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연경은 그날 이후로 손유민이 좀 조용히 지낼 걸 기대했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요즘은 밖에 나가서 한량들을 만나 술자리도 할 수 없으니 저택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고 연경이 시야에 들어오기만 하면 대놓고 끈적이는 눈빛을 보냈다. 연경은 이대로 가다가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손유민은 매번 그녀가 매화당에서 금수원을 돌아가는 길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송지운이 아무리 성격이 불 같아도 매화당 근처에서는 소란을 피우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오늘도 그는 평소처럼 돌산 뒤에서 연경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는 재빨리 연경을 잡고 돌산 뒤로 끌고 가서 탐욕스럽게 그녀의 손을 어루만졌다.“연경아, 최근에 나를 피하고 있는 것 같던데?”“아닙니다, 도련님. 제발 이거 놓고 얘기하세요. 소인 돌아가서 작은 마님이 시킨 수놓이를 해야 한단 말입니다.”연경은 더 이상 지난번처럼 그를 구슬리지 않고 힘껏 그 손을 뿌리쳤다.“넌 언젠가 내 사람이 될 사람이야. 얌전히 있어.”손유민은 음침한 눈빛으로 빠져나가려는 연경의 손을 다시 잡았다.연경이 미처 뿌리치기도 전에 그는 은팔찌 하나를 거칠게 손목에 끼워주었다. 정교한 팔찌에는 작은 방울이 달려 있어서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났다.연경은 비명을 지르려다가 다급히 입을 틀어막았다.손기욱은 취옥헌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비명소리가 들려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조태복을 다그쳤다.“뭘 멍하니 서 있어? 어서 가서 차를 내오지 않고. 이따가 주행이 올 거니까 나가서 마중도 하고.”조태복이 자리를 뜬 후, 그는 재빨리 3층으로 올라갔다. 소리가 났던 쪽을 바라보니 손유민과 연경이 서로 얽혀 옥신각신 하는 모습이 보였다.연경은 산을 등지고 서서 손유민의 양팔에 갇힌 채,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었다.손유민은 이미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체향에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였다. 그는 탐욕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매만지려 손을 뻗었다. 연경은 재빨리 얼굴을 피했지만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손유민은 군침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