀이를 하기 위함도 있지만 다른 계획이 있어서였다.그가 연경을 당당하게 첩으로 들이려면 경양 후작가에서 스스로 그녀를 그에게 바치는 그림이 나았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경양 후작가와 연경을 갈라놓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들이 제 발로 찾아와서 기회를 주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송학당으로 들어선 손기욱은 주변을 둘러보았다.노부인은 연경을 찾기에 급급한 그를 보자 한숨이 나왔다.“어머니, 두통이 또 재발하신 거 아닌가요? 제가 지압을 해드리겠습니다.”손기욱은 노부인이 그래도 연경을 불러줄 기미를 보이지 않자 스스로 기회를 만들기로 하고 방에 들어서자마자 어머니의 관자놀이를 주무르기 시작했다.노부인은 그의 노림수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 지압을 받았다.그러나 얼마 못가 노부인의 표정은 썩어들어가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그의 손길을 쳐내고 말았다.“넌 이런 거 할 필요 없다! 당장 가서 연경을 불러오너라!”손아귀 힘이 너무 세서 시원한 게 아니라 머리가 으깨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손기욱은 어리둥절한 눈으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리 힘을 준 것도 아닌데 그렇게 아팠단 말인가?그는 그날 밤 연경의 하얗던 팔다리가 자신의 손길에 의해 빨갛게 붓던 광경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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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연경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음식을 송지운의 앞으로 가져갔다.“전에 내가 혼인을 하기 전에 풍 이랑은 네게 꽤나 잘해줬던 거로 아는데 넌 걱정도 안 되니?”송지운은 더는 참지 못하고 연경에게 캐물었다. 그녀는 애초에 연경이 생모에 대한 기억을 잃었다는 얘기를 믿지 않았다.어미가 한번 다녀가면 연경이 알아서 금수원으로 돌아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연경은 여전히 그대로였다.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소인이 어찌 감히 경양 후작가의 일에 대해 의논하겠어요. 풍 이랑이 좀 아프신가 본데 의원이 치료하겠지요.”“독한 것.”송지운은 기분이 안 좋아 한참 그녀를 노려보다가 돌려보냈다.연경은 금수원을 나가면서도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다가 송학당으로 돌아가는 길에 조용한 곳을 찾아 한참 감정을 추슬렀다.송육진은 이미 열한 살이고 장난치다 다칠 나이는 지났는데 절대 혼자 다쳤을 리가 없었다. 아이가 다쳤는데 풍 이랑이 옆에서 아이를 돌보지 않고 불당으로 가서 염불이나 외웠을 리 없었다.그녀는 동생이 다친 후 어머니가 초조하게 옆에서 보살피다가 후작 부인에 의해 방에서 쫓겨나는 광경을 상상했다.가벼운 부상이라면 풍 이랑이 넋을 놓고 불당까지 찾아가지도 않았을 것이다.연경은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어 초조하고 마음이 아팠다.그녀는 외실의 자식이니 경양 후작은 후작가에서 그녀를 딸로 인정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늘 출신이 불분명한 채로 눈총을 받으며 살아왔다. 차라리 부모 없는 시종 신세가 나았다.이어지는 며칠 간, 손유민은 더 이상 연경에게 뭔가 선물을 하지는 않고 멀리서 잠깐씩 대화를 나누며 눈요기만 했다. 손기욱은 공무가 바빠서 그날 이후로 더 이상 송학당으로 찾아오지 않고 대신 태복을 시켜 간식거리를 가져다주게 했다.그렇게 연말이 다가왔다.태복은 아침 일찍 송학당을 찾아와 손기욱이 어깨가 뻐근해한다면서 연경을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진작에 얘기가 된 일이었기에 노부인도 더 이상 막지 않았다.연경은 방으로 가서 짐을 챙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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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평소에 그를 따라다니던 심복 장수도 명절이라고 집으로 돌려보내고 오늘은 연경과 함께 명절을 보내려고 했기에 그의 신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가서 찾아보고 싶어도 혹시나 길이 엇갈릴까 나갈 수도 없었다.손기욱은 그렇게 백초당 마당에서 한 시진을 넘게 기다렸다.서주행과 연경이 명절 음식을 잔뜩 사들고 돌아왔을 때, 손기욱은 마당에서 서주행이 키우는 고양이와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냐옹….”주인이 돌아온 걸 안 고양이는 재빨리 서주행에게 달려가서 안기며 불만을 호소했다.“자네 우리 복남이한테 뭐라고 한 게야?”서주행은 아니꼬운 눈길로 손기욱을 노려보고는 물건을 내려놓고 고양이를 쓰다듬어주었다.복남이는 길고양이였는데 행인에게 맞아 다리가 부러진 상태로 골목에서 다 죽어가는 것을 서주행이 데려다가 부상도 치료해 주고 복남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었다.손기욱은 코웃음 치며 대꾸했다.“내가 그렇게 속 좁은 인간으로 보여?”그는 고양이에게 대고 서주행의 욕을 한참 했을 뿐이었다. 녀석이 도망치면 다시 불러서 욕을 하고 또 도망치면 또 먹이로 불러들여서 욕을 하긴 했지만 대놓고 녀석을 욕한 건 아니니 괴롭혔다고 볼 수도 없었다.서주행이 물었다.“약속한 시간이 되지도 않았는데 왜 미리 돌아온 거지? 얼마나 기다린 게야?”손기욱은 말없이 연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시종 옷도 아니고 그가 지어준 옷도 아닌 연녹색의 옷을 입고 있었는데 간만에 나들이를 해서 그런지 볼은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다.“온지 얼마되진 않았어. 어딜 다녀오기에 그리 기분이 좋은 게야?”연경의 품에는 적지 않은 물건이 들려 있었다. 손에는 탕후루도 들려 있었는데 물건을 내려놓고 예를 행하려는 그녀를 보고 서주행은 손사래를 쳤다.“오늘의 넌 무안 후작가의 시종이 아니라 내 여동생일 뿐이니 굳이 예를 행할 것 없어.”“그래, 굳이 나한텐 예의 차릴 것 없지.”손기욱이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연경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주행 오라버니께서 저를 데리고….”“지금 뭐라고 하였느냐?”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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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손기욱은 완전히 똥 씹은 얼굴이 되었다.그는 음침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이 어쩐지 처량해 보이기까지 했다.연경은 그가 진심으로 화난 줄 알고 다급히 서주행에게 눈치를 주었다. 그러고는 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오라버니께서 오늘 소인을 데리고 거리에 나가주시고 많은 선물도 사주셔서 답례로 드린 거예요. 나으리를 위한 향낭도 있답니다. 오라버니께 드린 것보다 더 정성들여 만들었어요.”그녀는 마지막 말은 서주행이 못 듣게 하려는 듯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그 유치한 행동에 손기욱은 그제야 표정을 풀며 부루퉁하게 대꾸했다.“내 저 녀석이랑 가까이하지 말라 했거늘, 왜 말을 안 들어? 저 녀석 수많은 여동생을 두었을지도 모른다고.”그는 서주행의 인성을 믿지만 요망한 그 입은 믿지 않았다. 경박하고 방탕한 언행은 세상물정 모르는 소녀들을 홀리기에 충분했다.“오라버니께서는 나으리께서 한 시진 후에야 오신다고 하셔서 할 일도 없고 해서 밖에 나간 거예요. 명절 분위기 나게 이곳을 꾸미려고 했죠. 오라버니께서는….”“그 오라버니 소리 좀 그만하거라.”손기욱은 음침한 눈으로 그녀를 흘겨보고는 그녀가 들고 있던 물건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그녀를 끌고는 예전에 묵었던 방으로 들어갔다.침상 위에는 짙은 색 기다란 상자가 놓여 있었다.아까 연경이 안으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을 때부터 있었던 것이었다. 아마 그 안에는 의복이 들어 있는 듯했다.지난번에 손수 치수를 재서 지은 옷인 듯했다.“옷부터 갈아입거라. 옷이 그게 뭐야?”손기욱은 상자를 열고 화려한 의복을 꺼냈다.연경은 눈을 반짝이며 그에게 물었다.“이걸 정말 소인에게 주시는 겁니까?”손기욱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은 시종의 신분이 아니니 소인이라 칭할 필요 없다. 마음에 드느냐?”연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마음에 듭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발꿈치를 들고 그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손기욱이 잡고 한바탕 입맞춤을 퍼부으려던 찰나, 그녀는 수줍게 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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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연경은 그가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그건 그녀가 일부러 보여준 거였다. 그녀는 괜히 수줍은 척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그 모습을 본 손기욱은 점점 화가 치밀었다.그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연경은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이며 말했다.“향낭은 세 개를 만들었습니다. 모시는 분들이 모두 제게 잘해주시니 달리 보답할 길이 없어서 이런 거라도 드리고 싶었지요.”손기욱은 냉소를 지으며 대꾸했다.“왜 세 개지? 설마 태복에게도 주려고?”연경은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반박했다.“태복님은 이미 혼인하신 분인데 어찌 향낭 같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물건을 선물하겠습니까? 장난감 몇 개 만들어서 딸에게 주라고 드렸습니다.”손기욱은 그녀가 이럴수록 속이 불편했다.“참 챙길 사람이 많기도 하지.”그래도 아이 주라고 장난감을 선물했다니 뭐라고 꾸중할 수도 없었다.연경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달콤한 말을 속삭였다.“나으리, 농은 그만 하십시오. 그분들이 제게 잘해주시니 저도 잘해드리려는 것뿐입니다. 저는 가족도 없으니 의지할 곳이 그분들 뿐이니까요.”말을 마친 그녀는 손기욱의 옷깃을 잡고 흔들었다.“나으리께서 너그러운 분이라는 건 제가 잘 알지요. 준수한 외모에 능력도 좋고 인품까지 좋으시니….”그녀는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았고 손기욱의 차갑던 얼굴은 그제야 조금 풀렸다. 그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나도 오라버니라 한번 불러보거라. 그럼 이 일은 그냥 넘어가 주지.”연경은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입을 열었다.“오라버니….”굉장히 작은 소리였지만 손기욱은 입꼬리가 올라갔다.“방금 뭐라고 하였느냐?”연경은 문밖을 힐끔거리며 문이 잘 닫힌 것을 확인하고는 용기를 내었다.“오라버니!”“뭐라고?”손기욱은 짖꿎은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그녀를 재촉했다.연경은 발꿈치를 들고 그의 어깨를 잡았다. 그 모습을 본 손기욱은 그녀의 허리를 안고 귀를 가까이 가져갔다.나긋나긋한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였다.“기욱 오라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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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연경은 그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언제쯤 자신의 출신을 그에게 알리면 좋을까 고민했다.전생에 그녀는 죽을 때까지 어머니께서 왜 경양 후작의 외실이 되었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다. 외실의 자식이라는 출신은 그녀를 평생 괴롭혔고 송지운이 그녀의 존엄을 짓밟는 좋은 핑계가 되었다.“정체도 불분명한 외실 자식 주제에 무안 후작부까지 데려왔으면 은혜를 알아야지!”“통방으로 올려주면 영광으로 알아. 네게는 거절할 자격 따위 없어!”“도련님이 귀하신 분들 만나는 자리에 널 데리고 나갔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 뭐가 억울하다는 게야?”송지운은 친정에 있을 때 당한 서러움을 모두 연경에게 풀었다. 그녀는 외실의 자식인 그녀가 아버지의 총애를 빼앗아갔다고 욕하고 그들 모녀 때문에 어질고 착하던 어머니가 강압적이고 괴팍하게 변했다고 탓했다.그러나 연경은 한 번도 이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만약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다면 그녀도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싶었다.그녀는 줄곧 어머니는 원해서 외실이 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유를 캐묻고 싶었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다.손기욱은 이미 그녀를 첩실로 들이겠다고 약조하였지만 첩실도 급이 있었다. 귀첩이 있고 그 아래 양첩, 천첩이 있고 그보다 더 아래에 통방이 있었다. 만약 천첩이라는 신분으로 매화당에 가게 된다면 어떻게든 양첩의 자리까지 올라가려고 노력할 것이다.그렇게 되면 손기욱은 그때 가서 그녀의 출신을 조사할 수도 있었다.송육진에게 줄 향낭을 일부러 그에게 들킨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그녀는 언젠가 그가 송육진이 향낭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여 어머니와 경양 후작과의 과거의 관계를 밝혀내길 기대하고 있었다.그러나 이 모든 건 연경의 바람이고 손기욱이 그렇게까지 할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현재로서는 외실의 자식이라는 출신을 감히 밝힐 수 없으니 송지운이 말한 것처럼 정체가 불분명한 천한 출신은 시종보다도 못한 것이었다.명분이 생긴다면 그때 가서는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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