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준은 멀리서 보이는 연경을 보고 재빨리 다가왔다.연경은 그가 예전에 사람들 앞에서 했던 행실이 떠올라 안색이 급변했다.셋째 형수는 멀리서 신선준에게 인사를 한 후, 연경의 팔을 잡고 뒤뜰로 향하며 시녀를 시켜 자초지종을 알아보게 했다.두 사람이 양심재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아 시녀가 돌아와서 고했다.“신 도령의 둘째 형님께서 혼담을 청하러 오셨는데 연이 아씨가 이미 무안 후작과 정혼했다는 말을 듣고 화가 엄청 나신 듯해요.”“둘째 나으리와 둘째 부인이 어떻게든 화를 풀라고 얘기했지만, 국공부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죠.”얘기를 들은 셋째 형수가 불만스럽게 말했다.“허! 그러니까 왜 할머니 뜻을 거스르고 괜한 일을 하셔서는.”연경은 경계 어린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고는 말했다.“형수, 말씀을 조심하셔야지요. 듣는 귀가 많아요. 저희는 가족이에요. 신국공 쪽에서 보복을 한다면 저희도 같이 화를 입을 거예요.”셋째 형수가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삼촌은 관원 출신인데 설마 조정의 관원에게 무슨 짓을 하겠어?”연경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형수. 둘째 큰아버지네는 관원이지만 큰아버지와 저희는 아니잖아요.”셋째 형수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며 한참을 말이 없었다.잠시 후,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툭 치며 말했다.“할머니께서 잘 가르쳤네. 연이 네가 나보다 나아. 걱정 마렴. 이제부터 입단속 잘할 테니까.”이때, 경춘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연경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셋째 형수를 보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연경은 아마 알아보라고 했던 일이 단서가 잡힌 거라 생각하고 담담히 말했다.“할 말 있으면 하렴. 셋째 형수가 남도 아니고.”경춘은 말까지 더듬으며 힘겹게 말을 꺼냈다.“소인이 듣기로 작은 노부인은 요 며칠 매일 몰래 양심재로 와서 노부인의 방에 침입하거나 주방으로 달려갔대요. 노부인의 음식을 뒤집은 적도 있다고 해요.”“할머니의 탕약은 어디서 끓였지?”경춘이 답했다.“부엌 밖에서 단독을 화로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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